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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1/05/01 19:34:20
Name   매뉴물있뉴
Subject   3 과다 징병문제는 해결가능할 것인가
....사실 애초에 사람이 모자라니까요.
뭐라 딱히 쉬운 답이 있을리가 없습니다.
어디 외국에서 용병이라도 들여올 생각이 아니라면 말이죠.



그냥 몇가지 옵션들을 보고, 장단점을 살펴보고 마무리하려고 합니다.
어차피 답을 낼수 있는 문제도 아니니까요..

제 개인적 견해로, 가장 현실성 없는 옵션부터 쓰기 시작해서
제일 현실성 있어보이는 옵션이 나중에 오는 순서대로 작성했습니다.





1 남북 긴장관계를 완화한다.
국정원에 따르면 북한은 남성은 8년, 여성에게는 5년 병역 의무가 주어집니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1ZGAB12 에 따르면
남한 상비군은 55만, 북한 상비군은 128만명입니다.
https://kosis.kr/statHtml/statHtml.do?orgId=101&tblId=DT_IZGI04_006 에 따르면
북한 전체 노동력의 9% 가 군인입니다. 참혹하죠?

만약 북한의 향후 방향이, 김정은의 의도대로 '정상국가'를 향해 가는 것이라면
남북한 상호 군비감축을 제의했을때 굉장히 긍정적으로 반응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우리도 남북간 군사 합의를 할 일이 있을때마다
필요 병력 숫자 자체를 줄이기 위한 합의를 이끌어내기위한 고민을 할것이고
북한도 마찬가지니까요.

북한이 만약 남한과 우호적인 국가로 돌아서고, 북한으로 부터 오는 위협이 낮게 평가되어
향후 대한민국이 북한보다도 중국/일본 등을 더 큰 잠재위협으로 평가하게 된다면
해군/공군 중심으로 군을 재편하게 될것이고
그렇게 되면, 남한 상비군 55만중 대다수인 42만명, 그중에서도 대다수인 알보병 병력의 수요가 급감하게 됩니다.



그 남북 긴장관계 완화가 물론 쉬운 일은 아닙니다.
가장 큰 걸림돌은 뭐니뭐니해도, 북쪽 돼지겠죠.
하지만 남쪽 여론의 반대도 그에 못지 않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지지도가 대단히 높았던 무렵에도.
'문재인의 대북정책을 지지한다'는 응답자 비율은 높지 않았습니다.
다시 말하자면, 웬만큼 남북 회담이 성공에 성공에 성공에 또 성공하는
어마어마한 성과를 내지 않는 이상에야
여론이 친북성향을 강하게 드러내는 정부를 지지하며 표를 줄 가능성은
크지 않다고 보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남북관계 개선을 통해 과다징병을 해결한다?
쉽지 않습니다.
당연한 얘기를 되게 길게했쥬?





2 여성도 징집한다
..이건 비밀인데,
전 사실, [여성 징병제의 가장 큰 걸림돌이 젊은 여성들의 반대는 아닐것 같다,]는 내적확신이 있습니다.

제 경험상, 실제로 2-30대 여성들에게
여성징병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 하는지 물어봤을때는
생각보다 거부반응이 크지 않다고 느꼈습니다.
'쟤들도 하는데 내가 못할 이유 없다' 내지는
'누가봐도 허약한 체질인 남자들도 끌려가던데, 난 그래도 건강한 편이다'
같은 반응이 생각보다는... 꽤 있는 느낌??
(제가 이 막연한 추측을 검증해 보려고 여론조사 결과가 있는지를 뒤졌는데
20대 남성 vs 20대 여성을 따로 나눠서 통계를 내는 의미있는 여론조사 결과는 못찾았습니다.)
빈약하게나마 숫자가 나오는 자료는 있긴 한데.... 그... 이게 신뢰할만한 숫자는 아니겠죠.



'여자들이 신체적으로 약해서 군생활을 못견딘다'라는 생각도 사실 별로 들지 않습니다.
그 제가 직접 봤던, 저체중 교육계 선임도 생각해보면
교육계는 화스트페이스 터지면 교탄들고 뛰는 보직이???? 아니더라고요
그... [통신보안군사검열]이 전시보직이었는데
...뭐 전쟁나면 등산해서 산꼭대기에서 텐트치고 노숙하는 보직이기는 했지만;
......... 그런건 그래도 보행용 다리 두개만 제대로 움직일수 있으면 등산은 할수 있는거니까..? 라고 볼수도 있을것 같고요,
저런 포병대대교육계 같은 보직이라면
사회나와보면 눈에 보이는 전체 젊은 여성의 반 정도는 군생활 양호하게 할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군대라고 해서
혹한기에 곡괭이로 견인포 발 파묻을 땅까고, 방열하고 하는
그런 보직만 있는건 아니니까요;



그리고 이게, 그, 당연한 얘기지만
당장 내일부터 여성을 징집하기 시작한다고 해서
남성 전체의 80%를 획득하는 것마냥
여성의 80%를 병역자원으로 획득할수는 없습니다.
전체 남성의 징집률이 80%라면
여성은 3-40% 이상 징집하기 어렵습니다.
(이스라엘도 여성 징집률이 4-50%가량입니다.)



