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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2/05/08 00:13:53
Name   카르스
Subject   윤석열을 맞이하며: 진보 담론의 시대는 끝났다
길고 길었던 문재인 정부도 이제 이틀밖에 남지 않았고, 이틀 뒤 윤석열 정부가 취임합니다.
문 정부의 높은 지지율에도 불구하고 10년주기 정권교체 법칙을 무시하고 단번에 정권교체에 성공한 윤석열을 보면서, 예전부터 생각해온 문제 하나가 확실해졌습니다.

IMF 이후 현재까지 한국사회를 지배했던 진보* 담론의 시대는 확실히 끝났다고.
진보 담론이 수명을 다했기 때문에 단번에 정권교체가 되었으며, 윤석열이 걱정되는 진보는 새 시대에 맞는 담론을 만들어낼 의무가 있다고.


*여기서 진보는 편의상 새천년민주당, 열린우리당, 더불어민주당 등 민주당계 정당과 민주노동당에서 진보신당, 통합진보당을 거쳐 정의당/노동당/녹색당 등으로 이어지는  유럽식 진보정당 둘 모두를 포괄합니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둘 모두 생각보다 공통점이 생각보다 많고, 진보 담론의 종말은 양 정당 모두에 해당한다고 판단되기 때문입니다.


두말하면 잔소리지만 IMF 경제위기는 한국 사회에 굉장한 충격이었고, 그와 동시에(어느 정도는 그 때문에) 김대중 당선으로 한국 현대사의 진정한 첫 정권교체가 성공했습니다. 이러한 정치, 경제사회의 급격한 변화와 충격으로 인해 한국 사회의 담론지형은 크게 바뀌게 됩니다. 사실 구조적 변화는 노태우/김영삼 시기부터 조짐이 있었는데, 김대중/노무현 시기에 들어서는 돌이킬 수 없을 정도로 벌어집니다. 반공 권위주의가 지배했던 한국 사회에 어마어마한 충격이었죠. 

그 전이라고 진보 담론이 없었던 건 아닌데, 장면 내각 이후 처음으로 진보정권을 맞은 상황에서 새천년의 시대가 오고, 인터넷과 휴대폰과 같은 온라인 문화가 폭발하고, IMF 위기를 일단 '표면'적으로 극복했고, 한일월드컵을 성공적으로 개최하는 등 급격한 발전에 성공하면서 그에 맞는 진보 담론의 수요와 공급 모두 비대해졌습니다. 지식인과 예술계에서 진보 담론이 지배한 걸 넘어, 아동/청소년들이 보는 잡지와 책에도 해당 코드가 유행하게 됩니다. 이는 2000년대에서 2010년대 초반에 아동청소년기를 보낸, 신문과 책을 즐겨읽던 제가 보증합니다.

아래는 그 결과로 만들어진 진보 담론들의 일부입니다. 

- 정치를 넘어서 경제, 사회, 문화 전반을 지배하는 권위주의를 타파하자! (특히 노무현의 핵심 코드) 
- 수도권 패권주의 및 지역주의를 극복하고 균형발전으로 나아가자! (이것도 노무현의 핵심 코드)
- 외세에 이용당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 한민족인 북한과의 적대를 끝내고 통일로 나아가자. (햇볕 정책) 
- 혈통 민족주의는 시대착오적. 다문화주의로 가자! (탈민족주의 담론) 
- 한국은 복지가 매우 부족한 국가. 북유럽을 본받아서 고부담-고복지 국가가 되어야, (복지국가 담론)
- 저성장 실업난으로 인한 청년 문제가 심각. 부모보다 가난할 것으로 기대되는 첫 세대다! (88만원 세대 담론) 
- 미국 패권주의를 규탄한다! 대안적 세계질서를 모색하자 (반미운동)
- 입시지옥, 사교육 지옥, 권위주의 교육을 타파하고 청소년이 살기 좋은 나라로! (당시 대안세력이던 전교조의 활약) 
- 민주당이야말로 진짜 보수다. 한국의 자칭 보수정당이라는 건 극우 독재 수구세력일 뿐. (한국 사회의 우편향 담론)
- 국가는 부유해졌지만 재벌들이 과실을 독차지해서 서민에게 돌아간 건 없다! 빈부격차만 심해졌다! (양극화 규탄 담론)
- 한국 최저임금은 너무 낮다! 대폭 올리자! (최저임금 1만원 운동)
- 한국은 장시간 노동의 나라! 저녁있는 삶을 만들자! (손학규 공약)
- 왜곡선동을 일삼는 조중동 보수언론 카르텔을 타파하자! (안티조선 운동) 
-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준다!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핵심 주장 중 하나)
- 등록금이 너무 올라서 학생 부담이 극심하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아라! (반값 등록금 운동)
- 한국 부동산은 미치도록 비싸. 버블이라 곧 일본처럼 붕괴될 것. (선대인)
- 한국은 잘살았는데 행복해지지 못했다. 경쟁사회를 벗어나 탈물질주의, 웰빙의 삶으로 가자. (이스털린의 역설)
- 한국 문화는 군대 문화나 다름없다. 사회의 병영화를 타파하자! (탈군대문화 운동)
- 징집병이 헐값에, 제대로 된 보상 없이 부려먹히고 있다. (열악한 징병제 개혁 혹은 모병제화 운동) 
- 극악의 경쟁문화 때문에 청소년을 포함한 자살률이 세계 최고다! (위의 이스털린의 역설과 연관)
- 한국 사회병폐로 인해 세계 최악의 저출산! 애를 낳을 수 있도록 사회구조를 개혁하자. (저출산 정책)

등등...

저때만 해도 진보 진영에서는 거의 신줏단지 취급받은 주장들이고, 이에 회의적인 주장들은 구습으로 매도되었습니다. 
진보 진영이 학술, 출판 및 문화예술 분야를 쥐어잡았기에, 이 진보들의 인식은 수많은 대중들에게 넘어갑니다.  
그리고 위 인식에 근거한 국가 어젠다와 정책들을 요구했고, 정부는 이를 상당수 받아들였습니다.  
심지어 보수우파도 진보적 어젠다/정책을 생각보다 많이 수용했습니다. 이명박의 보육지원금, 박근혜의 기초노령연금 정책이 대표적이죠.   
그 악명높은 뉴라이트 운동도 진보 정권과 진보 담론에 대한 안티테제로 나온 게 큽니다. 그들이 비판했던 진보 담론 수준 이상으로 망가지는 처참한 결말만 나왔지만. 


하지만 평생 갈 것 같은 위 담론도 점차 흔들리기 시작했습니다.

개인적 경험상 박근혜 때부터 조짐이 보였습니다.
박근혜 정부에 대한 진보진영의 비판이 지나치고 무의미하다, 반대를 위한 반대라면서
보수와 반노반문 진보 일각에서 조심스럽게 비판이 나오더니, 
박근혜가 탄핵되면서 문재인 정권이 들어서서 비판이 잠시 그쳤다가,
문재인 정권이 국민들의 지지를 잃으면서 문재인/민주당 비판의 이름으로 
본격적으로 반-진보담론들이 넘쳐나오면서 확실히 무너지기 시작했습니다.

결국 문재인 정권은 10년주기 정권교체 법칙도 무너트리고 단번에 윤석열로 정권을 교체시켰습니다. 
0.7%차긴 했지만, 그래도 진 건 진 거죠. 
그리고 윤석열은 확실히 날이 선 정책기조를 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까고 보면 기존 정책들을 그렇게까지 뒤집진 않았지만, 공개적으로 반민주당 성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지요. 

이제 진보좌파들의 담론은 무력하게만 메아리칠 뿐입니다.

그렇다면 왜 포스트-IMF 진보 담론의 시대가 끝났을까요? 이는 매우 복합적입니다. 


