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4/19 13:02:26
Name   kapH
Subject   유럽 슈퍼리그에 대한 생각 정리
탐라에 쓸까하다가 글자수가 넘칠 것 같기도 하고 동일 주제로 너무 반복되는 것도 그래서 생각 정리할 겸 여기서 얘기 나누어보자고 써봅니다.

밑에 내용들은 저의 뇌피셜의 근거한 논리전개이므로 틀린 내용은 지적해주세요.
물론 공격은 가슴이 아플 것 같습니다 ㅋㅋ


1. 북미식 프랜차이즈 역사와의 비교

근본적으로 현재 슈퍼리그를 추진하고 있는 쩐주들은 북미 출신의 구단주 및 북미의 자본입니다.
이들은 기본적으로 리그 대립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좀 더 적기에 리그를 하나 더 만든다는 생각을 해낼 수도 있었습니다.
애초에 현재의 북미 4대 리그는 예전 리그가 몇 개씩 생겨났다가 자본논리/힘의 논리에 의해 헤쳐모여한 결과입니다.
그런데 축구는 안될 게 뭐냐는 거죠.
아니 인기 좋은 놈들끼리만 뭉치면 돈을 쪽쪽 빨텐데? 그리고 미진한 북미 축구 시장도 이에 자극받아 규모가 성장할텐데?
그렇게 다 같이 성장하면 돈을 더 잘 벌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이 그들의 목표입니다. (정확히는 북미 축구 리그의 확장이 최종 목표)
딱히 선도 악도 아니고 다만 돈이 가장 중요한 문제.

2. 그렇다고 UEFA와 FIFA도 잘한 건 없음

뭐 비슷한 논리에서 유에파와 피파도 지나치게 욕심부린 측면이 있습니다.
어느 스포츠건 선수에 대한 권한은 클럽이 가지고 있습니다.
결국 돈을 벌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인 선수를 가지고 있지 못한 유에파와 피파는 네이션스 리그를 만들고, 챔스를 확장하고,
클럽 월드컵을 확장하는 등 돈을 벌기 위해 클럽을 무시하고 선수를 착취했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뭐 어차피 돈 벌려고 하는 짓인데 그놈이 그놈이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유에파와 피파가
좀 더 졸렬하고 치사하다고 생각은 합니다.
최소한 자기가 더 많이 먹게 되면 더 많이 뿌릴 생각도 하고 있었어야 했는데
현재의 방향은 클럽의 이익은 별로 안 늘어나고 본인들 배때지 둘레만 늘어나는 결과라...
주식이든 도박판이든 뭐든 마찬가지로 가진 것보다 더 욕심부리다보면 가진 것도 토해내는 게 세상 돌아가는 이치죠 ㅋㅋ

3. 그 와중에 무시되고 있는 선수와 팬들

있는 놈들끼리 싸우는 와중에 제일 문제가 되는 건 선수와 팬들이 무시되고 있다는 점 같습니다.
분명 선수는 양자택일을 강요당하게 될 것이고, 돈 만큼 국대 대회 출전을 명예롭게 생각하는 선수들도 많을텐데
현재 돌아가는 상황은 선수들이 하나를 선택하지 않으면 안되는 잔인한 강요이지요.
그리고 아까도 이야기 했지만 선수들은 무리한 국제대회 확장으로 인해 착취 당하고 있는게 현재 상황이기도 하다보니
어찌되면 해축에서도 선수 노조가 결성되는 결과가 나올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북미와 다르게 언어와 문화가 다르고 처해있는 입장들도 달라서 선수 노조의 결성은 힘들다고 봅니다만
미래는 어떻게 굴러갈지 모르는 법이지요.
또한 이 와중에 팬들의 의견은 전혀 반영되지 않고 있습니다.
어찌되었건 해축의 기반은 로컬 팬들인데 로컬팬들이 과연 지금의 변화를 달가워 할지는 모르겠습니다.
뭐 이건 제가 현지 팬이 아니니 넘어가도록 하겠습니다.

