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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7/03 16:36:06수정됨
Name   호라타래
Subject   블록체인의 미래 - 2018 기술영향평가 보고서

들어가며


2017 말부터 2018년 초까지 몇 개월간 한국사회는 가히 코인의 시대였다 할 수 있습니다. 수많은 이들이 광풍 속에서 울고 웃었지요. 가상화폐/블록체인의 산업적/경제적 가능성을 믿은 이들도 있겠지만, 일확천금을 노리는 기대가 더 많지 않았나 싶네요.

코인붐은 사그라들었지만,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실험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8년 기술영향평가 대상으로 블록체인을 선정했고, 그 보고서가 올해 4월 발행 되었습니다.

이 글은 '가즈아'는 알지만 블록체인 기술이 뭔지 모르는 분이나.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여러 논의들이 궁금한 분들을 위한 기초 자료로 보시면 됩니다. 사실 제가 잘 몰라서 배우려고 읽었던 글이라... 전문가 분들이 계신다면 내용을 풍부하게 붙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이하에서는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에서 발간한 2018 기술영향평가 결과보고 를 옮깁니다. 대부분의 내용에 손을 대지 않고, 어미만 부드럽게 바꾸었습니다. 따라서 페이지 인용은 하지 않습니다. 요약을 위해 많은 부분을 제거했으니, 관심 있는 분은 원문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기술적 설명을 줄이고, 말미의 정책 제언을 생략하고 나름대로 마무리 했습니다. 본문 중 개인적으로 이해한 바가 들어간 부분은 색을 칠해서 구분하겠습니다.

본문


기술영향평가?

기술영향평가(technology assessment)는 과학기술의 발달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미리 예측하고 대응함으로써 긍정적인 효과는 극대화하고 부정적인 영향은 최소화하기 위해 실시합니다. 전문가 중심형의 미국 모델과, 시민 참여형의 유럽 모델이 있습니다. 한국에서는 양측을 절충한 방식으로 운영한다 합니다. 2003년부터 2019년까지 총 19건의 기술을 평가하였습니다

(보고서 p. 12)


챕터 1: 신뢰의 기술 블록체인

1. 왜 지금 블록체인인가?

블록체인은 '일정 주기로 데이터가 담긴 블록을 생성한 후 이전 블록들에 체인처럼 연결하는 기술'입니다. 데이터는 주로 거래 기록이 담긴 장부(원장, ledger)를 말하는데, 이 장부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이들이 복사하여 나누어 가지고, 공동으로 검증하기 때문에 분산 원장(distributed ledger) 기술이라고도 부릅니다.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이 기술이 기존 규칙 체계와 경쟁하거나, 새로운 경제체제 구축을 유발할 수 있는 파급력을 지니기 때문입니다. 동시에, 후술할 정보과 기록의 수정 어려움 때문에 여러 사회적, 윤리적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지요.

2. 블록체인이란 무엇인가?

대표적인 블록체인인 비트코인의 개발자는 사토시 나카모토(가명)입니다. 그는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의 보증 없이도 안심하고 주고 받을 수 있는 전자화폐를 연구했고, 2009년 1월 비트코인 개발에 성공합니다.

여기서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란 무엇일까요? 전자화폐가 기능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이미 사용된 화폐가 다시 사용되는 이중 지불(double-spending)을 막을 수 있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과거의 전자화폐는 유통한 회사나, 정부에서 장부를 만들고 관리했지요. 이 장부 관리자가 '신뢰할 수 있는 제 3자(Trusted Third Party; TTP)'입니다.

블록체인은 TTP 없이도 전자화폐를 기능하게 만들기 위해, 거래 장부를 노드 참여자 전체가 공유하고, 노드 참여자의 컴퓨터에 분산 저장하며, 스스로 이중지불을 감시할 수 있게 만든 시스템입니다.

이를 블록체인의 4가지 기술적 특징이라 합니다. 1) 거래 기록이 담긴 원장을 참여자들이 직접 관리하고(탈중앙성), 2) 새로운 블록은 생성되는 동시에 모든 참여자에게 전송되어 공유되며(투명성), 3) 블록이 순차적으로 연결되면 일단 연결된 블록은 수정하거나 삭제하기 어려우며(불변성), 4) 데이터가 모든 참여자의 PC(노드)에 분산 저장되기에, 어느 하나가 문제를 일으키더라도 전체 시스템이 유지됩니다(가용성).

1세대 vs 2세대

비트코인은 현재 1세대 블록체인으로 분류됩니다. 이더리움으로 대표되는 2세대 블록체인은 한발 더 나아간 목표를 제시하고 있지요. 비트코인은 화폐로서 가치를 저장하거나 전달하는 것 이외에 다른 기능이 없지만, 이더리움은 스마트 계약 기능을 구현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습니다. 스마트 계약은 '어떤 조건을 충족하면 그 다음 절차를 자동으로 수행할 수 있도록 미리 약속해 놓는 것'입니다. 간단해보이지만 법이 아니라 프로그램을 통해 계약이 이행된다는 점이 다르지요. 또한 스마트 계약을 통해 블록체인 기반 위에서 다양한 프로그램(분산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하고 실행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프라이빗 vs 퍼블릭

비트코인과 같은 블록체인 초기 모델은 누구나 참여할 수 있었습니다. 이를 퍼블릭(public), 퍼미션리스(permissionless), 비허가형, 공개형 블록체인이라 합니다. 블록체인을 유지/관리하는 합의 과정에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참여자가 합의과정에 들이는 자원을 보상하기 위해 가상통화를 지급합니다. 

그러나 이후 참여자를 제한하는 새로운 모델이 등장합니다. 프라이빗(private), 퍼미션드(permissioned), 허가형, 폐쇄형 블록체인이지요. 합의과정에 참여하기 위해 사전 승인이 필요하고, 그 과정에서 신원이 모두 밝혀져 익명성이 없습니다. 시스템 전체를 관리하는 중앙 관리 주체가 존재하며, 이 주체가 참가자의 범위를 결정합니다. 특정 그룹 내에서 사전 합의에 따라 쓰기 권한을 가지는 컨소시엄 블록체인도 비슷하지요.
세로운 모델은 비트코인을 통해 살펴본 퍼블릭 블록체인과는 특징이 확연히 다릅니다. 정보의 외부 유출을 원치 않고, 처리 속도를 중시하는 기업을 중심으로 개발되고 있으며, 고도의 보안을 필요로 하는 정부에서도 주로 이러한 형태로 블록체인 도입을 고려하고 있지요.

