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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6/28 06:02:59
Name   소요
Subject   너말고 니오빠 - 누구랑 바람피는 것이 더 화나는가?
https://youtu.be/PdUiCJnRptk
[MV] 케이윌(K.will) - 이러지마 제발 (Please don't...)


Wiederman, M. W., & LaMar, L. (1998). “Not with him you don't!”: Gender and emotional reactions to sexual infidelity during courtship. Journal of Sex Research, 35(3), 288-297.

애인이 동성과 바람피는 것이 빡칠까 이성과 바람피는 것이 빡칠까?

Wiederman & LaMar (1998)은 질투-분노에 대해 흥미로운 실험을 하나 했어요. 남녀 대학생 223명에게(남 103명, 여 120명) 3가지 질문을 묻고, 9점 척도로 평가하게 했지요. 질문은,

1) 최근 남자/여자친구가 다른 성별과 원나잇을 했다는 것이 의심된다. 얼마나 빡치는가?
2) 최근 남자/여자친구가 같은 성별과 원나잇을 했다는 것이 의심된다. 얼마나 빡치는가?
3) 둘 중 무엇이 더 빡치는가?

세 가지였고요.

결과적으로 이성과의 원나잇에 대해서는 남녀 간 차이 없이 7점 후반대로 화냈어요. 근데 이성 파트너의 동성과의 원나잇에 대해서는 여성이 8.63으로(표준편차 .93) 남성 7.26(표준편차 2.21)보다 일관되게 그리고 많이 화냈지요. 무엇이 더 빡치는지 직접적으로 물은 질문에도 여성은 동성과의 바람에, 남성은 이성과의 바람에 더 빡쳐했지요.

파일럿 성격을 지닌 위 조사는 한계가 있었어요. 첫째, 원나잇을 했다고 적었을 때 남성-남성 간의 원나잇과 여성-여성 간의 원나잇을 가지고 사람들이 떠올리는 생각이 다르다는 점이에요. 둘째, 남녀 대학생들을 가지고 조사했기에 성경험이 없는 친구들도 있었어요. 셋째, 더해서 성적 정향이나 종교적 성향(미국 맥락이기에)이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통제할 필요가 있었고요.

첫째 요인은 보다 자세한 설명이 필요해요.
1) 남-남 성관계와, 여-여 성관계를 가지고 떠올리는 상상이 달라요. 남-남 관계는 성기 삽입을 전제로 상상을 전개하는 반면, 여-여 관계는 전통적인 '섹스'의 표상인 삽입과는 벗어난 형태로 인식하지요. 실제로 동성 성관계의 양상이 어떤지와는 별개로요.
2) 젠더에 따라 파트너의 동성 성경험의 의미를 해석하는 방식이 달라요. 선행연구는 남성은 이성 파트너의 동성 성경험을 가볍게 혹은 에로틱한 요인으로 받아들이고, 여성은 이성 파트너의 동성 성경험을 현재 관계의 지속/생존 가능성(viability)을 고민하게 만드는 새로운 정보로 간주한다고 보고해요. '이 인간이 알고보면 여자가 아니라 남자를 좋아하는 거 아냐? 나는 뭐지?' 같은 의문으로 해석하면 되겠지요.
3) 이는 부정(infidelity)에 대한 감정적인 반응의 젠더 차이와도 연관되요. 여성이 감정적 친밀성 때문에 애정관계를 맺는 비율이 남성보다 더 크거든요.

이런 모든 맥락들은 98년 연구라는 걸 감안하고 읽으셔야 해요.

