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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Date | 20/04/21 17:24:16수정됨 |
| Name | ebling mis |
| Subject | 자아를 형성해준 말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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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엔 많은 명언(혹은 강렬한 구절)들이 있습니다.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 가치관을 추구할 때 이런 명언들의 힘을 종종 빌리곤 하며, 자신의 자아를 만드는데 이를 활용하기도 합니다. 시작이 반이다, 끝날 때까지 끝난게 아니다, 1. 배부르면 남겨라, 외할머니 여느 할머니들과 같이 항상 허용된 소화용량 이상을 섭취하는 준 폭식상태를 요구하셨던 친할머니와는 달리, 외할머니는 항상 배부르면 남기라는 말을 하셨었죠. 배부른데 계속 먹으면 미련한거란 말도 종종 섞어주셨던 기억이 납니다. 외할머니의 말씀들은 선천적으로 위장이 좋지 않았던 저의 안식처같은 말이었고, 싹싹 긁어먹지 않으면 아프리카에서 밥을 굶는 아이들을 괴롭히는 거라는 학교 선생님의 가르침에 반항적 사고를 하(지만 입밖으론 꺼내지 못하)던 저를 응원하는 말이었습니다. 왜냐면 당시의 저는 이미 원산지를 떠나 제 입으로 들어가기 직전까지 가공된 식품들은 제가 남기든 말든 음식쓰레기인지 아닌지의 여부일 뿐, 아프리카의 결식아동과는 아무 상관 없지 않냐는 반론을 항상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외할머니의 말을 따라, 전 배부르면 남기는 사람이 되었습니다. 물론, 이젠 대충 양을 알기 때문에 무지막지하게 남기는 일은 예상치 못한 수준으로 맛이 없는 한 거의 없지만요. 2. 틀리면 다 지우고 처음부터 하지 말고 틀린데를 찾아서 고쳐라, 구몬 선생님 초등학생과 중학생에게 명절 증후군이 있다면, 그건 아마 밀린 구몬 때문일겁니다. 요즘은 사람들에게 뛸 줄 모를것같이 침착하단 얘기를 많이 듣지만 어릴땐 성격이 엄청나게 급해서 걸어다닐 줄 몰라서 뛰는것 같이 살았었는데 이런 성격은 구몬수학을 할 때도 그대로 드러났습니다. 계산이 틀리면 일단 지우개로 빡빡 종이를 쳐 민 다음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곤 했죠. 어디가 틀렸는지를 알기 위해 필요한 계산 과정을 들여다보는 시간을 견디지 못 해서요. 이때 매주 집에 오시던 구몬 선생님은 제가 이런 브레이크 없는 행위를 할 때마다 손목을 잡아서 지우질 못 하게 했었습니다. 다 지우지 말고 틀린데부터 찾아서 고치라고 하면서요.
3. 아이디어는 자기가 구현 할수 있는 기술의 범위 안에서 나옵니다, 빵집 개발자 양병규 제 직업은 컴퓨터와 관련된 직업입니다. 꽤 어릴때부터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었고, 그때부터 컴퓨터와 관련된 직업을 가지고 싶단 생각을 했습니다. 적어도 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컴퓨터게임을 하는 것에 대한 관심과 큰 차이가 나지 않았던 또래들과는 달리,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단 생각은 전혀 해본 적이 없었고, 컴퓨터를 잘 하는 것과 컴퓨터게임을 잘 하는건 아주 다른거란 것도 충분히 인지했었습니다(물론 게임은 당연히 좋아했지만). 어릴 때의 생각이 바뀌지 않아 적어도 저는 사춘기의 큰 고민인 장래희망에 대한 혼란은 전혀라고 봐도 좋을 정도로 없었고, 그렇게 쭉 지금까지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유틸리티 프로그램들을 써보는게 제 컴퓨터 취미 중 하나였는데, 정말 잘 만든 소프트웨어란 느낌을 줬던 첫 번째 소프트웨어가 바로 빵집이었습니다. 특히, 우클릭시 컨텍스트 메뉴에 "알아서 풀기"라는 메뉴가 충격이었는데, 그당시엔 있는지도 몰랐던 UX란 개념에 대해, 소프트웨어가 좋은 사용자 경험을 주는 케이스가 있을 수 있단 걸 알게되었죠. 그래서 빵집이란 소프트웨어를 참 좋아했고, 빵집 홈페이지가 아직 존재하던 시절 종종 양병규님의 글을 보러 들어가곤 했는데 거기서 항상 보이던 글이 저 글이었습니다. 기술과 아이디어, 그 둘을 접목한 무언가에 대해 제가 항상 고려하는 관점입니다. 4. 보고 쳐라, 고등학교 친구 고등학교 시절, 점심시간에 밥을 먹고 친구와 함께 점심시간 끝날 때까지 베드민턴을 치던게 일상이었습니다. 전 베드민턴을 정말 못 쳤는데, 같이 치기 시작하고 가장 많이 하는 실수가 셔틀콕을 못 맞춰서 헛스윙하는 것이었죠. 