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8/10/15 14:05:29수정됨
Name   기쁨평안
Subject   고대 전투와 전쟁 이야기 - (4) 무기에 대하여 1
앞서 올린 질문(https://kongcha.net/?b=7&n=5646) 에 참여해주신 분들 감사드립니다.
해당 글은 이 글을 쓰기 전 일종의 사고실험을 하느라 진행했던 것입니다.


0.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도구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랜시간 사용된 [도구]는 무엇일까요?
불이나 나뭇가지 같이 자연에 있는 것을 활용한 것이 아니라,
의도를 가지고 만들어진 도구에 대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바로 "주먹도끼" 입니다.


약 160만년 전에 유인원에서부터 사용되기 시작되어, 신석기 시대가 될때까지 꾸준하게,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도구이죠.
갑자기 이 이야기를 하는 이유와, 앞서 질문글을 올린 이유가 무엇일까요?

1. 어느날 갑자기 신물질이 눈앞에 나타났을때, 구리의 발견

시작은 우연이었을 겁니다. 토기를 굽던지, 아니면 요리를 하던지, 아궁이에서 불을 열심히 때던 원시인은 불 주위를 둘러쌓은 흙더미 속에서 무언가가 흘러나오는 것을 봅니다. 그리고 불이 꺼진 뒤에 열기가 식은 다음 살펴보니 또 엄청 단단한거에요? 신물질의 발견인거죠.
마치 현대에 비브라늄을 발견한 것처럼 기존에 없던 완전 신 물질, 열을 가하면 마음대로 연성이 가능하고 식으면 단단해지는 물질. 돌 만큼 단단하지는 않지만 대신 더 가볍고, 재활용이 가능한 물질인 거죠.

그렇다면 이 물질이 발견되었을 때, 사람은 가장 먼저 무엇을 만들었을까요?



여기, 제가 설문조사를 했을 때 올려주신 분들의 답변입니다.
답변이야 제각각이겠지만, 한가지 유추할 수 있는 것이 있죠.

사람들은 어떤 신물질이 발견되면 그걸 가지고 자신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을 만들어보려는 생각을 하는 경향이 있다는 겁니다.

물론 아무 근거도 없는 사고실험이지만, 저라면 그럴겁니다.
구리 또는 청동을 발견했을 때, 사람들이 가장먼저 만들어보고 써보게 된 도구는 무엇이었을까요?
혹시 [청동으로 만든 주먹도끼]가 아니었을 까요?
기존에는 적당한 돌덩이를 주어다가 깨트려가면서 만들어 사용하던 도구인데,
이걸 청동으로 만들면 어떨까? 이런 생각을 해보지 않았을까요?
그리고 초기 청동기의 기술력으로는 그정도가 만들 수 있는 한계였을 테고요.
아마도 뜨거워서 흐물흐물해진 청동을 길쭉한 돌로 만든 주걱같은 걸로 주물 주물해서 주먹도끼 같은 형태로 만들어보고,
시험해보고 사용을 해봤겠죠.

자, 그리고는요? 그 다음은 일사천리였을 거에요. 나무 막대기 끝에다 달아보고, 휘둘러보기 시작하면서
그 파괴력에 눈을 뜨게 되는건 그리 오래걸리지 않았을 겁니다.
진짜 도끼가 나타난 거죠.

이 당시 기준으로 생각해보면 정말 최첨단 하이테크놀로지였을 거에요.
다들 나무에 돌을 묶은 돌도끼나, 돌 촉으로 만든 창 같은걸 들고 다니는데,
그것과는 비교도 안되는 절삭력으로 무엇이든 잘라버리고 끊어버리는 무기라니요.
조금만 두꺼운 나무가지만 해도 돌도끼로 하루 종일 두드려대야 겨우 잘라내는데,
몇번 휙휙 휘두르기만 하면 순식간에 잘려나가는 무기인 것이죠.

그래서 청동 도끼를 가진 사람이 최고의 권력을 가진 자가 되어버리고,
그 도끼가 권력의 상징이 될 때까지는 그리 오랜시간이 걸리지 않았을 겁니다.

2. 권력의 상징

이런 이유로 도끼는 전쟁에서 무기로도 많이 쓰였지만, 그보다 권력을 상징하는 물건으로 더 많이 쓰이게 됩니다.
한자 "왕(王)" 이라는 글자 자체가 도끼를 형상화한 상형문자라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뿐만 아니라 동서양을 막론하고 여러 지역에서 상징으로 문양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조선 임금의 곤룡포 하의에 들어가는 도끼문양>


<로마 시대 집정관의 권력을 상징하는 '파스케스', 나무 다발과 도끼로 이뤄져 있다.>


<미궁으로 유명한 크레타 궁전의 양날도끼>





* Toby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10-31 11:06)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4
  • 랩퍼 도끼는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6 역사 고대 전투와 전쟁 이야기 - (4) 무기에 대하여 1 16 기쁨평안 18/10/15 6205 4
112 역사사도세자의 아들 - 홍씨와 김씨 (1) 7 눈시 15/11/08 6206 9
940 역사오늘은 천안함 피격 사건 10주기입니다. 23 Fate(Profit) 20/03/26 6206 39
959 일상/생각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에 대한 반성, 무식함에 대한 고백 18 메존일각 20/05/16 6206 49
598 일상/생각순백의 피해자 3 라밤바바밤바 18/02/27 6207 15
1145 문화/예술회사 식당에서 만난 박수근 12 순수한글닉 21/11/19 6208 46
526 기타2017 추석예능 11 헬리제의우울 17/10/09 6215 13
720 정치/사회Case Study : 포드 핀토(Ford Pinto)에 관련한 세 가지 이야기 21 Danial Plainview(Profit) 18/10/31 6216 10
237 일상/생각아빠이야기 36 기아트윈스 16/07/24 6223 20
856 문화/예술여러 나라의 추석 4 호타루 19/09/05 6228 8
346 정치/사회한국정치의 혁명! 선호투표제가 결선투표제보다 낫다 12 나호토WTFM 17/01/15 6234 3
1011 문화/예술여백이 없는 나라 13 아침커피 20/09/29 6234 36
612 정치/사회미중갈등의 미래와 한국의 선택 19 Danial Plainview(Profit) 18/04/08 6241 23
1028 일상/생각팬레터 썼다가 자택으로 초대받은 이야기 19 아침커피 20/11/06 6241 34
853 일상/생각삼촌을 증오/멸시/연민/이해/용서 하게 된 이야기 24 Jace.WoM 19/08/26 6247 53
909 일상/생각습관 만들기 - 2달째 후기 47 카야 20/01/14 6251 37
143 일상/생각추운날 추억 8 nickyo 16/01/19 6253 6
364 일상/생각연애 편지 14 Toby 17/02/15 6267 20
505 정치/사회핵무기 재배치의 필연적 귀결에 대한 "무모한" 설명 43 Danial Plainview(Profit) 17/09/04 6267 3
258 역사예송논쟁 대충 알아보기 27 피아니시모 16/09/02 6276 8
981 철학/종교자제력, 지배력, 그리고 이해력 13 기아트윈스 20/07/10 6279 30
876 역사조선시대 향교의 교육적 위상이 서원보다 낮았던 이유? 26 메존일각 19/10/16 6281 19
128 정치/사회프랑스 극우당의 승리에 대한 논평에 대한 이야기 15 nickyo 15/12/12 6282 5
931 기타무림사계 : 변증법의 알레고리 4 작고 둥근 좋은 날 20/03/07 6282 10
440 의료/건강나의 갑상선암 투병기 -부제: 워보이와 나 37 고라파덕 17/06/01 6285 2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