그래서 연구자들은 연구 설계를 좀 더 정교화해서 한 번 더 조사를 실시합니다. 우선 시나리오를 [파트너와는 진지한 관계] + [파트너가 동성과 오랄 섹스를 1회]로 구체화합니다. 이어 종교적 성향(3개 질문), 섹스-사랑-결혼 간의 연관에 대한 관념(8개 질문), 성에 대한 의견(5개 질문)을 조사하고, 동성 간의 성관계에 대해서 어떤 관념이 드는지도 6가지 질문을 제시합니다(성적 흥분, 상대의 남성성/여성성에 대한 의심, 도덕적 잘못, 참여의향-쓰리썸, 상대의 성적 정향에 대한 판단, 역겨움). 마지막으로 시나리오의 상황을 성적 호기심의 반영이라 생각하는지(2개 질문), 파트너가 자신의 섹슈얼리티를 속였다 생각하는지(2개 질문), 상대와의 성적 관계의 차원을 늘린다 생각하는지도(2개 질문) 물었고요. 엄청 복잡해졌지요?

이번에는 다른 대학의 329명에게 조사했습니다(남:152, 여: 177). 그리고 파일럿과 마찬가지로 남성은 여성 파트너가 이성과의 바람피운 것에, 여성은 남자 파트너가 동성과 바람 피운 것에 더 분노한다는 걸 확인했어요.

동성과의 바람과 이성과의 바람에 대한 분노 차이는,

- 섹스-사랑-결혼 간의 연관을 강하게 믿을수록 커지고(r = .24)
- 성적인 신호들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수록 줄어들고(r = -.33)
- 종교성이 강할수록 커지고(r = .19)
- 동성 간의 성관계를 에로틱하게 받아들일 수록 줄어들었지요(r = -.62)

그리고 위의 4가지 변수는 젠더에 따라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여요.

하지만 4가지 변수를 모두 독립변수로 넣고 회귀식을 짜보면 동성 간의 성관계를 에로틱하게 인식하느냐(남자는 여-여 관계를, 여성은 남-남 관계를)만이 유의한 변수(partial r=-.21)였어요. 하지만 4개 변수로는 설명 안 되는 성별 효과도 남아있었고요(partial r = .20).

시나리오의 상황을 어떻게 해석하는지까지 넣어봅시다. 남성은 여성 파트너가 동성과 원나잇한 걸 성적 호기심의 반영이라 생각하는 반면, 여성은 남성 파트너가 동성과 원나잇한 것을 기만이나 새로운 성적 속성으로 인식했습니다. 성적 호기심의 반영이라 생각하는 건 질투심/분노와 관계가 유의하지 않은 반면, 기만이나(partial r = .10) 새로운 성적 속성으로 인식하는 건(partial r = -.13) 유의했어요. 이 변수들을 통제해서 봐도 여전히 성별 효과는 남아 있었고요(partial r = .29).

여기서 끝낼 수도 있었겠지만, 이 선생님들은 멈추지 않았어요. 동성애혐오 성향과 젠더 역할에 대한 태도까지 넣어서 조사를 해보기로 합니다. 이 결과까지 풀면 논문 소개를 넘어서는 저작권 침해니 생략합니다. 하지만 세 연구 모두에 걸쳐 남성은 여성 파트너의 동성 간 원나잇에 덜 분노하고, 여성은 남성 파트너의 동성 간 원나잇에 더 분노했어요. 그리고 여성-여성 간의 원나잇은 젠더를 막론하고 가장 덜 빡치는 걸로 인식했고요.

남성과 여성이 이성 파트너의 동성 간의 원나잇에 대해 다르게 분노하는 건, 남성이 여성의 동성 간 성관계에 에로틱한 관념을 강하게 부여한다는 걸로 '일부'는 설명되지만 모든 걸 다 설명하지는 못해요. 저자들은 남성성과 이성애 사이의 관념적 연결이 강한 걸 하나의 가능성으로 짚어요. 향후 연구를 위해서는 오랄 섹스 외에 시나리오를 다변화 하거나, 젠더 역할에 대한 관념을 보다 세세하게 측정할 것을 요청하지요.

