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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9/21 01:29:23
Name   nickyo
Subject   [마르크스 사상사 시리즈] 1. 맑스?마르크스?
안녕하세요
저도 공부를 할 겸, 책을 끝까지 정독하고 싶은 마음에 이 시리즈 물을 써 봅니다.
이 글은 기본적으로 2013년에 발간된 한국철학사상연구회의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라는 책을 요약합니다. 수많은 맑스주의자를 쩌는 전공자들이 각종 문헌을 섭렵하며 요약한 책을 다시 요약해서 인터넷에 올린다니 패기가 쩌는군요... 괜한짓인가 싶지만 인터넷의 좋은점은 제가 이 좋은 책을 읽고 뻘소리를 늘여놔도 재야의 고수님이 리플로 수정해주시는 점 아니겠습니까? 그러니 매우 무책임하게.. 두번째 읽는 책을 끝까지 읽기 위해 시리즈를 이어가 보겠습니다.

제목에 맑스? 마르크스? 라고 써 놨는데, 책 제목이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니까 맑스겠네요. 오늘 소개할 것은 맑스입니다.
누구나 다 아는 이름이지만 사실 맑스와 사회주의, 공산주의, 자본론 이런것이 워낙 이상하게 유통되고 소비되는 현실이기도 하죠.
근데 저도 아마 그런 사람중에 한 명인건 함정.
여튼 19세기 철학자를 왜 21세기인 지금에 보고 있냐, 무의미한거 아니냐는 얘기가 나올 수 있지만, 세기말은 앞둔 1999년의 영국 BBC에서 조사한 지난 세기의 가장 위대한 사상가 넘버 원이자 2008년에 우리 시대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장 위대한 철학가에서도 1위를 먹었으니 21세기에도 이 사람의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꽤 있다고 보는 것 같습니다. 저도 거기에 동의하고요.

이 조사에서 맑스를 천거한 프랜시스 윈(맑스 전기 작가)의 이야기를 옮겨볼께요.

["철학자들은 그동안 세계를 해석하기만 했는데 이제는 세계를 변혁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외친 맑스. 그는 현대 공산주의의 이론적 기초를 닦은 사람이요 경제사의 선구자, 사회학의 아버지다. 그는 대표작 <공산당 선언>(1848)과 <자본>(3권, 1867,1885,1894,)을 통해서 '한 사회의 모습과 사람들의 생각'은 다름아닌 그 사회의 경제적 제 관계에 의해 규정된다는 점을 밝혀냈다. 그가 프롤레타리아 혁명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사회경제적 유토피아는 모든 사회적 생산수단이 개인의 소유가 아니라 국가의 소유, 그리고 더 나아가 만인의 소유가 되는 그런 사회다. 그때가 되면 모든 계급 차별은 사라지고, 사람들도 더 이상 부르주아적 형태의 종교나 가족관계를 요구하지 않으며 전인적 완성과 행복을 추구하고 누리게 된다. 맑스는 모국 독일에서 추방되고 이후 질병에 시달렸으며 어린 자녀들의 죽음을 고통스럽게 겪었지만 평생 불글의 의지로 부르주아의 억압에 맞선 계급투쟁을 설파하고 그를 위해 헌신했다. 현대의 거의 모든 사회주의 사상은 그에게서 비롯되었다. 뿐만 아니라 그의 사상은 정치, 경제, 철학, 문학 등 인간 사고와 삶의 수많은 분야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음, 국정원이 출동할 각이군요.
그렇다고 합니다.

사실 저는 위에서 약간 다르게 이야기하고 싶은데요. 한국의 맑스주의 전공자이신 윤소영 교수님은 맑스의 '공산주의'라는 개념은 운동의 과정이지 하나의 체제 모델이 아니라고 하셨고 저도 여기에 동의해요. 맑스의 공산주의에 대한 현실모델은 우리가 지금 겪는 협동조합이나 평의회주의 같은것에 가깝다고 보셨거든요. 그러니까 여기저기서 공산주의는 국가나 전체의 오더에 맞춰서 똑같이 생산하고 똑같이 분배하는거야! 라는 생각이 지배적인데, 그것과 실제 공산주의 이념과는 차이가 있는 것 같아요. 결국 맑스의 공산주의는 생산의 과정과 결정을 생산당사자(노동계급)가 민주적으로 결정하는 결정권이 존재하는 체제, 노동계급이 생산의 권리를 가지는 그 이행과정을 얘기한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여튼 돌아와서, 자본주의 시대를 살아가면서 자본주의를 가장 열심히 분석한 맑스선생을 가볍게 알아보자면요.

원래 맑스는 민주주의자였대요. 그런데 독일에서 쫒겨나 파리, 브뤼셀, 런던을 전전하다가 프랑스 공산주의, 사회주의 이론과 운동을 접하고 연구하면서 공산주의자가 됐다고 해요. 그러니까 따지고보면, 공산주의나 사회주의의 아버지라고 불리지만 그 전에도 그런 이론은 있었던 것 같아요. 여기서 평생의 호구(..) 이자 ATM(..)이자 고스트라이터(...) 농담이구요. 정말 인격적으로 훌륭하시고 지식도 뛰어나신 대인배 엥겔스 선생님을 만납니다.

레닌이 평하길 맑스주의를 독일 철학+영국 경제학+프랑스 사회주의의 통일체로 봤다는데, 이 시기가 바로 그 세가지가 합쳐진 시기였다고해요. 이때 헤겔을 비판적으로 지양하고요. 이 때 독일 이데올로기라는 저작을 시작으로 그의 역사철학(역사적 유물론)이 어느정도 정립되는데요. 그의 역사관/사회관은 역사를 바꾸는건 사람들의 사상이나 시대정신 같은게 아니고 생산수단의 변화를 중심으로 한 생산관계였다. 그래서 자본주의 사회의 변혁도 이를 통해서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어요.