1. 담론을 통한 사회개선의 성공 : 수명을 다한 담론들

진보좌파들은 잘 인정하지 않는 사실인데, 한국 사회는 분명히 빠르게 개선되어왔고 이는 최근까지 이어졌습니다.
그 결과가 최근 한국 문화 컨텐츠의 대유행과 코로나 (상대적) 대응 성공이었죠.
그 결과, 과거에 담론으로 제기된 사회문제들 중 현재 해결되어 더 이야기될 일 없어진 게 많습니다. 위 리스트에서만 골라봐도

- 혈통 민족주의는 시대착오적. 다문화주의로 가자! (탈민족주의 담론) => 외국인 및 이주여성이 빠른 속도로 유입되어 외국인 비율이 다문화사회 기준이라는 총인구대비 5%를 곧 돌파할 예정.
- 한국은 복지가 매우 부족한 국가. 북유럽을 본받아서 고부담-고복지 국가가 되어야, (복지국가 담론) => OECD 선진국에서 제일 빠른 복지예산 증가세를 보였고, 세율도 그 못지않게 올랐습니다.
- 권위주의 교육을 타파하자! => 현재는 체벌은 금지되었고 촌지도 거의 사라졌지요. 수련회, 얼차려, 아침조회같은 권위주의 잔재도 많이 사라짐.
- 한국은 장시간 노동의 나라! 저녁있는 삶을 만들자! (손학규의 공약) => 여전히 꽤 긴 편이지만 주6일제 시절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 투표율이 떨어지고 있는데 이는 한국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준다! (최장집의 '민주화 이후의 민주주의' 핵심 주장 중 하나) => 2000년대까지는 투표율이 낮아졌는데 그 이후 반등해서 많이 회복되었습니다.
- 등록금이 너무 올라서 학생 부담이 극심하다! 정부는 대책을 내놓아라! (반값 등록금 운동) => 소득반영 장학금 + 저리 학자금 대출로 상당부분 해결.
개인적으로도 제도 덕에 등록금 반도 안 내고 학교 다녔네요.
- 한국 문화는 군대 문화나 다름없다. 사회의 병영화를 타파하자! => 적어도 민간에서 군대식 교육을 하는 경우는 많이 줄어듦. 
- 징집병이들 헐값에, 제대로 된 보상 없이 부려먹히고 있다. (열악한 징병제 개혁/모병제 도입 운동) => 적어도 월급만 보면 징병제 국가 평균 레벨까진 올랐습니다. 윤석열 월 200만원 봉급 공약은 지나치게 높아 장교/부사관과의 형평성 문제가 제기될 정도. 

이들 담론은 목적 달성에 성공했기에 더 제기될 필요가 없습니다. 그렇게 수명을 다해 자연으로 돌아갔죠.


2. 서구 선진국이 한국 수준으로 떨어지고 있다! - 타 선진국의 상대적 쇠퇴
사실 서구 선진국이 옛날만 못하게 된 게 어제오늘의 일은 아닙니다. 멀리 보면 1970년대의 스태그플레이션과 신자유주의 시대(경제학자들은 모호하기 때문에 좋아하는 표현은 아닙니다)까지 거슬러 올라가죠.
그동안은 정도가 심하지 않았고 인터넷도 덜 발달해서 숨길 수 있었는데,
최근 10여년동안 서구의 정치적 혼란상이 전세계로 생중계되면서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 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한국의 입시교육이 유례 없다고들 하던데, 타 선진국도 대학진학률이 높아지고 교육열이 심해지면서(미국 상류층 입시 이야기 들어보면 한국 강남부모에 비견될 정도입니다) 한국과 차이가 줄었습니다. 
한국 정치인들이 교양 없다고들 까던데 이는 서구 극우 정치인들의 극단화로 도찐개찐(심지어 서구가 더 심한 면도 있는)으로 전락했습니다.
한국에 자유주의가 부족하다고 하던데 코로나19 시국에서 서구는 동북아 때보다 더 심한 수준의 락다운/백신패스/백신 음모론으로 문제가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서구선진국을 본받자는 진보좌파 담론들은 매력을 잃고 말았습니다.
서구 선진국이 매력적이어야 본받을 수 있는데 그게 아니면 모범은 커녕 조롱거리만 될 뿐이죠.



3. 처음부터 틀렸던 주장들의 잘못이 드러남

사실 위의 주장들 중에서는 해당 주장이 나올 시기부터 이미 틀린 이야기인 게 많았습니다.
팩트체크 문화가 부족했고, 타국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고, 기성 반공 권위주의의 안티테제 수준의 주장이 많았고,
자료를 찾을 인터넷 등 인프라도 부족한 시절이었기에 더더욱.

- 외세에 이용당해 동족상잔의 비극을 겪어. 한민족인 북한과의 적대를 끝내고 통일로 나아가자. (햇볓 정책) => 반공교육 잔재는 교정되야 하지만 그걸 핑계로 너무 간 주장들이 많았죠. 무슨 미국이 한반도의 철천지원수라던가, 한국 전쟁이 남한이 선제공격한 전쟁이라던가, 남북분단을 외세에 이용당한 결과로만 보는 피해자 의식이라던가, 북한이 남한보다 친일 청산을 더 잘 했다는 오해 등등...
- 한국은 복지가 매우 부족한 국가. 북유럽을 본받아서 고부담-고복지 국가가 되어야, (복지국가 담론) => 북유럽식 복지국가화는 한국에서 가능하지도 않고. 설령 가능하다고 해도 그게 진정 바람직한지도 의문입니다. 의의도 많지만 한계도 많은 유형.
- 한국 최저임금은 너무 낮다! 대폭 올리자! (최저임금 1만원 운동) => 2000년대까지는 낮았을지 몰라도 그 이후는 절대 작지 않죠. 지금 기준으론 오히려 높은 편. 그 상황에서 무리하게 높이려 시도했다가 쓸데없는 논란과 비용만 만들었습니다.
- 민주당이야말로 진짜 보수다. 한국의 자칭 보수정당이라는 건 극우 독재 수구세력일 뿐. (한국 사회의 우편향 담론) => 한국은 유럽보다 보수적이긴 한데, 보수/진보 기준은 굉장히 모호하고 복잡한 문제라 우경화 여부를 단정짓기는 굉장히 복잡합니다. 예를 들어 최근 복지국가화를 보면 거꾸로 한국에 진보정당만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데 이건 너무 나간 발상이지요. 그리고 왜 '유럽'이 절대적인 기준점이 되어야 하죠?
- 저성장 실업난으로 인한 청년 문제가 심각. 부모보다 가난할 것으로 기대되는 첫 세대다! (88만원 세대) => 실업난은 분명 심각한 문제이지만 부모보다 현재 청년이 가난하다는 근거를 들어본 적이 없습니다. 옛날보다 생활수준/소득 향상속도가 줄어들긴 했습니다만. 차라리 양극화의 심화라면 이해는 하지만...
- 국가는 부유해졌지만 재벌들이 과실을 독차지해서 서민에게 돌아간 건 없다! 빈부격차만 심해졌다! (신자유주의화 규탄 담론) => 위와 비슷합니다.
- 한국은 잘살았는데 행복해지지 못했다. 경쟁사회를 벗어나 탈물질주의, 웰빙의 삶으로 가즈아~ (이스털린의 역설) => 한국에 이스털린의 역설이 적용되는 지부터 의문입니다. 2000년대까지는 생활수준이 올라가면서 행복도도 동시에 올라갔습니다. 2010년 이후도 상승세는 약해졌고 통계지표마다 다르지만 대체적으로 약하게나마 올라간 편이고요. 
- 한국 부동산은 미치도록 비싸. 버블이라 곧 일본처럼 붕괴될 것. (선대인) => 저때가 미치도록 비쌌다면 지금은 대체 뭐라고 수식해야 할까요?
- 극악의 경쟁문화 때문에 청소년을 포함한 자살률이 세계 최고다! (위의 이스털린의 역설과 연관) => 청소년 자살률은 타국대비 그렇게 높지 않고, 전반적인 자살률은 노인 빈곤으로 인한 노인 자살 문제가 큼임이 최근 많이 밝혀짐.

이렇게 거짓으로 드러난 주장이 많아서 옛날만큼 권위를 갖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그 결과가 진보 담론 전반적인 몰락이죠. 