//

관련해서 아내와 이야기를 해보니 자기는 관계진솔성의 문제를 고민하게 될 것 같다고 하더라고요. 바람과는 별개로, 이성애자 남성이라고 생각했던 남편/남자친구가 양성애자/동성애자라는 걸 알게 되는 그 자체가 관계진솔성을 구성하던 여러 축 중 하나를 흠집내는 느낌이라고요. 상대의 성적 정향에 대한 정보가 관계의 진실함을 평가하는 함수식에서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한국에서 '유교걸'로 사회화 된 여성들 대부분에게는 대들보에 가까운 요소일 것 같다고 덧붙였고요. 또한 차라리 같은 여성이랑 바람을 피웠으면 경쟁이라는 선상에서 받아들이지만, 성별이 달라버리면 어찌할 수 없다는 허탈감도 느낄 것 같다고 하고요.

이런 저런 시나리오를 가지고 떠오르는 생각을 얘기해보니, 상대방이 사전에 이성애 일변도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면 바람으로 인한 충격과 분노로 국한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했어요. 앞서 저자들이 말한대로, [현재 관계의 지속/생존 가능성(viability)을 고민하게 만드는 새로운 정보]의 강도라는 관점에서 포착 가능할 것 같더라고요. 그러니 저자들의 제안에 더해, '파트너의 성적 지향성에 대해 기존에 알고 있던 것과 시나리오를 통해 알게 된 정보가 일치하는가 다른가'를 변수로 포함해서 연구해볼 필요도 있어보여요.

남성-남성 간의 에로틱 경험과, 여성-여성 간의 에로틱 경험에 대한 사회의 일반적인 관념이 다르다는 건 동성애 히스테리아를 언급했던 예전 글 (https://kongcha.net/free/10366)에서 다루었었어요. 하지만 사회 일반의 관념에 더해 젠더에 따라 상대 성별의 동성애 경험과 자기 성별의 동성애 경험을 인식하는 방식이 미묘하게 다르다는 것이 이 연구에서 추가로 드러나요.

세 번째 연구가 이 점을 더 세세하게 밝히고 있기는 한데, 하나만 짚자면 여성들의 동성애 경험을 남성이 여성보다 더 가볍게 취급한다는 걸 얘기해볼 수 있겠어요. 제 관점에 비추어보면 여성성과 이성애중심성 사이의 접합이, 남성성과 이성애 중심성 사이의 접합보다 강도가 약한 느낌이에요. 왜 그런지를 생각해보면 사회가 남성 간의 친밀감 표현 방식과, 여성 간의 친밀감 표현 방식을 다르게 간주하기 때문인 것 같고요. 한국 사회에서는 여성들 간의 스킨십이나 밀도 높은 정서적 교류가 자연스러운 걸로 받아들여진다고 느끼거든요(물론 외교적 안정을 위해 친밀감을 과장되게 연기하는 의례적인 요소도 두드러지지만). 동성 간 상호작용의 양상이 애정관계의 양상과 닮아있다 느끼기 때문에, 여성이 여성을 좋아한다고 하더라도 낯설게 느껴지지 않아요. 물론 앞선 이야기들은 당연히 미끄러운 비탈길의 오류를 내포하고 있지만요. 성찰되지 않은 즉각적인 인상은 이러합니다. 물론 연구는 여성들이 동성 간의 친밀한 관계, 애정/성적인 관계를 복잡하게 그러나 명확하게 구분한다는 걸 보여주지만요.