4. 어떤 결과를 맞게 될까

제 개인적인 예상으론 기존 리그 경기에 참여+슈퍼컵 진행으로 진행이 된다면 결국 승자가 되는 건 슈퍼리그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
리그 경기가 열려 로컬팬들도 만족시킬 뿐만 아니라 슈퍼리그를 통해 플레이오프의 짜릿함도 느낄 수 있을겁니다.
리그 경기 참가는 결국 각국 축협과 정부의 의지가 제일 중요할 겁니다.
세리에야 워낙 중계권료가 낮은 리그이니 당연히 참여에 별로 신경을 안쓸 것 같고,
라리가는 레알, 바르샤 빠지면 중계권료 절반 이하로 떨어질테니 제명하는 건 무리,
EPL은 아직까지 명확한 의사표시가 없는지만 그래도 상위 6개 팀이 떨어져 나가는 거라 쉽게 판단하기 힘들 것 같습니다.
리그앙과 분데스리가는 분명한 반대표시를 했고 여긴 정치권까지 얽혀 있으니 참여하기 힘들겠지만
만약 슈퍼리그가 지나치게 잘 나간다면 아마도 여기 팀들은 한발짝 뒤쳐지는 계기가 되겠지요.

5. 끝으로

앞서 밝혔다시피 저는 이 문제는 선악의 문제보다는 돈 문제로 바라보고 있습니다.
아쉬운 점은 자본이란 게 다 그렇지만 선수와 팬들의 의견 반영이 좀 더 되었으면  합니다.
뭐 누가 이기건 다른 동네 이야기니 저는 이정도에서 생각을 정리하고자 합니다.

감사합니다.






3


    매뉴물있뉴
    저는 뭐 어디 영국정부/프랑스정부/독일정부 정도가 연합해서
    슈퍼리그의 출범을 불법화하지 않는 이상
    막을수 없을꺼라고 봅니다.

    웨파/피파가 활용할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하면 이미 다 나온 상황 같은데
    1 슈퍼리그 참가팀의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퇴출 및 자국리그 퇴출
    2 슈퍼리그 참가 선수의 국대 퇴출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1.1 슈퍼리그 참가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퇴출될경우
    파리생제르맹 vs [맨체스터 시티 아웃] vs [... 더 보기
    저는 뭐 어디 영국정부/프랑스정부/독일정부 정도가 연합해서
    슈퍼리그의 출범을 불법화하지 않는 이상
    막을수 없을꺼라고 봅니다.

    웨파/피파가 활용할수 있는 가장 강력한 수단이라고 하면 이미 다 나온 상황 같은데
    1 슈퍼리그 참가팀의 챔피언스리그/유로파리그 퇴출 및 자국리그 퇴출
    2 슈퍼리그 참가 선수의 국대 퇴출
    정도가 될것 같습니다.

    1.1 슈퍼리그 참가팀이 챔피언스리그에서 퇴출될경우
    파리생제르맹 vs [맨체스터 시티 아웃] vs [[레알마드리드 아웃] vs [첼시 아웃]]
    --> 파리생제르맹의 부전승우승
    --> 네이마르는 햄보칼수가 엄서

    1.2 리그에서 퇴출될경우
    프리미어리그 상황만 봅시다.
    ㄱ 우승팀 레스터시티, 준우승팀 웨스트햄 & 애버튼/리즈 챔스 진출
    ㄴ 챔피언쉽에서 노리치, 왓포드, 스원지, 브렌트포드, 본머스, 반슬리, 레딩, 카디프, 밀월 총 9팀이 이피엘로 승격하거나
    풀럼/WBA/셰필드의 강등과 레딩,카디프,밀월의 승격을 보류
    -->망함

    2 잉글랜드 국대에서 슈퍼리그 참가선수들이 제외될경우
    GK 닉포프, 샘 존스톤
    DF: 코너코디, 타이론밍스
    MF: 데클란라이스, 칼빈 필립스, 제시 린가드, 주드 벨링엄, 워드프라우스,
    FW: 칼버트르윈, 올리왓킨스
    -->필드플레이어가 9명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골리중 한명이 수비수로 뛰는 3-5-2전술, 교체선수 없어짐.
    -->네이션스 리그 망함

