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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을 다닐 적에 아싸란 무리에 어울리지 않는 학생을 뜻했다. 그 당시엔 친구들과 어울리고 집단적 정체성을 느끼는 일이 평범한 일이었다. 특별하지 않은, 일반적으로 무리에 녹아들어 적절히 사교생활을 누리는 학생들을 인싸라고 따로 부를 이유가 없었다. 그게 보통이었기 때문이다.

인싸의 기원이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적어도 더 이상 인싸가 하나의 표준이 아니게 되었음은 확실하다. 어떤 집단을 하나의 기호로 호명할 때에는 유별나기 때문이다. 인싸가 하나의 기호가 되었다는 것은, 과거에는 평범했던 일들이 이제는 특별한 일이 되었다는 셈이다.

최근 한 대학 커뮤니티에서 소위 ‘인싸’들이 ‘아싸’의 정체성을 패션처럼 두르고 다닌다며 자신의 박탈감과 속상함을 드러낸 글이 화제가 되었다. 해당 글의 ‘빼앗긴 아싸’라는 표현이 인터넷을 통해 널리 퍼져나갔다. 이상하다고 생각했다. 왜 ‘아싸’라는 표현을 빼앗겼다고 쓴 걸까. 왜 ‘인싸’는 굳이 스스로를 ‘아싸’라고 이야기 하는 것일까. 적어도 아싸는 욕심을 낼 만큼 긍정적인 맥락의 표현은 아니었음에도, 많은 청년들이 이제 스스로 자신을 아싸라고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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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청년들이 말하는 ‘아싸’는 과거와 다른 것 같다. 과거의 ‘아싸’란 은따나 왕따와 같은 맥락이 포함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고립된 사람을 뜻했다. 지금은 이러한 맥락에 더해 사회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한 이들을 통틀어 지칭한다. 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 취미활동 대신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는 것 대신 학자금,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사람들. 그래서 아싸란, 선택할 여유가 없었던 자조적인 젊음의 한탄이다.

그렇다면 인싸는 왜 스스로를 아싸라고 말할까? 이 구별은 상... 더 보기
현재 청년들이 말하는 ‘아싸’는 과거와 다른 것 같다. 과거의 ‘아싸’란 은따나 왕따와 같은 맥락이 포함된, 자발적이든 비자발적이든 고립된 사람을 뜻했다. 지금은 이러한 맥락에 더해 사회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들을 포기한 이들을 통틀어 지칭한다. 친구를 만나고 연애를 할 여유가 없는 사람들. 취미활동 대신 취업준비를 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것에 돈을 쓰는 것 대신 학자금, 생활비를 충당해야 하는 사람들. 그래서 아싸란, 선택할 여유가 없었던 자조적인 젊음의 한탄이다.

그렇다면 인싸는 왜 스스로를 아싸라고 말할까? 이 구별은 상대적이기 때문이다. 인싸들 역시 아싸들이 느끼는 박탈감을 공유한다. 아싸보다는 덜 하지만 그들 역시 험난한 동시대를 살아가며 더 여유 있는 누군가에게 박탈감을 느끼고 뭔가를 포기하기 때문이다. 타인의 큰 고통보다 나의 작은 생채기가 아프듯이, 그들에게 있어서도 아싸란 표현에 섞인 자조가 맞닿는 부분이 있는 것이다.

이런 표현은 다시 아싸 안의 찐따, 인싸 안의 핵인싸처럼 새로운 용어로 사람들을 더욱 촘촘히 가른다. 마치 과거에 계급으로 사람을 구별 짓듯 정체성을 만드는 것이다. 이는 끊임없이 서로를 비교한다는 것이고, 비교는 필연적으로 더 많은 박탈감을 불러일으킨다. 안타까운 것은 정작 집단적 정체성으로 스스로를 규정하는 것이 필요 없는, 소수의 여유 있고 풍요로운 청년들은 이런 문제를 느낄 일 조차 없다는 것이다. 이 호명으로 서로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것은 결국 무언가를 포기해야 했던 청년들이다.
불황과 좁아진 취업문, 더욱 격렬해진 경쟁, 무너진 성비,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같은 일들은 청년들의 삶을 옥죄고 압박한다. 비단 대학생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가뜩이나 밀접하게 엮여있는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은 SNS와 미디어를 통해 늘 이상적이고 부러운, 전시된 삶의 모습들을 바라본다. 소위 스웩과 플렉스를 외치는 이들의 행복한 모습 앞에서 삶이 외롭고, 힘들어지는 순간을 일상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희망이 모자란 청년들은 더 많이 포기한다. 자조 섞인 아싸라는 표현을 빼앗는 인싸와, 그 인싸마저 스스로를 아싸로 규정... 더 보기
불황과 좁아진 취업문, 더욱 격렬해진 경쟁, 무너진 성비, 양극화 현상의 심화와 같은 일들은 청년들의 삶을 옥죄고 압박한다. 비단 대학생만 느끼는 것이 아니다. 가뜩이나 밀접하게 엮여있는 한국사회에서, 청년들은 SNS와 미디어를 통해 늘 이상적이고 부러운, 전시된 삶의 모습들을 바라본다. 소위 스웩과 플렉스를 외치는 이들의 행복한 모습 앞에서 삶이 외롭고, 힘들어지는 순간을 일상적으로 맞이해야 하는 것이다.

