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 게시판입니다.
Date | 15/10/23 22:01:11 |
Name | kpark |
Subject | 커브 |
1. 밖에서 핸드폰으로 생각나는대로 쓰는 글입니다. 그래서 수치 같은거 구체적인 제시도 없고, 틀린 내용 있을 수도 있고... 2. 영어로 curve ball입니다. 우린 거기서 '볼' 한 글자 떼서 부릅니다. 왠지는 저도 몰라요. 이름 그대로 곡선 궤적을 그리는 공입니다. 3. 오른손 투수 기준으로 설명할게요. 보통 12-6 커브, 2-8 커브 이런 식으로 묘사를 합니다. 12시에서 6시 방향으로, 2시 방향에서 8시 방향으로 휘는 궤적을 그린다는 뜻입니다. 4. 변화구 중에는 가장 큰 궤적을 그리는 편에 속합니다. 타석에서 직접 보면 심한 경우는 머리에서 무릎으로 떨어지는 것 같은 착각을 줘요. 전 죽어도 못칩니다... 경력도 일천하지만 -.-;; 5. 처음엔 직구는 알겠는데 슬라이더는 뭐고 커브는 뭐지? 이랬어요. 직구>슬라이더>커브 순으로 빠르고, 커브>슬라이더>직구 순으로 휩니다. 커브가 형이에요(먼저 발명?발견?됨). 슬라이더는 그래서 직구와 커브의 중간이라고 불립니다. 6. 마구마구 게임이나 그 게임의 레퍼런스-_-로 보이는 실황파워풀프로야구...에서는 슬라이더는 9시->3시방향, 커브는 2시->8시 방향으로 묘사됩니다(오른손 투수 기준). 이걸 보고 구속 정보까지 조합해서 경기를 보니 대충 구분이 가더라는... 7. 우리나라 투수들 기준으로 하면... 직구 구속이 시속 140~145km 정도면 슬라이더는 125~135, 커브는 115~125 정도가 평균인 것 같습니다. 근데 미국 놈들은 워낙 괴수라 130 넘는 커브가 수두룩합니다... 8. 최초의 변화구는 커브로 알려졌습니다. 물수제비 던지다가 깨달았대나 뭐래나... 기억이 정확하지 않네요. 기록도 믿을 수 있는지 모르겠고.. 암튼 그렇습니다. 9. 슬라이더가 나온 이후 유행에서 밀릴듯 말듯 하지만, 역시 야구를 가르칠 때 가장 먼저 가르치는 변화구는 커브입니다. 왜냐면 가르치기 제일 쉽거든요. 던지기도 쉬운지는 모르겠습니다. 아 그리고 슬라이더에 비해 던질 때 팔꿈치에 부하가 덜 걸린다는 얘기가 많습니다. 10. 변종으로 '너클 커브'가 있습니다. 공 쥐는 법(그립)은 검색해보시면... 검지 손톱으로 공을 찍듯이 잡습니다. 왜 너클인지는 저도 잘 -.-;; 봉중근 윤석민 안영명 해커... 그리고 AJ 버넷 등등이 애용합니다. 버넷 옹은 이제 과거형 11. "OOO 커브요? ...제가 본 커브 중에 최고였어요." 전 여기 들어가는 이름이 김진우...입니다. 남들은 직구처럼 가다가 쑤욱~하고 떨어지는데 김진우 커브는 손을 떠나는 순간부터 '콰콰콰콰콰'하면서 미칠듯한 곡선을 그리던... 방망이 한참 밑에 공이 떨어지는데 이게 예술이구나 싶었습니다. 12. 가끔 커브랑 슬라이더랑 헷갈릴 때가 있습니다. 커브가 너무 빠를 때요. K-로드라는 별명을 가진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는 계속 커브를 던졌는데, 슬라이더만큼 빨라서;; 다들 슬라이더라고... 그랬는데 본인이 '이거 커브인데?' 그랬죠. 13. 결론은 그냥 던지는 사람 맘이에요. 슬라이더처럼 빠른데 던지는 사람이 커브그립으로 잡고 커브처럼 던졌으면 커브인거고... 그렇다고 커브랍시고 던지지만 아리랑볼이 되는 우리의 배나구가 커브가 되는 건;; 아닙니다? 14. 커브는 직구와 다르게 탑스핀이 걸립니다. 회전할때 공 윗면의 진행 방향이 투수->타자 쪽으로 걸리는... 근데 이게 타자 입장에서 보면 완벽하게 백스핀이 됩니다. 그래서 배트 중심에 제대로 맞으면, 백스핀이 평소의 배로 걸리고... 그러면 아직까지 날아가고 있는 홈런이 되는 겁니다 ;) 15. 때문에 커브는 정확한, 정확한 제구가 생명입니다. 어설프게 한가운데로 들어갔다간... 프로 수준의 선수들에겐 '어익후 내 고과가 여깄네'가 되는거죠. 어느 공이 안 그렇겠습니까만... 16. 와 이거 왜 이렇게 길어졌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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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브는 보통 느린데 그 무브먼트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빠른 경우에 하드 커브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근데 엄청 옛날 얘기고 지금은 그런 커브 유저가 흔해져서 오히려 무브먼트가 좋으면 하드 커브라고 부르는 경향도 있고 어느 쪽이건 자주 보이는 말은 아니게 됐죠.
