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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7/29 20:32:05
Name   졸린 꿈
Subject   자기 부라리 차이면 어떻게 아픈거야?
세탁기에서 빨래를 꺼내 행거에 널려던 그때,
14년을 사귀고 있는 애인이 나에게 물어온다.

평소에 감히 달변과 달필은 아니지만, 어디가서 말못한단 소리는 안들으리라 자부했던 내 혀는
순간 너무도 무력하게 굳어버렸다.
완전 침묵해버린 사도도 지금의 내 구강 보다는 잘 움직일거 같다.

어떻게 그걸 설명하지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고 그냥 미친듯이 아 죽겠는데 꼭 어떤놈이 와서 엉덩이 두들기면 그 진동때문에 더 짜증나는 그 고통을..
감히 고개를 꼿꼿이 세우고 대지를 즈려밟고 다니는 인간을 가장 겸손한 자세로 만들어주는 그 고통을..
어릴 때는 씨가 나는 곳이 발리는 기분이라서 그래서 사람들이 씨....바르는거 같다는 욕을 했나? 하고 착각했던 그 고통을..

간신히 머리를 굴려 몇마디를 생각해본다.

"아, 그거는 그.. 니 몸 의 내장이 막 꼬이는 거 같은데.." 틀렸다. 얜 태어나서 내장이 꼬여본적이 없다! (나도 그렇지만)
"그 고통은 내가 샌드백인데 그걸 치는 애가 일보야" 이것도 아니다! 얜 더파이팅 안본다

그래 이거다

"일단 부라리를 맞아서 실제로 두들겨맞은것 처럼 아픈데..
그거에 막 부라리에 쥐가 난것 처럼 막 몸 안쪽에서 근육이 꼬이면서 오그라드는 거 같은 미칠거 같은 고통이야.
그래, 부라리랑 엉디 사이의 그 중간 지점에 쥐가 나서 막 다 빨려들어갈듯이 아픈 그런거!
보디블로랑 쥐난게 하필이면 신체중 가장 약한 부위에서 동시에 일어나는 그런 고통?"


쥐어짜낸 내 답변에 애인은 어느정도 수긍한듯 고개를 끄덕인다.
'와 진짜 아프겠다' '그럼, 미친듯이 아프지...적당히 아프면 엄마 생각이나지만 거기 맞으면 엄마 생각도 안나와 그냥 흐어흐어 만 해..'


별거 아닌 대화의 흐름이 지나고 문듯 그런 의문이 들었다.

"너 생리 하면 어떤 기분이야?"

애인은 한참을 고민하더니,
"장염에 걸려서 아픈데, 니 의사와는 상관없이 빨간 생굴 같은게 궁디에서 계속 질질 나와 피도 철철 나면서"
라고 말해주었다.



...으어....싫다...;;;;

어머니는 강하고도 위대했다.
어머니가 될 수 있는 몸을 가진 여자는 한달마다 한번씩 피똥싼다
그것도 매달 하면서 산다. 솔직히 나라면 너무 짜증날거 같다.

생리할때 짜증내면 왜 짜증냈냐고 애인을 타박했던 나를 반성해본다.





그리고 다시 한번 나는 생각해본다.
나는 생리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생리를 하던가 말던가 나랑 전혀 상관없는 이야기 이다.

내 애인의 생리는 오롯이 그녀 개인의 고통이며 나와는 별개의 일이다.

나는 어떤식으로 노력해도 생리를 하지 않기 때문에 그녀의 고민에 100% 공감할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나는 내 애인의 고통을 공감하고자 노력 할수는 있다.
다만, 내가 조금 더 알아감으로서 내가 모르는 고통을 당하는 그녀에 대한 배려를 할 수 있을 것이고,
그로 인해 우리는 조금 더 가깝고 친밀하며, 유쾌한 시간을 늘려나갈수 있을 것이다.

아마 그녀도 마찬가지 일 것이다.
내가 군대에서 보내온 2년의 시간을 그녀는 공감할 수 없다.
대한민국 사회에서 남자가 어깨에 짊어진 짐은 (보편적으로는) 여성이 짊어진 짐보다 단 1g이라도 무겁다.
그리고 그것을 당연한듯이 요구하는 것이 대한민국 사회다.
심지어 내가 어깨가 아프다고 하면, 남자가 왜 어깨가 아프냐고 되묻는다.


내가 부라리가 차였을때 감읍의 눈물을 흘리며 오체투지 하며 대지를 찬양할지라도 그녀는 나의 고통을 공감할 수 없다.


너와 나는 이렇게도 다르다.
그러나 너와 나는 다르지만 틀린건 아니다. 잘못된건 아니다.
우리는 서로를 이해하고자 노력하고 최대한 공감하고자 노력하면서 한없이 가까운 평행선을 그릴수 있을 것이다.


100%는 이해 할수 없더라도,
다만 너의 선이 나와 반대로 기울때
내가 다가가서 멀어지지는 않는 평행선을 그리며 함께할 수는 있을 것이다.




