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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 19/12/10 13:40:54 |
Name | 무더니 |
Subject | 먼지 쌓인 단어 |
추워진 겨울이면 한 몸이나 마찬가지인 목도리를 아무생각없이 하고 나왔다. 이내 덥다고 느껴 자연스럽게 카톡에 적었다. 오늘은 날씨가 꽤 푹하네. 그러자 상대방이 물었다. 푹하네가 뭐에요? 음 잘 안쓰는 어휘였나 이거? 네이버에서 푹하다를 찾아 상대방에게 보내주고 나니 눈에 띄는건 푹하다라는 잘 안쓰는 단어를 누군가에게 들은 후 꽂혀서 하루에 10번씩은 쓴다는 블로그 글이었다. 가끔씩 그렇게 꽂히는 단어들이 있다. 책에서 또는 누군가의 입에서 나온 이들이 내 마음속 사전 저편에 묻혀있다가 먼지를 툭툭 털어낸다. 한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는 잔망스럽다라는 말을 자주했다. 그런데 참 이번 계집애는 어린 것이 참 잔망스럽지 않아. 어릴때 좋아하던 소설인 소나기 속에서나 있던, 문자로만 존재하던 단어가 누군가의 음성으로 전해지는건 꽤나 생소하기에 울림이 있었다. 이후론 나도 가냘프고 약해보이는걸 볼때면 잔망스럽다를 뱉었다.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지뭐야 그 잔망스럽던 친구는 요새 뭐하고 지내나 연말을 핑계로 연락이나 해볼까싶다. Ps. 근데 이렇게 꼭 꽂히곤 했던 단어들은 그 울림이 예쁜 순우리말이 많았다. '시나브로' 시간이 지나 한 해를 '갈무리'해야할 때가 왔는데 '꽃바람'이 빨리 오기를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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