    웨파가 그동안 지나치게 무능했습니다.
    네이션스 리그같은 ㅈ밥 대회를 만들질 않나
    FFP라고 만들어놓고 시티랑 파리는 손놓고 구경만 하고 있질 않나.
    터질게 터진거 아닌가 싶어요.
    챔피언스리그라는 대회 자체가 없어질 위기에 처한건 사실인것 같습니다.
    4
    그렇죠 결국 문제의 원인을 따지다 보면 유에파와 피파의 과욕, 그리고 그에 미치지 못하는 무능력함이 1순위로 꼽히긴 할 겁니다.
    이게 코로나 상황과 결합되어 몇 년 더 빠르게 진행이 된 거
    2
    영국정부가 슈퍼리그 불법화 할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PL이 강경하게 우리냐 슈퍼리그냐 하고 있는데 PL버리고 슈퍼리그 가는 순간 워크 퍼밋만 잠궈도 슈퍼리그의 흥행력이 급감하죠. 영국은 민심이 슈퍼리그 반대라 정치권에서 저런 조치하는데 거리낄게 없습니다. 툭까놓고 한국 방송국에서 손흥민 없는 토트넘 경기 중계권을 위해서 얼마나 쓸까요?
    매뉴물있뉴
    영국 민심은 '빅클럽이 슈퍼리그가 아닌 챔피언스 리그에서 뛰게 하는 현 시스템을 유지하자'는 건데
    그런데 워크퍼밋 거부는 '빅클럽을 죽이겠다'는 게 되니까요.

    우리집 아들이 이쁘고 참한 여자랑 결혼해서 사는데
    갑자기 이혼하고 쭉쭉빵빵한 여자랑 살겠다고 하니
    부모님이 아들의 이혼을 막을 방법이 없겠냐고
    옆집 아저씨께 지혜를 구하는 겁니다.
    그랬더니 옆집 아저씨가 문제를 해결하겠다며
    아들을 총으로 쏘아 죽이고는
    '자 이제 이혼은 못하겠죠?'
    하는 느낌....? 인데요?;;
    이제 팀들이 런해서 큰 의미는 없지만 타 구단 및 사무국 여론만 봐도 슈퍼리그 할거면 PL 나가라는게 대세였으니까요. 그리고 팀들이 PL을 탈퇴하던 안하던 슈퍼리그가 진행되는순간 리그는 죽는거나 마찬가지니 이래도 죽고 저래도 죽을거면 압박카드로써는 충분히 쓸만합니다. 그리고 슈퍼리그 나가리 되면서 실행은 안했지만 영국 정부가 만지던 슈퍼리그 압박 카드 중 하나기도 했구요.
    닭장군
    슈퍼리그라고 하면 자꾸 중국생각이 나느걸 보니 저는 친중파인것 같읍니다.
    그래서 'the' super league 라고 하면서 우리가 근본이다 라고 외치는 중 ㅋㅋ
    매뉴물있뉴
    ???: 여기는 친중파라도 해치지 않는 홍차넷입니다
    조지 포먼
    패악질 저지르던 유에파와 피파 압박하는 수단으로 창설 하는 척 하는줄 알았는데 으아아 진짜로 저질렀네요.
    지금 보면 둘 다 건널 수 없는 강을 등지고 박치기 한 판 제대로 들어감

