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1/02/17 20:43:59
Name   Brown&Cony
Subject   회사 동료분과 티타임 후에 많은 반성을 하게 됐습니다.
앱개발자로 지낸지 10년 좀 넘는 기간을 보내왔는데요. 요즘 좀 많이 지쳐있던 찰나에 저보다 몇살 많으신 직원분과 티타임을 가졌습니다.

재직하는동안 꽤 여러 서비스를 개발하며 나름대로 열심히 해왔다고 생각하고, 그 사이에서 성취감도 얻어왔습니다.
그런데 작년쯤 부터 업무시간에 코드를 들여다보기 어려울정도로 관리 업무가 늘어나면서 '이게 번아웃인가?' 하는 생각이 들정도로 지쳐가고 있었습니다.
그동안은 일의 양과 상관없이 제가 일을 보고 달려들었던 느낌이라면, 이번엔 무수한 일들이 저를 덮쳐오는 느낌을 받았거든요.

아무튼 이렇게 힘들어하던 와중에, 평소 알고 지내던 직원분과 커피를 했습니다. (이하 A님 이라고 하겠습니다)
A님과의 자세한 대화내용을 기록할 수는 없지만, 이분의 열정만은 가히 대단하더군요.

- 도저히 각이 안보이는 서비스라고 말을 했지만, 나는 보였다. 그래서 달려들었다.
- 회사에서 돈까지 줘가면서 도전해보라고 하는데 안할수가 없잖느냐
- 그동안 회사 대표님이 보시던 서비스 stat에 비해선 매우 작은 수치겠지만, 분명히 가능성이 보이는 수치다.
- 윗분들이 확신이 없어하시는것 같으니 내가 생각하는 로드맵을 다 보여주고 설득하려고 한다. (실제로 설득에 성공하심)

뭐 여튼 이런 티타임이 끝난 뒤에 자리에 앉아서 일을 해야하는데,
그분이 자기 서비스를 설명하실때 보이든 그 눈빛, 말투가 계속 머릿속에 맴돌더라구요.

내 시간과 열정을 회사에서 주는 돈으로 단순히 교환만 해오는 삶을 산건 아닌지도 다시한번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회사에서 제가 개발한 제품들이 오로지 회사의 것만으로 남는것도 아니라는걸 다시한번 느끼기도 했구요.

그동안 제가 개발했던 기능중에 수많은 사람들에게 편의를 제공했던 것들이 많이 있었겠지만,
그건 그때 당시의 상황이 그 결과물을 내놓게 했던 것 같은 느낌입니다.
앞으로 좀더 다른 시각에서 회사에 뭔가를 남겨보고 싶습니다.
막연히 떠오르는건 많고 그중에 제가 여기에 재직할동안 뭘 남기게 될진 모르겠지만요.



12
  • 티타임 후 티타임 글은 춫천
  • 춫천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공지 티타임 게시판 이용 규정 2 Toby 15/06/19 31422 7
14950 스포츠[MLB] 김하성 시즌아웃 김치찌개 24/09/30 45 0
14949 게임[LOL] 9월 29일 일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9 122 0
14948 요리/음식팥양갱 만드는 이야기 10 나루 24/09/28 405 15
14947 게임[LOL] 9월 28일 토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20 0
14946 게임[LOL] 9월 27일 금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7 159 0
14945 일상/생각와이프한테 혼났습니다. 3 큐리스 24/09/26 734 0
14944 게임[LOL] 9월 26일 목요일 오늘의 일정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63 0
14943 게임[LOL] 9월 25일 수요일 오늘의 일정 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5 122 0
14942 일상/생각마무리를 통해 남기는 내 삶의 흔적 kaestro 24/09/25 556 2
14941 기타2002년에도 홍명보는 지금과 같았다? 4 Groot 24/09/24 671 1
14940 일상/생각 귤을 익혀 묵는 세가지 방법 11 발그레 아이네꼬 24/09/24 555 6
14939 일상/생각문득 리더십에 대해 드는 생각 13 JJA 24/09/24 623 1
14938 일상/생각딸내미가 그려준 가족툰(?) 입니다~~ 22 큐리스 24/09/24 588 14
14937 오프모임아지트 멤버 모집등의 건 26 김비버 24/09/23 1228 21
14936 문화/예술눈마새의 '다섯번째 선민종족'은 작중에 이미 등장했을지도 모른다. 6 당근매니아 24/09/22 579 0
14935 육아/가정패밀리카에 대한 생각의 흐름(1)-국산차 중심 28 방사능홍차 24/09/21 915 0
14934 도서/문학이영훈 『한국경제사 1,2』 서평 - 식근론과 뉴라이트 핵심 이영훈의 의의와 한계 6 카르스 24/09/19 832 15
14932 일상/생각와이프한테 충격적인 멘트를 들었네요 ㅎㅎ 9 큐리스 24/09/19 1414 5
14931 일상/생각추석 연휴를 마치며 쓰는 회고록 4 비사금 24/09/18 593 9
14930 방송/연예(불판) 넷플릭스 <흑백요리사> 감상 나누기 68 호빵맨 24/09/18 1312 0
14929 음악[팝송] 혼네 새 앨범 "OUCH" 김치찌개 24/09/18 190 1
14928 일상/생각급발진 무서워요 1 후니112 24/09/17 563 0
14927 일상/생각오늘은 다이어트를 1 후니112 24/09/16 358 0
14926 게임세키로의 메트로배니아적 해석 - 나인 솔즈 kaestro 24/09/15 308 2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