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회원들이 추천해주신 좋은 글들을 따로 모아놓는 공간입니다.
- 추천글은 매주 자문단의 투표로 선정됩니다.
Date 16/08/09 21:48:55
Name   Event Horizon
Subject   원어민도 못푸는 수능34번 문제?
눈팅과 댓글만 달다가 홍차넷에 첫글을 이런 주제로 쓸줄은 몰랐는데 이렇게 인사드리네요...


현재 미국에서 10년 가까이 살고있고 영어에 자신이있는 입장에서 어제 수능 영어 34번 문제를 보고 흥미가 생겨서 풀어보았습니다.

그리고서는 정말로 원어민들이 못풀려나 싶어서 주위 다양한 사람들에게 문제를 주어보았습니다.

물어본 사람들은...

1. 미국인 다섯
2. 영어권* 외국인 하나 (인도)
3. 비영어권 외국인 셋 (중국, 대만, 독일)
*영어가 인도의 공식언어중 하나이지만 워낙 언어가 많은 국가로 알고있어서 별표를 쳤습니다

의도한건 아닌데 편하게도 저까지 10명이 풀었군요 ㅋㅋ

제가 맞춘것 까지 합해서 한번에 정답을 맞춘 사람이 5명이였고, 다지선다임을 고려해서 차선 답안까지 치면은 총 7명이 정답을 선택했었습니다.

한번에 맞춘건 미국인이 3, 그리고 독일 친구가 맞추었었고
차선 답안은 미국인 2명이 맞추었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차선까지 다 오답을 선택했고, 중국친구는 솔직히 잘 모르겠어서 그냥 찍었다고 하더군요.

나이대는 가장 어린 친구가 만으로 21살, 가장 나이 많은 친구가 30대였고, 학력또한 타일러가 나온 수준의 학교와 비교해서 전혀 부족할게 없는 학교들의 현재 학부생부터 이미 박사를 마무리한 사람까지있었습니다. 전공으로 보자면 미국인 친구들 중 둘이 예체능계였고 나머지는 다 (미국인 비미국인 모두) 이공계이고, 예체능계 두 친구들 중 한명이 한번에 맞추고 다른 친구가 두번째 답안으로 정답을 선택했었습니다.

다만 정답을 맞춘 사람들도 다들 문제가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하였습니다. 헷갈리기 쉬운 문제이고, 문단을 포함해서 문제가 특별히 좋은 문제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국 고등학생들이 이런 수준의 영어 문제를 풀어야한다는 것 자체를 흥미롭게 생각하더군요. 독일인 친구를 빼고 다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닌 친구들이라 문제 유형 자체는 SAT나 GRE와 유사해서 별 위화감을 느끼지는 못하는 것 같았고, 독일인 친구도 예전에 영어시험 생각난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이러합니다. 수능 34번 문제는 원어민도 못알아듣고 못푸는 문제라고하는건 오류가있다고 봅니다. 물론 샘플사이즈가 작기는 하지만 전혀 말도 안되는 유형의 문제였다면 제가 물어본 미국인들이 전부다 차선까지 합해서 정답에 근접했을리는 없다고봅니다. 더군다나 별로 독해나 문학적 능력을 따로 특별히 훈련받지 않은 전공의 사람들이였는데 말이죠.

다만 원어민이라도 좀 햇갈릴수있는 문제인것은 맞다고 생각합니다. 아마 타일러가 급해서 그랬든, 그냥 이런류의 시험을 풀어본지 오래되서 감이 떨어져서 그랬든 실수를했고, 그것에 맞추어서 방송과 인터넷에서 떠도는 짤이 만들어진게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가장 먼저 물어본 미국인 친구과 같은 경우 풀이를 물어보았을때 "수능 만점자"와 똑같은 유형의 풀이를했습니다. 문단 전체를 살펴보고 그 문맥에 맞는 문장을 형성시켰다고요. 그리고 본인은 미국형 시험풀이 학원제도인 SAT prep과 같은건 전혀 안해보았다고 하더군요 (다른 몇몇 미국 친구들은 저런류의 교육을 받은 경험이있는걸로 알고있습니다).