몇몇 여성 분들과 이야기를 하다보면, 여성들이 생각하는 '남성' 또한 사회적으로 유통되는 관념에 고정되어 있다는 인상을 받을 때가 있어요. 저에게 자리잡은 미끄러운 비탈길의 오류를 감안해보면, 여성들 또한 남성들의 섹슈얼리티(동성애/이성애 모두를 포괄하는) 양상에 대해(섹스, 사랑, 장기적 헌신 간의 연관을 강하게 묶든 따로따로 보든) 사회적으로 허용된 젠더 표현에서 미끄러져 형성된 오개념을 품고 있으리라 생각해요. 그 중 어딘가를 바탕으로 '너말고 니오빠'가 더 빡치는 가설적 원인을 또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싶읍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7-12 07:5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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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익명으로 남을 수 있는 것은 추천 뿐...
  • 생각해볼 만한 좋은 글 감사드립니다


조용필 올라가는 추신수...
매뉴물있뉴
그냥 여성의 생애 소득 전체가 남성보다 적어서 그런거일수도...??
그래서 바람피우는 상대가 남성일때 일관성있게 더 빡치는것 아닐까...
결혼한 사람이라면 고려해 볼 수 있겠는데, 진지하게 만나는 커플이라니 경제적인 요소 외에 다른 게 아닐까 싶어유
집에 가는 제로스
..연구자들은 동성 바람중 역할에 대한 차이에 대해서는 조사하지 않았답니까? 아니 오랄을 물어볼게 아니라 공수를 물어보는게 먼저여야지..? 공수는 중대사항인데! (농담이지만 농담이 아님)
5
아내 왈 수보다는 공이 낫답니다 ㄲㄲ
하마소
98년 시점에서, 서구 사회의 인식론이 현재처럼 다양성에 대한 담론을 준비할 토양이 되진 않았겠죠. (그럼을 가정했을 때는 상당히 분화가 많은, 놀라운 연구라는 생각이 드네요) 그래서 흔히 말하는 고전적인 관념에 천착해서 해석하더라도 드러난 결과를 크게 왜곡하진 않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이를테면 성애에 있어 남근주의적 사고의 관철이 은연중 드러나는 남성의 경향성이라든가, 또는 정체성의 영역이 관계의 진실성을 담보하는 여성 입장에서의 가장 큰 요소가 되는 지점이라든가. 빡침을 사회압의 내면화라고 생각하는 제 입장에선 그리 여겨지네요.
4
고전적인 관념을 바탕으로 참여자들의 반응을 해석하면 대개 설명될 수 있다는 데 동의해요. 다만 2022년 한국을 생각해보면 연구 결과와 비슷하지 않을까 싶어요 ㅎㅎ; 스스로 나는 이런 사람이라고 믿는 것과, 막상 그 상황이 주어졌을 때 나타나는 반응 사이의 괴리는 항존하는데, 내밀한 그리고 욕망에 결부된 영역일수록 지속적인 것 같아요.
5
에디아빠
"하지만 세 연구 모두에 걸쳐 남성은 여성 파트너의 동성 간 원나잇에 덜 분노하고, 여성은 남성 파트너의 동성 간 원나잇에 더 분노했어요."....그저 외간 남자가 문제시다....ㄲㄲㄲ
5
집에 가는 제로스
그러고보니 베리잉글리쉬스캔들에서 총리의 동성애자 전애인이 총리와의 스캔들을 공개하면서 자신이 그를 사랑했다고 하자 전애인의 현 여성파트너가 '당신은 그를 사랑했구나..나는 당신이 그를 사랑했는지는 몰랐어..'라며 멘붕후 자살하는 장면이 떠오르네요..
발그레 아이네꼬
둘 다 빡치던데요.
일단 동성간은 바람핀 본인이 거짓말을 했다는거에 더 실망을 해서...
양성애자라고 말을 했었어야했어요
5
산전 수전 공중전 다 겪은 선생님 ㅠㅠ
Beer Inside
어르신들을 위해서 자매김밥송 들려 드립니다.