그 누구라도, 나와 같을 것이라 생각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라도, 타인과 공감하고 이해하려는 선함을 우리는 지니고 있다.
그것을 우리는 배려라 부른다.
내가 알지 못하고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이해하려는 자세.
너와 내가 다르지만 그것이 잘못된 것이 아님을 알고 다가가는 마음.

그런 마음들이 갖추어 진다면, 모인다면,
나와 내 애인의 관계 뿐 아니라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나와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있다면
어쩌면 우리는 조금 더 서로를 이해하며 살수 있지 않을까.



세상은 점점 고도화 되고 복잡해지지만, 사람들의 마음은 마치 그런 현상을 거부라도 하듯이 양극화 되어 가고 있다.

빈부의 차이
세대의 차이
성별의 차이
이념의 차이

흑과 백으로 나누어진 이분법으로 세상을 재단하고 멋대로 너와 나를 나누어 한없이 멀어지는 행위들이
너무도 쉽게, 너무도 많이 일어나고 있다.

A라는 일이 발생했다.
혹자는 빈부 격차로 인해 생긴 일이라고 한다.
혹자는 이게 남녀가 평등하지 않아서 생긴 일이라고 한다.
혹자는 또 이런건 빨갱이들이 벌이는 일이라고 한다.

동의할 수 없다.
현대 사회에서 A라는 일이 발생하게 된 원인은 복잡하고도 다양할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찾는 최선의 해답을 찾는 길이 단순히 1, 0 으로 나누어지는 디지털적 방법론에 있다고 생각치 않는다.


유식하게 중용이라는 말을 쓰지 않더라도, 우리는 사실 모두 알고 있다.
하늘이 파란 이유는, 우리 대기에 햇빛이 닿으면 산란을 하는데 이 때 파장이 가장 긴것이 파란색이라서 인거지

태양이 잘못해서,
지구에 대기가 있어서,
하필이면 빛이 산란을 해서가 아니다.
심지어 파란색이 잘못한것도 아니다!

다만 햇빛이 너무 뜨겁다면, 실내에 있거나 양산을 쓰거나 하여 우리의 몸을 보호해주면 되는 문제다.


그럼에도 우리의 사회는 너무도 양극단으로 치닿고 있다.
그것이 너무도 간편한 적과 아군을 나누는 수단이기 때문일까.
그렇게 적과 아군을 나누면 이득을 보는 집단이 반드시 있기 떄문일까.

나는 여성혐오를 싫어한다.
나는 여성주의를 싫어한다.
나는 극단적인 좌익세력을 싫어한다.
나는 극단적인 보수세력 또한 싫어한다.

우리의 삶은 0, 1 로 이루어진 디지털이 아니기 때문이다.

모든 세대에 걸쳐, 극단적인 이분법으로 상대방을 혐오하는
대 혐오의 시대에서, 나는 어떻게 살아가는것이 좋을까.


그저, 수많은 혐오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한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비록 나와 다른 길을 가면서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양극단으로 도피한다면,
나는 도망치지 않고 나의 길을 가보려 한다.


누구도 미워하고 싶지 않고, 누구도 혐오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그저 내가 모르는 타인을 배려하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되길..
그런 내가 되길 바래본다.

2018/12/12 23:3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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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18년도 겨울에 옆동네에서 제가 쓴 글 입니다.
당시에도 이미 각종 사이트에서는 젠더 이슈가 활발하게 논의되고 있었고, 또 천날만날 키워질에 바빴습니다.
2년 반이 흘렀지만, 오히려 상황은 악화되었지 개선되진 않았네요.

미흡하고 부족하기 짝이 없는 글솜씨로 그래도 나름의 생각을 잘 전달하고 싶은 의욕으로 쓴 글인데
시간이 흘러 돌이켜본 저의 모습은 어떠한가.

그저 부끄럽습니다.

어쩌면 저는 스스로 잣대를 가지고 있고 남의 주장에 무비판적 사고로 따라가지 않는다는 자아도취에 빠져있는
모두까기 인형에 불과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소신있고 주관이 있는 척 떠들어대지만, 정녕 제 마음속은 그러했는가?
감히 하늘을 우러러 한점 부끄럼없기를 바라진 않지만,
그래도 한점 자랑스러운 곳이라도 있기를 바라며 노력하지만 여전히 부족한것 투성이 입니다.



저는 어떤 사이트에서는 달콤한 한남일 것이고 또 다른 사이트에서는 여혐하는 한남 일것입니다.

페미니즘 그 자체보다는 한국사회에서 페미니즘이라는 화두가 가져온 악영향을 결코 무시할수 없기에
저는 페미니즘의 '방법론'에 도무지 호의적일수 없습니다.
세상 모든 페미니스트들이 엠마왓슨, 벨훅스, 치마만다 응고지 같은 이야기만 한다면 모를까
막상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보니 저와 성향이 맞지않더라고요.