4. 진보 진영이 해결하지 못하거나 도리어 악화시킨 사회문제들

담론이 잘못되었거나, 정치권이 정책/어젠다 내놓을 역량이 안 되거나, 정치인이 부패했거나 여러가지가 있겠지만 
담론이 제시한 사회문제들은 보수정권 때는 물론이고 진보정권 때도 해결되지 못한 문제가 많았습니다.
아니, 차라리 보수정권 때 그나마 나았던 게 많았죠.
이는 결국 진보 담론의 효능감을 낮추고 냉소만 갖게 만들어 진보 담론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예를 들어 사교육, 입시교육 문제는 지금은 더 심해졌습니다. 
김대중-노무현과 문재인의 대북 유화정책은 여러 이유가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실패했습니다.
지역격차(인구 측면에서), 저출산, 부동산 가격 문제는 그냥 말을 말고요. 


5. 진보의 위선으로 인한 이미지 실추

진보 진영은 이명박/박근혜 시절부터 무리수 둔 안티테제적 비판을 해대다가,
정작 문재인 정권 들어서니 역량 부족은 기본이고 윤리적인 추태를 벌인 끝에 이미지가 완전히 망가졌습니다.
이명박 정부가 반북강경 모드로 불신을 자초하긴 했지만, 천안함 침몰 사건에서 국제조사단 연구결과조차 불신하고 음모론 펼친 건 추했습니다.
세월호 참사는 분명 박근혜 정부 책임도 크지만, 진보진영이 과도하게 이용했던 면도 있었습니다.
검찰 수사가 지나쳤을 수도 있지만, 조국을 지나치게 옹호했던 것은 중도층의 반감을 샀습니다. 
안희정, 오거돈, 박원순 성범죄 3연타와 2차가해 추태는 여성과 중도층에게 환멸만 주었습니다.

그렇게 전국민적 비판과 냉소만 받게 되고, 결국 진보 담론의 몰락으로 이어졌습니다.




이렇게 IMF 시기부터 지금까지를 지배한 진보 담론의 시대는 끝이 났습니다.
좋은 이유도 있고 나쁜 이유도 있습니다.
이유가 어찌 됐건, 지금 위 이야기를 반복한다면 언제적 이야기/틀린 소리를 언제까지 반복할거냐는 식의 비아냥만 돌아설 겁니다.

그렇게 한국 사회에서 담론은 텅 빈 상태가 되었고, 그 자리를 분노와 혐오와 극단화가 채우고 있습니다.
뭔가 불만은 많은데 기존 담론들이 불만을 해소해내질 못한 부작용의 결과이지요.


그렇다면 어떤 담론이 필요할까요?

혹자는 정의당과 같은 유럽식 진보정당이 내놓는 담론을 대안으로 내세울 겁니다.
유감스럽지만 저는 그들이 대안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최근 몇 년 간의 행보를 봤을 때 정치적 역량 자체가 국가운영을 하기엔 턱없이 부족해 보이며,
이들이 내놓는 정책이라는 걸 보면 민주당계 정당의 어젠다/정책을 강도만 높인 수준인 게 많기 때문입니다. 
저는 민주당의 문제가 어젠다/정책의 강도가 약했기 때문이라 보지 않습니다. 
방향부터 잘못된 게 많아서, 강도만 높여봤자 더 일을 망칠 뿐입니다.

그리고 이들 유럽식 진보정당은 큰 위기를 맞고 있지요.  
지지도나 대선 득표율만 보면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제3진영까지 올라오는 데 성공한 이후 최악의 상황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우선 한국 사회의 발전상을 인정하는 데서 시작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존재하는 사회병폐를 해결하는 쪽으로 가야 한다고 봅니다.
이 사회를 너무 긍정적으로 봐도 문제지만, 너무 부정적으로 봐도 문제될 수 있습니다. 
최저임금이 너무 낮다는 인식에 갖혀 있으면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부작용을 무시하기 쉽습니다.
한국인들의 자산/소득수준을 과소평가하면 주택가격 상승 잠재력을 과소평가하기 쉽습니다.
지금까지의 노동시간 단축 효과를 당연시만 여기면 이로인해 발생하는 사회 변화(예: 여가 인프라 수요의 증가)를 무시할 수 있습니다.
한국의 세계적 위상이 높아졌음을 인정하지 않고 언행을 벌이면 국내에서 벌이는 추태가 전세계에 생중계됩니다.

더욱이 진보좌파들은 한국 사회의 발전상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었기에, 그 태도를 벗지 못한다면 대중의 불신과 냉소를 걷어내지 못할 겁니다. 발전상을 인정하지 않은 채 펼친 정책으로(부동산 정책처럼) 민생에 악영향 끼친 게 한둘이어야죠.


이제 한국은 과거의 개발도상국이 아닙니다.
30, 20년 전은 물론이고 10년 전에 비해서도 개선된 부분이 많습니다.
오히려 산업구조나 디지털화, 코로나 대응 등 몇몇 부분은 서구 선진국이나 일본보다 앞서다는 평가까지 받는 시점이죠.


새 술은 새 부대에 싸야 하듯, 이런 새 시대엔 새 담론이 필요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진보진영의 미래가 암울해지는 것은 물론이고, 잘못된 한국 사회 이해로 인해 한국 사회의 미래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습니다.

한국은 국내외적인 수많은 우려를 극복해서 꾸준한 성공 스토리를 그려냈습니다. 앞으로도 성공 스토리를 그려낼 충분한 자격이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사회에 영향을 끼치는 담론부터 개혁해야 합니다.


* Cascade님에 의해서 티타임 게시판으로부터 게시물 복사되었습니다 (2022-05-24 1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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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
  • 피할 수 없는 인구절벽으로 인한 하강을 대비하여 완만하되 재도약 가능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춘 정당으로 변모하여 재집권 할 수 있길 바라며 추천.
  • 굉장히 좋은 글입니다.
  • 와우...좋은 글이네요


알료사
IMF이후 21세기 초반은 표면적 극복 정도가 아니라 거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뤘다고 봐도 무방.. ㅋㅋ 중진국 함정 돌파한게 한국 말고는 없죠.. ㅋ 아무튼 글은 진짜 아이디 한 100개쯤 돈주고 사서 추천 누르고 싶을 정도로 마음에 듭니다ㅋㅋㅋ 따봉 따봉 따따따따따봉 드립니다ㅋㅋㅋㅋㅋㅋ
5
카르스
ㅋㅋ 과찬 감사합니다
억만장자
선생님을 국회로! 국회로!!
2
카르스
ㅋㅋ 과찬 감사합니다 (2)
진보담론이 뭔지는 사람마다 느끼는 바가 다르겠지만... 문재인 정권이 끝나면서 그간의 진보의 이데올로기도 확실히 끝난게 있는거 같습니다.
그 동안은 진보가 늘 언더독이었는데, 이제 반반 싸움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고요.

이제는 어느 쪽이 더 다수에게 매력적인 모델을 제시하느냐에 따라 서로 주고 받는 양상이 반복되려나 싶습니다.
10
카르스
그 동안은 진보가 늘 언더독이었는데, 이제 반반 싸움이 완전히 자리를 잡은 것 같고요.
=>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돌아보니까 지금 민주당이 듣는 부패하고 부도덕하다는 비판이 옛날에 보수정당들이 먹었던 욕과 비슷하더군요.

민주당도 이제 국힘당과 대등해졌으니 되도 않는 언더독 피해의식은 없어지길 바랍니다. 자기들이 아직도 탄압당한다고 생각하고, 의석 180석 갖고선 아무것도 안하는 식의 행태는 더 보고 싶지 않아요.
2

고 노회찬옹이 '우리나라와 일본이 사이가 안좋아 싸우지만 외계인이 침략해 올 때는 힘을 합쳐야 한다'라는 얘기를 자주 하셨었지요.
지금의 민주당이 그렇습니다.
새누리당에 맞서기 위해 서로 조금씩은 다른 생각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모여 세력을 형성했는데 결국 정권 잡고 보니 이쪽도 또 다른 외계인이 된거죠.
사실 애초에 예상된 시나리오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한쪽이 독식하는 나날들이 계속가는 일본식 정치보단 지금이 더 진보한 상태라고 생각하고요.