이후에 이제 맑스 생의 '전반기'의 걸작인 공산당 선언이 나오는데요. 이 선언의 요지는 그거에요. 공산주의자라면 사적 소유를 철폐하자. 노동자 계급의 민주주의를 달성하자. 노동자 계급이 자본가 것들을 빼앗아 국가에 복속시키고, 노동계급이 지배계급이 되자. 이런거죠. 이렇게보면 되게 나쁜건데, 맑스는 당시에 산업자본주의가 발전할수록 재산은 극소수 자본가의 수중에 집중되고 인구의 대부분이 열악한 임금노동자가 될 거라 생각했어요. 극단적 양극화..라고 본거죠.

공산당 선언이 발표되고 나서 혁명의 물결이 유럽을 휩씁니다. 근데 이게 뭐 꼭 공산당 선언때문이다 이렇게 보긴 어렵구요. 프랑스 혁명에 이어서 민주주의에 대한 요구가 확대되고 경제공황이 일어나고 이런게 다 화학작용이 한번에 일어난거죠. 물론 혁명이 한방에 성공하고 이런건 아니었구요.

이 시기를 지나고 나서 맑스가 후반기에 인생 저작을 내놓는데 그게 자본론이라고 불리는 자본이에요. 돡쓰 캐삐딸!

자본은 잉여가치를 생산하는 노동과 그것을 착취하는 자본 사이의 갈등을 중심으로 자본주의의 동학을 해명한 저작이에요. 상품, 노동, 잉여가치, 자본, 이윤 등 자본주의 경제의 핵심 개념들이 분석되고 상품의 물신성, 잉여가치의 착취, 이윤율의 저하 경향, 공황 발생의 필연성 등이 적시되어 있다고 해요. 자본주의를 분석했고 자본주의가 모순에 의해 붕괴될거라고 했죠. 근데 동시에 맑스는 자본주의가 언젠가는 붕괴할텐데, 그걸 막기위한 역사적 반동과 선택이 존재할거라고 얘기했다고 해요. 그러니까..지금으로 치면 수정자본주의 같은게 있을거란 거였겠죠.

자본의 이론적 구성을 지금 학자들이 읽었을 때, 공산당 선언의 '프롤레타리아 독재와 국가의 생산수단 복속'과는 좀 다른 뉘앙스가 있다고 해요. 맑스가 공산당 선언부터 자본까지 걸린시간이 20년에서 40년정도인데. 그 동안 온갖 혁명과 그 과정을 보고 공부를 지속하며 그 자신의 분석과 관점도 점점 엄밀해졌을거에요. 그래서 공산당 선언으로 공산주의를 정의하는게 사람들이 상식적으로 아는 공산주의라면, 자본으로 얘기하는 공산주의는 하나의체제보다는 과정으로 보는 게 옳은 독해다 라는 견해가 나오는 거겠죠.

여튼 이런 맑스인데 사실 말년에는 혁명 조직이나 국제 노동자 운동 등에서 밀려나고 그랬어요. 지금 위상 생각하면 다 막 오오 하며 떠받들었을 것 같은데 당시 사회주의 파벌이 워낙 많고 대립했어서( 맑스주의, 온건 개량노선의 프루동주의, 급진파 블랑키주의, 바쿠닌의 무정부주의 등) 세력싸움에서 진 셈이죠. 어떻게보면 노조주의와 노동자운동의 이론적 토대를 구성한 사람인데 노조에게 버려진다는건 참 슬픈일인데. 여튼 그래서 맑스의 죽음은 꽤 비극적이었어요.

맑스의 개인사를 보면 사실 인간적으로 몹쓸놈이긴해요. 아내 개고생시키고 자식들 못먹어 병걸려 죽게하고.. 대인 엥겔스 선생 등골빨아먹고.. 근데 그렇다고 그 사람의 이론적 저작이 흠집나냐면 그건 또 별개니까.. 여튼 인간적으로는 참 몹쓸 분? 이었다..하는 거구요.


맑스를 이 시대에 다시 읽는 가치가 있다고 한다면, 아마 자본론의 이야기일거에요. 자본론에서는 자본주의의 동학을 설명하고, 그게 꽤 설명력을 갖거든요. 그리고 화폐와 시장을 통해 생산의 가치가 사라지는 물신숭배와 같은 문제도 여전히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구요. 자본주의 이전에도 시장경제는 존재했지만, 그 이전과 이후가 어떻게 다른지. 그리고 자본주의가 지속될경우 모든 것은 상품화되고, 파편화되며 그게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지. 자본주의가 지속되면서 노동자들은 어떻게 변해갈 것이며, 산업예비군과 노동자간의 갈등, 자본가를 제외한 임금 노동자 전체 내에서의 내부적 파편화와 이로 인해 자본주의를 유지하기 위해 어떤일이 일어나는지. 형식적인 민주주의를 채택하면서도 내부적으로 비민주적으로밖에 흘러갈 수 없게 만드는 헤게모니, 이데올로기와 자본주의의 관계. 자본주의 체제에 복속하는 국가라는 기구 내지는 장치와 그 이론들.. 자본론을 연구하고 그 사상이 주의(ism)에서 학문(olosy)로 전환되기 위한 시도들이자 현실사회를 설명하고 분석하여 더 나은 사회를 찾는 대안세계화의 과정일 거에요. 그런 면에서 맑스는 여전히 이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의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이상 공부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맑스만큼 오해와 이해를 넘나드는, 관심을 많이 받는 철학자도 드물거에요. 20세기 최고의 철학자로 꼽히는 미국의 존 롤스는 2007년 정치 철학사 강의에서 자신이 맑스를 비롯한 고전가를 공부할 때 염두에 둔 두 원칙을 이렇게 소개했대요.

["나는 언제나 그 고전가의 입장에 서서 그가 보듯 문제를 보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그 고전가의 사상을 가장 훌륭한 모습으로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한 이론에 대해 판단하려면 먼저 그 이론을 최선의 모습으로 이해한다는 의미일거에요. 한때 맑스주의자들이 자본주의와 주류 경제학이나 사회과학을 비판하면서 앵무새처럼 '자본주의는 망하는데 그걸 왜 모르니' 하다가 학문은 커녕 사상으로조차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고 현실 공산주의라 불렸던 소련의 해체와 함께 학계에서 박살났던건 주류이론을 최선의 모습으로 공부하고 그것을 다시 맑스주의의 이론적 문제틀 내에서 비판하고 재구성하는 정반합의 과정에 게으른 사람들이 많았던 것도 한 몫 할거에요. 물론 안그런 학자들이 많았기에 아직까지 명맥이 이어지는 거지만요.