커브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변화구입니다. 실제로 개발이 가장 빨랐는가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한 컷 패스트볼이 사실 예전에 포심그립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구사되었다는 주장도 있고... 뭐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가장 먼저 변화구라... 더 보기
커브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변화구입니다. 실제로 개발이 가장 빨랐는가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한 컷 패스트볼이 사실 예전에 포심그립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구사되었다는 주장도 있고... 뭐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가장 먼저 변화구라... 더 보기
커브는 보통 느린데 그 무브먼트를 어느 정도 유지하면서 빠른 경우에 하드 커브라고 부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근데 엄청 옛날 얘기고 지금은 그런 커브 유저가 흔해져서 오히려 무브먼트가 좋으면 하드 커브라고 부르는 경향도 있고 어느 쪽이건 자주 보이는 말은 아니게 됐죠.
커브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변화구입니다. 실제로 개발이 가장 빨랐는가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한 컷 패스트볼이 사실 예전에 포심그립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구사되었다는 주장도 있고... 뭐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가장 먼저 변화구라는 개념을 등장시킨 건 커브가 맞습니다.
커브를 제일 먼저 가르치는 건 패스트볼이 애매하면 변화구를 던져도 티가 잘 안 나는데, 커브는 티가 잘 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최대 구속 110 정도 간당간당하게 나오는 투수가 투심이나 커터나 슬라이더 연습해봐야 그냥 아리랑볼처럼만 보이거든요. 반면에 커브는 구속이 확 줄면서 무브먼트가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혼자 트레이닝 하면서도 감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그립 자체도 리틀야구 스타일의 커브 그립은 손이 좀 작아도 잡기가 용이합니다. 대신에 팔의 궤적과 손 모양이 잘 보이니까 소위 말하는 디셉션이 잘 안되고, 그래서 변화구의 원점이자 정점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워낙 많이들 쓰고 타자들이 잦은 경험으로 인해 워낙 내성들이 좋으니까 이걸 프로 수준에서 써먹을만큼 다듬으려면 피나는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연습해놨더니 포수가 못 잡는 슬픈 일도 피해야 하고...
너클 커브는 그립을 앞에서 보면 주먹쥐고 휘두르는 모양이라서 그렇습니다. 보통 커브는 손가락이 한 두 개 없는 느낌으로 던져야 오히려 구사가 쉬운데, 그러다보니 리틀야구 스타일의 그립은 손가락을 펴버리고, 너클커브는 반대로 쥐어서 궤도에 영향을 덜 주는 것이죠. 목적은 비슷한데 답안이 다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퍼포먼스도 달라지고 그러다보니 좀 독립적인 구종이 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뭐 제구는... 안 그런 공이 어디있겠습니까만, 커브 자체의 제구가 예선이라면 본선은 패스트볼의 제구와 질입니다(..) 고전적인 투피치 파워 피쳐가 패스트볼-커브볼의 이지선다로 승부를 보는데, 이 때 기본적인 레파토리가 안쪽 높은 곳에 맞으면 죽을 것 같은 패스트볼을 던져서 기선제압해놓고 가장 많이 떨어지고 가장 오프스피드 효과가 좋은 커브를 던져서 배팅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죠. 그래서 패스트볼이 애매하면 그냥 타자들이 커브는 안 쳐버리고 패스트볼만 때려버리게 됩니다. 반면에 이제 간혹, 시대에 한 두 명씩 커브마스터들이 나옵니다. 애매한 패스트볼과 미친 커브의 조합이 있는데... 이런 투수들은 치명적인 부상이 없는데 성적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시간되면 한 번 명단 뽑아서 쭉 볼까 생각 중인데, 저런 뛰어난 커브의 조절로 레파토리를 구성하는 선수들은 피칭 자체를 감각적으로 구성하는 경향이 강하고(이건 커브라는 변화구의 특성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파훼법이 나오고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약점을 극복할만한 뚜렷한 개선책을 제시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커브는 공식적으로 기록된 최초의 변화구입니다. 실제로 개발이 가장 빨랐는가는 좀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특히 최근 유행한 컷 패스트볼이 사실 예전에 포심그립의 지위가 확고하지 않았던 시절에도 구사되었다는 주장도 있고... 뭐 아무튼 공식적으로는 가장 먼저 변화구라는 개념을 등장시킨 건 커브가 맞습니다.
