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8/07/04 13:44:12
Name   Zel
Subject   리피오돌 사태는 어디로 가는가
리피오돌 최악 대비하는 政…해외물량 확보·제네릭 수입 검토

http://www.docdocdoc.co.kr/news/articleView.html?idxno=1057693

관련 뉴스: https://kongcha.net/?b=34&n=9074

---------------------------------------
요즘 세간엔 아시아나 기내식이 가장 큰 이슈이지만, 사실 기내식이야 안먹어도 죽지는 않습니다만.....

저희 업계에는 약이 없으면 간암 환자가 죽는 리피오돌 이란 약의 공급이 큰 뉴스였습니다.

초기 기사는 5월 부터 공급중단이었다고 하고, 이후 확실히 약의 재고가 없는 병원들이 생기고 있고 수급문제가 어렵습니다. 저희 병원엔 재고는 있는데 신규 환자는 아주 조심스럽게 받을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하더군요. 이 약은 한번 치료에 끝나는게 아니고 수십번 계속 치료하는 환자도 매우 많습니다.

리피오돌이란 약은 양귀비에서 짜낸 기름이고 이 약이 간혈관을 막아서 간세포암의 성장을 억제하는 약입니다. 유일한 생산 업체로 알려진 게르베는 국내 수가를 5만원에서 국제수가에 맞는 25만원으로 올려달라고 했고, 이에 우리 복지부는 괘씸죄로 걸어서 몇 달째 씨름 중입니다.

그간 복지부의 입장은 ‘25만원 근거가 없다. 환자를 볼모로 갑질하는 외국제약회사’ 등의 프레임을 짜고 장관이 이를 국제적으로 언급하기까지 했습니다만 반응은 싸늘했습니다.. 실제로는 중국의 간암색전술 치료환자가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국제적 품귀현상이 발생하고 있고, 게르베 코리아에서도 년간 국내매출이 겨우 6-7억 나는 이 약을 그리 끼고 있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래서 정부에선 다른 병행수입업체를 알아봅니다. 역시 30-40만원을 부르고, 게르베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이걸 확보하니 마니 하고 있습니다. 죽어도 게르베의 장단엔 못맞추겠다는거죠. 정부의 입장이 이해가 가긴 갑니다 여기서 밀리면 다른 회사들에게 나쁜 선례가 될 수 있을테니깐요.

그런데 문제는 이 약이 특허가 걸려있는 약도 아니지만 채산성의 문제가 되었던, 동등성 확보가 못되었던 간에 타회사가 못만드는 걸로 알고 있었죠. 근데 정부에서 또 차마 게르베 좋은 일 시켜주지는 못하니 중국의 듣보잡 회사들을 찾고는 있는데... 제가 환자라도 이건 맞고 싶지 않겠습니다. 이건 생물학적 동등성이고 효용성이고 완전 무시하는 겁니다.

이 상황에서 피해는 고스란히 환자가 보고 있습니다. 보통 의사나 제약회사에 부정적인 환우회 회장 마저도  “나온 지 100년 된 약을 가지고, 제약사 특허, 독점적 지위 운운하는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리피오돌 복제약이 안 나온 이유는 만들기 어렵거나 돈이 안 되거나 둘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실제로 리피오돌 매출은 연 6억~7억원에 불과하다”고 말했답니다.

국가적으로 약을 싸게 사서 풀 수 있으면야, 좋은 일 같습니다만 반대로 한국에서 개발한 약도 한국에서 약가가 싸다면 외국에 제값주고 팔기 어려운거겠죠. 이 사태를 바라보는 의료인들의 눈은 싸늘합니다. 정작 갑질은 누가 하는 지. 왜 한국에서만 싸게 팔아야 하는 지 이해 못하는 상황에서 내심 외국계 회사에게 응원을 보내는게 마치 차도살인이라도 했으면 하는 느낌이랄까요.

이런 일이 생기지 않게 하기 위해 무슨 퇴장방지약품이니 공공제약컨트롤 타워니 이야기가 나오지만.. 세상 모든 약을 특허가 없다고 해도 우리가 다 만들 수는 없습니다. 무슨 폐쇄경제도 아니고 말이죠. 적절한 댓가의 지불만이 시스템을 유지시킬 수 있는 힘이라고 생각합니다.

작년에 이슈가 되었던 소아심장혈관 재료인 고어텍스는 완전히 철수 하였습니다. 현재는 재고 있는 병원들은 어떻게든 쓰고 없으면 어른꺼를 어떻게 해서 한다나요..


* 수박이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8-07-16 08:10)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0
  • 답답한 마음에 십분 공감합니다.
  • 잘 모르던 사실 잘 배웠습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3 철학/종교칸트 전집 번역 논쟁은 왜때문에 생겼나. 76 기아트윈스 18/06/28 8359 16
654 체육/스포츠홈트레이닝을 해보자 -1- 19 파란아게하 18/06/30 8274 27
655 꿀팁/강좌집단상담, 무엇을 다루며 어떻게 진행되는가 4 아침 18/07/02 5920 14
656 꿀팁/강좌고부갈등을 해결해보자 - 희망편 40 기아트윈스 18/07/02 7734 56
657 의료/건강리피오돌 사태는 어디로 가는가 37 Zel 18/07/04 6969 10
658 일상/생각왜 펀치라인? 코메디의 구조적 논의 8 다시갑시다 18/07/06 6512 33
659 일상/생각두 원두막 이야기 9 매일이수수께끼상자 18/07/08 5089 20
660 문학왜 일본 만화 속 학교엔 특활부 이야기만 가득한가 - 토마스 라마르 31 기아트윈스 18/07/09 8102 30
661 의료/건강고혈압약의 사태 추이와 성분명 처방의 미래 28 Zel 18/07/10 6839 21
662 의료/건강발사르탄 발암물질 함유 - 한국 제네릭은 왜 이따위가 됐나 11 레지엔 18/07/12 6403 23
663 여행어두운 현대사와 화려한 자연경관 - 크로아티아 12 호타루 18/07/15 6158 21
664 일상/생각커뮤니티 회상 4 풀잎 18/07/17 5896 15
665 일상/생각사라진 이를 추억하며 20 기아트윈스 18/07/19 5941 44
666 체육/스포츠제도/수익모델이 스포츠에 미치는 영향 17 Danial Plainview(Profit) 18/07/20 7099 25
667 여행서울 호우캉스 호텔 결정 로직 43 졸려졸려 18/07/25 7763 15
668 경제재보험(Re-Insurance)에 대해 간단한 설명 14 기쁨평안 18/07/25 6392 13
669 일상/생각진영논리에 갇힌 모 토론회 참석자들에 대한 소고 12 烏鳳 18/07/26 6433 18
670 여행(스압, 데이터 주의) 오키나와 여행기 ~첫째 날~ 9 소라게 18/07/27 6463 17
671 여행후지산 산행기 13 하얀 18/07/28 6765 28
672 여행산 속의 꼬마 - 안도라 1 호타루 18/07/29 6078 5
673 기타레전드가 되는 길: 이경규 vs 최양락 13 OSDRYD 18/07/30 8518 7
674 과학지구 온난화와 원전. 56 키시야스 18/08/01 7518 17
676 일상/생각욕망의 자극 12 nickyo 18/08/04 6139 6
677 기타러시아와 미국의 전술 교리에 대해 알아봅시다 17 기쁨평안 18/08/08 6667 33
678 체육/스포츠복싱을 잘해봅시다! #3 : 펀치학개론 15 Danial Plainview(Profit) 18/08/09 9679 2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