마찬가지로, 지금 사회는 맑스를 희화화 하고 주류학계는 교수쯤 되는 사람들조차 맑스주의나 맑스주의자의 이론을 자기 맘대로 가져다 쓰고, 왜곡하고, 오독한 것을 진리처럼 떠드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요. 가장 막 대해지는 학자라면 학자고 사상이라면 사상이겠죠. 맑스의 이론이 이론이 아니고 사상이 현대에 틀렸으며 그것이 주류가 아님을 이야기 하고 싶다면 존 롤스의 말처럼 맑스주의를 이해하고, 그 이론적 틀(자본론)에 대한 성실한 공부가 선행되어야 할 거에요.

그런데 사실 이런방식은요. 맑스가 지금 돌아오면 참 빡칠거에요. 그는 사상가였지만 마지막까지 자신의 사상을 과학화 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니까.. 맑스주의자라면, 혹은 맑스주의를 비판한다는건 '너도 맞고 나도 맞는' 존중의 방식은 아닐꺼에요. 누구누구의 철학, 은 하나의 고유잖아요. 아리스토텔레스의, 소크라테스의,플라톤의, 공자의, 맹자의, 헤겔의, 칸트의. 그런데 맑스는 이렇게 '맑스의 철학'으로 남고 싶었을까요? 아닐꺼에요. 그러니까, 지금 적어도 맑스를 대해야 하는 것은 철학자가 아니라 과학자로서의 그일꺼에요. 그래서 맑스의 이론을 과학적으로 비판하고, 그 문제틀의 모순을 찾고 그걸 다시 맑스의 문제틀 안에서 반박하는 정반합의 과정이 일어나며 '사회과학'으로서의 이론화가 진행되어야 하겠죠. 그게 바로 죽은 맑스을 제대로 대우하는, 영면에 들게 하는 방식일 꺼에요. 그러니까 많은 학자들은 맑스를 '철학'으로 치부하고 '대단하고 존경하지만' 반대의 이론가에 대해서도 '대단하고 존경한다'따위의 소리를 할 게 아니라, 맑스주의 내부로 뛰어들어 이론을 비판하고 다시 재구성하고 그게 다시 맑스의 이론 내에서 새로운 이론으로 도약해가고 하는 과정을 참전해 줬으면 좋겠어요. 전 학자가 아니니까 패스할게요. 홍홍홍.


맑스를 다루면서 그의 핵심적인 저작에 대한 요약이나 내용설명이 부족한 점은 이해해 주세요. 그거 다 쓸 능력도 없고 다 쓸 엄두도 안나고..
자기의 공부는 스스로하자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어른이 재능 교육~
똑똑한 분들만 많은 홍차넷이니까 제가 안써도 다 아실거에요 홍홍


그럼 '다시 쓰는 맑스주의 사상사' 맑스 편은 여기서 줄일게요.
다들 굳밤되세요. 리플로 좋은 정보와 가열찬 까임 많이 부탁드려요.

P.S: 이걸로 홍차넷은 워닝사이트에 등록되는걸까요..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10-01 09:38)
* 관리사유 : 추천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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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추천의 철학
  • 홍차 시키셨죠? 한 잔 하시죠.


Event Horizon
근현대 철학으로 올수록 워낙에 현존하는 세력들의 이해관계에서 떨어뜨려 보기가 어려워서 판단을 내리기 힘들때가있는데, 존 롤스의 말이 많이 다가오네요. 시대를 바꾼 초월적인 사람도 동시에 그시대의 산물이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시대와 인물이 상호작용하면서 역사가 만들어지는건데, 자주 그 둘중에 하나만 때어와서 이야기하고 이해하는 경우가 많은것 같아요.

좀 더 비평적이고 철학적인 이야기는 더 많은 고수분들의 리플들이 해주시는걸로...
맷코발스키
본문과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본문 이외에 제가 주워들었던 비판 중에는 "너 너무 경제, 물적 토대, 무조건적인 계-급투쟁, 이분법, 요런 것들로만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재단하는거 아님?" 이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로 말이 많았던게 공산당선언이었는데, 애초에 노동자들더러 읽으라던 글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측면에서 본문에서 제시된 자본론과 공산당선언 이외에도, 맑스가 쓴 다른 저작인<브뤼메르 18일> 또한 주목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의 1848 혁명 이후, 빅-독재맨 보나파... 더 보기
본문과는 좀 다른 이야기를 해보자면, 본문 이외에 제가 주워들었던 비판 중에는 "너 너무 경제, 물적 토대, 무조건적인 계-급투쟁, 이분법, 요런 것들로만 세상을 너무 단순하게 재단하는거 아님?" 이런 것들이 있었던 것 같아요. 주로 말이 많았던게 공산당선언이었는데, 애초에 노동자들더러 읽으라던 글이었으니 어쩔 수 없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런 측면에서 본문에서 제시된 자본론과 공산당선언 이외에도, 맑스가 쓴 다른 저작인<브뤼메르 18일> 또한 주목해볼만하다고 생각해요. 프랑스의 1848 혁명 이후, 빅-독재맨 보나파르트가 어떻게 정권을 잡아가는지를 이야기하는데, 맑스에 대한 세간의 그러한 평가와 달리 역동적이고 복잡한 정치 구도와 계급 관계를 묘사하고 있거든요. 물적 토대 이외에 정치적 신념으로 분류되는 집단들도 섞여서 등장하고, 정치는 단순히 각 계급(또는 지배적 계급의) 경제적 토대에 따라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고... 실은 최근에 어떤 이유로 이 책을 다시 읽고 있는데, 홍차넷에 맑스에 관한 글이 올라와서 깜짝 놀라씀다.

맑스의 반대급부로 주로 묘사되는 베버도 정작 저작들을 보면 마 경제도 중요하다!는 소리르 하고 있다는데...
저도 학부 수준에서만 공부한거라 레알 고수 분들께 바통을 넘기는 걸로...