이제부터 서로 잘하는 정치를 하기 위해 경쟁하는 좋은 모습들이 보여졌으면 좋겠습니다.
5
물사조
작금의 세태를 보고 있자면 그냥 (거대)담론의 시대가 끝나버린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최소한의 품위, 명분따윈 개나 줘 버린 거 같고 규칙과 법률을 100%수단으로 사용해서 상대를 끝장내는 것이 전부인 거 같고 유권자들도 그를 원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3
카르스
담론 자체는 있어야 합니다. 안 그러면 이상한 세력한테 끌려다녀요.

끝장내기식 정치가 심해진 건지는 모르겠는데, 은근연한 불법은 안 하는 대신 탈법/편법을 뻔뻔하게 한다는 느낌이에요. "그래도 법적/제도적으로 문제될 거 없다고요!"
심각한 수준인진 모르겠지만 민주주의에 좋을 건 없지요.
4
자공진
그러나 여전히 동성결혼은 불가능하고, 출근길 지하철에 휠체어 몇 대 뜨면 교통이 마비된다 난리고, 매일매일 산업 현장에서 노동자가 죽어 나가지요.
그런 것도 예전보다는 다 나아졌다고요? 그런 말이라도 해볼 수 있으니 다행이지 않느냐고요? 물론 그렇지요. 누가 모릅니까. '한국 사회의 발전상' 인정하지 않는 좌파 없을 걸요. 그렇게 발전했다는데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괴로워하고, 오히려 예전에는 없던 문제가 새로 생기기도 하고... 그러니까 계속 발버둥이라도 쳐 보는 거지요. '먹고 살 만하니까 저런다', '비현실적으로 바라는 것이 많다', 급기야 '그런 이야기가 먹히던 시대는 끝났다'는 말을 들어 가면서.
29
카르스
어떤 진영이 무능과 부패로 인망을 잃으면 투표에서 지는 걸 넘어, 표방했던 가치가 퇴색됩니다. 객관적인 가치에 대한 평가와는 무관하게. 문재인 정부에 대한 실망은 적폐청산, 진보, 공평, 평등, 정부 개입과 같은 가치를 조롱거리로 만들었죠. 민주당은 이 문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새로 시작해야 합니다. 그래야 자공진님이 꿈꾸던 동성결혼과 장애인 이동권이 보장되고 산재가 근절되는 세상을 다시 꿈 꿀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트럼프가 남긴 정치적 열화의 책임은 2016 대선에서 패했던 힐러리도 져야 한다고 보는 입장이라 더 엄격합니다.

그리고 저는 한국 사회의 발전상을 부인하는 좌파들을 생각보다 많이 봤습니다. 요즘은 그나마 덜해졌는데 2010년대 중반쯤까지만 해도 정말 가관이었어요.
4
자공진
그 꿈은 저만 꾸나요? 그리고 왜 민주당의 선거 실패와 제 꿈을 멋대로 동기화시키시는 건가요? ㅋㅋㅋ '죽음으로 싸우는 시기는 끝났다'는 말은 노무현 대통령이 먼저 했지요. 민주당이 180석을 가져도 차별금지법은 안 되는 거고요. 제가 생각하는 '진보 담론'은 한국에서 '지배적'이었던 적이 없습니다. 사람이 계속 죽어나가고 '글로벌 스탠더드' 같은 것도 열심히 들이밀어야 그나마 하나씩 들어주고 그랬던 거죠. 그렇다고 '민주당이나 국민의 힘이나 다 똑같다'는 말에는 동의하지 않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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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한국 정치 지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그렇게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지 않습니다. 소수자 관용의 측면에선 정의당이 확실히 앞선 부분이 많습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도 국민의힘보다는 앞선 부분이 많죠. 그래서 제가 민주당과 유럽식 진보정당 담론을 하나로 진보 담론으로 묶은 겁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한국 정치판에서 민주당이 실패했다고 유럽식 진보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양당체제에서 보수세력이 풍선효과로 다시 득세하고, 진보적 가치, 담론, 정책을 공격해서 인기를 끌 뿐이죠. 말씀하신 대로 진보정당 의제는 양당도 부... 더 보기
한국 정치 지형에서 민주당과 정의당은 그렇게 어마어마한 격차가 있지 않습니다. 소수자 관용의 측면에선 정의당이 확실히 앞선 부분이 많습니다만, 그렇게 따지면 민주당도 국민의힘보다는 앞선 부분이 많죠. 그래서 제가 민주당과 유럽식 진보정당 담론을 하나로 진보 담론으로 묶은 겁니다.

그리고 경험적으로 한국 정치판에서 민주당이 실패했다고 유럽식 진보정당이 대안세력으로 인식되지 않습니다. 양당체제에서 보수세력이 풍선효과로 다시 득세하고, 진보적 가치, 담론, 정책을 공격해서 인기를 끌 뿐이죠. 말씀하신 대로 진보정당 의제는 양당도 부분적으로 수용한 것도 있고. 유럽식 진보정당이 인기를 더 얻었으면 좋겠지만, 지금처럼 무조건적 한탄, 비판과 투쟁만 한다고 현실은 달라지지 않습니다. 도리어 "쟤들 언제까지 저럴건가..." 하고 손가락질이나 당하겠죠.

지금 정의당 지지율은 민주당의 삽질에도 불구하고 역대 최저 수준인데, 이건 2004년 총선에서 민주노동당이 본격적인 제3세력으로 부상한 이후 최악의 성적표입니다. 민주당 욕먹을 부분 많지만, 진보정당은 민주당 욕하기 전에 왜 스스로 반사이익을 누리지 못했는지부터 생각해야 합니다.
"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치는 진보의 범주에 속하는가 속하지 않는가?" 또는 "민주당은 진보인가 아닌가?" 라는 문제에서 좌파의 입장을 좀 대변하자면ㅋㅋ 좌파의 시선에서 민주당은 중도적인 리버럴이 마지노선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좌파가 보기에 진보 정당이라는 것은 결국 지지율과 무관하게 그 정당이 속한 사회에서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소외된 계급 계층들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정치를 해야만 하는 것인데, 민주당은 사회주의에서 설명하는 계급성에 근거하여 피착취자에 속한 노동자, (소)농민, 빈민 따위의 계급 계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더 보기
"민주당이 지향하는 정치는 진보의 범주에 속하는가 속하지 않는가?" 또는 "민주당은 진보인가 아닌가?" 라는 문제에서 좌파의 입장을 좀 대변하자면ㅋㅋ 좌파의 시선에서 민주당은 중도적인 리버럴이 마지노선인 측면이 있습니다. 그러니까 좌파가 보기에 진보 정당이라는 것은 결국 지지율과 무관하게 그 정당이 속한 사회에서 구조적인 요인으로 인해 소외된 계급 계층들을 직접적으로 대변하는 정치를 해야만 하는 것인데, 민주당은 사회주의에서 설명하는 계급성에 근거하여 피착취자에 속한 노동자, (소)농민, 빈민 따위의 계급 계층을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것도 아니고, 이성애 규범과 긴밀히 협력하는 가부장제에서 소외된 여성과 성소수자를 적극적으로 대변하는 것도 아니니까요. 물론 보편적으로 민주당이 진보 정당으로 인식되고 분류되는 현상은 부정할 수 없지만요ㅠㅠ 물론 정의당, 진보당, 노동당 따위의 군소 진보 정당들이 거대 양당이 여론을 주도하고 독점하는 현실에서, 어떻게든 독자적인 의제를 창출하고 선점하여, 유권자들에게 유의미한 대안세력으로서 인식되어야만 살아남을 수 있다는 식의 문제의식에 대해서는 공감합니다. 저희 당 썰을 조금 풀자면.. 당직자들끼리 모여서 어떻게 해야 저희 당에서 대변하고자 하는 계급 계층에 속한 유권자분들에게 계급의식을 설파하면서 동시에 정치적 성취감을 안겨줄 것인지에 대해서 이야기도 하고 고민도 많이 합니다 하하. 그게 현실에서 잘 구현되는지는 몰?루지만요..ㅋㅋ
9
카르스
잘 설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어려운 환경이실텐데 고생이 많습니다.

