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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제 사조산업 임시주총이 있었지요. 잠시 다녀왔습니다.

주총이란 걸 한번도 본 적이 없어 호기심에 구경갔어요. 그리 멀지도 않고.


@표결

전체 출석 의결권 82% 중 최대주주측은 61%, 소액주주연대는 21%.

기존 최대주주측 지분이 56.5%였고 여기에 4.6% 우호지분이 더해졌습니다.

3%룰이 적용되는 안건에는 28% 대 21%.

국민연금은 기권했고, 외인들(대다수는 검머외인 것 같은)은 사측의 편을 들었다고 하네요.

소액주주측은 애초에 통합 3%룰을 기대하며 운동을 시작했을 때 17,18%를 생각했었는데

21%라는 숫자는 적어도 저로서는 놀라운 결집이었어요. 더군다나 대개의 주주들에게는

임시주총 전날인 13일(월)이나 그전주 금요일에 소액주주측의 안내 우편이 갔다고 하더군요.

등기로 보내면, 받는 사람이 없으면 반송되기에 일반 우편으로 보냈대요.

사측 대리인인 김앤장이 주주명부 엑셀 파일을 안 넘겨주려 소송을 걸어서(변조 우려가 있다나요 ㅎㅎ)

명부 받는 게 늦춰지기도 했고요.

전체 7200여 주주 중 850명 가량만 참여했어요.

지분으로는 18% 정도에 해당하는 주주들이 참여를 못했지요.

소액주주대표는 2~3일만 시간이 있었더라도 결과가 바뀔 수 있었다며 아쉬워하더군요.


하지만 주진우 회장이 지분 쪼개기에 더해 지분 대여까지 한 순간 승부는 어느 정도 예측이 되었죠.

주회장은 두 명에게 3%씩 6%를 대여해 줬는데 그 이상 할 수 있었음에도

그만하면 충분하다 여겼는지 늘리지 않았어요.

결과적으로 지긴 했지만 사외이사 선임에서 28% 대 21%.

지분 쪼개기와 대여가 없었다면 낙승, 생각도 못한 대여만이라도 없었다면

30만표, 1% 안쪽의 승부였습니다.


13~15일 사이에 100여 건의 사조산업 관련 기사가 나왔다고 합니다.

마침 남양유업도 같은날 임시주총이어서 더 주목받은 것 같기도 하고요.

언론의 대체적 시각은 이렇습니다.


[기자수첩] 남양 홍원식, 사조 주진우… 두 회장님의 민낯

https://biz.chosun.com/opinion/journalist/2021/09/15/P3LDOZ6JDJBPJB2BCI7W3V7HYA/


한나라당 2선 의원 출신인 주진우 회장이지만 조선도 그를 한심하게 여겨 남양과 동급으로 취급하죠.  

갓 탄생한 3%룰을 희롱한 그를 정치권이 어떻게 응대하는지 지켜보는 것도 재밌겠어요.



지난 6월에도 주주명부열람건이 있었죠.

소액주주연대측이 승소하여 주주명부를 받으러 본사에 갔는데 이런 걸 내줬습니다.


112a56d361536dddd5e.jpg
(왼쪽의 주주 성명, 주소 등은 자른 사진입니다.)


깨알보다 작은 글씨가 무언지 보여주더라고요. 어이가 없었지만 파일을 받았으니 뭐, 하면서 열어보았지요.

위 사진 종이 파일의 스캔본이더군요.

치졸, 야비함에 대한 황망함, 여기는 아직 87년이구나 하는 절망...

중간에 많이 팔았지만, 이 감정들이 저를 아직 사조산업 소액주주로 남게 합니다.


1R는 졌지만 이제 시작입니다.

회계장부열람 소송을 제기했고 27일 심문이 있습니다.

잘은 모르겠는데 만약 승소하면 감사 선임만큼의 위력이 있을거라 하더군요.

정기 주총을 위한 주주명부 폐쇄도 연말이지요.

배당을 위한 움직임이 지금 있듯이 사조산업 주총 표대결을 위한 움직임도 이제 시작입니다.




소액주주연대 대다수 주주들은 8월에 이미 내년까지를 각오했고

회사는 이것이 1회성이 아님을 알기에 이제 함부로 주식을 팔지 못할 것이며

정치권은 자신들이 만든 3%룰을 비웃는 사조산업을 똑똑히 보았고

이슈는 더욱 불 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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