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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10/12 14:11:14수정됨
Name   기쁨평안
Subject   고대 전투와 전쟁 이야기 (3) 기병이야기
사실 이곳에는 저보다 훨씬더 조예가 깊으신 분들이 많은 걸로 압니다.
그냥 어디까지나 제가 알고 있는것을 정리할 겸..
그리고 잘 모르시는 분들에게 혹시나 도움이 되면 좋을까 싶어서 올리는 것이다보니
내용이 부족해도 많은 가르침 및 양해 부탁드립니다.
오늘은 "기병"에 대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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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기의 인류는 여러 동물들을 가축화 했는데, 그중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동물이 소와 말입니다.
특히 소는 압도적인 지구력과 체력으로 농사를 짓거나 물건을 나르는 데 쓰였고요.
말은 소만큼의 지구력이 있지는 않으나 압도적인 순발력과 스피드가 있었고 이런 기동성을 전쟁에 활용하려는 시도가 이뤄졌습니다.

1. 전차의 시대

초기의 말은 사실 지금보다 매우 작아서 제주도 조랑말 보다도 작은 수준이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타기에는 적합하지 않아서, 수레를 끌게 하고 그뒤에 사람이 올라타서 전투에 사용하는 "채리엇(전차, 병거)"이 가장 먼저 등장하게 됩니다.



보통 1명이 타면 연락병으로 사용이 되고, 실제 전투용은 1명의 마부, 1명의 전투요원이 탔다고 해요.
만약 말이 4마리가 되면 전투요원은 2~3명정도 되고요.

주된 공격방식은 투창이나 활을 이용해 적 부대를 공격하는 방식이었어요. 그래서 적진을 항해 직선으로 돌격하지는 않고
주로 사선을 그리며 접근해서 공격하고 뒤로 빠지는 식의 전술이 이뤄졌습니다.

예나 지금이나 전투에서 가장 중요한건 "교환비"입니다. 같은 부대 같은 병종이라면 일반적인 교환비는 1:1이죠.
너도 한방 나도 한방 공평한 셈인데, 이렇게 기동성을 가진 부대가
상대적으로 기동성이 떨어지는 부대를 향해서 멀리서 화살을 쏘아대면 전차부대의 사상자는 사실상 제로에 수렴하는 대신
시간이 흐르면 흐를 수록 적군의 사상자는 꾸준히 증가하게 되는 겁니다.

그래서 전차부대 VS 전차부대로 전쟁을 벌이면 전차의 내구성, 마부의 숙련도, 병사의 훈련강도에 따라 승패가 갈리지만 서로 막대한 피해를 입히기 마련이에요.

반면 전차부대 vs 보병부대라면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게 되죠. 보병부대는 쫓아갈수도, 도망갈수도 없이 고슴도치가 되어 죽어가는 수 밖에 없고, 사기가 떨어져(모랄빵) 살아보겠다고 도망치게 되면 어쩔수 없이 대열이 흩어지면서 넘어지는 병사들이 많아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위를 말과 전차들이 깔아뭉개면서 지나가며 학살을 벌이는 것이 일반적인 전쟁의 양상이었죠.

그러다가 나중에는 말의 지속적인 품종개량으로 크기도 커지면서 말과 전차의 무게로 보병들을 들이받는 방식도 많이 사용되기도 했어요.
페르시아제국은 아예 전차의 바퀴에 날카로운 낫을 달아서 파괴력을 극대화 시키기도 했답니다.
하지만 이것도 잠깐만 반짝했을 뿐 그다지 성과를 보이지는 않았어요.



사실 전차는 단점이 굉장히 많은 부대에요.
일단 수레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비용도 엄청 들고,
여러마리의 말을 다룰 수 있는 숙련된 마부가 있어야 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방향회전이 쉽지 않기 때문에 실제 전투에서는 전복되는 경우도 엄청 많고요.
또 고대시대의 기술력으로는 바퀴의 내구성이 한계가 있기 때문에 평평한 평원이 아니고서는 제대로 활약을 하기도 어려웠어요.

그리고 인류는 꾸준히 말의 품종개량을 통해 점점 더 강인하고 크기도 커져서 무장한 사람을 태우고 전장을 활보할 수 있는 군마를 키워내기 시작했답니다.