외부자로서 말해보자면, 저는 민주당이 진보정당이나 민주당 당원들이 생각하는 것보다는 진보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책들 보면 보수라 불리긴 급진적인 게 많거든요. 민주당을 준 빨갱이, 사회주의자 취급하는건 그냥 반공 레토릭이지만, 그렇다고 보수라 불릴 정도라고 생각이 들진 않아요.
위키피디아나 주요 외신에서 민주당 성향을 중도(center) 혹은 중도진보(center-left) 정도로 분류하는데 그 정도라 봅니다.
2
자공진
제가 그나마 정의당에 표를 주기는 하지만 정의당이 뭘 제대로 못하고 있다는 걸 모르겠습니까? 정의당에도, 다른 진보정당에도, 민주노조와 진보적 시민단체들에도 치열한 반성과 새로운 동력이 절실하게 필요하지요. 그건 투쟁 당사자들이 제일 잘 압니다. 단식을 하고 분신을 해도 말씀하신 대로 '그런다고 현실이 바뀌냐', '쟤들 언제까지 저러냐'는 말이나 계속 듣고 있는 판이니까요. 제가 뭐라고 더 써 봐야 고운 말이 안 나올 것 같아서 이만 줄이겠습니다.
8
카르스
네 알겠습니다. 괜히 마음을 불편하게 한 것 같아 죄송합니다.
크게보면 유럽처럼 워라밸만 중시하면서 있는거 천천히 까먹으면서 쇠퇴 vs 미국처럼 피튀기게 경쟁 하면서 발전
두가지 선택지가 남았죠. 초저출산으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건 덤.
2
카르스
음.. 한국 사회구조는 유럽식은 물론 미국식과도 다르고, 미래를 위해서는 타 선진국의 장점을 참고해 독자적인 유형을 만들어야 한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그리고 워라밸/경쟁 문제만 보면 유럽은 물론이고 미국보다도 더 심한 게 한국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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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어버린 민주당의 고인물들은
이제 괴물이 아닌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고 봐요.
당장은 야멸차고 매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게 순리겠지요.

영화 "로건"에서도 인용되었던
서부영화 "셰인"의 한 장면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각자 제 갈길이 따로 있어, 조이.
그 틀을 깨뜨릴 순 없지. 사람을 죽이면 고통 속에 살게 돼.
되돌릴 방법은 없어. 그게 옳든 그르든 낙인이 되어 돌이킬 수 없지.
이제 어머니한테 가서 괜찮을 거라고 전하렴.
이제 이 계곡에 총성... 더 보기
괴물과 싸우다가 괴물이 되어버린 민주당의 고인물들은
이제 괴물이 아닌 새로운 세대에게 자리를 내어 주어야 한다고 봐요.
당장은 야멸차고 매정하게 들릴 수 있겠지만 이게 순리겠지요.

영화 "로건"에서도 인용되었던
서부영화 "셰인"의 한 장면을 보더라도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은 각자 제 갈길이 따로 있어, 조이.
그 틀을 깨뜨릴 순 없지. 사람을 죽이면 고통 속에 살게 돼.
되돌릴 방법은 없어. 그게 옳든 그르든 낙인이 되어 돌이킬 수 없지.
이제 어머니한테 가서 괜찮을 거라고 전하렴.
이제 이 계곡에 총성은 없을 거라고..”

총성없는 계곡에서 새세대가 살 수 있도록 스스로 떠나 주는게
나중에 평가될 역사에서 재평가를 받을 수 있겠지요.
3
카르스
일단 후속 정치세력이 양성돼야 하는데, 고인물들의 횡포와 별개로 이들이 성숙하지 못해 조금 더 기다려야 할 것 같습니다.
하마소
스스로를 진보로 칭하는 이들의 필연은 언더독으로의 자기 규정일 거예요. 여러 차례의 정권 교체 과정을 지켜보면서, 언더독으로 스스로를 규정해온 이들이 다수가 된, 역설적 상황이 형성되어 온 건 어쩌면 현재의 정부가 세워진 기틀이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인 것으로 보입니다. 저항의 정서가 지배담론과 연결되는 순간 맞이하는 건 자기모순과의 조우가 되겠죠. 물론 행동하며 움직이는 이들에겐 그저 안고 가거나, 혹은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되겠지만, 위치하기 위해 해온 건 선언이 전부였던 많은 이들에게 이 거북한 조우는 규정을 틀어서라도 막아... 더 보기
스스로를 진보로 칭하는 이들의 필연은 언더독으로의 자기 규정일 거예요. 여러 차례의 정권 교체 과정을 지켜보면서, 언더독으로 스스로를 규정해온 이들이 다수가 된, 역설적 상황이 형성되어 온 건 어쩌면 현재의 정부가 세워진 기틀이 처음이자, 아마도 마지막인 것으로 보입니다. 저항의 정서가 지배담론과 연결되는 순간 맞이하는 건 자기모순과의 조우가 되겠죠. 물론 행동하며 움직이는 이들에겐 그저 안고 가거나, 혹은 극복해야 할 무언가가 되겠지만, 위치하기 위해 해온 건 선언이 전부였던 많은 이들에게 이 거북한 조우는 규정을 틀어서라도 막아야 할 순간이 됩니다. 정의를 함의하고, 맞는 말을 해야 하는 게 깨어있는 담론의 주최자들이니까.

이는 어쩌면 더 이상 진보적인 의제에 스스로를 동기화시킬 수 없는 사람들이 다수가 되었다는 의미와도 같을 거예요. 이루어진 많은 것들은 자신들이 다수인 입장과 무관할 수 없고, 남은 문제들은 그야말로 언제라도 소수성을 잃지 않을 수 밖에 없는, 그래서 거칠게 말하면 마치 존재하지 않는 것과도 다를 바 없는 그런 것들이 되겠죠. 맞는 말은 현재의 위치에서 움직이지 않는 것 만으로 얼마든지 가능하니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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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 보면 언더독 멘탈리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김대중은 업적은 대단했지만, 현재까지 유일한 호남 대통령 출신인데다 3김 중 하나로 당심보다는 개인/계파 카리스마가 커서 퇴임 이후 묻혀버렸고(동교동계는 민주당 -> 국민의당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을 걸치며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죠), 노무현은 처음부터 아웃사이더라 조중동/검찰과 맞다이를 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계파싸움으로 열린우리당을 따로 만들어야 했죠. 퇴임 이후 검찰 조사받다 자살한 트라우마는 덤이고. 그러다 이명박-박근혜 10년 겪고 정권교체됐는... 더 보기
강성 민주당 지지자들 보면 언더독 멘탈리티가 강하게 느껴집니다. 김대중은 업적은 대단했지만, 현재까지 유일한 호남 대통령 출신인데다 3김 중 하나로 당심보다는 개인/계파 카리스마가 커서 퇴임 이후 묻혀버렸고(동교동계는 민주당 -> 국민의당 -> 바른미래당/민주평화당 등을 걸치며 흔적도 없이 사라져갔죠), 노무현은 처음부터 아웃사이더라 조중동/검찰과 맞다이를 떴고 민주당 내부에서도 계파싸움으로 열린우리당을 따로 만들어야 했죠. 퇴임 이후 검찰 조사받다 자살한 트라우마는 덤이고. 그러다 이명박-박근혜 10년 겪고 정권교체됐는데, 인식은 여전히 언더독 피해의식이 강하게 남아있습니다. 그 결과는 말씀하신 대로죠.

