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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0/01/07 19:41:21
Name   손금불산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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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아르센 벵거는 축구의 NBA화를 경계한다


원 출처 : https://bleacherreport.com/articles/2869440-arsene-wenger-talks-danger-of-pressing-and-football-taking-the-nba-route
번역 출처 : https://www.fmkorea.com/2563970841 에펨코리아 Marushya



아르센 벵거, 압박으로 인해 NBA화 되어가는 축구의 위험성을 이야기하다.

아르센 벵거는 현대 축구의 압박에 대한 과도한 집착이 결국에는 이 스포츠를 NBA와 같이 만들 것이라고 걱정하고 있습니다.

전 아스날 감독이자 현 FIFA의 개발 책임자로 있는 벵거 전 감독은, 압박이 왜 그렇게 대중적인 전술이 되었는지에 대한 이야기를 했습니다. 벵거 감독은 릴의 감독 크리스토프 갈티어, 지난 2000년과 2001년 발렌시아를 두 번의 챔피언스 리그 결승으로 이끈 헥터 쿠퍼 감독과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갈티어, 쿠퍼, 랄프 랑니크, 그리고 생테티엔의 클로드 퓌엘 최고 책임자는 So Foot Magazine과의 인터뷰에서 압박의 중요함에 대해 이야기를 했지만 벵거 감독은 반대 의견을 표명했습니다. 벵거 감독은 “우리는 아주 점진적으로 매우 '운동화 된' 스포츠인 NBA가 지난 발자취를 따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인적으로 미국 농구는 저를 들뜨게 하는 것이 아닙니다. 당신은 3점 슛을 쏠 때 일대일 상황만을 맞이하게 됩니다. 오늘날, 농구와 같이 특정한 창의성을 지닌 선수들은 그들이 단지 운동에 적합한 몸을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이유만으로 경기에서 배제되곤 합니다. 제 생각에 현재 축구가 지닌 위험성은 선수들이 가능한 한 빠르게 공의 소유권을 확보하기 위해 미친 사람처럼 필드 이곳저곳을 뛰어다닐 뿐,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는 모른다는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균형을 유지해야 합니다.” 라고 말했습니다. 이러한 벵거의 지적은, 최근 유럽의 유수의 클럽들 사이에서 각광받는 '압박' 전술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하는 것입니다.

'압박'에 대한 인기는 "전환"과 같은 용어를 축구에서의 필수적인 요소로 만들었습니다. 특히 '압박'은 위르겐 클롭 감독이 리버풀을 프리미어리그 뿐만이 아니라 유럽 대륙에서 강팀으로 군림하게 만드는 데 혁혁한 공을 세운 요소입니다. 리버풀은 지난 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을 차지했으며, 현재 자국 프리미어리그에서도 1위를 달리고 있습니다.

리버풀의 이러한 발전에는 클롭 감독이 2015년에 안필드로 오기 전인 도르트문트 재임 시절부터 지녀왔던 압박 축구에 대한 접근 방식이 주효했습니다. 게겐프레싱으로 불리는 이 전술은 팀 전체가 높은 곳에 위치하고 끊임없는 전방 압박을 통한 수비를 하는 시스템입니다. 도르트문트 재임시절, 클롭 감독은 그의 방식을 "헤비메탈"이라고 묘사하면서 비교적으로 꾸준하게 높은 점유율을 추구하는 벵거 감독의 스타일을 "오케스트라"로 표현했습니다.

벵거 감독은 창의성을 지닌 선수들을 선호하는 것으로 잘 알려졌습니다. 그의 팀은 데니스 베르캄프, 세스크 파브레가스, 산티 카솔라와 메수트 외질과 같은 창의성을 지닌 플레이 메이커가 공격의 핵심이었습니다. 이와 대조적으로, 클롭 감독은 "이 세계의 그 어떤 플레이메이커도 역습 상황과 같은 좋은 기회를 창출하지 못한다."고 얘기했습니다.

이러한 클롭 감독의 의견은 리버풀이 왜 그들의 "우아한 책사"로 불렸던 펠리페 쿠티뉴를 팔았는가에 대한 해답을 제시해줍니다. 비록 알렉스 옥슬레이드-체임벌린, 아담 랄라나, 제르당 샤키리와 같은 선수들이 비슷한 역할을 수행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클롭 감독의 선수구성에는 전통적인 플레이메이커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대신 클롭 감독은 이러한 창의성을 다른 포지션에서 찾고 있습니다. 특히, 풀백인 앤디 로버트슨과 트렌트 알렉산더-아놀드는 창의적인 공격 기회를 창출하는 선수로써 자리매김 하고 있습니다. 로버트슨과 알렉산더-아놀드가 악기의 현을 잡아당겨 연주를 하는 동안, 리버풀의 미드필더 선수들은 매우 견고하고, 부지런하게 활동합니다. 조던 헨더슨, 조르지뇨 베이날둠, 제임스 밀너, 파비뉴, 그리고 나비 케이타는 이런 엔진의 부하를 두 어깨로 견고히 받치고 있는 선수들입니다. 그들은 공장 노동자와 같이 투박하지만 사디오 마네, 피르미누, 모하메드 살라와 같이 활동적인 공격수들을 지원하기 위해 상대 선수들을 쫓고, 괴롭히는데 아주 이상적인 선수들입니다.