    전 근데 이게 참.. 사람들이 미국 스포츠에 익숙해서 그런 건지 미국 스포츠 생리를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양자가 중첩되어 있는 건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당장의 상황에 대해서든 장래성에 대해서든 분위기가 너무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일단 현지팬들 여론 수습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고, 국가대표 못 나갈지도 모르는 선수들의 이탈과 반발에 국가대항전을 만들 수 없는 수퍼리그 측이 어찌 대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결정적으로 미국 스포츠 보다 보면 아 차라리 축구가 선녀다 싶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 더 보기
    전 근데 이게 참.. 사람들이 미국 스포츠에 익숙해서 그런 건지 미국 스포츠 생리를 잘 몰라서 그런 건지 양자가 중첩되어 있는 건지 어떤지 잘 모르겠는데 당장의 상황에 대해서든 장래성에 대해서든 분위기가 너무 낙관적인 것 같습니다. 일단 현지팬들 여론 수습하는 게 거의 불가능에 가까워 보이기도 하고, 국가대표 못 나갈지도 모르는 선수들의 이탈과 반발에 국가대항전을 만들 수 없는 수퍼리그 측이 어찌 대응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고요.

    결정적으로 미국 스포츠 보다 보면 아 차라리 축구가 선녀다 싶은 대목이 한두 가지가 아니거든요. 보수적이기로 치면 유럽 축구보다 더 보수적인 게 MLB고 NBA입니다. 단일 시장으로 통합되어 있는 터라 폐쇄적이기 짝이 없고 자유로운 사고 실험이나 다른 문화권에서 행해지는 파격적인 행보 같은 게 급격하게 벤치마킹 되고 이런 게 부족하죠. 끽해야 대학리그에서 베껴온다든가 그 정도고.. 경기 내적인 영역이 경기 외적인 흥행이나 인기에 좌우되는 것도 유럽 축구와 비할 바가 아니고요. 과연 수퍼리그 중심 체제가 지금 축구계가 갖고 있는 광대한 산업 네트워크에서 나오는 창발성과 다양성과 유동성과 개방성을 확보할 수 있기나 할지 의문입니다. 다비드 비야나 제이미 바디나 판 다이크처럼 하부리그를 전전하며 저평가 되고 있던 선수들이 어느 순간 상위 클럽들의 눈에 띄어 발탁되면서 씬의 중심에 서게 되는 그런 구조, 아프리카 오지에서도 싹수만 있다 하면 유럽 국가들과 커넥션이 있는 현지 매판들의 동앗줄을 타고 곧바로 빅리그로 입성할 수 있는 그런 구조가 수퍼리그 체제에선 불가능 할 텐데요. 오조오억의 인력들이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가 희미한 영역을 가로질러 진입장벽 없이 무한정으로 투입되면서 다양한 공간에서 다채로운 형태로 축구라는 업에 종사하고, 그렇게 쌓인 업계의 수평적인 '양'이 최상위권 리그나 UCL 같은 곳의 수직적인 '질'도 담보해주는 자생적인 풀뿌리 정글 같은 지금의 축구보다 수퍼리그 체제가 진일보한 장을 만들어줄 것이라고 선뜻 믿기 어렵습니다.
    1
    제 생각보다 로컬 팬들의 반발이 심하군요. 이러다 흐지부지 되기엔 걸려있는 판돈이 너무 커서 출구전략 찾기가 쉬워보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아래 문단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일단 북미식 프랜차이즈는 해당 종목을 돈으로 지배하며 모든 유무형의 자원을 자기 리그로 흡수하는 형태인데 결국 다양성 담보가 힘들다는 점에서 지금과 같이 다양한 생태계에서 파생되는 발산진화가 아닌 수렴진화로 축구가 고정되어버릴 수 있다는 게 예상되는 문제점입니다.
    구밀복검
    전 그리고 제일 걱정되는 게 프랜차이즈 체제에서 행해지는 사무국의 전횡.. 어떤 면에서 이건 UEFA나 FIFA와는 또 격이 다른 게 있거든요. UEFA나 FIFA는 그래도 저런 식으로 견제하는 반대세력도 있으니까 반발도 나오고 하면서 시끌시끌한 거고 되레 그래서 문제가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 건데, 미국 사무국들은 저보다 더한 걸 해도 단일리그다 보니 잡음이 자연스레 잦아드는 측면이 있죠. 반대자가 미약하니까 별 문제가 별 문제 아닌 것처럼 구렁이 담 넘어가듯 넘어가게 되고요. 예를 들어 2006 NBA 파이널 같은 게 축구에 터졌다면 오브레보는 인구에 회자되지도 않았을 거라 봅니다 ㅋㅋ 근데 농구에선 저 정도가 별로 이례적인 것도 아니고요.
    저는 주주들(그러니까 구단주들) 입김이 기존 북미식 프랜차이즈처럼 사무국이 권력을 틀어지는 스타일보다는 더 강하지 않을까란 예상을 해봅니다. 좀 어거지로 만든 느낌이 있는 만큼 약간의 균열이 일어나면 또 와장창 판 박살내버리지 않을까, 그리고 해축 특성상 드래프트나 샐러리캡 같은 정말로 폐쇄적인 리그 구조를 갖추기 힘들다고 보아서 ㅋㅋ