3.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 현황

전문가들은 대부분의 산업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정점에 도달하기까지는 5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IT 컨설팅 기관들은 블록체인 기술이 2~3년 뒤 기술혁신의 정점에 오르고, 5~10년 안에 상용화되어, 2025년 전후 안정된 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고요. 블록체인 기술이 특히 효과적으로 쓰일 수 있는 분야로는 은행이나 투자 서비스업과 같은 금융 분야, 보험과 건강 관리를 포함한 의료 분야, 물류·유통 분야와 공공 서비스 분야가 꼽힙니다.

금융

많은 해외 은행들은 직접 블록체인 연구개발에 참여하여 가상통화를 개발하거나 컨소시엄 형태의 블록체인을 금융 프로세스에 도입 중입니다. 나스닥에서는 2015년 10월부터 블록체인 기반의 시스템 ‘링크’를 통해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블록체인 시스템은 거래 소요시간을 10분 이내까지 단축시켰고, 주식 발행 회사가 주주 현황과 투자 자본 흐름을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국내 은행들은 해외송금이나 인증과 같은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 있습니다. 신한/우리은행은 일본 SBI 그룹과 제휴하여 블록체인 기반의 한일 양국 해외송금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 나스닥의 사례에서 봤듯이, 송금시간과 수수료의 절감을 시도하는 것이지요. 카카오페이는 2017년 6월 공인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는 블록체인 기반의 인증 서비스를 상용화했습니다. KEB 하나은행은 2017년 12월 민관합동 해운물류 컨소시엄과 공동으로 무역금융 블록체인 시범 적용을 완료했고요.

의료

의료 영역에서 블록체인 기술 도입은 국가 시스템과 긴밀한 연관을 맺습니다. IBM 왓슨헬스는 미국 질병예방관리센터와 협력하고, 구글 딥마인드 헬스는 영국 국가보건서비스와 협력하고 있지요. 에스토니아는 정부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가장 먼저 도입한 국가인데, 국민이 의료 정보를 블록체인 상의 개인 계정을 통해 관리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교보생명이 2017년부터 블록체인을 활용한 실손보험금 자동청구 시스템을 마련하고 자사 임직원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 중입니다. 보험금 청구 과정에서 필요한 서류를 병원-보험사 사이에서 실시간으로 공유하는 시스템이지요.

물류/유통

해외 주요 물류·유통 기업들은 IT 기업과 협력하거나 블록체인 관련 협의체를 구성하여 블록체인 기술 도입에 착수하였습니다. 미국 최대의 물류회사 UPS,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 징둥은 블록체인 활용에 적극적으로 뛰어들고 있으며, 거래 효율화 외에 유통/이력추적 시스템도 여러 기업에서 개발하고 있습니다.

국내 케이스로는 관세청의 전자상거래 통관 블록체인 기술 적용 사업(2019)이 있습니다. 통관관련 정보를 관세청, 쇼핑몰, 특송 업체가 공유하여 실시간으로 수입 신고를 처리하고자 합니다. 2017년 기준으로 수입 물품의 신고와 확인 과정에는 건당 12시간 이상이 소요되었는데, 실시간 수입 신고가 가능해진다면 가히 혁명적인 변화라 할 수 있겠지요.

(보고서 p. 36)

공공서비스

공공영역은 블록체인 기술이 각광받는 핵심적인 영역입니다. 스페인 정당 포데모스(Podemos), 호주 정당 플럭스(Flux)는 정당 내 의견수렴 절차에 블록체인 기반 투표를 활용합니다. 영국은 복지수당 지급 과정에 블록체인을 도입하여 효율성과 투명성을 높이고자 합니다. 미국, 스웨덴, 조지아 공화국은 부동산 등기와 거래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시범사업을 추진합니다. 한국 또한 투표와 외교문서 유통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고자 추진 중입니다.

(보고서 p. 39)

4. 블록체인 관련 정책 동향

해외 동향

세계 각국은 블록체인 기술 기반 국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중장기 계획을 수립하고 법률 제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IBM 가치 연구소의 설문조사는 세계 각국 정부기관의 고위 관료들이 블록체인에 지니는 기대를 보여줍니다. 응답자의 90%는 금융, 자산관리, 계약, 규제 이행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하기 위해 투자할 뜻이 있다고, 70%는 블록체인이 규제 이행의 비용과 시간, 리스크 등을 줄이는데 효과적일 것이라고 답하였습니다. 정보 정확성, 비즈니스 효율, 관료주의 관성 타파, 개방형 정부 확산 등도 관료들의 기대사항이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위와 같은 기대 수준과 실제 검증된 기술 수준의 격차가 큽니다. 또한 정부 서비스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기 위해서는 법적 정비가 필수적이지요.

미국 연방 정부는 제4차 개방형 정부를 위한 국가 실행 전략(4th U.S. National Plan for Open Government)에 블록체인 기반 보고 시스템을 명시하였습니다. 미국 총무청에서는 조달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것을 시험하고 있으며, 연방 블록체인 커뮤니티와 아틀라스 포털(미국 정부를 운영하거나 정책을 세울 때 최신 IT 기술을 적용한 사례를 공유하는 웹사이트)을 통해 정부기관 관리자 간 의견을 모으고 있습니다.

버몬트(2016.6), 애리조나(2017.3), 네바다(2017.6) 주에서는 블록 체인상의 기록이나 서명의 법적 효력을 인정하거나 블록체인 거래를 면세하는 법안을 통과시켰으며, 델라웨어주(2017.7)는 주식 거래 명부에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을 허용하였습니다. 하지만 일부 주에서는 가상통화의 법적 규율 방안이나, 법안이 발의 되었지만 통과되지는 못하였다 합니다.

스위스는 현재 유럽 블록체인 산업의 중심지입니다. 중부 소도시 주크(Zug)에 크립토밸리(Crypto Valley)가 조성되어 블록체인 분야의 실리콘 밸리로 부상하고 있지요. 주크 정부는 주민등록과 각종 결제에 비트코인을 허용했고, 민간 단체인 크립토밸리 협회가 자율규제안을 마련해가고 있습니다.

에스토니아는 상술하였듯이 블록체인을 정부 시스템에 도입하는 데 가장 적극적입니다. 1997년 전자정부를 구축한 이후 세금, 교통, 주민등록, 투표 등을 전산화해왔고, 2012년에는 보건, 형사, 법제, 사업자 등록 등에 블록체인을 적용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중국은 가상통화를 강력하게 규제하면서도, 블록체인 기술/산업 육성에는 적극적입니다. 블록체인을 전략 육성 핵심 기술로 선정하고, 항주와 귀주에 블록체인 타운을 조성하였습니다. 중국은 블록체인 응용시장 규모가 2022년에는 33.5억 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봅니다.