하도 헛스윙을 하니 친구가 어느날 말하더군요. 보고 치라고... 원효대사 해골물같은 느낌이었습니다. 이후로 적어도 헛스윙으로 실수하는 일은 빠르게 줄었고, 보고 치라는 그 말은 베드민턴 뿐만 아니라 제가 무슨 일을 할 때 항상 되새기는 말이 되었습니다. 제 안에 침착함은 구몬 선생님이 태어나게 해 줬고, 제 안의 차분함은 이 친구가 태어나게 해준거라 생각합니다. 얘는 심지어 잘 생겼어요. 조만간 한번 연락해서 밥을 먹어야겠네요. 본지 몇 년은 된것같아요. 5. 원할 때마다 마실 수 있는 공기가 소중하게 여겨지지 않듯이, 원할 때마다 평판을 바꿀 능력이 있는 자는 평판에 신경 쓰지 않는 법이다, 폴라리스 랩소디 역시 고등학교 시절, 제 특활부는 판타지소설부였습니다. 근데 전 판타지소설을 별로 안 좋아했어요. 그냥 딴 짓 해도 가만놔둔다는 소문을 듣고 가입했을 뿐. 판타지소설(정확히는 양판소들)을 싫어했던 이유가 맞춤법이었는데, 책 읽는걸 꽤 좋아하던 저는 친구들이 읽던 판타지소설을 10페이지이상 읽지 못하게 되는 이유였습니다. 정말 이런 고등학생도 위화감을 느낄 정도로 기본적인 맞춤법 하나 제대로 못 지키는 인간도 작가를 하나... 하는 생각이 계속 들어서 도무지 책장을 못 넘겼던 것이지요. 그러다 우연히 본 드래곤 라자는 정말 신세계였습니다. 아니 판타지소설이 맞춤법도 맞는데 재미까지 있다니 이건 해리포터와 반지의 제왕 이후로 처음 느낀, 아니 한국 작가의 판타지소설에선 그야말로 처음 느낀 충격이었습니다. 이후로 이 과수원 투잡 작가의 작품들을 죄 모아서 읽기 시작했는데,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기억에 남았고, 저와 저를 둘러싼 삶에 대한 가치관을 세워준 문장이 저 문장이었습니다. 자기 스스로 납득하고 믿을 수 있다면 남의 시선은 중요하지 않다. 다른 사람들이 날 어떻게 운운해도 내 본질이 변하진 않으니까. 그래서 남의 시선에 대해 크게 신경 안 씁니다. 부작용은 오늘도 정말 나 자신을 믿을 수 있는지 항상 번민하는 것 정도? -------------------------------------------------- 이 다섯 구절들 말고도 돌아보면 여러 좋은 말들이 있었고, 그것들도 제 삶에 많이 기여한것 같지만 적어도 이 다섯가지 만큼은 아닌것 같습니다. 여러분들이 깊게 새기고 있는 말은 어떤 것들인가요? 번외. 꾸준함의 무서움을 체감시켜준, 고등학교 시절 다녔던 영어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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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을 떠나 서울에서 홀로 생활을 시작할 때 들었던 말이 평생 기억에 남는데요,
1. 아버지는 집 떠나는 아들에게 "네가 그... 혹시 그... 할 일이 생기면 꼭 ㅋㄷ을 써라." 그 말씀 잊지는 않았는데, 아들이 아버지 예상보다 연애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그 뒤로도 십 년 가까이 아버지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2. 첫 하숙집 화장실 낮은 곳에 '아침에 샤워 금지'라고 적혀 있었는데 미처 보지를 못해 입소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했고, 바깥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을 하는 제게 서른 네 살 맏형이 불처럼 화... 더 보기
1. 아버지는 집 떠나는 아들에게 "네가 그... 혹시 그... 할 일이 생기면 꼭 ㅋㄷ을 써라." 그 말씀 잊지는 않았는데, 아들이 아버지 예상보다 연애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그 뒤로도 십 년 가까이 아버지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2. 첫 하숙집 화장실 낮은 곳에 '아침에 샤워 금지'라고 적혀 있었는데 미처 보지를 못해 입소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했고, 바깥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을 하는 제게 서른 네 살 맏형이 불처럼 화... 더 보기
집을 떠나 서울에서 홀로 생활을 시작할 때 들었던 말이 평생 기억에 남는데요,