    물론 K스포츠 식으로 슈퍼리그에 입단하려는 국내외 선수들 전부 드래프트로 돌려버리고 샐캡까지 도입해버릴지도 모르겠지만 그땐 진짜 해축에서 선수노조 결성되는 걸 볼 수 있을 듯
    현대축구는 '산업'이고 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현지 여론의 중요성은 정말 낮습니다.
    게다가 각 클럽들이 슈퍼 리그에 참여한다고 해서 현지 팬들이 경기장을 안찾을까요?

    슈퍼리그 체제는 그동안 중립적인척 하면서 천문학적인 돈을 벌어왔던 이상한 기관이나 집단에 대한
    클럽 소유주들의 정당한 권리 주장이나 마찬가지란 생각입니다.

    궁금한건 소시오들이 원래 운영 주체나 마찬가지인 몇몇 클럽들은
    어떻게 반대 여론을 뚫고 슈퍼 리그에 참여할 수 있을까 싶은 겁니다.
    구밀복검
    경제적 관점에서 현지 여론의 중요성이 낮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코비드 직전만 해도 각 클럽의 재정 수입에서 입장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만 3할가량이었고, 중계권료에서 국내 시청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현지 상품 판매 수익 같은 거 따져 보면 아직까지도 클럽 재정에서 현지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합니다. 90년대 이후의 중계권료 혁명이 관중에서 시청자로, 로컬에서 글로벌로 무게중심을 다소 옮기면서 재정 규모를 확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수입원의 다변화와 수입액의 증대 속에서 현지 입장료 수익이 차지하... 더 보기
    경제적 관점에서 현지 여론의 중요성이 낮다는 데에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코비드 직전만 해도 각 클럽의 재정 수입에서 입장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만 3할가량이었고, 중계권료에서 국내 시청자가 차지하는 비중과 현지 상품 판매 수익 같은 거 따져 보면 아직까지도 클럽 재정에서 현지인들이 차지하는 비중은 어마어마합니다. 90년대 이후의 중계권료 혁명이 관중에서 시청자로, 로컬에서 글로벌로 무게중심을 다소 옮기면서 재정 규모를 확장한 것은 사실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전체적인 수입원의 다변화와 수입액의 증대 속에서 현지 입장료 수익이 차지하는 비중이 줄었다는 것일 뿐입니다. 되레 입장료의 절대액수도 늘어났을 뿐더러 현지팬들의 구성이 노동자 계층에서 중산층을 비롯한 국민 일반으로 확대되면서 현지의 구매력 역시 현격하게 증가했죠. 이게 코비드 이후 얼마나 회복될지는 지켜봐야겠지만 아직까지 축구는 토착성을 떨치지 못한 스포츠고 앞으로도 그러기는 힘들 겁니다. 이건 축구에서 유수의 클럽들 중 연고지 이전 같은 걸 고려하는 사례가 거의 없는 걸 봐도 명약관화하죠. 보수적이기로 유명하여 글로벌 팬덤을 쌓지 못해 국제 경쟁에서 불리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다는 분데스리가만 해도 어디까지나 EPL 상대로 경쟁이 안 된다는 거지 유럽 전체에서 매출 규모로 2/3위를 라리가와 다투는 수준인 걸요. 거의 순전히 현지인 파워만 갖고 그 정도란 거고.