https://youtu.be/5W2hYIPaT4g
[슈가송] 파격적인 가사! 이지라이프 '너 말고 니 언니'♪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2(Sugarman2) 16회


https://youtu.be/TyCr8-8c0js
[DJ티비씨] 케이윌x딘딘 - 2018 너 말고 니 언니 ♬ #슈가맨2 #DJ티비씨
3
바람에 대한 참을 수 없는 혐오...!
대상의 성별이 무슨 상관이야...!!
고것은 우리 모두 이고지고 살아가는 젠더의 자장...!
좋은 논문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적하셨듯이 1998년도 연구라 지금 재현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조사 대상이 대학생이라서 성적으로 개방된 인구통계학적 집단이겠지만, 동성 결혼이 합법이었던 국가가 없던 시기니까요. 미국 한정이지만 요즘 MZ세대는 역대급으로 성소수자가 많고(10%까지 잡은 연구도 있습니다) 다양한 성적 지향(저기서 나온 LGBT를 넘어서 무성애, 범성애, 폴리아모리 등)을 인정하는 분위기인지라. 다만 또 고려해야 할 게... 저 때는 인터넷이 덜 발달해서 게이/레즈비언 포르노물도 별로 없었을 때라, 그... 더 보기
좋은 논문 소개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잘 지적하셨듯이 1998년도 연구라 지금 재현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조사 대상이 대학생이라서 성적으로 개방된 인구통계학적 집단이겠지만, 동성 결혼이 합법이었던 국가가 없던 시기니까요. 미국 한정이지만 요즘 MZ세대는 역대급으로 성소수자가 많고(10%까지 잡은 연구도 있습니다) 다양한 성적 지향(저기서 나온 LGBT를 넘어서 무성애, 범성애, 폴리아모리 등)을 인정하는 분위기인지라. 다만 또 고려해야 할 게... 저 때는 인터넷이 덜 발달해서 게이/레즈비언 포르노물도 별로 없었을 때라, 그런 쪽으로 만들어진 섹슈얼리티 인식도 없을 것 같긴 하네요.

그리고 여-여 스킨십을 남자들이 가볍게 보는건, 국가 문화 시대를 막론하고 동성애혐오가 남-남에 집중되고 여-여는 상대적으로 작은 것과도 관련 있어 보입니다. 남성은 기조 있게 성기를 삽입'하는' 존재라는 가부장적 심상을 특히 위협하는 게 남-남 간 성행위거든요. 실제로 성소수자를 사형까지 하 이란에서는 공보다 수의 형량이 더 높습니다.

+ 남성인 저도 상대가 이성과 스킨십했을 때 더 분노했을 것 같습니다. 독특한 성향이라 자부하는 저도 사회적 분위기에서 벗어나긴 힘든가보네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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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 위에도 적었듯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요. 미국 기준에서 현재 재현해보면 음... 모르겠네요.

포르노그라피가 사람들의 섹슈얼리티 상상력에 미치는 영향은 십분 공감해요. 동성 간의 성관계를 에로틱하게 받아들인다고 번역한 것의 원문은 eroticization인데, 포르노그라피가 만들어 내는 서사, 이미지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학습 효과가 있을 듯해요. 농담삼아 일상생활가능?이라고 묻는 것처럼, 성적 흥분에는 상상력이 미치는 효과가 크니까요.

다만 포르노그라피가 사람들의 성적 상상력의 지평을 (왜곡에도 ... 더 보기
한국은 위에도 적었듯이 비슷하지 않을까 싶지만요. 미국 기준에서 현재 재현해보면 음... 모르겠네요.

포르노그라피가 사람들의 섹슈얼리티 상상력에 미치는 영향은 십분 공감해요. 동성 간의 성관계를 에로틱하게 받아들인다고 번역한 것의 원문은 eroticization인데, 포르노그라피가 만들어 내는 서사, 이미지 등에 자주 노출되면서 생기는 일종의 학습 효과가 있을 듯해요. 농담삼아 일상생활가능?이라고 묻는 것처럼, 성적 흥분에는 상상력이 미치는 효과가 크니까요.