2. 경기병의 탄생
경기병 (Light Cavalry)은 앗시리아 제국 시절부터 등장한 기병입니다. 말의 품종개량을 통해 직접 사람이 타고 전투에 임하게 되는 거죠.
그러나 품종개량이라고 해도 제주도 조랑말 수준으로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중무장 기병은 어렵고,
가벼운 갑옷에 활이나 투창으로 무장해서 원거리 공격을 하다가, 다 떨어지면
말에서 내려서 싸우는 형태로 운영이 되었어요.
말의 허리를 타면 말이 견딜수 없기 때문에 엉덩이 쪽에 타는 식이었죠.


대충 이정도 사이즈라고 보시면 됩니다.

이들은 초원 유목민들 사이에서 발달을 하게 되는데요. 이들은 넓은 평원지역을 다니면서 양이나 염소들을 키우고, 또 맹수들의 위협으로 부터 보호를 하는 등 여러모로 말의 기동성이 필요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평소에도 말을 타고 다니면서 화살을 사용했기 때문에 별도의 군사훈련도 필요하지 않는 장점이 있습니다.
이들은 이런 기동성과 전투력을 앞세워 주기적으로 농경민족을 약탈하면서 살아갔습니다.
그러면 농경민족들은 이들에 대항을 하기는 해야 하는데, 사실 마땅한 수단이 별로 없었습니다.

말이라는 것을 키우기 위해서는 넓은 목초지가 있어야 했는데, 농경민족들에게는 그 땅에 농사를 지었기 때문이죠.
대신 농사를 통해 나오는 쌀과 밀로 애들을 쑴풍쑴풍 낳다보니 인구수는 압도적으로 많았습니다.
유목민족들이 쳐들어오면 쟁기 대신 창을 들고 나오면 보병부대가 되는 것인데,
병사의 수는 많았지만 기병의 기동성을 따라갈 수가 없었기 때문이죠.

그래서 보병부대가 기병을 상대하려면 어쩔수 없이 지형을 이용할 수 밖에 없게 됩니다.
항상 성이나 요새를 의지하거나, 숲이나 계곡같은 험지를 주요 전장으로 택할 수 밖에 없고요.
기병의 입장에서는 이들을 평지로 유인해 내어 공격하는 식으로 전투가 이뤄졌습니다.

이들 활을 주요 무장으로 삼는 경기병들은 창으로 무장된 보병부대를 공격할 때도 위의 전차들처럼 사선으로 움직이며 활을 쏘아댔습니다.
고슴도치처럼 똘똘 뭉쳐있는 곳에 굳이 말을 타고 뛰어들 필요가 없거든요. 그냥 주위를 돌며 투창을 하거나 화살을 쏘고
다 떨어지면 본진으로 귀환해서 다시 보충해서 다시 오는 식으로 했죠.

사실 보병으로는 기병을 이기기가 정말 쉽지가 않기 때문에 보병부대를 주력으로 삼는 농경민족들은 다른 유목민족의 기병대를 용병으로 고용하는 식으로 해서
겨우 머리숫를 맞추기도 했지만, 아무래도 용병집단들은 충성심이 약한 편이라 항상 열세를 면하지 못하고는 했답니다.

3. 중기병의 등장

알렉산더 대왕은 이런 사막민족의 기병들을 상대하기 위해 아예 정예 기병을 육성하는 쪽으로 선회를 합니다.
사실 농경민족들이 말을 키우기 어렵다고 썼지만, 또 마음먹고 키우면 못할 것도 없거든요.
말 먹일 풀이 없다고 해도 콩을 먹이면 되거든요. 그리고 콩 같은 작물을 키우는 건 농경민족을 따라갈 수 없기도 하고요.
농경민족으로 이뤄진 국가가 어느정도 안정적으로 운영이 되기 시작했을때, 작정하고 기병을 키우면 어마어마한 물량을 뽑아내기도 합니다.
중국 한나라에서도 흉노족을 공격하기 위해서 작정하고 기병만 100만명 육성해서 공격가기도 하고 그랬어요.

아무튼 알렉산더도 정예 기병을 육성을 했는데, 거의 최초로 등장하는 돌격기병이었어요. 창을 들고 적을 향해 돌진하는 기병인 거죠.

헤타이로이라는 이름의 정예기병은 알렉산더 대왕의 주력 부대였어요.