+그나저나 마르크스보단 맑스가 더 찰지지 않나요. 맑스 좋아!
이런들저런들
지극히 단편적인 지식들과, 공산주의와 그것을 여전히 믿고 있는 진보 지식인들(외연상 진중권 정도까지도 포함되겠군요) 대해 느낀 인상에 기반해서 논한다면...

근대 종교의 창시자 쯤으로 이해합니다. 그의 이념은 잘 모르지만 수행된 모습을 보면 크게 다를바는 없죠. 원전으로 떠받들여지고 해석만이 가능했다는 점에서...전근대 종교와는 달리 물질의 중요성과(전근대 종교는 금욕을 주로 강조하죠) 더불어 피지배층의 분노에 의미를 부여하고 피지배층의 연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죠. '분노'라는 감정에 가치와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고 ... 더 보기
지극히 단편적인 지식들과, 공산주의와 그것을 여전히 믿고 있는 진보 지식인들(외연상 진중권 정도까지도 포함되겠군요) 대해 느낀 인상에 기반해서 논한다면...

근대 종교의 창시자 쯤으로 이해합니다. 그의 이념은 잘 모르지만 수행된 모습을 보면 크게 다를바는 없죠. 원전으로 떠받들여지고 해석만이 가능했다는 점에서...전근대 종교와는 달리 물질의 중요성과(전근대 종교는 금욕을 주로 강조하죠) 더불어 피지배층의 분노에 의미를 부여하고 피지배층의 연대에 기여했다는 점에서 의미는 있죠. '분노'라는 감정에 가치와 도덕적 의미를 부여하고 이것이 니체를 만나면서 68년 이후로 전근대 종교를 진정한 의미에서 뛰어넘을 수 있는 단초를 제공한 인물..이라는 인상을 받습니다.
인성은 대단히 안 좋아서 일베나 메갈과 비교해봐도 뒤지지 않는 '쓰레기'여서 현대와 같은 인터넷 시대였으면 활동하기 힘들었을텐데...사실 주희도 그렇지만 이런 류의 대사상가들의 특징이 헤게모니에 대한 욕정을 문필활동으로 해소하는거라서 공격성을 주체를 못하는 타입이기도 했던듯. 그래서 개개인의 실존적 구원 맥락에서는 사실상 가치가 없고 전근대 종교만 못하다는 인상도 받습니다. 물론 가난이 고민인 고학력자들의 경우 종종 정신적 도움을 받기도 하죠
기아트윈스
껄껄. 토인비가 그랬잖아요. 맑시즘은 성경을 몇 페이지 정도 찢어내서 만든 건데 그나마도 크게 오독했다고.

하지만 마치 기독교의 영성이 표면적으로는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 지역과 문화에서 서로 다른 양태로 나타나는 것처럼 맑시즘 역시 하나로 퉁쳐서 '이렇다'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영국에와서 느낀 건데 여기 좌파들은 약간 목가주의 + 기독교 온정주의가 기반이 아닌가 싶어요. 소규모 공동체 (커뮤니티=코뮨) 가 공동소유재산을 관리하고 코뮨 내외를 막론하고 '불쌍한'사람들이 레이더에 포착되면 그에 대한 물적+심... 더 보기
껄껄. 토인비가 그랬잖아요. 맑시즘은 성경을 몇 페이지 정도 찢어내서 만든 건데 그나마도 크게 오독했다고.

하지만 마치 기독교의 영성이 표면적으로는 통일성을 유지하는 것처럼 보여도 각 지역과 문화에서 서로 다른 양태로 나타나는 것처럼 맑시즘 역시 하나로 퉁쳐서 '이렇다'라고 말하긴 어려울 것 같아요. 영국에와서 느낀 건데 여기 좌파들은 약간 목가주의 + 기독교 온정주의가 기반이 아닌가 싶어요. 소규모 공동체 (커뮤니티=코뮨) 가 공동소유재산을 관리하고 코뮨 내외를 막론하고 '불쌍한'사람들이 레이더에 포착되면 그에 대한 물적+심적 서포트를 하지요. 이 서포트를 불러일으키는 데는 논리와 이성보단 온정적 감성이 더 중요하구요. 그런 걸 보면서 (최소한 영국에선) 공산주의 운동은 실은 산업화+도시화에 대한 반감, 중세 목가생활에 대한 향수에서 시작되었거나 혹은 그런 감수성에 기반한 게 아니었나하고 생각하게 되었어요.

반면에 마오주의 같은 걸 뜯어보면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나서 또 재밌지요. 마오는 사뭇 진지하게 인민들이 쌀이 아니라 빵을 먹는 쪽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공장을 짓고 굴뚝에서 연기가 나오고 인민들이 소위 '전통'적인 생활양식을 모두 폐기하고 런던의 노동자 계급처럼 빵모자를 쓰고 빵을 먹으며 살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요.

현대 한국의 진보 지식인들이 꿈꾸는 이상향은 어떤 모습인지 잘 모르겠어요. 제가 어느 정도 내부자라서 잘 포착이 안되는 것 같기도 하고 아니면 그냥 이상향 자체가 좀 흐릿한 것 같기도 하고. 하지만 뭐가 됐든 영국의 목가주의자들이나 중국의 마오주의자들과는 다를 거 같아요. 그 차이에는 (본인들은 인정하기 싫어할지라도) 아주 뿌리 깊은 문화적 영향이 있을 거구요. 어쩌면 유교공산주의/선비공산주의 같은 걸지도 모르죠 ㅎㅎ
이런들저런들
유럽이겠죠. 한국의 진보 지식인들이 현재 공식적으로 밀고 있는 이상향은. 그중에서도 북유럽. 하긴 버니샌더스도 북유럽을 미니.
한국에는 고유의 이상향은 없는 것 같아요. 외부모델에 대한 동경만이 있을 뿐....
기아트윈스
저도 예전엔 '한국 좌파는 북유럽 사민주의 빠들이지' 정도로 결론내고 말았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약간 바뀌었어요. 예컨대 BC5~6세기의 공자 때부터 7년 전 저한테 한문 가르쳐준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자고로 유학자라면 자기들 이상향은 요임금 순임금이 다스리던 시대라고 공공연히 말해왔어요. 헌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그 시대는 어떤 모습이고 지금 그 시대의 영광을 되살리려면 어떤 방법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가야할 것이며 그렇게 해서 되살린 모습은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면 완전히 다른 대답이 나올 거란 말이죠.

