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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20/09/28 21:47:48 |
Name | 정중아 |
Subject | 빌려주지도 않고 떼인 돈 |
기아자동차 통상임금 판결, 워낙 유명하니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신 사건일겁니다. 간략하게 말해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할지 여부가 문제되는 것이고 통상임금에 반영된다면 그에 따라 수당에 미지급했던 금액이 생겨버리니 이건 근로자에게 이자까지 쳐서 지급해야 하는 문제가 생깁니다. 많은 자동차 업계 회사들이 본봉은 낮고, 상여금은 높은 구조를 택하고 있었기에 (야근 좀 많이하는 사무직은 상여금 뺀 본봉만으로 따지면 아마 최저시급일겁니다.) 이 상여금들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는 판결이 나오게 되면서, 각 회사는 노조와 협상하여 통상임금 일부 보전해줄테니 니네도 소송하지 마라는 협의를 하게 됩니다. 문제는 저같이 저 협상이 진행중에, 끝나기 전에 회사를 나온 사람들이죠. 협상이 끝나지 않았을때 퇴사했으니 통상임금을 보전받지는 못했지만, 마찬가지로 협상을 안했으니 소송걸 수 있는 상태이긴 합니다. 혼자서 소송을 걸수있는지는 둘째치고 말이죠.... 그 와중에, 저보다 1개월 빨리 퇴사했던 회계팀 직원은 대담하게도 회사에 전화해서 ‘소송 안걸테니 내놓으셈’을 시전하고, 실제로 통상임금 보전분을 받아갔다고 합니다. 저도 그렇게 해서라도 받아가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은데....인사팀 사람들이 전부다 저번직장에서 같은 조직 내에서 일했던 사람들이라 차마 전화를 못하는 상태입니다. 하다못해 급여 담당자라도 좀 바꿔주지 왜 나온지 1년째인데도 그대로인지 ㅠㅠ 임금청구권은 3년만 살아있기에, 하루가 지날 수록 당초 제 동기들이 받아갔던, 제게는 그림의 떡인 700만원이 조금씩 갉아지는 상태라고 봐야 합니다. 제 성향상 어차피 저 돈은 아예 받으려고 시도도 안하겠지만, 갑자기 떼인 돈이라는 생각이 드니 속이 쓰리긴 하네요. 언제쯤 잊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여기다 넋두리라도 하게 되네요.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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