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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12/02 00:14:02
Name   염깨비
Subject   내가 이러려고 결혼하나 자괴감이 들어..
어느덧 결혼 앞둔 예랑이가 되어있네요.
결혼준비하며 많이들 다툰다지만, 멘탈 나가는 일이 좀 있네요.

제가 남편이지만 사회생활을 늦게한터라 아내에 비해 좀 적게 벌고있습니다.
그래도 다행이 서로 결혼을 위해 모아둔 돈은 크게 차이 안납니다.


집을 사려고 뺀질나게 서로 돌아다니고 드디어 괜찮은 집이 나와서 계약날만 기다리고 있네요.
근데 갑자기 아내가 뭐하나 물어봐도 괜찮냐고 카톡이 오네요.

'우리 부모님이 그러는데 대출금 많이 갚게되는 사람 명의로 집을 사야되는거 아니냐고 묻는데 어떻게 생각해?'

라고 하네요.



아니 나참 자존심 상해서... 제 직업이 얼마나 돈을 못버는 것 처럼 보이고, 한심해 보이면 이렇게 집 명의가지고 월급 더 버는 사람 명의로 해야하지 않느냐는 이야기를 듣고 앉았고...
그거를 알아서 쳐내지 않고 저한테 물어보는 아내될 사람도 어이가 없고...




처음 처가댁 부모님 만났을 때 아들처럼 생각해 주시고, 잘못한다 생각하면 많이 꿎짖어달라고 넉살좋게 이야기 했었는데 내참 실망하는일이 한두가지가 아니네요...


처음 월급 받을 때 170받고 시작하고, 진짜 아둥바둥 모아서 5년차에 1억 모았습니다.
주변에서는 진짜 월급 얼마 받지도 않는놈이 어떻게 이렇게 모았냐고 다들 칭찬해 주는데, 그래봐야 결혼할 상대방 집에서는 '월급 많이 못버는 거 같으니 집 명의는 딸 명의로 했으면 좋겠다' 라는 이야기를 들으니 억장이 무너집니다.


이 이야기를 저희 부모님이 들으시면 뭐라 생각하실 까요? 나 참....
어디가서 법도없이 살 사람이라고 참 착하고 성실하다는 이야기 듣고 살아왔는데, 처가댁 부모한테 이런 이야기를 들으니 정말 세상이 원망스럽습니다.

아내될 사람은 워낙 순수하고 눈치가 없다보니 이런 이야기를 그냥 그대로 전하고 있고...





저는 아내될 사람 집이 워낙 화목하고 좋기에 정말 잘 해드려야겠다는 마음 하나만 가득했는데, 진짜 찾아뵙기도 싫고 꼴도보기 싫어지네요...

괜한 넋두리 올려서 죄송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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