다른 예를 들자면, 오바마... 더 보기
저도 예전엔 '한국 좌파는 북유럽 사민주의 빠들이지' 정도로 결론내고 말았었는데 요즘은 생각이 약간 바뀌었어요. 예컨대 BC5~6세기의 공자 때부터 7년 전 저한테 한문 가르쳐준 선생님에 이르기까지 자고로 유학자라면 자기들 이상향은 요임금 순임금이 다스리던 시대라고 공공연히 말해왔어요. 헌데 그래서 구체적으로 그 시대는 어떤 모습이고 지금 그 시대의 영광을 되살리려면 어떤 방법으로 어떤 단계를 거쳐가야할 것이며 그렇게 해서 되살린 모습은 어떨 것 같냐고 물어보면 완전히 다른 대답이 나올 거란 말이죠.

다른 예를 들자면, 오바마의 이상향 중 하나는 대한민국이에요. 덜덜. 그런데 대한민국의 어떤 면, 어떤 내용이 그렇게 끌렸는지 오바마가 하는 말들을 들어보면 정작 한국인 입장에선 얼토당토 않은 것들이거든요. 교사가 의사와 똑같은 수준의 연봉을 받고 똑같은 사회적 존경을 받는 나라라나 뭐라나 -_-;

마찬가지로 한국의 진보 지식인들이 '북유럽' 운운할 땐 대체 그 북유럽을 어떻게 파악하고있는지 세밀하게 해체해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요. 노련한 인터뷰어가 '그래서 네가 말하는 그 북유럽 모델이란 게 대체 뭔데? 가보고나 하는 말이야?' 라고 되물었을 때 과연 오바마의 대한민국론 수준 이상의 답변이 나올 수 있을런지 모르겠어요 ㅎㅎ
이런들저런들
답글을 남겼다가..이러쿵 저렁쿵 논할 자격은 없는듯해서 조용히 삭제를..홍차넷은 무서운 곳이군요. 이렇게 글을 끌어내다니 넘나 무셔운 곳...

무언가 외부에 대한 막연한 동경일지라도 그것이 사회를 바꾸어가는 에너지가 된다면 그것은 그것대로 나쁘지 않겠지만, 자신을 진정한 의미에서 알기 전에 무턱대고 외부에서, 그것도 맥락을 사상한채 해답을 찾으려고 한다면 결국 채워지지않는 공허함만이 남지 않을까 싶네요. 스스로를 돌이켜보아도 그렇고...
기아트윈스
넹 아니 뭐 이게 뭐라고 삭제까지;; 다들 직장에서 몰래 읽고 생각 없이 지껄이는 거 아니겠어요 ㅎㅎ 그나저나 저번 댓글에 미처 못남겼는데 "헤게모니에 대한 욕정을 문필활동으로 해소" 라는 표현을 보고 거시기를 탁 쳤어요. 특히 '욕정' 부분이 백미예요. 기억해뒀다가 나중에 키배라도 뜨게 되면 써먹어야지 하고 노트에 필기를..
barable
맑스 철학에서 세상이란 결국 헤겔의 세상을 베낀 것에 불과한데, 변혁하는 일이 중요하다기 보다는 사실 세계는 맑스 철학대로 돌아간다면 공산주의로 가야만 하는 게 자연스러운 것이겠죠. 헤겔의 세상이 절대의지에 의해 자연스럽게 자유를 향해 움직이듯. 마르크스 주의가 저평가 되는 건 그의 철학을 오독하고 오용하는 사람들 때문이 아니라 그의 철학이 본질적으로 세상을 오독한 철학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그가 가진 설명력은 그를 믿는 사람에게서만 나옵니다.
까페레인
맑스에 대해서 잘 몰르는데 글때문에 참 재밌게 읽었어요.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공산당 선언을 잠시 보는 중인데요. 의문이 한가지 드는 것이 왜 자본가와 노동자로만 나누고 중산층의 역할에 대해서
크게 중요시 하지 않았나 궁금해져요. 읽다가 부르조아 계급이 진정한 자본가라고 하지만서도 현대로 비교해보면 성격이 귀족이나 왕정의 왕들 계급의 하위 역할이나 현대로 치면 고수입 중산층 혹은 수입레벨 상위10 - 30% 계급을 지칭하는 것 같거든요. 쉽게 이야기해서 상위중산층? 이라고 해야 하나요? 소부르조아라고 하는 계급과... 더 보기
맑스에 대해서 잘 몰르는데 글때문에 참 재밌게 읽었어요.
부르조아와 프롤레타리아 계급에 대한 공산당 선언을 잠시 보는 중인데요. 의문이 한가지 드는 것이 왜 자본가와 노동자로만 나누고 중산층의 역할에 대해서
크게 중요시 하지 않았나 궁금해져요. 읽다가 부르조아 계급이 진정한 자본가라고 하지만서도 현대로 비교해보면 성격이 귀족이나 왕정의 왕들 계급의 하위 역할이나 현대로 치면 고수입 중산층 혹은 수입레벨 상위10 - 30% 계급을 지칭하는 것 같거든요. 쉽게 이야기해서 상위중산층? 이라고 해야 하나요? 소부르조아라고 하는 계급과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가요?

자본가들을 끌어 내리는데 역할을 집중하기 보다는 새로 중산층 계층을 탄탄하게 하거나 비율을 늘리는 안에 대해서는 맑스 이론 중에 있는지 궁금해지네요.