그러나 리버풀의 이러한 성공에도 불구하고, 벵거 감독의 '압박 전술이 경기의 예술적인 측면에 얼마 큰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한 궁금증은 틀린 것이 아닙니다. 사실, 리버풀의 성공은 단지 다른 클럽들로 하여금 클롭의 스타일을 더 광범위하게 따라하도록 할 뿐이었으니까요. 갈티어는 이 인터뷰에서 6년 전, 레알 마드리드의 뮌헨을 상대로 한 4번의 승리를 예로 들었습니다. 그가 이야기 했듯이, '압박'은 잠시 동안 가장 큰 수확을 거둬들였습니다.

그 경기들은 펩 과르디올라 감독이 당시 뮌헨의 지휘봉을 잡고 있었기 때문에 아주 흥미로운 예가 될 수 있습니다. 현 맨체스터 시티 감독인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벵거가 누누이 얘기해 오던 압박과 볼 소유 사이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을 잡으려 했던 감독입니다. 과르디올라는 꾸준히 그의 선수들, 특히 다비드 실바와 케빈 더 브라위너와 같은 참을성 있는 패스마스터들에게 오프 더 볼 상황에서도 공을 소유하기 위한 움직임을 가져가도록 지시했고 이를 토대로 그가 원하던 '균형'을 잡을 수 있었습니다. 반대로 벵거 감독은 사미르 나스리, 안드레이 아르샤빈, 토마스 로시츠키와 같은 창의적인 선수들에게 이를 주입하려 했지만 실패하곤 했습니다.

과르디올라의 이러한 양방향 접근 방식은 지난 두 번의 리그 타이틀을 가져옴으로써 성공적이었음을 증명했습니다. 흥미롭게도 과르디올라를 보좌하던 전 코치인 미켈 아르테타는 현재 아스날의 감독으로 부임했습니다. 2011년부터 16년까지 벵거 감독의 지휘 아래 미드필더로서 활약한 아르테타는 '압박', '점유율 축구'로 대표되는 양측에 흥미로운 연구 사례를 제공했습니다.

아르테타 감독이 시도한 첫 번째 도전은 그가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은 외질과 자카라는,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무엇을 해야 할지 아는 이 두 명의 선수들로 하여금 볼을 소유하고 있지 않을 때에도 더 많음 움직임을 가져가도록 한 것이었습니다. 지금까지, 아르테타의 외질에 대한 이러한 요구는 외질이 2-0으로 승리한 지난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전 경기에서 훌륭한 공수전환을 보여줌으로써 증명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아르테타의 외질에 대한 실험은 초기부터 이른 결실을 맺고 있지만 한편으로, 외질과 같은 플레이메이커형 선수는 압박을 심하게 받는 상황에서 무용지물일 것이라는 우려를 낳고 있습니다.

지난 10월 ESPN FC의 라이언 오핸런은 정석적인 10번 롤을 지닌 외질과 같은 선수들이 현대 축구에서 어떻게 사라지게 되었는가에 대한 글을 남겼습니다. 이것은 벵거 감독이 그렇게 걱정하던 것이며, 파이널 써드 지역에서의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역할이 어떻게 바뀌었는 지를 고려할 때 근거가 충분한 이야기가 됐습니다.

스탯으로서의 골과 어시스트 기록은 더 이상 충분하지 않습니다. 푸엘의 설명처럼 스트라이커나 플레이메이커들이 상대의 패스를 차단하는 것은 매우 중요해졌습니다. "종전에, 우리는 공격수들에게 수비가담을 요구하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것은 자연스러운 본능을 거부한 것이었죠. 그리고 지금, 이것은 완전히 다른 이야기가 됐습니다. 오늘날 공격지역에서의 압박 없이, 전통적인 9번 공격수는 존재할 수 없습니다. 공격수라 할지라도 압박은 당연한 일이 됐습니다." 공격수들은 이제 화려한 발재간을 통해 경기에 활력을 불어 일으키는 것 이상으로 수비가담을 해야 합니다.

벵거 감독의 '예술로서의 축구'에 대한 추구 또한 충분히 가치 있는 것이며 포기해서는 안될 가치 중의 하나 입니다. 개개인의 창의적인 재능은 그 어떠한 팬이라도 바라 마지 않을 "스포츠를 예술의 경지로 끌어올리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축구는 궁극적으로는 팀 스포츠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압박은 선수들로 하여금 더 많은 노력을 가하도록 촉구하여 벵거가 생각하는 것 그 이상으로 축구에 있어서 더 장기적인 이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https://sports.news.naver.com/news.nhn?oid=065&aid=0000194981

한편 이와 별개로 최근 NBA에서도 비슷한 맥락의 목소리가 언론을 탄 적이 있습니다. 다음은 그렉 포포비치가 인터뷰에서 한 발언.

"대부분의 팀들이 그저 다른 팀을 따라하기에 급급하다. 전술과 관련해 아무도 혁신적이고 참신한 아이디어를 갖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 돌파 후 킥-아웃에 이은 3점 패턴만 주구장창 하는데, 이런 농구는 정말로 지루하다."



왠지 벵거니까 할 수 있는 말이기도 하고, 정말 그다운 시선이라고 느껴지기도 하네요. 스포츠를 막론하고 공간과 활동량을 강조하는게 요즘 트렌드이긴 합니다. 이제는 NBA도 높이가 최고의 가치라고 보기는 힘들어졌고요. 물론 축구는 농구에 비하면 운동능력보다 테크닉이 더 강조되는 편이긴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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