1. 아버지는 집 떠나는 아들에게 "네가 그... 혹시 그... 할 일이 생기면 꼭 ㅋㄷ을 써라." 그 말씀 잊지는 않았는데, 아들이 아버지 예상보다 연애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그 뒤로도 십 년 가까이 아버지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2. 첫 하숙집 화장실 낮은 곳에 '아침에 샤워 금지'라고 적혀 있었는데 미처 보지를 못해 입소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했고, 바깥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을 하는 제게 서른 네 살 맏형이 불처럼 화를 내며 "남자가(90년대 초반 정서 양해 구합니다.) 잘못했으면 사과하면 되지 뭔 변명부터 하냐!"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이더라고요. 그 뒤로는 실수나 잘못을 하면 일단 사과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1. 아버지는 집 떠나는 아들에게 "네가 그... 혹시 그... 할 일이 생기면 꼭 ㅋㄷ을 써라." 그 말씀 잊지는 않았는데, 아들이 아버지 예상보다 연애시장에서 인기가 없어 그 뒤로도 십 년 가까이 아버지 말씀을 실천할 기회가...;;
2. 첫 하숙집 화장실 낮은 곳에 '아침에 샤워 금지'라고 적혀 있었는데 미처 보지를 못해 입소 다음날 아침에 샤워를 했고, 바깥에서는 난리가 났습니다. 몰랐다는 변명을 하는 제게 서른 네 살 맏형이 불처럼 화를 내며 "남자가(90년대 초반 정서 양해 구합니다.) 잘못했으면 사과하면 되지 뭔 변명부터 하냐!"라고 하셨는데, 맞는 말이더라고요. 그 뒤로는 실수나 잘못을 하면 일단 사과부터 하게 되었습니다.
잘 읽었습니다 ㅎㅎ 좋은 글이에요!!
전 내 안의 문장들이 너무 많아요. 책에서 읽은 것, 주변에서 들은 것, 혼자 생각한 것 등등.
가끔 머리로 알고 있는 것들을 깨달을 때가 있어요.
그때가 되어 내 것이 되는 순간 느껴지는 맛이란 대단해요.
제게 최고의 쾌감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 맛이더라고요.
모르겠어요. 그래서 계속 문장을 생각하고 수집하는지도요.
전 내 안의 문장들이 너무 많아요. 책에서 읽은 것, 주변에서 들은 것, 혼자 생각한 것 등등.
가끔 머리로 알고 있는 것들을 깨달을 때가 있어요.
그때가 되어 내 것이 되는 순간 느껴지는 맛이란 대단해요.
제게 최고의 쾌감은 다른 무엇도 아닌 그 맛이더라고요.
모르겠어요. 그래서 계속 문장을 생각하고 수집하는지도요.
어린 시절에 담아놨던 문장들은 조금씩 새어나갔고, 최근 몇년 사이에 담은 문장은 3개가 있네요.
1.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feat 어머니
20대 초반에는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성격이었어요. 옳지 않은 거라 생각하면 냅다 들이박는?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이기도 했고요.그런 성격이 점점 둥글둥글 해지는 과정에는 이런저런 경험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영향도 커요.
어머니가 호랑이 같은 성격이세요. 선이 굵고, 마음이 크세요. 욕도 잘하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 후반에 여느 날처럼 투닥거리... 더 보기
1.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feat 어머니
20대 초반에는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성격이었어요. 옳지 않은 거라 생각하면 냅다 들이박는?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이기도 했고요.그런 성격이 점점 둥글둥글 해지는 과정에는 이런저런 경험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영향도 커요.
어머니가 호랑이 같은 성격이세요. 선이 굵고, 마음이 크세요. 욕도 잘하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 후반에 여느 날처럼 투닥거리... 더 보기
어린 시절에 담아놨던 문장들은 조금씩 새어나갔고, 최근 몇년 사이에 담은 문장은 3개가 있네요.
1.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feat 어머니
20대 초반에는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성격이었어요. 옳지 않은 거라 생각하면 냅다 들이박는?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이기도 했고요.그런 성격이 점점 둥글둥글 해지는 과정에는 이런저런 경험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영향도 커요.