다만 포르노그라피가 사람들의 성적 상상력의 지평을 (왜곡에도 불구하고) 다변화 하는지, 아니면 어느 정도 다변화 하는 효과는 있지만 본문에서 언급한 구도 속에서 만들어진 상상력을 재생산하는 쪽에 더 방점이 있는지는 모르겠어요. 그러니 답은 둘돠겠지만, 반반무마니인지, 양념 위주인지는 산업 생산양식도 살펴봐야 하려나? 싶어요. 뭐 제 전공은 아니니 다른 분들께서,,,

폰허브 2021년 자체 조사 결과로는 레즈비언 항목의 시청수가 전체 2위(여성에게서 2위, 남성에게서 8위)였더라고요. 하지만 여전히 게이 항목은 별도로 조사되고요. 남성 동성애와 여성 동성애는 별도로 취급되고, 여성 동성애에 대한 허용적인 혹은 대상화 된 관점은 유지되는 것 같아요. 게이 항목에서 새롭게 떠오르고 있는 femboy 장르도 논리를 들여다보면 남성성의 다변화라기 보다는 '남성성'에서 벗어난 남성들을 제 3의 성이나 '여성' 취급하고 있거든요. 그로 인한 비체화가 자아내는 성적인 자극 효과는 둘째치고라도, 삽입당하는 남성을 (수의 위치에 있는) 남성성을 잃어버리는 것으로 간주하는 논리는 포르노그라피에서 재생산 되는 것 같읍니다. 여성학과 친구한테 얘기해주니 아주 학을 떼더라고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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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nnenbaum
전 동성과 바람 피는게 더 빡칠 듯.
응???

여튼 이성과 바람 피웠다면 쿨하게 보내줍니다.
그래 가서 그분이랑 결혼하고 애도 낳고~~ 너라도 가정 꾸리고 오손도손 행복하게 잘 살아라.
이쪽으론 다신 얼씬도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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ㅋㅋㅋㅋ 생각해보니 역설적으로 불공정하다는 느낌이 들 것 같네요.
집에 가는 제로스
으음 혹시 레즈비언은 어떻게 생각하나 급 궁금해지는군요.
만약 레즈비언은 이성과 바람피는게 더 빡친다! 라고 한다면
성별과 지향에 관계없이 모두가 '남자'랑 바람피는게 더 빡친다고 하는 결론에 이르게 됩니다??
1
tannenbaum
앗!!!! 그르네여.
퀴어의 입장은 어떨지가 궁금했는데 위에 타넨바움님이 댓글을 남겨주셨네요. 스트레이트에 비해서 개인간 편차가 크지 않을까 싶은데, 그래도 거대한 경향은 있을 것 같고.
주영준(2011) 선생님이 제시한 수정된 성 각본 이론이 말씀하시는 거대한 경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읍니다.

"각본 이론에서 '각본'은 실재하는 사회적인 개념이 아니라, 성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은유로서의 설명틀이다. 이는 강제력이 있는 명령이 아니며 행위자는 주어진 각본을 필요와 상황에 따라 연기한다. 이러한 각본은 문화적 시나리오cultural scenario, 대인적 각본interpersonal script, 내면적 각본intrapsychic script의 세 가지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p. 6)"... 더 보기
주영준(2011) 선생님이 제시한 수정된 성 각본 이론이 말씀하시는 거대한 경향을 가늠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읍니다.

"각본 이론에서 '각본'은 실재하는 사회적인 개념이 아니라, 성 행동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진 은유로서의 설명틀이다. 이는 강제력이 있는 명령이 아니며 행위자는 주어진 각본을 필요와 상황에 따라 연기한다. 이러한 각본은 문화적 시나리오cultural scenario, 대인적 각본interpersonal script, 내면적 각본intrapsychic script의 세 가지 층위로 이루어져 있다. (p. 6)"