또한, 여메웜으로 대변되는 래디컬 페미니즘 성향의 커뮤니티와 그에 대척하는 일베 야갤 펨코로 대변되는 보수우익적
사고방식에는 도무지 공감할수 없기에 마찬가지로 호의적일수 없습니다.
아니, 애초에 이곳은 이해할 생각조차도 없이 그저 싫어합니다.

지극히 주관적인 제 입장에서는 혐오를 팔고 분쟁을 퍼트리는 곳에 지나지 않으며,
이게 다 남자 때문이고 이게 다 문재인 정부 때문이라고 말하는 그들의 주장이
결국은 편협한 이분법적 사고방식에 지나지 않는다고 판단하기 때문입니다.




다짐을하고 생각을해봐도 저는 여전히 모자라고, 제가 제 스스로에게 바라는것만큼
확고하고 올바른 신념으로 똑바로 살지는 못하고 있는거 같습니다.

그래도 잊지않고 다시한번,

수많은 혐오의 파도에 휩쓸리지 않고 나는 나의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고자 노력합니다.
우리 사회의 많은 사람들이 비록 나와 다른 길을 가면서 현실이라는 이름으로 양극단으로 도피한다면,
그래도, 그렇다 하더라도 저는 무분별한 혐오를 하지 말아야겠다고 또 다짐해봅니다.



28
  • 인간은 왜 자꾸 서로를 나누려 할까요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어썸!
  • 좋은 글 감사합니다.
  • 추천!


켈로그김
결국 우리는 사람이라는 공통점이 더 크다는걸 눈으로 살갗으로 마음으로 느끼는게 좋다고 생각합니다.

남자든 여자든 졸리면 자야하고
공돈생기면 들뜨고
더우면 에어컨 키고
웃기면 웃읍니다.

머리로 알아도 더 자주 서로를 느껴야(?) 합니다
젊은이들(?)이 부디 싸우지들 말고 서로 데이트도 많이 하고 스킨십도 많이하고 잉야인야도 많이 하는 세대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그런데 남자로서 생리통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복통은 기본적으로 원인에 상관없이 통증의 캐릭터가 비슷하긴 하거든요. 거기에 플러스 비린냄새가 나는 축축하고 기분나쁘게 따뜻한 무언가가 시도때도 없이 흘러나오는 거니까요. 그러나 고환이 차였을때의 통증은 뭐라 표현하기 어려울 것 같기는 합니다. 발가락을 문지방에 찧었을 때 통증이 약간 비슷한 거 같기도 하고, 팔꿈치가 잘 못 부딪쳤을 때 통증과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발가락이나 팔꿈치가 회음부에 달렸다고 상상하면 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네요.
......
뻘 댓글 죄송합니다.
상상해보니 너무 괴기한데요
보이차
어 진짜 생각해보니 팔꿈치 찍었을 때 느낌과 좀 비슷하긴 하네요 ㅋㅋ
중딩때 체육시간에 핸드볼을 배우던 때
골리를 했었는데..

공격수가 던진 공을 손으로 막았는데
하필 그게 땅에 박힌 돌부리에 맞고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서
낭심을 직격해버린 것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바도 아니었다 보니 미쳐 낭심이 피할 새도 없이 그야말로 직격을 한 것이었죠. 결국 저는 볼썽사납게 데굴데굴 구르다가 호흡곤란으로 양호실에 실려가 하루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통증이 꽤나 오래 가더군요.

코뼈 다리뼈 팔뼈 다양하게 다쳐봤지만, 그 이후로 살면서 그와 상응하는 고통은 딱 한번 겪어본거 같습니다. 밴드술... 더 보기
중딩때 체육시간에 핸드볼을 배우던 때
골리를 했었는데..

공격수가 던진 공을 손으로 막았는데
하필 그게 땅에 박힌 돌부리에 맞고 불규칙 바운드가 일어나서
낭심을 직격해버린 것입니다

예상할 수 있는 바도 아니었다 보니 미쳐 낭심이 피할 새도 없이 그야말로 직격을 한 것이었죠. 결국 저는 볼썽사납게 데굴데굴 구르다가 호흡곤란으로 양호실에 실려가 하루종일 누워 있었습니다. 통증이 꽤나 오래 가더군요.

코뼈 다리뼈 팔뼈 다양하게 다쳐봤지만, 그 이후로 살면서 그와 상응하는 고통은 딱 한번 겪어본거 같습니다. 밴드술로 치루 수술 하고 나서 퇴원해서 무통 약기운 떨어지고 처음 변 보러 가서 겪은 그 통증…. 진짜 기절하기 일보 직전까지 갔었습니다. 밥먹는게 두려워서 사흘 가까아 굶었을 정도로…

달리 비유하자면 리버블로우와 명존쎄와 키드니 펀치를 동시에 맞은 느낌이라고 해야 할까요.
모서리에 발가락 찧는거랑 그나마 유사한것 같습니다. 고통의 느낌은 다르지만
숨쉬기가 힘들고 하늘이 노래지는 느낌 측면에서요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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