일본은 2020년 도쿄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현금 없는 사회'를 표방하는 등 가상통화 및 블록체인 상용화에 박차를 가합니다. 법제 개편, 가이드라인 제작, 엔화와 1:1 교환 가능한 가상통화 개발, 블록체인 서비스 동향 조사 등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국내 동향

한국 정부는 가상통화 투기는 규제하되, 블록체인 기술과 산업의 발전을 지원하는 입장을 취합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17년 한국인터넷진흥원에 블록체인 확산팀을 설치했습니다. 또한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을 중심으로 블록체인 기술개발 중장기 계획을 마련해왔습니다. 2018년 6월에는 '블록체인 기술 발전 전략'을 발표했지요.

하지만 한국 사회는 아직 블록체인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부족합니다. 민간 영역에서는 빠르게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지만, 기존 법률 체계는 블록체인을 수용하기 어려운 상황이지요. 블록체인 도입 및 육성 전략의 중요 과제는 민간 분야의 블록체인 도입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국내의 기술 역량을 제고하는 것입니다.

챕터 2: 블록체인 기술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

1. 블록체인 기술과 경제

1) 산업

신뢰의 기술을 통한 협업 효율화

“이 프로토콜은 영리한 규칙을 통해 유한한 존재들 사이에 신뢰를 불어넣는다. 이는 유례가 없는 일이었다. 둘, 아니 그 이상의 당사자들 사이에서 신뢰할 수 있는 거래가 성사된 것이다. 또한 개인 각자의 이해관계가 집합적으로 작동해 이러한 거래를 성사시키며, 대규모 협업으로 말미암아 거래의 진실성이 보장된다.” 돈 탭스콧 / 알렉스 탭스콧, <블록체인 혁명>

블록체인의 기술적 특징은 투명성입니다. 여러 주체가 공동의 목적을 위해 일할 때 정보를 동시에 공유하고, 정보 검증에 필요한 비용이 0에 가깝다는 것은 생산성과 효율성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칩니다.

이러한 이득은 거래에 참여하는 주체의 수가 많을 수록 크기가 커집니다. 참여 주체가 많을 수록 정보의 전달 과정이 복잡해지고, 연장되기 때문이지요. 각 주체들의 조직이 '사일로'처럼 되어 있어 정보 처리에 시간이 많이 걸리고 효율성이 떨어진다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일로'는 곡식이나 시멘트를 저장하는 원통형의 저장고인데, 경영학에서는 다른 부서와 소통하지 않고 고립되어 내부 이익만 좇는 부서를 지칭합니다. 대표적인 예를 들자면, 수출입 관련 문서를 들 수 있습니다. 국가 간 언어, 제도, 정보 전달 체계의 차이 때문에 무역 당사자들 사이에서 서류 검증 과정은 매우 많은 비용을 요구합니다. 하지만 수정과 조작이 극히 어려운 수출입 관련 문서가 관계자들에게 동시에 전달된다면 어떨까요? 비용을 극도로 감소시킬 수 있겠지요.

물론 블록체인이 기존 모든 산업 생태계를 대체하리라는 기대는 섣부릅니다. 참여자가 다수 존재하여야 의미있는 블록체인 생태계의 특성은, 뒤집어 말하자면 기존 산업 생태계와의 경쟁에서 블록체인 시스템의 비교우위가 확실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지요. 

물류/유통은 블록체인 시스템이 강점을 지닐 수 있는 대표적인 영역입니다. 국제적, 국내적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가 활발합니다. 해운물류 블록체인 컨소시엄 시범사업은 블록체인 기술의 국내 적용 가능성을 보여준 대표적인 사업이었지요. 삼성SDS의 블록체인 플랫폼 넥스레저를 기반으로 국내 해운기업, 은행, 보험사가 참여한 결과, 수출입 통관 업무에 블록체인 기술이 지니는 장점을 확인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 기술은 만능의 열쇠가 아닙니다. 정보의 조작 가능성이 낮다, 정보의 전파 속도가 빠르다 것은 처음에 잘못된 정보를 기입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IoT, 센서, 보안 식별, 데이터 관리 기술 등 고도의 자동화 시스템이 뒷받침해야 그 부작용을 최소화 할 수 있습니다.

의료 정보 공유는 블록체인의 효용성이 큰 것으로 꼽히는 다른 영역입니다. 긴급한 치료나 수술이 필요할 때 환자의 정보가 의료진들 사이에 공유되어 있으면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있으며, 병원의 진료 기록 조작이 원천적으로 봉쇄되기도 합니다. 

자금 조달에 활용되는 ICO의 명과 암

ICO는 가상통화공개(Initial Coin Offering)의 줄임말로, 블록체인 스타트업이 블록체인 기반의 가상통화를 매도하여 프로젝트를 수행하기 위한 자금을 확보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ICO 방식은 일반적인 스타트업 기업이 택하는 방식과 차이가 있습니다. 기업공개(Initial Public Offering, IPO)라 불리는 일반적인 방식은 1~5회에 걸친 투자 유치 -> 제품 개발 -> 제품 시장 공개 -> 기업 공개와 같은 절차를 밟습니다.

창업자 입장에서는 ICO가 IPO보다 유리하지요. ICO 방식에서는 기술개발 계획(백서, white paper)만 있어도 자금 유치가 가능합니다. 또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필수적인 네트워크 참여자들을 사업 시행 전에 미리 많이 확보할 수 있습니다.

(보고서 p. 611))

뒤집어 보자면, ICO는 투자자들을 위한 안전장치가 부족하다 볼 수 있습니다. 백서만 가지고도 투자가 진행되는데, 백서도 전문용어로 적혀 있어 일반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어려우며, ICO로 발행된 가상통화의 가치를 평가할 방법도 마련되어 있지 않지요. 관련 규제도 제대로 갖춰져 있지 않습니다. 사기 등 불법 행위와 연계될 위험이 크지요. 미국 월스트리트 저널이 2018년 5월 미국에서 이루어진 1,450개의 ICO를 조사한 결과 18.7%는 가짜이거나 표절 등의 사기성이 짙은 프로젝트였습니다. KPMG와 크립토밸리 등의 매체는 2018 1~5월까지 전 세계에서 이루어진 총 537건의 ICO 중 자금 조달 상위 20%의 프로젝트를 조사헀는데, 그 중 5%는 소멸했고, 20%는 중대한 문제에 직면했으며, 10%는 제품이나 성과를 아예 시장에 내놓고 있지 못했습니다.

가상통화에 대한 투기성 투자를 우려하여 여러 나라에서는 ICO를 금지하거나 규제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2017년 9월 모든 형태의 ICO를 금지한다고 발표했습니다. 미국에서는 2018년 11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자체 블록체인을 보유한 비트코인(BTC)과 이더리움(ETH) 등을 제외한 모든 가상통화를 ‘증권형 토큰(security token)’2)으로 분류한다고 발표하였습니다.