앞서 말씀드렸던 마케도니아 팔랑크스 (보병)들이 적 부대를 저지하며 버티는 동안 이 헤타이로이들이 적의 측면이나 배후를 공격하는 "망치와 모루"전술에서 망치역할을 담당했던 거에요.

당시 페르시아 부대의 구성은 농민들로 이뤄진 경무장 보병들, 일부 중무장 보병들이 있고, 귀족들로 이뤄진 경기병들로 되어있었어요.
이들은 일단 경기병들이 접근해서 활과 투창으로 적들을 공격해서 사기를 떨어트리거나 흐트러트리면서, 훈련 수준을 낮지만 숫자가 압도적인 보병들과 같이 덮치는 방식이었어요.

이런 그들을 향해 알렉산더는 돌격기병을 가지고 적의 경기병을 향해 돌진한 거죠.
이게 상성상 최악인데, 경기병들의 주 무장은 활이에요. 활이라는 건 다음에 다시 다룰 건데, 원거리에서 적을 공격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좋은 무기지만
단점도 엄청 많은 무기에요.
몽고 기병의 활이 유효사거리가 150미터여서 매우 강력했다고 하거든요. 그럼 알렉산더 시절에는 잘해야 100정도였겠죠. 그것도 움직이는 말 위에서 사격을 해야 하다보니 명중률이 높지 않았을 거에요. 그나마 상대가 움직이지 않는 보병부대라면 밀집 사격으로 사상자를 낼 수 있었겠지만요.
이런 경기병을 상대로 말을 탄 적이 돌격을 해온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잘해야 두발 쏘고 운 나쁘면 한발 정도 밖에 못쏘고 창에 꼬치가 되기 십상이에요.
더군다나 상대도 고속으로 이동하는 중이라 명중율은 더 떨어지겠죠.

이걸 상대하기 위해서는 후퇴를 하면서 활을 쏘고, 상대가 물러가면 다시 뒤따라붙으며 활을 쏘는 전법인데요.
이게 이론으로야 완벽하지만 실제로 구현한 부대는 몽고부대밖에 없어요. (몽고의 망구다이 전법은 유명하죠)


<배면사법으로 유명한 페르시안 궁법(파르티잔 샷)>
물론 페르시아 경기병도 "파르티잔 샷"이라는 기술이 유명하기는 하지만 실전에서는 적용하기가 쉽지가 않은게
말을 타고 고속으로 접근하는 적을 상대로 섣불리 후퇴를 하다가는 자신들의 지휘관이 적의 위험에 노출되기가 쉽습니다.
또한 자신들이 보호해야 하는 보병들의 측면이 적의 기병에게 또 노출이 될 수도 있는 거에요.

공격하는 헤타이로이들은 적의 기병이 도망간다? 그러면 지휘부를 바로 공격하던지 아니면 보병의 측면을 공격하면 됩니다.
가뜩이나 훈련수준이나 무장의 질이 낮은 적의 보병들은 도륙당하는 거죠.
그러다가 적의 경기병이 오면? 다시 돌격하면 됩니다.
그러는 사이 팔랑크스가 들이닥치면 적의 보병들은 그냥 쓸려나가는거죠.

이런 중기병은 보병들을 상대로 더욱 강력한 전투력을 발휘했는데요.
적의 밀집보병들 사이로 그냥 창으로 찍어버리는 거에요.
물론 이때는 아직 등자가 개발되기 전이기는 하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강력한 파워를 내는거죠.
열을 맞추서 동시에 기병들이 창으로 찍어버리고 복귀(창을 다시 가지고 재돌격),
그 뒷 열이 다시 돌격해서 창으로 찍고 복귀(창을 다시 가지고 재돌격),
이런식으로 순차적으로 돌격을 하면 아무리 수가 많은 보병들도 당해낼 수가 없는거에요.
기병을 상대하기 위해 긴 창을 도입하기도 하지만 기병들은 그것보다 더 긴창을 들고와서 꼬치를 만들어버리니
당해낼 재간이 없는거죠.

이런 기병은 나중에는 기사로 발전하게 되고, 총이 등장하기 전까지는 전장의 핵으로 작용하게 됩니다.


가장 유명한 기병중 하나 폴란드의 "윙드 후사르"는 2,500명의 병력으로 12,000명의 스웨덴 군에 한번의 돌격으로 80%를 증발시켜버린 기록이 있습니다.


* Toby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10-25 16: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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