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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11/28 13:00:17
Name   CONTAX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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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bject   짧은 유치원 이야기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11/28/2017112800153.html




아이를 저렇게 키워야하는데,, 하는 마음에 기사를 퍼오다가 저희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 생각이 나서 티타임으로 급선회.





제 아이가 다니는 유치원은 레지오라는 교육기법을 내세우는데,

레지오는 아이들이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교사는 최소한도로만 개입하면서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는 방식으로 교육을 하는 방식??

어떤 경우에, 가끔 유치원을 들여다보면 그냥 평범한 개판정도로 보이지만, 가끔 놀라운 성과가 나오기도 하더라고요.

(이게 선생님(Project Facilitator)의 역량에 따라 성과가 극명하게 갈리는 경향이 있긴 함)





올초 졸업식에 부모들 사이에서 가장 크게 회자된 것은 한 7세반에서 학기중에 세계지리에 대해서 토의하다가 한 아이가

'이 국기는 우리 엄마가 돕고 있는 누나가 사는 나라 국기랑 똑같은데?' 했더니 선생님께서

'그렇다면 관련된 자료들을 들고와서 아이들에게 소개시켜 줄래?'라고.



아이는 엄마에게 자료를 받아와서 아이들에게 설명하고, 세계의 빈국에 대한 토의를 하던중

스스로 '우리도 아이들을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아보자'라는 프로젝트를 선정하고 '디자인X세계 프로젝트'라고 이름을 붙이고 수행.




선생님의 도움으로 캄보디아의 한 보육원에게 이메일을 보내고, 도울 수 있는 방법에 대해서 토론하다가

깨끗하지만 안입는 옷들을 모아서 보내기로 결정.




미술시간에는 포스터를 만들어 다른 반과 유치원 곳곳에 부착,

원장선생님과 원감선생님에게 프로젝트 의의에 대한 설명

다른 반 수업시간에 들어가서 아이들의 참여를 요청


그렇게 유치원 전체에서 모인 옷들을 잘 포장해서, 항공택배로 발송.





졸업식 전에 그 캄보디아의 보육원 원장님에게서 받은 옷을 입은 캄보디아 아이들의 사진들, 그리고 감사장을 보내줍니다.

아이들은 그 이메일을 보면서 '이거 어디 반에서 보내준 옷이다!', '이거 내가 포장한 옷이야!', '야 정말 너무 신기하다'를 연발.

원장선생님은 그 반 아이들 한명한명에게 그 보육원에서 보내온 감사장을 바탕으로 한국말로 번역한 감사장을 수여하고,



다음해에 모든 반 엄마들이 그 선생님이 자기반 담인교사가 되길 청탁하는 사태가.........





물론 유치원때 잠깐 스쳐가는 경험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이렇게 프로젝트 하나를 시작부터 끝까지 경험해보고

그 과정에서 역할을 분담하고, 그림도 그리고 글도 쓰고, 포장도 하고, 컴퓨터로 검색하는 방법도 배운

좋은 경험이었다고들 하네요.




제 아들도 레지오의 꽃이라고 부르는 일곱살 졸업반인데,

친구들이랑 쌈박질만 하고 돌아오는 것만 봐서는, 제대로 프로젝트를 하나 수행하는 것 같은??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7-12-11 08:14)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7
  • 춫천


CONTAXS2

이건 당시 유치원 소식이 올라오는 네이버 카페에 실린 당시 프로젝트에 관한 포스팅 중.
1
기쁨평안
이건 진짜 그 선생님이 아웃라이어일 꺼에요;
CONTAXS2
네 맞습니다. 젊지 않은 '아줌마' 선생님이신데
정말 전체 반 엄마들이 그분 모셔가려고.....

초창기에는 선생님들 해외 연수보내서 레지오 기법 연구하고 그랬다고 하더라고요.

물론 그냥 동네 아파트 상가에 세들어사는 허접한 유치원임. (원비는 좀 비싸요. 딴데보다)
켈로그김
멋지네요. 울 애는 이런걸 일단 겪지 못하겠지만 ㅋㅋㅋ
와이아아아아아아;;;
파란아게하
헐 쩌네요 춫천
와아 진짜 뜻 깊은 경험이었겠네요.
제가 7살일때는 벽에 붙여진 지네 사진을 보고 지네 탐구 활동 해보고, 실내화 안 고무줄 가지고 관찰해보고 그런식으로 혼자 관찰하는 평범한 기억들밖에 없었는데... 뭔가 부럽네요. 저도 레지오 방식으로 교육 받았다면 뭔가 더 뜻 깊은 7살을 보내지않았을까 싶어요.
1
CONTAXS2
사실 최근 몇년 사이에 유아교육은 엄청나게 발전한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실제로는 몰라요. 느낌만!)

아마 무섭게 치고나오는 공립유치원과, 정부가 멱살을 잡고 끌어올린 교육비 (정부 보조금만큼씩 원비가 올라감)

월 100만원짜리 놀이학교와, 그보다 더 비싼 영유랑 치고박고 하면서

보통 사립유치원들은 진짜 특색있는 곳이 엄청 늘어났더라고요. 그래서 미달인 유치원이 발에 채이는 반면, 저런 유치원은 10대 1정도는 가볍게 씹어주심... ㄷㄷㄷ
선생님을 아주 잘 만나신것 같아요.
사악군
아 정말 좋네요-
Beer Inside
레지오라는 것이 카톨릭에서 온 교육방법 같더군요.
저도 레지오 보자마자 그것부터 생각나더군요
구 로마군대에서 편제를 따온만큼 위로 올라가자면 복잡한 계급체계가 있지만 일단 내부 구성원끼리는 동등한 관계이고 위에서 방향을 잡아주면 봉사라든지 여러 프로젝트를 수행한다는 점에서 비슷한 것 같기도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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