전 세계적으로 우리나라처럼 ICO를 금지하고 있는 국가는 중국, 베트남, 러시아 등이며, 미국, 영국, EU, 캐나다, 호주, 싱가포르 등은 민간 부문에 대한 ICO를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습니다. ICO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국가는 스위스, 영국령 지브롤터와 케이만 군도, 모리셔스 정도입니다. 

(보고서 p. 633))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산업의 등장

2015년 러시아 출신의 프로그래머인 비탈릭 부테린은 스마트 계약 기능을 추가한 2세대 블록체인 기술인 이더리움(Ethereum)을 개발하였습니다. 스마트 계약이란 블록체인에 다양한 명령어를 넣은 것을 말합니다. 즉 블록체인 시스템의 프로그래밍이 가능해진 것이지요. 그 결과 이를 기반으로 다양한 목적과 기능을 가진 블록체인 프로그램이 탄생하였습니다. 이를 분산 어플리케이션(Decentralized Application, DApp 이하 디앱)이라 부릅니다. 한 마디로 분산 어플리케이션은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구동되는 모든 서비스를 총칭하는 개념입니다.

디앱은 가상통화 보상 체계에 기반하기에 게임이나 다양한 서비스업에 새로운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됩니다. 스팀잇(steemit)과 같은 가상통화 기반 블로그 디앱은, 현재는 그 세가 많이 꺾였지만 한동안 새로운 형태의 블로그 시스템이라는 기대를 받기도 했지요. 따라서 스마트계약 시스템의 법적 효력도 중요한 문제 중 하나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

새로운 기술은 일자리를 생성하기도, 소멸시키기도 합니다. 블록체인 기술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이어진다면 관련 기술/사업 전문가 인력 수요는 증가할 것입니다. 기존 사업 모델을 분석해 블록체인의 토큰 이코노미와 결합하는 직군, 다양한 블록 생성 방식을 전문적으로 처리하는 직군, ICO 과정에서 프로그래밍 코드 오류를 검토하고 백서에서 서술한 내용대로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는지 검수하는 직군 등이 필요하겠지요.

사라지는 직군은 블록체인 기술의 특성으로 말미암아 예측 가능합니다. 거래의 정확성을 확인하는 일자리 수요가 감소하지요. 변호사, 법무사, 부동산 공인중개사 등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 일부가 그 필요성이 줄어들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개인 간 거래가 활성화 된다면 TTP에 해당하던 금융기관, 중개기간의 수익이 줄어들겠지요. 

신기술 도입 비용이 충분한 기업이 시장 주도

신기술을 도입하고 적용하는 데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이미 앞서고 있는 기업들이 시대 변화에 따르게 적용하여 기술의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습니다. 소수 선두 기업이 산업, 기술 표준이나 핵심 원천 기술의 특허 시장을 장악하면 후발 중소기업은 진입이 어렵겠지요.

기술 도입의 양극화를 프라이빗 블록체인 개념과 연결하면 추가적인 문제를 예측할 수 있습니다. 앞서 우리는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특정한 공통 목적을 가진 허가된 주체만 참여할 수 있는 블록체인이라고 짚었습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에서 참여할 주체들을 정할 때, 특정 참여자를 부적절한 목적에 따라 의도적으로 넣거나 뺸다면 문제가 되겠지요. 그 프라이빗 블록체인이 시장 지배력을 가진 플랫폼이라면 더더욱이요. 블록체인 기술의 이념이 '탈중앙화'라는 점을 떠올려보면 이는 역설적입니다.

2) 거래 및 소비

신뢰성을 바탕으로 한 소비의 확대

블록체인은 원산지 관리와 신선도 유지가 중요한 식품 유통 산업에 유용하게 활용될 것입니다. 월마트는 2016년부터의 시험 운영을 거쳐 2018년 초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하여 중국의 돼지고기 유통과 멕시코로부터 수입하는 망고 원산지 추적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한국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농림축산식품부는 쇠고기의 이력을 블록체인으로 관리하는 사업을 추진 중입니다. 2008년부터 시행되고 있는‘축산물 이력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접목하는 것입니다.

(보고서 p. 82)

제품에 대한 신뢰가 매우 중요한 경우 블록체인 기술은 더욱 적합합니다. 귀중품 거래가 대표적인 예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색(Color)·투명도(Clarity)·컷(Cut)·캐럿 무게(Carat weight)를 뜻하는 4C 외에도 크기·산지·가공회사와 같이 다이아몬드의 고유성을 확인하는 데이터가 40개나 됩니다. 에버레저에 등록된 다이아몬드는 거래할 때 이를 기반으로 한 에버레저의 인증이 요구되기 때문에 도난이나 분실된 다이아몬드는 거래가 불가능하지요. 

이동 과정에서 안전성이 중요한 물품 운반에도 활용가치가 큽니다. 블록체인 기술과 IoT 기술을 결합할 경우, 유통이나 이동 과정 각 단계의 정보가 거의 실시간으로 기록되고, 그 정보는 쉽게 변경되지 않습니다. 문제가 발생했을 시 추적 조사가 용이합니다. 이식용 장기, 혈액, 무기 등의 유통을 떠올려보면 됩니다.

개인 간의 거래 활성화

블록체인 기술의 특징은 중개인 없이도 개인 간 거래를 안심하고 이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개인 간 거래에 적용하면 상품 이력은 물론 거래 내역, 판매자의 이력까지 투명하게 공개됨으로써 거래 불이행이나 이력 조작 등의 사기 위험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측됩니다. 중고 거래 시장은 사기 위험이 매우 높은 시장인데, 이 시장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여 사기 위험을 줄인다면 거래 규모는 증가할 것이지요.

서울시는 2019년부터 연 1만 대의 중고차가 거래되는 서울 장안평중고차시장에서 중고차 거래를 위한 블록체인 시스템 시범 사업을 시작한 후 점차 다른 중고차 시장으로 확대 적용할 예정이라고 밝혔습니다. 르노그룹은 차량 제조 단계부터 ID를 발급해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후 유지, 보수 과정에서 축적된 데이터를 활용해 중고 거래 시까지 이력을 추적하는 시스템을 만들기 위해서입니다. 

2. 블록체인 기술과 윤리

1) 법적 이슈

알 권리 vs 잊힐 권리

'디지털 장의사'라는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실까요? 고인의 뜻에 따라 온라인상에 남아 있는 고인의 개인정보나 흔적을 지우는 일을 하는 직업입니다. 사망 외에도 원치 않는 개인정보나 자료가 온라인상에 게시되고 있을 경우 지워주기도 하지요. 