어머니가 호랑이 같은 성격이세요. 선이 굵고, 마음이 크세요. 욕도 잘하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 후반에 여느 날처럼 투닥거리는데 어머니께서 냅다 그러시더라고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너도 그냥 그렇게 알아주고, 그렇게 말해주면 안 되냐"고요.
그 순간 뭔가가 탁하고 바뀌더라고요. 대화를 통한 정보 교류보다 감정 교류에 더 방점을 찍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표현이나 말도 '감정'에 더 주목해서 바라보고, 표면의 표현들은 가끔 거슬리더라도 별 신경 안 쓰게 되었고요. 헛소리도 잘 하게 되었고요 ㅎㅎㅎㅎ 덕분에 어머니께서 아주 마음에 들어하십니다.
2. "눈으로 생각하지 말고 발로 생각하라" feat 동네어르신
이 문장은 자아를 형성한 문장이 아니라, 자아를 바꾸고 나니 기억에 남는 문장이에요. 생각이 참 많았었어요. 10대 후반부터 그걸 깨보고 싶어서 냅다 들이박는 노력을 엄청나게 했어요. 10년 넘게 노력하니 추진력, 행동력, 결단력이 조금 늘어나더라고요. 물론 요새는 생각을 너무 안 해서 문제지만...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중 몇몇은 걱정이 많아요. 이 말을 해도 될까, 이 행동을 해도 될까. 가닿고자 하는 욕망이 있어도 발을 떼지 못해요. 걱정인형이라고 하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건 본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환경 속에서 좌절이 누적되면서 생긴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이기도 해요.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동네 어르신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뜸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눈으로 생각하면 걱정이 많지만, 막상 발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걱정은 줄어든다"고요. 간단한 문장이지만 제가 그 문장을 받아들일 때는 1) 불안과 공포는 미지와 기지의 차이임, 2) 언어적 사고작용의 끝없는 연쇄는 공황과 연관됨, 3) 장(champs) 내에 뛰어들지 않으면 게임의 규칙을 알 수 없음, 4) 최선에 집착하면 최악을 낳음, 5) 모두가 저마다의 우물을 안고 있음, 6)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feat 한 묘비명의 오역), 7) To Err Is Human; To Edit, Divine 등을 떠올려요.
이해/오해의 별자리 속에 똭 자리를 잡은 문장이지요. 아마 삶의 경험을 달리하고, 또 다른 마음의 자세를 취하다보면 별자리의 형태가 바뀌지 않을까 싶지만요.
3. "그 사람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을 뿐이에요" feat 상담선생님
인간관계로 한창 고민이 많을 때 상담을 길게 받았었어요. 이야기를 길게 듣고 난 후 상담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그러시더라고요. "그 사람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라고요. 그리고 그거는 잘잘못을 따질 영역이 아니라, 각자가 안고 온 것들이 부딪치는 거라고요.
흔히 인연생기(因緣生起)라 하잖아요.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인(因), 내가 아닌 것에서 비롯된 것이 연(緣)이고요. 인간관계에서 타인에 대한 제 행동과 해석은 제 역사가 반영되어 있고, 제 행동에 대한 타인의 해석과 행동에는 타인의 역사가 반영되어 있지요. 그 간극을 뛰어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로를 비난하지 말라고요.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니까요.
언제나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 마음을 가지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1.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feat 어머니
20대 초반에는 꼬장꼬장하고 깐깐한 성격이었어요. 옳지 않은 거라 생각하면 냅다 들이박는? 자구 하나하나에 얽매이기도 했고요.그런 성격이 점점 둥글둥글 해지는 과정에는 이런저런 경험이 영향을 끼치기도 했지만, 어머니의 영향도 커요.
어머니가 호랑이 같은 성격이세요. 선이 굵고, 마음이 크세요. 욕도 잘하시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대 후반에 여느 날처럼 투닥거리는데 어머니께서 냅다 그러시더라고요. "말이 그렇다는 거지 이 XX새야. 너도 그냥 그렇게 알아주고, 그렇게 말해주면 안 되냐"고요.
그 순간 뭔가가 탁하고 바뀌더라고요. 대화를 통한 정보 교류보다 감정 교류에 더 방점을 찍게 되었어요. 다른 사람들이 하는 표현이나 말도 '감정'에 더 주목해서 바라보고, 표면의 표현들은 가끔 거슬리더라도 별 신경 안 쓰게 되었고요. 헛소리도 잘 하게 되었고요 ㅎㅎㅎㅎ 덕분에 어머니께서 아주 마음에 들어하십니다.