"성 소수자 연구에 있어 성 각본 이론이 결여하고 있는 가장 중요한 문제는 결국 이들의 삶을 분석하는 데 중요한 의미를 지니고 있는 ‘동성애자 커뮤니티’에 대한 층위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즉, 성 소수자를 위한 ‘문화적 시나리오’가 부재하는
상황에서, 이를 보완하는 ‘커뮤니티 시나리오’의 층위가 필요하다. 하지만 단순히 ‘문화적 시나리오’를 ‘커뮤니티 시나리오’로 대체하는 것으로는 유효 한 분석의 층위를 상정할 수 없다. 2장에서 서술하였듯, ‘동성애자 커뮤니티’는 ‘사회적 커뮤니티’로서의 위상과 ‘성 시장’으로서의 위상이 혼재된 양상을 보인다. (p. 12)"

"사회적 커뮤니티로서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성 소수자에게 제공하는 사회적 각본은 이성애자들의 ‘문화적 시나리오, 사회적 각본’과 유사하다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장기적인 관계는 좋은 것이고, 성 소수자들도 사랑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성 소수자들에게
사회 전체를 포괄하는 ‘문화적 시나리오’는 성 소수자들을 위한 사회적 각본을 제공하지 않는다. 성 소수자들에게 ‘성 소수자들을 위한 사회적 각본’이 부재하는 상황에서, 사회적 영역으로서의 커뮤니티는 이들에게 ‘커뮤니티 수준에 존재하는 사회적 각본’을 제시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성 시장으로서의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가지는 각본은, 사회적 영역으로서의 동성애자 커뮤니티가 가지는 각본/이성애자들에게 문화적 시나리오가 제시하는 각본과 매우 다르게 나타난다. ‘게이에게 연애는 불가능하다.’ ‘30초면 누구든 원하는 파트너를 만날 수 있다’는 류의 각본이 이러한 성 시장적 각본에 해당된다.

즉, 성 소수자의 파트너링 유형 분석을 위해서는, 기존의 성 각본 유형이 제시하는 내면적 각본, 대인적 각본, 사회적 각본의 3개 층위의 각본이 아닌, 내면적 각본, 대인적 각본, 커뮤니티-사회적 각본, 커뮤니티-성 시장 각본의 4개 층위가 필요하다 (pp. 12-13)"

참고: 주영준(2011). 성 소수자의 파트너링 유형과 지속 - 수정된 성 각본 이론을 중심으로 - . 연세대학교 석사 학위논문.
좋은 논문 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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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2 정치/사회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차가운 거리로 나서는 이유 10 삼유인생 24/12/08 1634 84
1421 일상/생각임을 위한 행진곡을 만난 다시 만난 세계, 그리고 아직 존재하지 않는 노래 4 소요 24/12/08 1222 22
1420 정치/사회 나는 더이상 차가운 거리에 나가고 싶지 않다. 9 당근매니아 24/12/08 1719 43
1419 기타페미니스트 vs 변호사 유튜브 토론 - 동덕여대 시위 관련 27 알료사 24/11/20 4909 33
1418 문학한강의 "작별하지 않는다" - 오직 문학만이 줄 수 있는 위로 8 다람쥐 24/11/07 1448 32
1417 체육/스포츠기계인간 2024년 회고 - 몸부림과 그 결과 5 Omnic 24/11/05 1042 33
1416 철학/종교비 내리는 진창을 믿음으로 인내하며 걷는 자. 8 심해냉장고 24/10/30 1303 21
1415 정치/사회명태균 요약.txt (깁니다) 23 매뉴물있뉴 24/10/28 2361 18
1414 일상/생각트라우마여, 안녕 7 골든햄스 24/10/21 1283 37
1413 문학뭐야, 소설이란 이렇게 자유롭고 좋은 거였나 15 심해냉장고 24/10/20 1947 41
1412 기타"트렌드코리아" 시리즈는 어쩌다 트렌드를 놓치게 됐을까? 28 삼유인생 24/10/15 2308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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