공산당선언에서(아주 짧아서 읽기가 쉽네요), 상속권폐지와 모든 아동의 무상교육 이야기에 공감이 되는데요. 어떻게 부가 재분배될런지 지배계층을 없앤다고 해서 부의 재분배가 현실적으로 일어날런지 모르겠지만 지배계층의 파이를 줄이고 중산층의 파이를 늘일때 좀 더 이상적일 것 같은데요. 대부분의 시민들/소상공인/노동자들이 다양한 혜택을 누리게 되니깐요. 텍스트내에서는... 반대로 그러다가 소부르조아가 하층으로 흡수되기 싶다고 하는 것 같은데 제가 잘 이해를 못한것 같기도하는데요.
그런 모델이 북유럽형의 사회복지가 아닌가 싶기도 한데요. 이미 독일식의 사회주의에 대해서 맑스가 이야기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한데요.

예전의 미국의 월스트리트 Accupy Wall Street 운동이 구심력이 없이 거의 소멸된 것을 보면 얼마나 지배계층들 혹은 지배계층이 되고자 하는 이들의 욕망이 탄탄한지 그 변방에 있는 노동자로써는 아쉬워요. 죽어라고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의 쳇바퀴에서 돌아야하고 중산층 되기도 헉헉되니 오히려 중산층에서 최하층으로 내려온 사람을 만나기가 어렵지 않으니 우리나라에서는 15년 IMF 이후에 부의 집중이 심해진것 같아요. 왜 15년 동안 특히나 부의 집중이 윗쪽으로 쏠림이 심해진건지.... 맑스가 무덤에서 깨어나서 속시원하게 이야기해주셨음 해요.

니코님 글 감사~
barable
자본가와 프로레탈리아로 나누는 것은 그 둘의 기준이 생산수단의 소유 여부이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돈이 많느냐 적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생산수단을 소유하면 자본가이고, 그렇지 못하면 노동자입니다. 일반적인 고소득 전문직도 맑스의 기준으로는 상당수는 프로레탈리아입니다.
까페레인
동감해요. 고소득 전문직이 노동자 프로레탈리아라는데는 의문의 여지가 없겠지요. 반대로 생산수단을 소유하는 가난한 기업인들이나 고소득 전문가 노동자들은 아마 비율이 적어서 크게 중요치 않은건지 잘모르겠어요.
구밀복검
거칠게 설명하자면

부르주아 : 자본가. 생산수단 소유자. 대충 고용주라고 치겠습니다.
프롤레타리아 : 노동자죠. 고용주 아니면 거진 다 노동자.
쁘띠(소) 부르주아 : 생산수단을 갖고 있으나 규모가 작습니다. 자영업자, 소상인, 농민 등등.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자본 규모가 작은 쪽은 시장에서 도태되며 승자가 자본을 독식하게 됩니다. 재래시장이 망하고 마트가 흥하는 것처럼. 따라서 쁘띠 부르주아는 경쟁에서 승리해서 대자본가가 되든지 도태되어서 노동자 되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이... 더 보기
거칠게 설명하자면

부르주아 : 자본가. 생산수단 소유자. 대충 고용주라고 치겠습니다.
프롤레타리아 : 노동자죠. 고용주 아니면 거진 다 노동자.
쁘띠(소) 부르주아 : 생산수단을 갖고 있으나 규모가 작습니다. 자영업자, 소상인, 농민 등등.

자본주의가 고도화 될수록 경쟁이 치열해지므로 자본 규모가 작은 쪽은 시장에서 도태되며 승자가 자본을 독식하게 됩니다. 재래시장이 망하고 마트가 흥하는 것처럼. 따라서 쁘띠 부르주아는 경쟁에서 승리해서 대자본가가 되든지 도태되어서 노동자 되든지 둘 중 하나라는 것이죠. 그러므로 이들의 가능성에 대해 논할 필요가 없다고 본 것입니다. 그러면 노동자들의 임금 수준을 향상시키면 되지 않겠냐고 생각할 수 있으나, 경쟁이 가속화 될수록 기술 수준이 발달하면서 인력이 기계와 설비로 대체되고 고용은 축소되면서 실업은 늘고 임금 수준도 같이 하향하므로 노동자들은 비참한 신세에 놓인다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이윤율은 저하하고 생산이 소비를 웃돌게 되고 결과가 공황 및 자본주의 패망...물론 이러한 흐름이 무조건적으로 일방통행 하는 것은 아니고, 이것을 상쇄하는 요인들이 있기 때문에 경기는 순환하고 호황이 오기도 하고 임금 수준이 올라갈 수도 있고 안정적인 생활 여건이 조성될 수도 있지만 궁극적으로는 자본 그 자체가 자본의 붕괴를 불러올 수밖에 없으므로 시장경제는 붕괴될 수밖에 없다는 것입니다. 해서 각각의 개개인이 이윤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나, 아이러니하게도 그것이 공황이라는 결과를 낳는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위와 같은 이유로 마르크스는 중산층-쁘띠부르주아지 등 자본가와 노동자 사이의 회색지대를 주목하지 않았습니다. 그걸 주목한 것은 유럽 사민주의자들이고 이를 채택한 국가들의 경제/행정 정책도 그에 주안점을 두고 있지요.
까페레인
자세한 배경 설명 감사합니다. 유럽 사민주의자들의 행보가 궁금하네요. 중산층 쁘띠브루주아지에 답이 있을것 같은데..

정리해주신 능력에 감탄합니다.
바빠 죽겠는데 여기다가 장문의 댓글 하나 달고 싶은 욕망이 생기네요... 아ㅠㅠ
우주최강킹왕짱
하나 써주세요 ㅋㅋ 줄리님 글 보고 싶어요. 부탁부탁
음...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부탁을 받아서 씁니다.

제가 봤을 때 마르크스의 사상은 두 가지로 나눠서 이해해야해요.

하나는 그가 이 시스템이 내적 모순에 의해 전복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깨닫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전복이 실현되기 위한 과정에서의 실천에 관한 부분이죠.

전자를 대표하는 것이 '자본'이라면, 후자를 대표하는 것이 '공산당 선언'입니다. 꽤 재미있죠. 보통은 저런 흐름으로 갈 수가 없거든요. 그는 필연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은 그 내적 모순에 의해 붕괴할 것이라... 더 보기
음... 그냥 지나가려고 했는데 부탁을 받아서 씁니다.