이들도 새로운 기득권이기에 조국-정경심, 추미애, 윤미향, 안희정-오거돈-박원순같은 각종 스캔들에 휘말리게 되었고, 그들이 욕하던 보수정치계처럼 타락하고 부패했죠. 그로인해 쏟아진 외부의 비판과 비난에는 진영논리를 넘어서서 대응하지 못했습니다.
1
하마소
다수의 논리로 구현 가능한 걸 진보라 믿는 멘탈리티... 이건 참 목도하기 어려운 감이 있죠. 사실 자유주의와 민족주의를 진보담론의 연장선에서 관찰하게 되는 어찌보면 경악할만한 현실이 한국 정치 헤게모니의 특수성이라면 특수성이라, 이 역시 인정해야 되나 싶긴 하지만 쓰리긴 해요. '진보'라는 함의가 전유되어버린 현실이.
1
카르스
자유주의, 민족주의가 진보나 보수의 것이어야 할 필연적 이유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유럽에선 보수담론의 연장선상인 게 당연하지만, 유럽은 유럽 나름의 정치, 사회, 경제, 문화적 배경이 있고 한국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당장 같은 서구 선진국인 영미권도 유럽과 많이 다릅니다.
1
투머치토킹을 좀 하자면ㅋㅋ 한국의 경우 진보좌파, 특히 NL도 민족주의를 사유하고, 민정당계 원로 보수들도 민족주의를 사유하기는 합니다만.. NL의 민족주의는 국제자본을 위시한 제국주의에 종속된 피착취민족의 해방에서 시작하고, 보수 민족주의의 경우에는 반공주의에 근거하여 자본주의-자유민주주의-제국주의 질서를 외부로부터의 위협에서 수호하기 위해 강력한 지도자와 단결된 민족 국가를 요청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뭐 그런 내용적인 차이가 있지 않나 싶읍니다.
3
주식못하는옴닉
한국을 제일 못 믿는게 한국인이라는 점에서는 동의합니다 ㅋㅋㅋㅋㅋ

국뽕같지만 역으로 여기에서 출발해야 합니다. 우리 식대로 살아나ㄱ... 읍읍읍
4
카르스
균형감각이 필요하지만 한국의 장점을 더 인정하는 담론이 필요하죠.
절름발이이리수정됨
저는 이번 대선 결과가 진보담론이 수명을 다해서라는 주장에 거의 동의하지 않습니다. 진보가 업데이트 덜된 후진 상태란 것에는 충분히 동의하지만 마찬가지로 보수도 버전이 후진 상태인 것이 거의 다르지 않아 보이고, 총체적으로 담론 지형이 과거에서 크게 바뀌거나 나아진 부분도 없어 보입니다. 사실 지난 총선의 민주당 기록적 압승이 불과 몇년 전이고 그 전에도 수차례 연승을 했는데, 보궐 포함 두번 진 결과로 그 사이 진보 담론이 급사했다고 보는건 오히려 무리한 해석이겠지요. 반대로 생각해보면 이해가 쉽습니다. 민주당에게 연패하기 전의 보수 담론은 언제 죽었고 언제 부활했습니까? 딱히 죽은적도 바뀌어 부활한 적도 없는 것 같습니다만.
24
카르스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 더 보기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졌는데, 민주당이 여러 사태로 민심을 잃으면서 담론의 붕괴가 외부자들도 체감되게 됐다는 변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을 뽑았던 사람으로서, 담론을 더 잘 구축했다면 이재명이 이겼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재명 담론은 지나치게 세부적인 이슈가 많았고, 몇 안 되는 기본소득같은 거대담론은 많이 회의적이었거든요. 0.7% 격차다보니 이런 담론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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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eer Inside
진보의 담론은 끝났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기존의 담론은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여전히 높은 산재, 장애인 복지, 동성혼 문제 같은 것은 더 이상 담론이 아닌 현실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가 되어가고 있고, 사회적 합의를 통해서 해결할 것 같습니다.

동성혼은 시간이, 장애인 복지는 제도의 개선을 통해서 이루어 질것 같은데, 산재는 어려워 보입니다.
위 두가지는 구시대적인 인물들만 사라지면 되는데, 산재는 구시대적인 인물과 산업이 모두 사라져야 가능한 것이어서
6
카르스
네. 새 시대에 맞는 진보담론이 필요하지요.

산재 문제도 사실 더 엄밀한 분석과 진단이 필요합니다.
한국 산재사망률이 세계 최고라는 주장도 통계기준 문제로 논란의 여지가 있고(높은 편이라는 중론을 부정하진 못하지만), 뉴스 헤드라인을 장식하는 산재 사망 뉴스는 대부분 청년인데 실제 통계상으로는 과반수가 장노년층인 건 거론이 잘 안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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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보 담론은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대체로 동의)
담론의 변화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대체로 동의 안함)

실제로 담론의 수명과 정치의 승리 사이의 인과관계, 넓게 잡아도 연관관계를 잡는 게 어렵습니다. 마치 조국 사태 이후의 총선 180석의 결과를 놓고 대중들이 조국 사태에 면죄부를 줬다던가, 여전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던가 하는 해석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죠. 길게 잡아 대선까지 갈 것도 없이 총선 180석을 석권한 정당이 2년만에 대선에서 졌는데 그 사이 담론의 생명력이 커졌다가 줄어들지는 않았겠죠.

그러... 더 보기
진보 담론은 수명을 다해가고 있다 (대체로 동의)
담론의 변화 때문에 대선에서 패배했다(대체로 동의 안함)

실제로 담론의 수명과 정치의 승리 사이의 인과관계, 넓게 잡아도 연관관계를 잡는 게 어렵습니다. 마치 조국 사태 이후의 총선 180석의 결과를 놓고 대중들이 조국 사태에 면죄부를 줬다던가, 여전히 개혁의 필요성을 인정했다던가 하는 해석이 어려운 것과 마찬가지죠. 길게 잡아 대선까지 갈 것도 없이 총선 180석을 석권한 정당이 2년만에 대선에서 졌는데 그 사이 담론의 생명력이 커졌다가 줄어들지는 않았겠죠.

그러나 여전히 글에서 말하는 내용들, 약 20여년을 방복되어 왔던 진보 담론의 수명이 다 해간다는 내용에는 공감이 됩니다. 조금 더 자유주의적이고 다원화되고 있죠. 한국이 취사선택하는 국제적인 기준도 예전 대비 더 신경쓰고 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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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 더 보기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졌는데, 민주당이 여러 사태로 민심을 잃으면서 담론의 붕괴가 외부자들도 체감되게 됐다는 변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을 뽑았던 사람으로서, 담론을 더 잘 구축했다면 이재명이 이겼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재명 담론은 지나치게 세부적인 이슈가 많았고, 몇 안 되는 기본소득같은 거대담론은 많이 회의적이었거든요. 0.7% 격차다보니 이런 담론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2)
엘에스디
진보담론도 보수담론도 갈수록 유럽과 미국의 영향을 더 크게 받을 거라 생각합니다.
트럼피스트 유대인세계주의음모론 문재인극렬지지층같은 혼종은 이제 그만보고 싶지만...
세상이 그렇게 돌아가지는 않을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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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유럽과 미국의 담론은 한국이 양반으로 보이는게 너무 많아서...(이마짚)
귤깐손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례로 나열해주신 담론들이 대중에게 정치적 호소력을 잃었다는 데 동의합니다. 이른바 '386' 진보 담론의 유통기간이 끝났다고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카르스님과 마찬가지로 초중고 시절이었던 2000년대, 2010년대 초에 <한겨레> 등을 읽으며 친숙해졌던 생각들이지만, 이제는 '진보'주의자를 자칭하는 사람이 보더라도 '철 지난' 판본들이 많다고 보이죠. 세계와 한국이 처한 현실이 바뀌었고, 같은 사회 현상이나 문제도 다른 맥락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됐고, 사람들이 사안에 접근하는 관점... 더 보기
아주 재밌게 읽었습니다. 사례로 나열해주신 담론들이 대중에게 정치적 호소력을 잃었다는 데 동의합니다. 이른바 '386' 진보 담론의 유통기간이 끝났다고 말해도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저도 카르스님과 마찬가지로 초중고 시절이었던 2000년대, 2010년대 초에 <한겨레> 등을 읽으며 친숙해졌던 생각들이지만, 이제는 '진보'주의자를 자칭하는 사람이 보더라도 '철 지난' 판본들이 많다고 보이죠. 세계와 한국이 처한 현실이 바뀌었고, 같은 사회 현상이나 문제도 다른 맥락에서 다른 의미를 띠게 됐고, 사람들이 사안에 접근하는 관점과 스타일이 많이 바뀌었으니까요. (예를 들면, 2000년대 후반까지 자유무역협정은 엄청난 사회적 논쟁을 불러왔지만, 지금은 어느 나라와 무슨 무역협정을 한다고 뉴스나 공론장에서 논쟁거리가 되진 않는다고 느껴지죠.)