그리고 여성 징집을 실시한다고 해서
'어차피 전체 청년 인구의 절반이 면제를 받는다'는 현실은 변하지 않습니다.
다만 그 면제가 '여성에게 몰빵' 되느냐
아니면 '면제의 33%은 남자가, 나머지 67%는 여자가' 뿜빠이 한다, 의 차이일 뿐인거죠.

지금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젊은 세대에서의 군대로 인한 성별 갈등의
가장 큰 본질이 어디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 본질이 ['왜 나는 군대가는데 쟤는 군대 안 가냐']에 있었다면
남녀갈등은 그냥 '현역vs면제'의 갈등으로 변화할 뿐 아닐까요?
...어차피 반은 군대가고 반은 군대 안가는 그림은 안변하는데 말이죠.

그 물론 남녀 모두에게 공정하다는 그림이 그려지기는 하는 것 같습니다만 
여성이 남성만큼 징집되는 사회가 되지는 못할것은 자명한 관계로
남녀갈등은 남녀갈등대로 그대로 있고 - '왜 여자는 군대 덜가냐'
전체 절반이 군대 안가는건 마찬가지라 - 아랫집 윤호가 면제 받는 대신 윗집 미선이가 군대가는 느낌인데,
이 여성징병이라는게, 정말로 청년세대의 갈등 해소에 도움되는거 맞나?
하는 의구심을, 개인적으로는 갖고있습니다.

+또 당연한 얘기를 길게하자면,
남성 단일 성별로구성된 군대보다 혼성 군대는, 
말도 더 오지게 안들을 것이고(......)
아무리 여군 남군이 같은 군인일지라도, 같은 화장실이나 같은 샤워실, 같은 생활관을 쓰기는 좀 어려울테니
생활관에 여자화장실도 오지게 만들어 설치해야할것이며...
.... 지금 생활관 신축사업에 10조 들어갔는데
또 1-2조는 가볍게 더 들어갈 것 같습니다.



그리고 이게 제가 생각하는 가장 큰 걸림돌인데,
바로 [딸 있는 엄빠들의 반발입니다.]
보통의 아들 키우는 엄마들이 하는 말을 들으면
"남편이 군필자다", "남친이 군대갔다" / "친오빠 / 친동생이 군대를 갔다". 보다도
"내 [아들]이 군대에 간다"
라는 단어가 주는 임팩트가 훨씬 크답니다.
우리가 군대가던날 엄마 표정 한번 생각해보세요.

그런데 지금 당장, 자기 딸이 10대다, 여중생, 여고생이다 하는 4-50대 부모들이 만약
"2025년부터 여성 징병 실시, 2006년 이후 출생자부터 신체검사 받아야" 같은 신문기사 제목을 접했을때의
쇼크와 후폭풍은 과연 감당 가능한 레벨인 것인가,

국가: [아버님, 따님을 제게 주십시오.]
그 총대는 누가 맵니까?, 1번당? 아님 2번당?;;



그리고 이건 뭐 당연한 얘깁니다만
군대도 사람사는 곳인만큼
분명 그들중 어떤 쓰레기는
여성 병사 성폭행 사건을 당연히 일으킬 겁니다.

그런 사건이 생겨나고, 보도되기 시작하고,
여론이 반대방향으로 불기 시작하면
그런 정책을 추진했던 정당-그게 민주당이든 국민의힘이든-은 그 역풍을 맞고 버틸 수 있는가
2-30대 남성들이, 그떄까지도
자신들의 과대징집 문제를 해결하고
여성징집을 완성해준 그 정당을, 외면하지 않고 지켜줄까...
...아닐것 같아요;ㅎ

이무리봐도 여군 징집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모병제가 빠를것 같고,
어쩌다 여성징집을 하는 미래가 혹 온다 치더라도
모병제를 한번 해보고 난뒤,
'내가 모병제를 해봐서 아는데, 이건 생각보다 넘나 무리다'는 사회적 합의가 생길때에 가서야
여성징병제로 가지 않을까? 하는게 개인적 생각입니다..