제가 봤을 때 마르크스의 사상은 두 가지로 나눠서 이해해야해요.

하나는 그가 이 시스템이 내적 모순에 의해 전복이 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라는 것을 '과학적'으로 깨닫는 부분이고

다른 하나는 그 전복이 실현되기 위한 과정에서의 실천에 관한 부분이죠.

전자를 대표하는 것이 '자본'이라면, 후자를 대표하는 것이 '공산당 선언'입니다. 꽤 재미있죠. 보통은 저런 흐름으로 갈 수가 없거든요. 그는 필연적으로 자본주의 시스템은 그 내적 모순에 의해 붕괴할 것이라는걸 '선각'했다고 굳게 믿고 있었는데 그렇다면 굳이 공산당 선언 같은거 쓰지 않아도 저절로 그렇게 될 터이니까요. 그런데도 그는 공산당 선언을 쓰고 있죠. 물론 이건 마르크스의 사상 내적으로 해결이 됩니다. 그다지 철학적으로 이슈가 있는 부분은 아니에요. 그런데 요지는 마르크스 사상이 저 두 가지 모두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에 마르크스 관련 논쟁은 굉장히 혼란스러워지는 경우가 많다는거죠. 그러니까 진정한 마르크스를 까려면 '전자'를 무너뜨려야 하거든요. 그런데 비판은 대게 후자에 가해지는 경우가 많아요. 사실 후자는 마르크스의 전유물이라고 볼 수가 없어요. 실천의 영역은 결국 사회운동의 영역이고 공산주의적 사회운동에 국한 지을거면 마르크스 이전의 공상적 사회주의자들도 저기에 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마르크스 이후의 다양한 사회주의 계파들을 생각해보면 운동으로서 마르크스주의는 일부에 불과하거든요. 그리고 동구권 몰락으로 공산주의 실험이 어느정도 일단락 난 이후에는 더더욱 논의할 필요성조차 없다고 생각하는 부분입니다. 그런데 마르크스 까나 빠 모두 여기에 집중하고 있으니 대부분의 논의가 크게 실익이 없다고 생각해요. 물론 이걸 깨닫기 이전인 고딩 때만 해도 저도 신나게 이 영역에서 재미있게 놀고 있었죠.

그럼 '전자'가 깨졌느냐가 이슈인데... 저는 반은 깨졌고 반은 살아있다고 생각합니다. 반이 살아있다는게 놀라운거죠. 그렇기 때문에 아직까지도 회자되고 있는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마르크스가 위대한 이유도 여기서 온다고 생각해요. 그가 사회주의 운동을 창시해내고 실천했다는 점에서 위대한건 절대 아니거든요. 그 이전에 이미 그런 실험을 한 사람들은 있었어요. 마르크스가 위대한 이유는 과학적으로 이 시스템은 무너질 것이라는 걸 선언을 해버렸는데 그걸 반박할 수도 없을 뿐더러 여기에 사용된 마르크스의 관점 자체가 너무나도 많은 부분을 설명해줄 수 있었기 때문이죠. (이러다 잡혀갈라...)

아무튼, 반은 맞고 반은 틀리다고 한 의미를 요약하자면 "디테일은 다 틀렸는데 큰 골자는 다 맞았다" 정도라고 할 수 있어요. 마르크스 경제학은 현대계량경제학의 관점에서는 까놓고 얘기하면 아무런 영향력이 없습니다. 전혀 설명력을 갖지 못해요. 여기서 '디테일'이 무너지는거죠. 따라서 프롤레타리아 혁명에 의한 사회 전복 모델도 다 폐기처분 됩니다. 하지만 큰 틀은 도저히 부정할 수가 없어요. 그 큰 틀은 '사회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결정하는 건 생산 관계이고, 생산 관계를 결정하는건 생산 기술이다.'라는 겁니다. 마르크스 이름 떼고 이 얘기를 하면 공감하지 않을 사람은 거의 없을거에요. 예를들어 알파고 등장 때 유행했던 '특이점'과 같은 개념도 여기에 포섭이 되는거죠. 강인공지능의 출현으로 기술이 기술을 낳아 인간이 더 이상 일을 할 필요가 없다면 자본가-노동자로 이루어진 현재의 '생산 관계'가 붕괴할 것이고 이는 새로운 '사회'를 낳겠죠. 놀랍도록 똑같은 논리에요. 그리고 정치적 지형의 관점에서 마르크스주의와 가장 반대편에 있다고 할 수 있는 신고전학파의 경기변동 모형인 실물경기변동이론의 결론도 기술 충격 이외에는 장기적 경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이 거든요. 다양한 경제성장모형에서도 1인당 실질국민소득의 증가 요인은 형태만 다를 뿐 기술의 발전으로 결론을 내리고 있고요. 그리고 잠시만 생각해봐도 현실적으로 1인당 국민소득만큼 사회를 크게 결정하는 요소도 없죠. 우리나라가 당장 1인당 실질국민소득이 10배가 증가한다고 하면(즉, 물가 변동 다 감안해서 구매력이 10배 증가) 사회는 엄청나게 달라질 것이에요. 혹시 100배가 증가한다면 지금의 100분의 1만 노동해도 지금만큼 먹고 살만하다는거죠. 그러면 사회민주주의 형태든 뭐든 사회는 변화합니다.