2010년대 들어 인터넷에서는 '잊힐 권리'가 부상했습니다. ‘잊힐 권리(right to be forgotten)’란 인터넷에 서 생성·저장·유통되는 개인의 사진이나 거래 정보 또는 개인의 성향과 관련된 정보에 대해 소유권을 강화하고 이에 대해 유통기한을 정하거나 이를 삭제, 수정, 영구적인 파기를 요청할 수 있는 권리 개념을 말합니다. 

그런데 블록체인 정보는 분산되어 있고, 불변하며, 비가역적이라는 특징을 지닙니다. 기존에는 ‘잊힐 권리’를 행사하기 위해 디지털 정보를 삭제하려면 포털사이트의 중앙정보처리자의 기록을 지우면 되었습니다. 블록체인의 경우 그것이 거의 불가능합니다. 정보가 누구에게나 공개되는 퍼블릭 블록체인의 경우 문제는 더욱 커집니다.

누군가 악의적인 목적으로 개인에 대한 사실과 다른 정보, 사생활 정보 등을 임의로 블록체인에 올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주민번호나 의료 정보 등의 민감한 정보가 공개된다면? 숨기고 싶은 정보를 악의적으로 올린다면? 2018년 발표된 한 논문4)은 비트코인의 블록체인에 기록된 데이터들 중 1.4% 정도는 비트코인거래 정보와는 상관없는 저작권 침해나 개인정보 침해와 관련된 정보였다고 합니다.

블록체인의 이 같은 특징은 현행 법률과도 충돌할 여지가 큽니다. 국내 개인정보보호법 제 21조와 제 36조에서는 보유기간이 지나거나, 개인정보 처리 목적 달성 등으로 인해 개인정보가 더 이상 필요하지 않게 되었을 때, 또는 정보 주체가 요구하였을 때 개인정보를 정정하거나 삭제할 수 있도록 정하고 있습니다. 전자금융거래법 제 22조에는 전자금융거래를 위한 개인정보를 수집한 경우에도 보존 기간이 지나거나 거래 관계가 끝난 후 5년 안에 전자금융거래기록을 파기해야 한다고 정해 놓았지요.

미국은 수정헌법 제 1조에 따라 개인정보 보호보다 표현의 자유를 더욱 폭넓게 인정합니다. 반면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섭니다. 2018년 5월 25일 발효된 유럽연합(EU)의 일반정보보호 규정(General Data Protection Regulation, GDPR)은 개인정보 삭제권(제 17조) 및 정정 권(제 16조)을 명시하고 있으며 ‘정보 수집의 최소화’, ‘허가 받은 사람만 접근할 권리’ 등 블록체인과 상충될 수 있는 조항을 많이 가지고 있습니다.

어느 나라의 법을 따라야 할 것인가?

분쟁발생시 준거법의 문제가 일어날 공산이 큽니다. 블록체인 기술은 인터넷과 마찬가지로 전 세계 어디서나 사용 가능합니다. 데이터는 전 세계에 분포되어 있는 참여자들의 컴퓨터에 분산됩니다. 중앙 서버나 관리자도 없습니다. 문제가 발생한다면 누구에게, 어느 나라의 법을 기준으로 어떻게 책임을 물어야 할까요? 

여러 나라가 동시에 관련된 문제도 발생할 수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여러 국가들이 참여하여 협의할 수 있는 국제 시스템을 구축하거나 블록체인 자체를 하나의 국가 또는 영역으로 인정하더라도 문제를 완전히 해결하기는 힘들다는 입장을 취합니다. 앞선 시스템이 개별 블록체인, 국가 모두에 광범위하고 확실한 위력을 지니지 않는 이상 갈등 해결은 쉽지 않지요.

2) 정보 노출

개인정보 등 민감 정보 공개

블록체인 기술이 가진 투명성은 두 얼굴을 가집니다. 투명하게 공개된 정보, 파기 변조가 불가능한 정보가 질병 이력 등 정보 주체가 민감하게 생각하는 정보라면 어떨까요? 현재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플랫폼 중 다수는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로 분류될 소지가 높은 정보를 처리합니다. 참여자 누구나 조회할 수 있는 구조나, 암호화되지 않은 형태로 저장하고 운영할 경우 분쟁이 생길 수 있지요. 설령 암호화, 비식별화를 하더라도 정보를 모았을 때 누구의 것인지 알아볼 수 있다면 개인정보로 분류되는 것은 마찬가지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정보의 암호화, 비식별화는 근본적인 해결책이 아닙니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일어날 수 있는 개인정보 이슈는 프라이빗 혹은 컨소시엄 블록체인 방식으로 해소할 수 있다는 입장도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특성 그 자체가 제기하는 문제는 여전히 남습니다. 또한 프라이빗 혹은 컨소시엄 블록체인 방식을 적용하는 것이 목적에 부합하지 않는 영역도 존재합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을 활용하더라도 개인정보 삭제 권리 - 잊혀질 권리 - 를 강력하게 주장하는 유럽연합 GDPR의 관점 하에서는 여전히 문제가 남습니다.

3) 기술악용

불법 행위에 쓰일 가능성

퍼블릭 블록체인 기반 가상통화의 익명성은 탈세나 불법 물품 거래 등의 범죄에 악용될 수 있습니다. 한 연구5)에 따르면 2009년 1월부터 2017년 4월까지 이루어진 비트코인 전체 거래 규모의 44.3%(2조 6,850만 건)는 사이버 암시장에서 이루어진 것으로 추정됩니다. 또한 비트코인 사용자의 25.2%, 어드레스(가상통화 거래에 필요한 일종의 계좌번호)의 38.2%가 범죄 거래와 관련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습니다. 또한 가상통화는 자금세탁이나, 국제 테러조직의 자금 조달에 쓰일 수도 있습니다. 

(보고서 p. 100) 

가상통화를 노린 랜섬웨어 범죄도 상당합니다. 개인 PC나 법인 PC를 대상으로 악성코드를 감염시킨 뒤 암호 해제를 대가로 가상통화를 요구하는 경우입니다. 국내에서도 '크립도락커'라는 집단이 랜섬웨어를 유포한 후 암호화 해제를 원하는 감염 PC 사용자들에게 비트코인 송금을 요구한 적이 있습니다. 익명성을 지니는 가상통화 특성상 추적이 힘들다는 점을 노린 것입니다. 파밍(pharming) 사기도 있습니다. 악성코드에 감염된 PC에 접속한 사용자가 가상통화 거래사이트에 접속하면, 비슷한 모양의 피싱사이트로 연결하여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유도한 후 개인정보와 가상통화를 모두 빼가는 행위입니다.