    물론 수퍼리그 참가가 확정이 된 클럽들의 서포터들은 결국 수퍼리그가 개최되면 경기를 보긴 볼 겁니다. 다만 그건 그때의 이야기고.. 당장의 국면을 놓고 볼 때 각국의 축구 협회들이 수퍼리그에 아무 저항없이 항복할 턱이 없습니다. 수퍼리그 체제 이후의 국가단위 리그는 찌꺼기 리그로 전락할 것인데 해당국에 존재하는 수십 수백의 클럽들과 그네들의 이익을 대변할 축구협회, 나아가 자국 축구를 '산업적'으로 보호하길 원하는 정부들이 방관할 수 없고 실제로도 행동에 나서고 있으니까요. 특히 전 영국 정부가 절대 이 사태를 쉽게 넘어갈 거라 생각하지 않습니다. 실상 영국 축구계 입장에선 수퍼리그 따위가 하등 필요가 없습니다. 지금도 이미 EPL이 다른 리그들을 압도하고 있는 중이고 미세하지만 점점 간격이 벌어지고 있다는 게 드러나고 있는데 앞으로 5년 10년만 더 버티면서 격차를 누적시키면 EPL이 곧 수퍼리그 될 거거든요. 과거 세리에A가 그랬듯 EPL 20개 팀이 월드 TOP 20 되는 겁니다. 가만히 놔두면 저절로 자신들의 패권이 굳혀지는 판국에 마드릿입네 바르사네.. 여기까지는 그렇다 쳐도 양 밀란 같은 과거의 영광만이 남은 대륙 클럽들에게나 유리한 판짜기에 굳이 말려들어갈 이유가 없지요. 당연히 영국 축구계 입장에선 반발이 격화될 수밖에 없고 영국 정부도 이들의 총체적인 이익을 대변하는 데에 소홀할 리가 없습니다. 여기는 코비드도 일단 빠른 백신 보급으로 한시름 놓아서 한 시름 놓은 것도 있고요. 앞으로의 협상이 어찌 흘러갈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네들이 생각하는 것만큼 호락호락하게 일이 풀리지는 않을 것이며 협상에 상당한 진통을 거쳐야 할 거라 봅니다.

    소시오 기반 클럽들의 경우는 농구의 유로리그 사례를 볼 때 경영진이 소시오들 의견을 구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지 않나 싶긴 합니다. 뭐 농구와 축구는 다르겠지만 일단은 지금은 규정상 안 될 거 없다는 게 해당 클럽들 입장인 듯..
    수퍼 리그 도입으로 증대될 중계권 및 대회 후원 수입 (그리고 안정성) + 여전히 방문할 자국의 서포터들 생각하면 현지의 반발은 경제적 측면에선 큰 의미가 없긴 하죠.