"결론은 이러합니다"라는 문단을 써놓고 말이 길어지니까 글의 마무리가 애매해졌네요 ㅎㅎ 어제 오후에 커피마시면서 친구들한테 물어보고 문자 보내고 하면서 심심풀이로 해본 설문조사(?)이니 그걸 감안하시고 가볍게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p.s. 제가 맞춤법이 좀 많이 엉망입니다. 못난친구 국어교육 시켜주신다 생각하고 오류를 찾으시면 쪽지로 연락주시면 열심히 배우겠습니다. (꾸벅)

* 수박이두통에게보린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16-08-22 13:38)
* 관리사유 : 추천 게시판으로 복사합니다.



12
  • 실험엔 츗현!
  • 실사구시엔 츗천
  • 좋은 글 감사합니다.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595 일상/생각따듯한 난제 10 Homo_Skeptic 18/02/23 5779 35
516 일상/생각애 키우다 운 썰 풉니다.txt 21 Homo_Skeptic 17/09/23 7480 20
482 일상/생각사회적 조증에 대하여 34 Homo_Skeptic 17/07/25 6607 30
452 일상/생각숙제 무용론 국딩의 최후 11 Homo_Skeptic 17/06/14 6180 7
430 문학[인터뷰 번역] 코맥 매카시의 독기를 품은 소설(1992 뉴욕타임즈) 8 Homo_Skeptic 17/05/13 9044 6
597 경제'식근론'에 대한 단상, 한국은 독립국이 맞는가? 25 hojai 18/02/23 8816 6
705 기타퇴근하기전에 쓰는 나의 창업 실패기 7 HKboY 18/09/28 6683 16
164 기타인도네시아 이야기 28 Hitam 16/03/01 6458 11
578 일상/생각이불킥하게 만드는 이야기. 28 HanaBi 18/01/16 6122 21
903 일상/생각[펌글] 좋은게 좋은거라는 분위기가 세상을 망쳐왔다 21 Groot 19/12/27 5706 8
1201 경제최근 한전 적자에 대한 해설 34 Folcwine 22/05/13 4633 10
1022 체육/스포츠로마첸코-로페즈 : 초속과 변칙 5 Fate(Profit) 20/10/18 5820 9
940 역사오늘은 천안함 피격 사건 10주기입니다. 23 Fate(Profit) 20/03/26 6186 39
933 역사인도에 대하여 7 Fate(Profit) 20/03/13 6761 20
912 과학기업의 품질보증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3 Fate(Profit) 20/01/22 5979 19
835 체육/스포츠파퀴아오-서먼 : Who will be resurrected? 5 Fate(Profit) 19/07/21 6712 27
830 정치/사회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비용을 찾아서 41 Fate(Profit) 19/07/10 7649 38
764 체육/스포츠슈퍼볼 53(Super Bowl LIII) 프리뷰 (약스압) 5 Fate(Profit) 19/02/02 6705 11
269 과학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월급 D 루팡 31 Event Horizon 16/09/22 9140 12
266 기타양자역학 의식의 흐름: 더 퍼스트 어벤져 37 Event Horizon 16/09/16 6661 13
247 기타원어민도 못푸는 수능34번 문제? 34 Event Horizon 16/08/09 8126 12
1163 일상/생각그 식탁은 널 위한 것이라고 이야기 했다. 2 Erzenico 22/01/22 4146 29
637 일상/생각커피야말로 데이터 사이언스가 아닐까? 39 Erzenico 18/05/24 6915 15
603 음악Bossa Nova - 이파네마 해변에서 밀려온 파도 7 Erzenico 18/03/16 6789 9
566 의료/건강완벽한 보건의료제도는 없다 ('완벽한 보건의료제도를 찾아서'를 읽고) 18 Erzenico 17/12/26 7196 24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