하지만 이 담론의 시대가 끝났다는 명제의 증거가 이번 대선 결과이라는 주장은 이 글에서 충분히 논증된 것 같지 않습니다. 대선 결과와 '진보 담론' 사이 관계는 다양한 방향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보입니다. 적어도,
(i) 기존 진보 담론이 수명을 다해 민주당이 (진보 담론이 업데이트 됐으면 이길지도 몰랐을) 대선에서 졌다.
(ii) 민주당이 대선에서 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음에도, 기존 진보 담론의 지지자 덕분에 완패는 면했다. (그런데 이 또한 i과 양립 가능해보이기도 합니다. 이른바 '콘크리트 지지층'이 기존 진보 담론의 굳건한 지지자라고 생각한다면요.)
(iii) 기존 진보 담론에 동의하는 정도가 민주당 지지 여부를 크게 갈라놓지 않는다.
등등의 해석이 가능하다고 생각됩니다. 대선 패배가 진보 담론의 노후화(?) 때문이라고 말하려면, 기존 진보 의제 묶음을 지지했던 누가 어떤 의제의 미업데이트 때문에 등을 돌렸는지, 그게 대선 결과에서 어떻게 수치로 나타났는지 느슨하게나마 보여줄 수 있어야 할 것입니다. (꽤나 어려운 문제이겠지만요.)

다만 카르스님과 많은 분들이 댓글에서 말해주시듯, 민주당-정의당이 이른바 '진보적'이라고 분류될 수 있는 의제를 (보수당과 비교했을 때) 거의 독점적으로 주장하면서도 그 의제들이 많은 사람에게 매력적이고 이상적이라고 인식되는 시대는 확실히 끝났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이 상황에서 진보 담론이 업데이트되기 위해서는 한국의 발전을 인정하기도 해야 하지만('북유럽'이나 프랑스에 대한 동경에서 벗어나서요), 뿐만 아니라 구체적으로 어떤 진보 의제(또는 실천)에 누가 무슨 동기와 이유로 반대하는지 면밀히 관찰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의제 자체의 변화가 요구되기도 하겠지만, 의제를 어떤 방법과 스타일로 주장하고 정당화하고 실행하는지 고민하기 위해서요. (좁은 예를 들면, '페미니즘' 일반이나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의 최근 이동권 시위가 소위 20-30대 남성 중 많은 이에게 씨알도 안 먹히는 상황이 있겠죠. 이들의 반발을 단순히 그들은 차별주의자이고 백래쉬하고 있다는 식으로 이해할 것이 아니고 생각합니다. 어떤 합리화를 통해 '이대남'이 안티페미니스트이자 반시위론자로 스스로를 정체화하는지 잘 들여다보아야, 그들에 대한 설득의 끈을 놓지 않은 진보 의제가 가능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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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졌... 더 보기
윤석열 취임 기념(?)으로 쓴 글이라, 엮는 과정에서 다소 비약이 된 부분은 인정합니다. 당연히 진보가 패배한 이유에는 담론 쇠퇴 이상으로 많은 이유가 있죠.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보다도 더 후지고.

다만 저는 진보 담론의 부실함 문제를 예전부터 심각하게 생각했습니다. 담론의 사회적 지배력은 보수보다도 훨씬 강력한 상황에서, 담론이 부실한 걸 넘어 대체담론 없이 힘이 빠지면 사회적 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거든요. 말씀대로 민주당이 연전연승하던 시절에도 담론은 부실했습니다. 다만 그 때는 담론 부실이 관심 많은 사람에게만 느껴졌는데, 민주당이 여러 사태로 민심을 잃으면서 담론의 붕괴가 외부자들도 체감되게 됐다는 변화는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재명을 뽑았던 사람으로서, 담론을 더 잘 구축했다면 이재명이 이겼을지도 모른다는 아쉬움이 큽니다. 이재명 담론은 지나치게 세부적인 이슈가 많았고, 몇 안 되는 기본소득같은 거대담론은 많이 회의적이었거든요. 0.7% 격차다보니 이런 담론의 부재가 더 크게 느껴졌습니다. (3)
덧붙이자면 이미 7000자의 긴 글이라 투표자 이탈 분석까지 할 생각을 못 했습니다. 좋은 지적 감사드립니다.

나머지 부분은 거의 전적으로 동의합니다. 한국 사회 전반이나 인구집단의 특성을 정말 제대로 분석해야 합니다. 악마화나 고정관념 수준의 분석은 당연히 극복해야 하고, 엄밀한 걸 넘어 예상과 다른 결과를 각오할 수 있는 분석이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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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담아담
말이 진보담론이지 20년 전에 얘기하던 담론일 뿐이니 없어질 게 없어졌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사라졌으니 진보담론의 시대가 끝났다는 건 동의하지 않습니다.
새로 담론을 만들 역량이 없을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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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저 역시도 담론이 수명을 다했다고 느꼈습니다.

기존에 있던 진보담론이 없어졌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라임오렌지나무
큰 방향성에 대한 해석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너무 큰 언어들로 담아내려다보니 짚어주신 주장들이 내용이 이상해졌어요. 한국의 진보 담론은 이런 식으로 형성되지도 않았고 이런 진보 ‘담론’도 없어요. 담론이란 주장의 집합적 체계이지, 개별 주장이 아니에요. 또, 위에서도 짚어주셨지만, 이런 ‘진보’ 세력의 주장이 그들을 여기까지, 적어도 반반 나누어 싸울 수 있는 위치까지 올려 놓았어요. 이번이 패배일까요? 원래 한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전통-집단주의 사회로 분류되는데 이만큼 한 게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 더 보기
큰 방향성에 대한 해석에는 동의해요. 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너무 큰 언어들로 담아내려다보니 짚어주신 주장들이 내용이 이상해졌어요. 한국의 진보 담론은 이런 식으로 형성되지도 않았고 이런 진보 ‘담론’도 없어요. 담론이란 주장의 집합적 체계이지, 개별 주장이 아니에요. 또, 위에서도 짚어주셨지만, 이런 ‘진보’ 세력의 주장이 그들을 여기까지, 적어도 반반 나누어 싸울 수 있는 위치까지 올려 놓았어요. 이번이 패배일까요? 원래 한국 사회는 기본적으로 보수-전통-집단주의 사회로 분류되는데 이만큼 한 게 대단하다고 말할 수 있는 것 아닐까요?

한편으로 짚어주신 내용에 동의한다고 하는 것은, ‘운동’의 한계가 드러나고 있는 시점이라고 보기 때문이에요. 간단히는, 큰 방향성에는 동의하지만 세부적인 내용을 살피지 못했다는 것이죠. 거칠게 말하면 공부를 안 한 것이고. 이 글 또한 비슷한 형태를 하고 있다는 점은 안타깝네요(공부는 빼고요). 일단, 학계의 잘못이겠고, 학문이 사회의 변화로 연결될 수 있는 구조를 지금까지 만들지 못한 우리의 부족함일거예요.
11
카르스
개별적 주장이긴 하지만 다른 주장들과 세트이고 서로 따라다니는 면이 강하다 느꼈기에 하나의 담론으로 묶었습니다. 비슷한 이야기를 책 언론 예술 보면서 지겹도록 많이 봤거든요.
말씀하신 진보 담론의 성취는 인정합니다. 그래서 원인분석 1.에서 진보 담론의 성취 덕에 담론이 몰락한 면도 있다고 적었지요.

