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20/07/22 23:34:53
Name   김삼봉
Subject   2020년에 쓰는 맥북 (2017) 기본형 리뷰

때는 바야흐로 2015년 애플은 아주 기괴한 컨셉의 제품을 하나 내놓습니다.

바로 맥북입니다. 에어도 아니고 프로도 아닌 요상한 물건이었죠.

바로 인텔에서 모바일 프로세서를 출시하면서 혜성같이 등장인 팬리스 맥북입니다.

당시 맥북에 맞춰 삼성, 아수스 등 다양한 브랜드에서 팬리스 노트북을 내놓았고

평가는 다 비슷했습니다.


와! 이거 가볍고 소음 없어서 좋은데 성능이 개구려



이런 평가에 힘입어 대다수의 브랜드에서는 바로 내년부터 해당 라인들을 정리 해버립니다.

결국 다음 해에도 팬리스 노트북을 내는 곳이라곤 마이크로소프트와 애플 뿐이었죠. (일부 중국제조사 제외)

아마 이런 미친 돈삐삐 제품을 팔 수 있는 곳은 두 곳 밖에 없었나 봅니다.


하지만 이런 기기라도 지지하는 사람들은 있었습니다. 바로 정말 가볍고 아주 가벼운 작업만 하며, 무거운 노트북이라면 비선호를 넘어 극혐을 하는 부류죠
네 접니다.

당시 저는 삼성의 노트북9(2015)와 맥북을 보며 군침을 흘렸습니다. 항상 매장을 가면 만져보는 제품이기도 했죠.
하지만 가난한 대학생이던 저는 이런 미친 돈삐삐를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네 이 맥북은 무려 160만원정도였거든요. 이돈프였습니다.
물론 프로 살 돈도 없었습니다.

다행히도 애플은 이런 미친 짓을 17년도까진 했습니다. 하지만 물론 저는 17년도에도 돈이 없었죠. 그때도 백수였고 이 맥북 가격도 미쳤었거든요.


그리고 바야흐로 3년후 돈은 벌지만 머리는 그대로인 제가 드디어.... 이 맥북을 샀습니다. 이 이쁘기만 한 물건을요.

아무튼 맥북을 샀다는 이야기입니다.



1. 외관

실버, 골드, 스페이스그레이, 로즈골드 당시 시대를(?) 보여주는 색상표를 보여주는 이 모델은 당시 많은 남성들을 현혹시켰던 그 분홍색의 로즈골드가 단연 얼굴 마담입니다.
네 물론 저도 로즈골드를 골랐습니다. 진정한 남성이라면 핑크죠.

아무튼 기존 맥북과 비슷한 기조를 보여주는 디자인은 요 맥북에 와서 정점을 이뤘습니다. 3.5 이어폰 잭과 충전 및 각종 외부기기를 담당하는 당시 지원하는 기기도 별로 없었던 USB-C 단자가 하나 밖에 없는 깔끔함,
거지같은 버터플라이 키보드로 아주 얇고 오밀조밀하게 만든 하판, 불빛 나던 사과마크를 포기해서 까지 만들어낸 얇디 얇은 상판
정말 예술작품처럼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입니다. 그 어떤 기기보다 카페에서 자랑스럽게 펼쳐 놓을 수 있는 스타벅스 입장권입니다.

외관은 정말 흠잡을 곳이 없습니다. 이게 바로 힘의 차이입니다(?)
외관은 당연히 합격입니다.


2. 사용성

920g의 (당시)미친 무게, 팬리스 디자인으로 이륙하는 소리가 들리는 다른 노트북과는 차원을 달리하는 정숙성...(당시) 꽤나 오래가는 배터리까지...넷북이 진화하면 이런 성능인걸까요? 물론 넷북 가격의 5배