가상통화 시세차익으로 얻은 소득을 과세대상에서 제외하는 나라들이 있으며, 거래가 가명으로 처리된되기에 조세회피나 탈세도 가능합니다. 세금 부과 기준도 나라나다 다릅니다. 미국은 2014년 비트코인을 재산으로 간주하고 소득세를 부과하고자 한 반면, 영국은 2013년 비트코인 거래에 부과되는 부가가치세를 폐지하겠다고 결정했습니다

의도적 합의 조작

블록체인 시스템 하에서, 하나의 거래를 등록하기 위해서는 참여자들이 투표를 통해 승인을 해주어야 합니다. 복사하여 전체 참여자들에게 나누어 준 장부가 옳은지, 그른지 확인하여 승인하는 비율이 51%를 넘으면 그 장부 자체가 정당하다고 인정하는 시스템입니다. 전체 합의자의 51%만 합의하면 정당하다고 인정되어, 영원히 블록의 데이터로 남는 것이지요. 이 51%가 악의적으로 담합을 할 가능성은 없을까요? 이 경우 이미 사용한 가상통화를 다시 사용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이른바 ‘이중 지불’도 가능해집니다.

비트코인은 고가의 컴퓨팅 장비를 대량으로 사용하는 중국 등의 몇몇 채굴장에 가상통화 채굴 능력(해시파워)가 집중되면서 앞서 언급한 위험이 커졌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프라이빗 블록체인도 내부 참여자들이 담합하여 블록 내용을 위, 변조할 수 있지요. 다수결을 기반으로 한 합의시스템은 원래 블록체인 기술의 '신뢰성'을 담보하기 위해 도입되었습니다. 그러나 이것이 완전무결하지는 않은 것이지요.

3. 블록체인 기술과 사회

1) 신뢰사회

사회 구성원 간 상호 신뢰 확대

블록체인은 사회구성원 간 정보 비대칭성을 해결할 수 있는 기술입니다. 블록체인에 기반한 플랫폼에서는 이용자와 이용자, 이용자와 서비스 제공자, 판매자와 구매자가 동등한 정보를 가지고 거래나 서비스에 참여하게 됩니다. 정보를 개방적이고도 투명하게 공유한다면 결국 사회 흐름은 더욱 역동적, 개방적, 민주적으로 변화할 것입니다. 또한 정보의 공유가 원활하지 않고 정보 비대칭성으로 인해 정보 조작이나 분쟁이 발생하던 분야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다면 신뢰도가 크게 높아질 것으로 보입니다.

하나의 예로 전자 투표를 들 수 있습니다. 정보가 입력되고 난 이후에는 해킹과 조작이 어렵기에, 전자투표의 조작가능성을 방지하면서도 개표 작업에 소요되는 시간과 인력 비용을 절감할 수 있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공공서비스에 가장 적극적으로 적용하고 있는 에스토니아는 2005년 세계 최초로 온라인 투표를 도입한 이래 이미 2014년 유럽의회 선거와 2015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전체 유권자의 1/3이 블록체인 기반 전자투표를 실시하였습니다. 한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도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 개발에 나섰습니다. 블록체인 기반 온라인 투표 시스템은 2018년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시범사업으로 선정되어 2018년 12월까지 개발을 마친 후 2019년부터 시범 서비스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다만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전자투표의 경 우 투명성이라는 특성 때문에 투표 내용의 비밀 보장이 어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또한 온라인 투표에 익숙지 않은 집단의 과소대표로, 공정성 논란을 불러일으킬 가능성도 우려됩니다.

의료기록, 기업 재무정보, 채용 정보, 환경 정보, 상품 이력 등도 마찬가지로 블록체인의 투명성을 바탕으로 사회적 신뢰를 향상시킬 수 있는 영역입니다.

2) 사회적 수용

중앙기관 및 기존 산업계 반발

데이터는 이제 돈이자 권력입니다.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기업, 수많은 기관들이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수집하고 활용합니다. 중앙집권적 시스템을 활용하여 데이터를 집한 후 한 곳에 모아 가공하고 저장하면서 수익과 권력을 창출하고 있지요. 중앙집권형 시스템을 이미 구축해 놓은 기관이나 기업들에게는 탈중앙화하고 분권화된 블록체인 기술의 등장이 위협적인 요소로 느껴질 수 있습니다. 

사회적 논쟁의 가능성

비트코인 광풍은 블록체인 기술에 사회적 이목을 집중시켰지만, 동시에 블록체인 기술을 둘러싼 모호한 기대나 부당한 평가절하를 불러일으키기도 했습니다. 한국에서는 가상통화 투기와 ICO 사기를 이유로 ICO를 전면 불허하고 있습니다. 이를 다시 허용할지 말지는 첨예한 사회적 논란을 발생시킬 수 있는 문제가 될 수도 있을 겁니다.

기술 역량 차이로 인한 불평등 발생

기술역량 차이는 불평등으로 이어지고는 합니다. 컴퓨터, 인터넷 활용 능력을 일컫는 디지털 리터러시(Digital literacy)는 공공복지 주요 수요층인 소외계층에서 상대적으로 떨어집니다. 블록체인을 공공복지 서비스에 전면 적용할 경우 소외계층이 한층 주변화 될 수 있지요. 예를 들어 전자투표 시스템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할 때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어려움을 겪어, 정치적 대표성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노약자들이 직접 블록체인 시스템을 활용하지 못해 디지털 신분을 타인에게 양도할 경우 2차 피해가 발생할 가능성이 큽니다. 즉, 블록체인 기술에 기반을 둔 공공서비스가 실현되더라도 디지털 리터러시 문제를 적절히 다루지 않는다면 비용이 증가하고, 효율성이 떨어질 것입니다.

4. 블록체인 기술과 문화

문화콘텐츠

콘텐츠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는 날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와 1인 미디어의 유행은 누구나 동영상 콘텐츠를 창작하고 유통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지요. 현재 온라인 콘텐츠 창작자들은 대부분 포털이나 플랫폼 사이트에 콘텐츠를 업로드하고 광고 수익을 배분받는 방식으로 수익을 올리고 있습니다. 콘텐츠를 유통하는 포털이나 플랫폼과 광고 유치를 관리하는 회사에서 수익의 상당 부분을 가져가고, 창작자의 몫은 상대적으로 적지요. 블록체인 기술을 바탕으로 한 콘텐츠 공유 플랫폼에서는 기존의 수익 배분에서 벗어나고, 창작자들에게 돌아가는 몫을 키우기 위해 다양하게 시도하고 있습니다. 음원 유통 부분에서 다양한 시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우조뮤직(ujomusic.com), 피어트랙(peertracks.com), 마이세리아(myceliaformusic.org) 등에서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한 음원 판매를 추진하고 있습니다. 반복해서 언급하듯이, 블록체인 기술은 문화창작자들의 저작권을 보호하기에도 용이하지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저작권이나 소유권을 분할하여 취급할 수도 있습니다. 메세나(www.maecenas.co)라는 미술 경매 사이트는 블록체인 기술을 이용해 조작이 불가능한 고유 디지털 서명을 만들고, 기업이 주식을 발행하는 것처럼 하나의 미술품을 수천 개의 디지털 서명으로 쪼개 판매합니다. 투자자들은 이 서명을 구매함으로써 미술품의 일부를 소유할 수 있고, 언제든지 이 지분을 다른 투자자들에게 되팔 수도 있습니다. 