2. "눈으로 생각하지 말고 발로 생각하라" feat 동네어르신
이 문장은 자아를 형성한 문장이 아니라, 자아를 바꾸고 나니 기억에 남는 문장이에요. 생각이 참 많았었어요. 10대 후반부터 그걸 깨보고 싶어서 냅다 들이박는 노력을 엄청나게 했어요. 10년 넘게 노력하니 추진력, 행동력, 결단력이 조금 늘어나더라고요. 물론 요새는 생각을 너무 안 해서 문제지만...
제가 아끼고 사랑하는 사람 중 몇몇은 걱정이 많아요. 이 말을 해도 될까, 이 행동을 해도 될까. 가닿고자 하는 욕망이 있어도 발을 떼지 못해요. 걱정인형이라고 하지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누구도 신경쓰지 않으니까요. 물론 그건 본인의 잘못이라기보다는, 환경 속에서 좌절이 누적되면서 생긴 어찌할 수 없는 마음이기도 해요. 가고 싶은 길을 갈 수 있도록 지지해주는 사람이 있었어야 했는데 말이에요.
동네 어르신과 그런 이야기를 나누는데 대뜸 이야기하시더라고요. "눈으로 생각하면 걱정이 많지만, 막상 발로 생각하기 시작하면 걱정은 줄어든다"고요. 간단한 문장이지만 제가 그 문장을 받아들일 때는 1) 불안과 공포는 미지와 기지의 차이임, 2) 언어적 사고작용의 끝없는 연쇄는 공황과 연관됨, 3) 장(champs) 내에 뛰어들지 않으면 게임의 규칙을 알 수 없음, 4) 최선에 집착하면 최악을 낳음, 5) 모두가 저마다의 우물을 안고 있음, 6) "우물쭈물 하다가 내 이럴 줄 알았지" (feat 한 묘비명의 오역), 7) To Err Is Human; To Edit, Divine 등을 떠올려요.
이해/오해의 별자리 속에 똭 자리를 잡은 문장이지요. 아마 삶의 경험을 달리하고, 또 다른 마음의 자세를 취하다보면 별자리의 형태가 바뀌지 않을까 싶지만요.
3. "그 사람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을 뿐이에요" feat 상담선생님
인간관계로 한창 고민이 많을 때 상담을 길게 받았었어요. 이야기를 길게 듣고 난 후 상담 선생님께서 웃으면서 그러시더라고요. "그 사람도 최선을 다해서 살고 있을 뿐"이라 생각하라고요. 그리고 그거는 잘잘못을 따질 영역이 아니라, 각자가 안고 온 것들이 부딪치는 거라고요.
흔히 인연생기(因緣生起)라 하잖아요. 나에게서 비롯된 것이 인(因), 내가 아닌 것에서 비롯된 것이 연(緣)이고요. 인간관계에서 타인에 대한 제 행동과 해석은 제 역사가 반영되어 있고, 제 행동에 대한 타인의 해석과 행동에는 타인의 역사가 반영되어 있지요. 그 간극을 뛰어넘지 못한다 하더라도 서로를 비난하지 말라고요.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최선을 다하니까요.
언제나 인간관계는 어렵지만, 그래도 이 마음을 가지면 조금 편해지더라고요.
엄마
1.돈싫어하는 사람없다
2.(용돈,세뱃돈 획득시)꼭 필요한데 써라
3.돈으로 하는일이 제일 쉬운일이다
4.죽도록 고생했어도 아프면 아무도 안알아준다
5.어려워도 더 어려운사람 돕고 살아라
아빠
1.남한테 해끼치지말고 살아라
2.꾸준한 놈은 못이긴다
1.돈싫어하는 사람없다
2.(용돈,세뱃돈 획득시)꼭 필요한데 써라
3.돈으로 하는일이 제일 쉬운일이다
4.죽도록 고생했어도 아프면 아무도 안알아준다
5.어려워도 더 어려운사람 돕고 살아라
아빠
1.남한테 해끼치지말고 살아라
2.꾸준한 놈은 못이긴다
"인생의 반고비에 해야 할 작업이 있는데, 여기저기 다른 모습으로 흩뿌려 놓은 자신들을 한 종류로 통합하는 일이다." - 이강룡 저, '번역자를 위한 우리말 공부' 중에서 -
'남보다 더 가지려고 발악하지 말고, 남보다 부족하다고 투정부리지 말아라.' 라고 어머니께서 하시고는 치킨 시킬땐 제 카드로 결제하셨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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