아무튼 저 1번의 유려한 디자인 덕분에 이 노트북의 확장성은 제로 입니다. 디스플레이를 쓰고 싶다고요? 젠더를 사세요. 일반 A타입 USB를 쓰고 싶다고요? 젠더를 사세요. 두개 이상의 USB를 쓰고 싶다고요? 젠더를 사세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제 클라우드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뭐 이러한 확장성 말고도 이 노트북의 한계는 뚜렷합니다. 바로 성능 그 자체입니다.
프로세서가 2017년형에 와서는 꽤나 쓸만해졌다지만, 딱 그 정도입니다. 여기서 뭔가 더 복잡하고 더 무거운 짓을 하려고 하면 금방 컴퓨터보다 쓰는 내 자신이 더 지칩니다. 근데 왠걸 또 막상 쓰면 될건 다 됩니다. 하지만 딱 그정도입니다. 팬이 없다는 소리는 결국 쓰로틀링에 취약하다는거고 그 이야기는 결국 과부하가 걸리면 안된다는 이야기니까요.

문서작업과 엑셀 정도, 정말 아주 간단한 개발정도에 150만원 넘게 지불할 수 있다면 정말 매력적인 기계입니다. 더 다양한 작업을 할 수 있는 노트북들이 150만원 아래로 나오지만요!
하지만 전 중고로 샀잖아요? 충분히 낼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나비식 키보드도 빼먹을 수 없죠! 무려! 그 애플이 포기한 물건입니다. 얇은 두께를 만들어 냈지만 뻑뻑해지고 글씨가 두개씩 써질거라고 합니다. 21년까지 무료 수리까지 제공할 정도로 실패한 키보드입니다. 하지만 묘한 그 얇디 얇은 타건감을 즐기면 됩니다.

합격 드리겠습니다.(?)

3. 감성

맥북이요? 그거 감성으로 쓰는건 다들 아실겁니다. 아이패드는 이제와서는 정말 대체 불가능이라는 느낌이 들지만, 맥북은 사실 파이널 컷등의 맥북 전용 소프트가 아닌 이상 윈도우 노트북이라는 좋은 대체재가 있습니다. 특히 한국에서는 더 유용하죠. 그래서 파이널 컷 따위는 돌릴 생각도 못하는 이 맥북에서는 더 감성적입니다.

저는 항상 맥을 쓰는 제 모습을 선망해왔습니다. 얼마나 멋지나요. 스타벅스에서 탕약 맛이 나는 콜드-브루 커피 한잔과 함께 맥북으로 인터넷을 하고 있는 제 모습을 상상하자니 빨리 주말이 왔으면 좋겠습니다. 인기도 많아지겠죠?

네 감성은 당연히 합격입니다.


이렇게 세번의 합격으로 이 노트북의 점수는 만점 되겠습니다. 만점입니다 만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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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2020년에 와서는 이 맥북은 딱히 장점이 없어보입니다. 맥을 쓸 수 있다는 사소한 장점을 빼고는 삼성이나 엘지 노트북들이 더 가벼운 무게에 더 큰 화면, 훨씬좀 더 좋은 퍼포먼스를 내고 있죠
최근 나온 갤럭시북 s나 이온, 그램 등은 정말 가벼운 무게에 맥북 에어정도의 성능은 가볍게 내고 있습니다.

이제 곧 대세가 될거 같은 ARM CPU를 탑재한 노트북들은 더 가벼운 무게에 더 긴 배터리 시간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뭐 아직 x86 CPU의 범용성은 넘지 못하겠지만요.

이런저런 단점밖에 없는이 많은 물건이지만, 과거에 침만 흘리던 물건을 덜컥 산다는 것은 정말 행복한 일입니다. 
직장인 최고네요 최고.
이런 과거의 결핍을 채운다는 쾌감은 꽤나 누려볼만한 것인거 같습니다.
최근 들어 레트로 게임이니 레트로 장난감 같은게 유행하는 것도 이런 쾌감을 슬슬 시대가 즐기고 있는게 아닐까요?

아무튼 그렇습니다. 결론은 이상하지만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지금까지 행복합니다. 행복하면 그만이죠.

여러분들도 즐거운 소비 생활 즐기시길 바랍니다.