3 복무기간을 늘린다.
대한민국 헌정역사상
복무기간이 늘어난 사례가 딱 한번 있습니다.

정권은? 박정희 대통령,
계기는? 김신조 사건 -북한에서 박정희 모가지를 따겠다며 무장공비 30여명이 도보로 남하한 사건-

....... 뭐 근데 1번 2번 대안이
헌정역사상 한번도 없었던 레벨의 한반도 긴장완화
헌정역사상 한번도 없었던 여성 징병인데 뭐....
복무기간 연장은 이미 한번 해본적이 있다고??
...여태까지중 가장 현실성 있는 시나리오인것 같습니다 (먼산)







4 모병제로 전환한다.
그.... 그... 솔직한 제 생각은
이게 그나마 제일 현실성 있는 방안입니다.

이게 그나마 제일 현실성 있는 방안이라는 근거는 무엇이냐 하면
한반도 긴장완화나 여성징병은 외국에 참고할만한 사례가 별로 없지만
모병제는 그나마 나름 세계적으로 시행하는 국가가 많아서
참조할 만한 예시가 많고
어떤 후폭풍이 있을지에 대한 대략적인 예측이 가능하기 때문입니다.

결국은 국민이 동의해줘야 가능할 문제고
국민들을 설득할수 있을만큼 제시할만한 예시가 여기저기 많기 때문에?? (ex: 미국, 일본)
더 가능하다고 보는것이죠.



현실적으로, 일본 자위대 사례가 가장 한국에 적용하기 쉬울테니 일본을 잠시 보자면

일본전체인구가 1억2천만 가량에 자위대 규모가 25만명 되고.
이등병에 해당하는 2사 초봉 월급이 200만원이 좀 안된답니다.
일본 1인당 소득: 40,009$ 한국 1인당 소득: 31,539$이니까
같은 규모로 환산해서
병사 초봉 월급을 150만원 준다고 하고
일본에서의 모병제와 비슷한 성과를 낸다고 추정하면
인구가 5천2백만 가량인 한국은 대략 10만8천명의 군대를 유지할수있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지금 현재 군대 규모는 52만이니까... 음...
...... 전체 병력의 79%가 날아간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물론 저 환산한 월급은, 최저임금보다도 한참 낮기 때문에
최저임금 수준으로 올린다면 가능성이 있을것도 같고
근데 그렇게 또 월급을 올려주기 시작하면
하사 월급도 올려줘야 하고
소위월급도 올려줘야 합니다.
병사가 2021년 최저임금 기준으로 180은 받을텐데, 하사는 얼마 줄껍니까?
2021년 하사 초봉 168, 소위 초봉 173 (기본급기준)인데... 음....
... 많이 올려줘야 할것 같습니다. 허허;

근데 또 병력규모가 52만에서 11만으로 급감한다면
국가안보가 취약해지는건 당연한가운데
인건비 총액 자체는 줄어들것도 같고 그러네요.



모병제는 현재 젊은 남성층의 가장 큰 불만중 하나인
'남성만 징집하는 것은 역차별이다'라는 프레임을
완벽하게 비켜나갈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맺음
애초에 글을 생각했던 방향이 이 방향이 아니었기 때문인지
세번째 글이 어쩔수 없이 좀 시원찮습니다.
애초에 글쓴이의 글재주가 모자란 탓이라고는 절대 인정할수 없습니다

국방개혁기본계획 2014-2030에서 출발해 국방개혁2.0으로 마무리된 정원축소는
필요병역자원의 숫자를 꽤나 줄여내는데는 성공했습니다만
그 효과는 내후년을 벗어나기 힘들것 같고
'이걸 한번 더 줄여보기는?' 그.. 음.. 거기부터는 정말 모르겠습니다.

개인적인 예측으로는 모병제, 아니면 남녀공동징병제 둘중 하나로
병역자원 획득 방침이 정해지리라고 봅니다.

대한민국의 주권이 국민에게서 나오는 것이 당연하니까,
이 국가의 주인은 우리고, [우리 모두가] 직접 이 국가를 지킨다. 는 개념에서
모병제는 뭔가 낭만적이지가 않아서
남녀공동징병제를 개취하기는 합니다만
딸가진 부모님+손녀있는 조부모님들도 동의해주시지 않을것 같아서
개인적 취향은 개인적 취향으로... ㅎㅎ



저는 왜 이 지루하고 긴 3부작 글을 쓰기 시작했을까요,
제 자신에 대한 벌로 오늘 저녁은 치킨을 먹지 않을 생각입니다.
평안한 주말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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