    그리고 EPL 입장에서는 슈퍼리그를 반대할 수 있고, LFP도 슈퍼리그에 대한 거부감을 느끼고 있지만, 세리에 같은 경우는 또 입장이 다릅니다. 이탈리아에선 오히려 새로운 리그 도입을 반기는 여론도 꽤 되거든요. 말씀하신대로 이 문제는 호락호락하게 풀리진 않겠지요. 미국 자본 vs 유럽 전통의 노골적인 충돌이기도 하니까요.
    현지 여론의 중요성이 낮을 수가 없는게 현지 여론이 반발하니 영국 정부가 직접 나서서 슈퍼리그 반대하고 슈퍼리그 강행하면 실력행사 하겠다고 말하는 중이죠. 빅6 클럽들이 영국정부의 취업비자 제한등의 규제를 맞고도 지금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는건 불가능에 가깝고 그러면 해외 중계권 수입도 떨어지죠. 솔젝히 한국에서 손흥민 없는 토트넘 경기를 위해서 고액의 중계권료를 지불할리가 없잖습니까....
    할로윈차차
    참 이게 웨파컵 위상이 팍 내려간 것을 생각해 보면 챔스컵의 위상도 축 쳐지게 될 것이 눈에 훤하네요. 빅이어 한 번 들어보고 싶어서 아둥바둥 대는 클럽들이 많은데...
    당장 4강 팀중 3팀이 퇴출되면 이번 챔스도 나가리 ㄷㄷ
    피파와 유에파의 폭거에 대한 항거는 슈퍼리그 측에서 내세우는 명분일 뿐이고 핵심은 돈에 있죠. 허울 뿐인 핑계란 소리를 들어도 할 말 없는 게 그동안 빅클럽들의 상업화가 굉장했으니까요. 슈퍼리그 출범 논의는 못해도 20년은 거슬러 올라가는데다 미국 중국에서 친선경기로 돈 버는 건 되는데 챔스 확대하는 건 안된다? 과거 피파에서 선수 부담 줄이게 리그 경기수 줄이자고 한 거 무시당한 적도 있고요.

    무엇보다 왜 하필 지금인가?라는 의구심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참참못이라고 하기엔 뜬금없죠. 선제적 조치라고 하기엔 너무 강경한 내용들이고요. 피파랑 교감이 있던 것도 아니고 각국 정부가 반발하고 팬들조차 지지해주지 않으면 무엇이 남을까 싶습니다.
    코시국이 앞당겼다고 봐야죠.
    코로나 때문에 지난시즌 이번 시즌 둘다 적자일 게 뻔한데 피파와 유에파가 대책이라든지 상생의 길을 도모하긴 커녕 못 먹어도 고 라는 식으로 배짱 튕기고 있으니 클럽들 입장에선 속이 뒤집힐만한 상황이라 지른 거라 생각합니다. 물론 이해와는 별개의 문제이지요.

    저도 팬들과 선수의겸 반영이 조금 더 이루어지면 좋을 것 같은데 상황이 상황인지라 지금은 서로 돌이킬 수 없는 강을 건넜고 결과는 시간이 말해주겠죠
    2
    동네주방장
    이건 결국 클럽들이 질꺼에요. 각국 정부랑 시민들이 가만두지 않을껍니다.
    연고개념이 사라지는 클럽운영은 사실상 불가능 합니다. 역사와 전통이 구단 운영에 큰 부분을 차지하는데 이게 흔들리면서 운영을 할수가 없어요.
    챔스만 건드렸으면 명분이 서는 대치도 가능했을텐데 리그도 버리는건 선넘었죠. 적어도 리그는 사수해서 정부와 서포터들을 납득시켰어야 이런 변화도 가능했을껍니다.
    켈로그김
    대충 슈퍼리그라는게 슈로대같은거고
    각 클럽은 로봇들이고
    선수, 팬들은 대충 파츠와 골드로 보면 비슷한가요(...)

    슈로대랑 다른 점은
    슈로대는 원작풀에 영향을 거의 안 주는 반면,
    이쪽 슈퍼리그는 원작풀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거...?
    1
    조지 포먼수정됨
    적절한 비유네요 ㅋㅋ 말씀하신 슈로대의 축소판의 선례로 레알의 갈락티코 정책이 있었는데 결과는 갈락티코1기,2기 둘 다 고평가 받았던걸 보면은 슈퍼리그는 언젠가는 출범할수밖에 없었네요. 솔직히 빅클럽 경기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사람들은 중소 규모의 팀들 관심도 없고 보지도 않아서 네이버에서 중계권 포기했었죠. 한마디로 생각보다 축구는 이제 돈이 안된다는게 중계권 포기에서 드러난거죠.또 다르게 보면은 중소 팀들은 빅클럽들에게 수혜를 받은거고 빅클럽들은 그 수혜를 나눠갖기 싫은게 슈퍼리그의 탄생의 본질 입니다
    슈퍼리그 작살남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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