1


    Cascade
    예레기 보면서 언제 새거 살까 고민하고 있는 저로서는 역시 만점 드립니다
    김삼봉
    행복하면 예레기가 아닙니다. ㅎㅎㅎ
    이게 울트라북 열풍의 최정점 시기에서 나온 제품이라... 거기서 더 애플스럽게 칼질한 결과물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ㅎㅎ 그렇지 않고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제품이지요
    단종된 이유는, 판매량도 거시기했지만 무엇보다 에어 라인이랑 뭔가 포지션이 겹치게 되어버린 점이 컸죠. 2008년 처음 나온 맥북 에어 첫 모델을 생각해 보시면 컨셉이 놀라우리만큼 비슷합니다. 실제로 에어를 단종시킬 것인가 뉴맥북을 단종시킬 것인가 애플 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뉴맥북 라인을 없앴지만 에어에서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요... 더 보기
    이게 울트라북 열풍의 최정점 시기에서 나온 제품이라... 거기서 더 애플스럽게 칼질한 결과물이라고 보셔야 합니다 ㅎㅎ 그렇지 않고서는 도무지 이해가 안 되는 제품이지요
    단종된 이유는, 판매량도 거시기했지만 무엇보다 에어 라인이랑 뭔가 포지션이 겹치게 되어버린 점이 컸죠. 2008년 처음 나온 맥북 에어 첫 모델을 생각해 보시면 컨셉이 놀라우리만큼 비슷합니다. 실제로 에어를 단종시킬 것인가 뉴맥북을 단종시킬 것인가 애플 내에서도 고민이 많았다고 하더라구요. 결국 뉴맥북 라인을 없앴지만 에어에서 그 정신(?)을 계속 이어가고 있지요

    그리고 본문에 언급되지 않은 명확한 한계가 하나 있는데, 뉴맥북 라인업은 보드 자체의 고장률이 매우매우 높은 제품군입니다. 2015년형은 정말 개복치 그 자체라고 보시면 되고, 이후 모델들도 15년보단 덜하다지만 보드 문제가 잦읍니다. 최근 맥북들은 t2칩 때문에 수리 난이도가 그 이전과 차원이 다르게 올라가버렸지만 t2 도입 이전에도 뉴맥북은 오래 쓰면 에어나 프로 라인과 달리 저항 하나 ic 하나 나가버리는 사례가 유독 많이 보고됩니다. 원인은 보드 설계, 팬리스, 충전기 등등 여러 썰이 있긴 합니다. 어쨌든 컨텐츠 소비용이 아닌 생산성을 위해서 쓰신다면 백업은 필수입니다...
    김삼봉
    글은 이렇게 써놨지만 아주아주 만족하고 있습니다.

    사실 무거운 작업은 회사에서 하면 되는거고 이거로 할만한 생산성 작업이라곤 정말 간단한 사무 수준의 작업이니까요
    1.2키로도 무거워하는 저에겐 정말 축복같은 물건입니다.

    보드쪽 문제는 처음 듣는데 조심해야겠네요. 제겐 나름(?) 대체불가능한 물건인데 단종된게 너무 아쉬울 따름입니다.
    실은 저도 좋아하긴 합니다. 한 때 여러 대 보유했는데 17년도만 남기고는 다 처분했지요
    집에선 주로 맥북 프로를 씁니다만, 특히 해외 학회라던지 몇 박씩 해야 하는 장거리 출장 갈 때 주로 애용하고 있읍니다. 그럴 때는 13인치 프로의 무게도 부담되어서요
    암튼 이 녀석들이 어찌나 고장이 많은지 보드 레벨에서 맥 수리하는 사설업자들의 밥줄 중 하나이기도 합니다 ㅎ
    맥북은 맥 OS를 쓰기 위해서 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 터치패드도 있죠.
    아 팬리스도 좋고요.
    아 디자인도 좋고...
    풉키풉키
    하튼 최신 16인치 맥북 프로 보유자입니다
    사이바팡크
    저도 오래된 맥북 사용하고 있는데 윈도우와 굳이 비교하면 최적화때문에 5-6년 사용해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며칠전에 초기화를 한번 했더니 팔팔해졌네요 ㅎㅎ 오랫동안 사용하신분들은 https://thisiswhyimyoung.com/%eb%a7%a5%eb%b6%81-%ec%b4%88%ea%b8%b0%ed%99%94-%ed%8f%ac%eb%a7%b7/ 이거 보시고 포맷 한번 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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