희망이 모자란 청년들은 더 많이 포기한다. 자조 섞인 아싸라는 표현을 빼앗는 인싸와, 그 인싸마저 스스로를 아싸로 규정하고자 하는 모습은 그래서 비극적이고 슬픈 일이다. 늘 주변과 자신을 비교해야 하고, 끊임없이 더 나은 모습을 위해 몸과 마음을 혹사시키는 젊은이들의 가혹한 삶은 아름다운만큼 고통스럽다. 박탈감을 극복하는 청년들도 있겠지만, 지쳐서 무너지는 청년들도 있다. 모두, 더 나은 젊음을 누릴 권리가 있는 이들이다.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희망이며,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나아갈 자유다. 거기에는 인싸도, 아싸도 필요 없을 것이다.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일이 평범해 지기를 간절히 바란다.
우와 틀딱같다.. 주제 바꿀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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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밀복검
주변에서 관찰 대상 하나 정해보시면 더 실감 날 것 같읍니다.. 대학 시절 친구들 포지션을 떠올려 본다든가.. 지금 직장에서 더 어린 사람의 행적을 따져본다든가.. 연인하고 이 주제로 이야기 해 보면서 그분 눈엔 어찌 비치나 파악해 본다든가?
'오빤 왜 그런 재미없는 주제를 꺼내서 피곤하게 해요? 머리 아프게 하네' 소리 들으라고 하는 이야긴 아닙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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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찰대상은 많은데 1870자로 세세한얘길 하려니 너무어렵더라고요 그치만 두세번더쓰면 또 좀 낫겠ㅈㅣ.. 아싸하면낸데
구밀복검
ㅋㅋ 그럼 아싸 시절의 내면 분석이라도.. 현상학적으루다가 서술을 해 보는 거죠. 그 시절 느끼던 감정하고 지금 아싸 가지고 아우성 치는 사람들에게서 느껴지는 감정하고 비교 해 보면 그럭저럭 아다리가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아 이거 근데 제 그시절 내면얘기 쓰면 이거 읽는 엄빠나 여친이 얼마나 슬퍼하시겠냐구여 그걸 피하려고 하다보니 이렇게 틀딱평론가가..
구밀복검
역시 머릿속에 떠올리고 있는 가상 독자가 글의 내용을 결정하는 것 ㅜㅠ 여튼 건필을 빕니다
ㅋㅋㅋ감사합니다 용기를 좀 내보겠습니다
알료사
어 좋습니다! 좋아요! [비교는 비극이다] 라는 포인트가 마음에 들어요!
알료사님께 한방에 호평이라니 이럴리가없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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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료사
필요한 것은 더 많은 희망이며, 원하는 대로 선택하고 나아갈 자유다. 거기에는 인싸도, 아싸도 필요 없을 것이다 -> 이거 제가 제일 좋아하는 틀딱결론 아닙니까ㅋㅋㅋ 어떻게 수정/보완을 하시든 마지막 결론은 그대로 갔으면 좋겠네요ㅎㅎ
업무일지

우리들의 일그러진 너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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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win4078
선생님, 그래서 다음 연애탐라는 언제쯤 나오는 건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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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진
선생님... 죄송한 말씀이지만 글에 생동감이 별로 없는 거 같아요...ㅠㅠ
ㅋㅋㅋ저도 그렇게 생각합니다 정론인대신 지루하고 뭔가 평론같아졌어요 두어번은 더 쓸거니까 이제 고쳐봐야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