'그래 그냥 당연한 소리 한거네 이게 뭐가 위대함?'이라고 반박할 수도 있는데 애초에 이런 방식으로 사회를 바라본 것은 마르크스가 처음이었고, 더 중요한 것은 현대에도 시사점이 있어요. 예를 들어 브렉시트 문제 같은거만 봐도 되죠. 브렉시트도 제노포비아가 문제다, 케머런의 삽질이다 등등 다양한 분석이 있지만 이 문제도 마르크스의 관점으로 전부 환원 가능해요. 피케티가 자주 지적하는거 있잖아요. '자본생산성과 노동생산성의 성장률 차이가 심각한 수준이다.' 자본생산성에 영향을 주는 기술의 발전은 지금 우리가 체감하는 것보다 높은 수준인데 그 이유는 노동집약적인 산업은 제3 세계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에요. 어떻게보면 자본주의의 내적 모순을 해외로 수출하고 있는 형태라고 할 수 있죠. 즉, 세계 경제는 기술의 발전으로 전체 소득이 증가하고 있는데 기술력을 가진 국가는 높은 생산성의 효과를 누리지만 제3 세계는 상대적으로 쪼들리게 되면서 사회가 기술 발전에 따른 변화 압력을 받는거라 생각합니다. 현대 사회에 첨예해지는 갈등 양상도 거진 다 이 거대한 흐름 아래서 탄생하는 것일테고요. 결국 안정이 되려면 생산성이 증가하는 만큼 사회가 조금씩 모순을 조정해가야 한다는 것인데 그런 의미에서 그 갈등을 최소화 하는 방안을 찾아야 할 것입니다. 현재 그걸 잘 하고 있는가를 생각해보면 영 아니올시다라서...

물론 여기서 제가 얘기한건 마르크스를 지나치게 넓게 확장시킨 것일 수 있어요. 하지만 원래 인문학이란게 이런거고... 무엇보다 당대에 시대의 디테일을 오판했다고 해서 그 사상가를 폄하할수도 없으며, 제대로 파악했다고 해도 그 사고의 과정이 모순 투성이면 존중해 줄 수도 없죠. 그게 아니라면 적어도 그리스 철학자들은 다 재평가행, 아니 현대 이전의 모든 철학자들이 재평가 들어가야하는 부분이라;
7
우주최강킹왕짱
와 댓글 감사드립니다. 댓글로만 보기엔 아깝네요.
줄리님 경제 전공자에 인문학에도 조예가 깊으신 것 같아 부탁드렸는데 너무 과분한 답변을 받았네요. 답변 감사드립니다.
사실 저는 주류경제학 간만 찍어 본 입장이고 맑스 비판만 들어온 사람이라 맑스주의가 뭔지 전혀 몰랐는데 덕분에 많이 알아갑니다.
과분하다니요. 아무도 부탁 안 했어도 그냥 제가 근질근질해서 쓸 수 밖에 없었거에요. 재미있게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이런들저런들
학술사적 의미는 있지요.
까페레인
댓글 추천 기능이 필요한것 같아요. 친절하신 설명 감사합니다. 시사잡지 기고문 같아요. :)
기아트윈스
억 댓글 달자마자 ㅋㅋ 쑥스러워서 수정합니당
원래 오늘 밤을 새워야 했지만 이젠 더 빡세게 밤을 새워야 하는 상황이 됐네요.... ㅠㅠ
April_fool
이런 글은 고정 브금으로 [인터내셔널가]를 깔고 읽어야 하나효
https://www.youtube.com/watch?v=yZ1L-wUY_0M
인터내셔날가.wmv
알라딘에서 목차를 훑어봤어용. 미리 좀 갈쳐주세요. 가라타니 고진 파트를 쓰신 분이 누구에요? 책 재밌나요?
연세대 외래교수 이정은 님이 쓰셨어요. 가라타니 고진 '맑스의 가능성, 세계공화국으로?'라는 부재여요.
파트의 참고문헌과 더 읽어볼 책은 짱짱 많네요.
필요하시면 옮겨적...을게요
책은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론이나 내용보다는 맑스주의자 내지는 맑스주의를 사회적/학문적으로 행한 사람들을 따라가며 사상사를 정리한 철학사서 같은 느낌이에요. 내용은 간결하고, 그 사람의 생애나 핵심적인 주장은 이랬다 이게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영향을 줬다 이런식이에요. 그래서 페이지는 많은데 각오를 좀 하면 읽을... 더 보기
연세대 외래교수 이정은 님이 쓰셨어요. 가라타니 고진 '맑스의 가능성, 세계공화국으로?'라는 부재여요.
파트의 참고문헌과 더 읽어볼 책은 짱짱 많네요.
필요하시면 옮겨적...을게요
책은 전반적으로 어렵지 않게 쓰려고 노력했어요. 그래서 이론이나 내용보다는 맑스주의자 내지는 맑스주의를 사회적/학문적으로 행한 사람들을 따라가며 사상사를 정리한 철학사서 같은 느낌이에요. 내용은 간결하고, 그 사람의 생애나 핵심적인 주장은 이랬다 이게 사회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고 영향을 줬다 이런식이에요. 그래서 페이지는 많은데 각오를 좀 하면 읽을만해요. 이 책은 재밌기도 재밌는데, 사실 맑스주의가 뭐냐 라거나 맑스주의를 어떻게 공부할래 했을때 각 학자별로 맑스주의에 대한 해석과 비판이 오가고 하는 것들이 있잖아요? 그런걸 정리해서 이학자 저학자를 공부해야지 하는게 정말 어려운데 이 책은 적어도 학자 파트별로 참고문헌과 더 읽어볼 책들을 많이 정리해 둬서 뭔가 맑스주의 공부의 개괄? 맑스주의개론 이런느낌일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참고문헌과 더 읽어보기 목록이 넘나 괜찮은것!
앗 옮겨적을 것까지야... 도서관에서 빌려보면 돼요 감사감사.
알라딘 미리보기에 나와 있는 맑할아버지 파트 일부를 읽어봤는데 솔찌키 앞부분은 약간 설렁~설렁~한 느낌이... 특히 '왜 아직도 맑스가 중요한가' 하는 질문을 스스로 던지고 스스로 대답하는 부분이 많이 허술해요. 첫 저자가 뛰어난 호교론자(?)는 아닌 듯..
저자마다 편차가 꽤 있을 거 같아요. 그렇지만 레퍼런스 정리가 잘 돼 있다니 그것만 해도 넘나 좋은.. 시리즈 연재 계속해 주세요!
코페르니쿠스
뭐야 차단했는데 왜 보이지? 기능 문제인가. 일단 다시 차단.
마르크스도 좋지만 페미니즘에 대해서도 제대로 공부합시다. ㅋ
관련하여 회원 상호간에 공격적 표현을 사용하지 말것을 이미 권고드린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공격적 언행을 지속하였기에 3일 이용정지 조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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