다만 블록체인은 창작물을 최초로 등록한 사람만 구별할 수 있습니다. 창작자와 등록자가 다를 경우 저작권 분쟁이 생길 수 있는 것입니다. 예술품 위조 방지를 위해 블록체인을 활용한다 하더라도, 최초 기록 때부터 조작이 있었다면 막을 방법이 없지요. 몇 건만 조작이 발생하더라도 전체 기록의 신뢰성이 훼손되며, 피해가 발생하더라도 블록체인 시스템 내 익명성 때문에 책임을 물을 수 없습니다.

블록체인상 콘텐츠 소유권에 대한 기존 법률 해석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민법 제 211조는 ‘소유자는 법률의 범위 내에서 그 소유물을 사용, 수익, 처분할 권리가 있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블록체인에 업로드 된 컨텐츠는 개인이 정정하거나 삭제할 수 없기에, '처분권'이 없는 셈입니다.

검열 저항적 콘텐츠의 확산

익명성으로 게시자를 추적하기 어렵고, 감시하는 중앙기관이 없는 특성 때문에 블록체인상에는 검열에 저항하는 성격의 각종 콘텐츠가 자유로이 실릴 수 있습니다. 2018년 4월, 중국에서는 블록체인을 이용한 검열 저항의 실제 사례가 발생하였습니다. 중국 북경대학에서 일어난 미투 운동 사례를 언론 검열을 피해 이더리움 거래 장부로 남긴 것이지요. 

(보고서 p. 128, 확인은 여기를 클릭 한 후 Click to see more -> View input As -> UTF-8)

블록체인은 이처럼 검열에 저항하는 콘텐츠를 확산시키는 도구로 사용될 수 있지만, 익명성으로 인해 콘텐츠의 신뢰도나 영향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단점도 있습니다. 콘텐츠의 진실성 여부를 검증할 수 없어 ‘가짜뉴스’와 같은 거짓 정보가 유포될 위험성 또한 가지고 있지요.

무분별한 콘텐츠 난립 우려

기존 플랫폼과 마찬가지로 수익만을 노린 자극적인 콘텐츠의 난립을 막기는 힘듭니다. 한국어로는 '후방주의', '엄빠주의', 영어권에서는 NSFW(No Safe For Work) 등의 태그를 단 콘텐츠는 어디에나 파고들지요. 유튜브와 마찬가지로 저작권을 무시한 게시자가 원저작권자 대신 수익을 얻는 현상도 예상할 수 있고요.

피해자 권리에 대한 보호가 제한적

블록체인 플랫폼 하에서 문제가 심화되는 것은, 콘텐츠를 삭제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거의 불가능하다는 특징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리벤지 포르노가 블록체인 내 유통될 경우 자료 완전 삭제나, 게시자 추적이 어렵지요. 

5. 블록체인 기술과 환경

1) 에너지 소비

자발적인 에너지 절약을 확산시키는 기술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한 에너지 공동체가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영국 런던 북동부 해크니 지역의 ‘베니스터 하우스 주택단지’는 에너지 블록체인 플랫폼 ‘버브(Verv) 스마트 허브’를 통해 전기료를 반값으로 줄였습니다. 전체 13개 블록으로 나뉜 주택 단지 옥상에 태양광 전지판을 설치하고 각각의 블록에서 생산된 전기를 가구별로 필요한 만큼 사고팔 수 있도록 한 것이지요. 'VLUX'라는 가상통화를 거래지불 수단으로 삼았습니다. 위와 같은 에너지 블록체인은 네덜란드 암스테르암의 '드 꺼블(De Ceuvel)' 마을, 미국 브루클린 지역의 50여 가구 등 세계 여러 곳에서 활용되고 있습니다. 

보다 넓은 지역을 대상으로 에너지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하려는 시도도 이어집니다. 호주 기업 파워레저(Power Ledger)는 정부 지원으로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차세대 전략망 구축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전력 거래, 전기차 충전, 탄소 거래 등의 분야에 블록체인을 도입하고 있으며, 블록체인으로 개인 간 전력 판매를 허용하는 프로그램도 시험 중이지요. 그리드 싱귤러리티(Grid Singularity)는 오스트리아 기업의 블록체인 기술로 에너지 수요 관리 및 데이터 거래를 추진 중입니다. 중국에서도 에너고(Energo)라는 기업이 에너지 블록체인 디앱을 개발해 신뢰할 수 있는 에너지 정보를 블록체인으로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에너지 블록체인은 생산자와 소비자 간에 직접 에너지를 거래할 수 있게 함으로써 거래 비용을 줄이고,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분배하고 사용하도록 도와주는데 주로 활용됩니다. 또한 에너지를 생산하거나 절약하면 개인에게 가상통화 등으로 직접적인 보상을 제공하기도 합니다.

이 기술을 탄소 배출건 거래에 적용할 수도 있겠지요. 탄소자산 거래를 더욱 투명하게 파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탄소 자산 거래의 동기를 유발할 것입니다. 또한 블록체인 기술로 제품의 탄소 발자국을 추적하면 데이터 조작을 막을 수 있고, 제품의 판매 시점에서 부과되는 탄소 세액을 결정하는 데에도 사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에너지 블록체인이 주목받는 이유는 신재생 에너지의 부상과 관련됩니다. 기존 원자력, 화력 발전은 중앙집중식 에너지 생산과 소비인데 반해, 신재생 에너지는 지역 기반의 분산형이기 때문입니다. 에너지 공급자와 수요자 사이의 구분히 모호해지는 특징도 함께하지요.