커브를 제일 먼저 가르치는 건 패스트볼이 애매하면 변화구를 던져도 티가 잘 안 나는데, 커브는 티가 잘 나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최대 구속 110 정도 간당간당하게 나오는 투수가 투심이나 커터나 슬라이더 연습해봐야 그냥 아리랑볼처럼만 보이거든요. 반면에 커브는 구속이 확 줄면서 무브먼트가 눈에 잘 보이기 때문에 혼자 트레이닝 하면서도 감을 잡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고, 그립 자체도 리틀야구 스타일의 커브 그립은 손이 좀 작아도 잡기가 용이합니다. 대신에 팔의 궤적과 손 모양이 잘 보이니까 소위 말하는 디셉션이 잘 안되고, 그래서 변화구의 원점이자 정점이라고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워낙 많이들 쓰고 타자들이 잦은 경험으로 인해 워낙 내성들이 좋으니까 이걸 프로 수준에서 써먹을만큼 다듬으려면 피나는 노력과 재능이 필요하거든요. 그리고 그렇게 연습해놨더니 포수가 못 잡는 슬픈 일도 피해야 하고...
너클 커브는 그립을 앞에서 보면 주먹쥐고 휘두르는 모양이라서 그렇습니다. 보통 커브는 손가락이 한 두 개 없는 느낌으로 던져야 오히려 구사가 쉬운데, 그러다보니 리틀야구 스타일의 그립은 손가락을 펴버리고, 너클커브는 반대로 쥐어서 궤도에 영향을 덜 주는 것이죠. 목적은 비슷한데 답안이 다르고 그러다보니 자연스레 퍼포먼스도 달라지고 그러다보니 좀 독립적인 구종이 되고 그렇습니다.
그리고 뭐 제구는... 안 그런 공이 어디있겠습니까만, 커브 자체의 제구가 예선이라면 본선은 패스트볼의 제구와 질입니다(..) 고전적인 투피치 파워 피쳐가 패스트볼-커브볼의 이지선다로 승부를 보는데, 이 때 기본적인 레파토리가 안쪽 높은 곳에 맞으면 죽을 것 같은 패스트볼을 던져서 기선제압해놓고 가장 많이 떨어지고 가장 오프스피드 효과가 좋은 커브를 던져서 배팅의 타이밍을 빼앗는 것이죠. 그래서 패스트볼이 애매하면 그냥 타자들이 커브는 안 쳐버리고 패스트볼만 때려버리게 됩니다. 반면에 이제 간혹, 시대에 한 두 명씩 커브마스터들이 나옵니다. 애매한 패스트볼과 미친 커브의 조합이 있는데... 이런 투수들은 치명적인 부상이 없는데 성적이 갑자기 뚝 떨어지는 경향이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나중에 시간되면 한 번 명단 뽑아서 쭉 볼까 생각 중인데, 저런 뛰어난 커브의 조절로 레파토리를 구성하는 선수들은 피칭 자체를 감각적으로 구성하는 경향이 강하고(이건 커브라는 변화구의 특성이기도 하고) 그렇기 때문에 파훼법이 나오고 자신감이 떨어지기 시작하면 그 약점을 극복할만한 뚜렷한 개선책을 제시하기 어려워서가 아닐까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있습니다.
보통 던지는 공, 패스트볼을 예로 들자면 공의 회전방향이 투수 기준에서 위->아래로 떨어지는 회전이 됩니다. 그러니까 당구로 치면 투수가 끌어치기(히키)를 한 것과 똑같죠. 반면에 커브는 공의 회전방향이 투수 기준에서 아래->위로 올라가는 회전이 됩니다. 당구로 치면 밀어치기(오시)를 한 것과 같습니다. 그래서 타자가 정확히 맞추고, 반발력을 상쇄할만큼의 충분한 힘을 배트에 전달한다면 결과적으로 벽이나 쿠션에 맞춘 것과 똑같은 효과가 나타나고 회전력만큼의 반발력이 비거리로 이어지게 됩니다.
... 라는게 이제 이론적 설명입니다만, 실제로는 인간이 던지는 수준에서의 스핀 정도로는 저런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커브 잘 맞으면 비거리가 잘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공이 느리고 운동에너지의 소실이 빨라서 때리는 시점에 반발력이 적기 때문입니다.
... 라는게 이제 이론적 설명입니다만, 실제로는 인간이 던지는 수준에서의 스핀 정도로는 저런 효과가 나타나기 어렵습니다. 오히려 커브 잘 맞으면 비거리가 잘 나오는 가장 큰 이유는 공이 느리고 운동에너지의 소실이 빨라서 때리는 시점에 반발력이 적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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