법적 문제는 넘어야 할 산입니다. 국내 전기사업법은 개인, 건물 간 전력 거래를 제한하고 있지요(전기사업법 제 32조). 최근 산업통상부에서 소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 전력 등의 거래에 관한 지침’을 개정해 에너지 블록체인 도입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작업증명 기술의 과도한 에너지 사용

블록체인 기술이 환경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습니다. 블록체인은 이중 지불 및 조작을 방지하기 위해 참여자 과반 수 이상이 합의를 하게 한다는 점은 앞에서 짚었습니다. 이 합의 알고리즘을 '작업증명'이라 부릅니다. 비트코인에서 새로운 블록을 앞 블록에 연결하기 위해서는 해시를 반들어야 합니다. 해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암호를 풀어야 하며, 암호를 풀기 위해서는 수학적으로 매우 복잡한 계산을 해야 하지요. 이를 암호화폐 채굴과정이라 부릅니다. 채굴을 위해서는 계산을 빨리 할 수 있는 성능 좋은 컴퓨터를 지닌 사람이 유리하지요. 이 때문에 엄청난 수의 고사양 컴퓨터(혹은 일부 부품만)를 계속 가동시키는 '채굴장'이 나타납니다. 문제는 여기에 엄청난 전략이 소모된다는 점입니다. 2018년 11월 미국 오크리지 과학교육연구소 연구진은 “비트코인뿐만 아니라 이더리움, 라이트코인 등 가상통화 채굴에 드는 에너지가 금을 비롯한 광물을 채굴하는 데 드는 에너지보다 20배 이상 많이 든다”고 발표하기도 하였습니다. 비트코인 채굴에 투자되는 전기 투입의 규모도 규모이거나와, 전기 생산 과정이 환경 오염을 유발한다는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지요.

상술한 작업증명 방식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다양한 기술적인 대안들이 제시되고 있습니다. 보유한 자산으로 합의에 참여하는 지분증명(Proof of Stake, PoS)이나 자산을 바탕으로 투표를 위임하는 위임지분증명(Delegated Proof of Stake, DPos) 등을이 그 예시입니다. 그러나 PoS나 DPoS는 보유자산이 많을수록 더 많은 합의 권한이 생기는 현상을 초래하며, DPoS의 경우 위임에 따른 투표 참여로 탈중앙화 정신을 훼손한다는 단점이 존재합니다.

2) 환경정보 관리

환경관리 모니터링 확대

블록체인 기술의 투명성을 환경관리 모니터링에 활용할 수 있습니다. 하수처리시설, 소각장 등의 환경기초시설은 배출/운영 데이터를 위, 변조하려는 유혹에 빠지기 쉽습니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여 기초 데이터의 신뢰성을 향상시킨다면, 시민들의 환경 감시 활동이 더욱 확대될 것입니다. 사고가 발생할 경우 데이터를 토대로 더욱 효율적이고 신속하게 대응할 수도 있겠지요.

3. 맺음말

블록체인 기술의 혁신성은 중앙집중화 된 기존 시스템의 분산에 뿌리를 둡니다. 분산을 통해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일하는 절차를 획기적으로 바꿀 수 있지요. 또한 조지프 슘페터는 기술 혁신을 통한 새로운 경기 순환이 자본주의 경제에 역동성을 불어넣는다고 주장했지요. 경제와 사회에 새로운 활기를 불어넣을 가능성이 큰 기술인 것입니다.

그러나 기술은 사회와 독립적으로 작동하지 않습니다. 사회가 기술을 어떻게 활용하는가 / 기술이 사회를 어떻게 바꾸어 나가는가는 전적으로 기술에 결정되지 않지요. 블록체인이 기존 패러다임을 대체할지, 일부 영역을 보완하는 선에서 머무를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막연한 기대와 부정 사이를 반등하기보다는 현재까지의 발전 상황을 성실히 알고 그 너머를 고민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듯합니다.

  

개인적인 의견


논의의 수준이 다소 단순하다고 느끼는 분은 모든 시민을 독자로 삼는 보고서라는 점을 감안해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기술 관련 지식이 없기에 배운다는 느낌으로 읽었습니다.

다만 사회와 문화를 다루는 주장은 조금 삐딱하게 받아들였습니다. 사회적 신뢰를 이야기 하는데,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적 신뢰가 부족하여 생기는 비용를 줄이는 기술은 될지 몰라도 사회적 신뢰를 올릴 방안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본문에서도 여러 번 짚었듯이, 블록체인 플랫폼에 데이터를 투입하는 단계는 블록체인 기술이 자랑하는 여러 장점이 적용되지 않는 영역입니다. 블록체인 시스템에 어떤 정보가 올라가고, 어떤 정보가 올라가지 않을지. 사람들이 과연 그 안에 올라오는 정보와, 그 정보를 올리는 사람을 얼마나 신뢰할지는 다른 영역이 아닐까 싶네요.

문화에 관련된 이야기는 보고서 구성을 고려한 안배였겠지만 다소 협소한 정의를 활용했네요. '문화콘텐츠'가 아니라 인간의 생활양식이라는 넒은 관점에서 보자면, 사람들이 어떠한 정보를 블록체인 네트워크의 형태로 받아들이기를 선택하고 선택하지 않을지가 궁금합니다. 블록체인 생태계나 그룹이 언어적 장벽, 디지털 리터러시의 차이를 어떤 식으로 다루어 자신들의 이상을 어떤 식으로 전개할지도 지켜볼만한 가치가 있겠네요.

개인정보를 둘러싼 윤리적 쟁점은 곰씹어볼 바가 많습니다. 이는 블록체인을 벗어나 AI, 빅데이터 등과 교차하는 쟁점이지요. 정치적 단위(국가든, EU 공동체든)에 따라 개인정보 활용을 둘러싼 접근이 다르지만, 어느 쪽이건 기술을 활용한 명시적/암묵적 사회통제는 유혹적일테니까요. 정치적, 경제적 자원을 소유한 국가 혹은 기업에 맞서 사회가 어떠한 방식으로 저항할지, 블록체인이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요약을 위해 거의 다 들어냈지만 '기술평가위원회 논의 중에서...', '이런 의견도 있어요', '공개 토론회 중에서' 부분은 생각할 점이 많았습니다. 관심 있으신 분은 꼭 참고하시를 바랍니다.


1) 해당 그림의 PWC 보고서는 PWC(2017) “Introduction to Token Sales (ICO) Best Practices”

2) 가상통화는 코인과 토큰으로 나뉩니다. 보통 자체 블록체인 플랫폼에서 발행된 가상통화는 코인이고, 블록체인 상 디앱에서 발행된 가상통화는 토큰으로 불립니다. 증권형 토큰이란, 가상통화가 주식이나 채권과 같은 증권의 성격을 띄고 있는 것을 말합니다. 즉, 출자지분이나 발행자에 대한 지급청구권, 공동사업에 따른 수익을 받을 권리 등을 표시하는 가상통화는 증권형 토큰에 해당합니다.

3) 해당 그림의 자본시장연구원 표는 한국경제 (2018.10.02.) “[딜로이트 기고] 통계·사례를 통해 한 눈에 보는 ICO 현황"에서 인용

4) Roman M et al., 2018, “A Quantitative Analysis of the Impact of Arbitrary Blockchain Content on Bitcoin”, Financial Cryptography and Data Security  

5) Foley, Sean and Karlsen, Jonathan R. and Putnins, Talis J., "Sex, Drugs, and Bitcoin: How Much Illegal Activity Is Financed Through Cryptocurrencies?" Review of Financial Studi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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