워낙 큰 주제를 논하다보니 디테일은 충분히 신경쓰지 못했습니다. 그 부분은 제 불찰입니다 :)
人在江湖
['진보 담론']으로 읽으면 이해가 되는데... 본문에 제시하신 진보 담론들에 대해서 보수 측에서 내세웠던 ['보수 담론']이 있었나 생각하면 그건 또 아닌 것 같네요. 그냥 담론의 시대가 저물고 있다고 생각하렵니다.
3
카르스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 담론보다 후지지요(절레절레). 중도층에 가깝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진보 담론의 영향력이 반대보다 훨씬 크다보니 담론 부재는 진보쪽에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담론의 시대가 끝났을 순 있는데, 담론의 공백을 분노, 혐오, 극단화로 메꾸는 게 많이 보여서 빨리 극복해야 할 사안으로 보입니다.
집에 가는 제로스(집에 가는 제로스)
저도 이쪽.. 소위 말하는 거대 담론이 다 죽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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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좌파들이 IMF 이후 한국 사회에 강림한 신자유주의적 발전에 대응하여 열거한 비판들이, 분명 일부 수용된 측면은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지닌 결함이 여전히 실재하는 만큼, 그에 대한 비판 또한 여전히 유의미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좌파들이 비판을 가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됐거나 거의 해결됐기에 그 비판의 생명력이 소멸했다고 규정하는 본문의 태도에는 여전히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본문의 3문단에서 이루어진 '틀렸다'는 규정은, 자유시장의 확장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자유... 더 보기
저는 좌파들이 IMF 이후 한국 사회에 강림한 신자유주의적 발전에 대응하여 열거한 비판들이, 분명 일부 수용된 측면은 있으나, 본질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는 구조 자체가 지닌 결함이 여전히 실재하는 만큼, 그에 대한 비판 또한 여전히 유의미하게 작동한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좌파들이 비판을 가한 문제들이 완전히 해결됐거나 거의 해결됐기에 그 비판의 생명력이 소멸했다고 규정하는 본문의 태도에는 여전히 선뜻 동의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특히나 본문의 3문단에서 이루어진 '틀렸다'는 규정은, 자유시장의 확장으로 획득할 수 있는 자유와 공리가 경제적인 평등과 노동자의 노동권을 보장함으로써 얻을 수 있는 자유와 공리보다 훨씬 크다는 (영미) 보수적 세계관에 기초하여 이루어졌다고 보여지기에, 그 보수적 세계관에 전혀 동의하지 않는 저로서는 사실 '틀렸다'라는 규정 자체가 불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따라서 이런 측면에서는 본문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이 세계관의 차이에 대해서도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굉장히 많다고 생각합니다ㅎㅎ)

다만 좌파들이 시대의 변화에 따라 새롭게 생겨나는 대중들의 욕망을 소화하지 못하고 있는 측면도 분명히 존재한다고 생각하기는 합니다. 개인이 원자화되고 파편화되어 모든 것을 자신의 기회비용으로 환원하는 것이 보편적인 상식으로 여겨지는 한국 사회의 새로운 흐름에 대하여 좌파들이 명료한 해결책을 제시해야 하지만 그렇지 못하고 있는 것이죠. 이런 측면에서는 본문의 태도에 약간 동의하는 것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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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제가 ギラギラ님보다 더 보수우파적이라서 ギラギラ님이 그렇게 느끼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 정치지형과 1:1 매칭하자면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 정도 스탠스입니다. 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에서 자유주의를 지향하되 독단은 피하고, 반성 할 부분은 반성해야 하며, 재분배 문제도 놓치면 안 된다 정도?

유럽식은 영미식과 비교할 때 의의도 크지만 한계도 큰 시스템이라, 보수우파 영미권식 사고라는 것 자체가 큰 결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가 유럽식으로 갈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요(개인적으로는 한국사회의 영미식, 유럽... 더 보기
제가 ギラギラ님보다 더 보수우파적이라서 ギラギラ님이 그렇게 느끼신 것도 이해가 됩니다. 개인적으로 미국 정치지형과 1:1 매칭하자면 온건한 민주당 지지자 정도 스탠스입니다. 경제와 사회문화 전반에서 자유주의를 지향하되 독단은 피하고, 반성 할 부분은 반성해야 하며, 재분배 문제도 놓치면 안 된다 정도?

유럽식은 영미식과 비교할 때 의의도 크지만 한계도 큰 시스템이라, 보수우파 영미권식 사고라는 것 자체가 큰 결함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한국 사회가 유럽식으로 갈 수 있느냐의 문제도 있고요(개인적으로는 한국사회의 영미식, 유럽식으로의 완전한 탈바꿈은 둘 모두 불가능하지만 영미식이 그나마 쉽다고 봅니다)

진보진영 입장에서는 여전히 갈 길이 멀겠지만, 제가 보기에 진보진영은 기존 어젠다를 강하게 밀어붙이기보다는 현재 위치를 재진단하고 담론을 새롭게 하는 게 더 필요하다 느낍니다. 성취는 인정하되 그동안의 문제점과 한계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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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제 댓글을 너그러이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현실성이냐 당위냐, 라는 양자택일 앞에서 좌파는 아무래도 후자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그런 게 있지요 하하. 그렇다 보니 시장 문제에 있어서 교조주의적인 태도로 접근하여 설령 가시밭길을 걸어가더라도 현실을 당위에 맞추고자 하는 욕심이 사실 있는 것이고요.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라는 문제에 있어서 이런 사유와 심리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ㅋㅋ

그리고 새로운 어젠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합니다. 물론 저는 계급투쟁이나 반제국주의 따위의 고전적인 좌파 담론들이 만약 사멸한... 더 보기
우선 제 댓글을 너그러이 받아주셔서 감사합니다ㅎㅎ

현실성이냐 당위냐, 라는 양자택일 앞에서 좌파는 아무래도 후자에 이끌릴 수밖에 없는 그런 게 있지요 하하. 그렇다 보니 시장 문제에 있어서 교조주의적인 태도로 접근하여 설령 가시밭길을 걸어가더라도 현실을 당위에 맞추고자 하는 욕심이 사실 있는 것이고요. 미국식이냐 유럽식이냐 라는 문제에 있어서 이런 사유와 심리도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ㅋㅋ

그리고 새로운 어젠다의 필요성에 대해서도 공감합니다. 물론 저는 계급투쟁이나 반제국주의 따위의 고전적인 좌파 담론들이 만약 사멸한다면, 자본주의와 함께 사멸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만큼, 국내 좌파들이 이것을 포기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국내 좌파들이 최근 한국에서 지속적으로 목격되고 있는, 고도화된 자본주의가 잉태한 개인의 파편화와 원자화 그리고 거기서 이어지는 집단이기주의적인 정서들에 대하여 본질적인 철학적 대안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서요ㅎㅎ.. 예를 들면 국내 좌파들이 이야기하는 것들 중에서 가장 따끈따끈한 의제인 이대녀를 위시한 페미니즘이 대중 집단에서 발현되었을 때, 어째서 성소수자 문제를 포괄하지 못했는가, 어째서 개딸들은 정의당과 심상정의 페미니즘이 성소수자를 대변해서 자신들과 맞지 않다고 하는가, 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이 필요한 것이죠. 연장선상에서 전장연 시위를 향한 경멸과 혐오 따위의 부정적인 반응들에 대해서도 숙고해야 하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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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손꽝손
정말 순수한 질문인데 개딸들이 정의당과 심상정의 페미니즘이 성소수자를 대변해서 맞지 않다고 본다는 이야기는 어디에 나오나요? 본 적이 없는데 궁금해서 좀 파보고 싶어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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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공진
https://www.sisain.co.kr/news/articleView.html?idxno=47307 여기서 인터뷰이 중 한 명이 직접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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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손꽝손
오 정말 감사합니다!
1
로르샤흐 테스트 같은 느낌이 드는 글이에요 ㅎㅎ 거시적이고 큰 이야기는 항상 반향을 일으킬 수 밖에 없지요. 하지만 이 글은 그 내용의 타당성이나 설득력을 떠나서, 다양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잘 쓰인 발제가 아닌가 싶어요. 용기에 박수를 짝짝 드리며 푹 쉬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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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과찬 감사드립니다. 이제 도로 과제와 예심준비로... 흑흑
괄하이드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이 글이 한국 사회의 담론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것으로 보이는데, 세부적인 내용은 과거에 있었던 진보담론에 대해서, 현재 왜 진보담론이 몰락했는지에 대해서, 앞으로 진보담론이 어떻게 발전해야하는지에 대해서 얘기하는것 같습니다. 반쯤 농담삼아 가볍게 드는 의문은... 보수는 담론이 없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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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보수 담론은 사실 진보 담론보다 후지지요(절레절레). 중도층에 가깝지만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다만 진보 담론의 영향력이 반대보다 훨씬 크다보니 담론 부재는 진보쪽에서 더 크게 느껴집니다. (2)
타키투스
진보 담론이 무효화됐다기보단 진보가 담론을 따라갈 역량이 못돼서 후퇴한거라 봅니다. 노동 착취가 없는 세상,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 그런걸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걸 해내겠다고 주장하는 정당이 민주당과 정의당인데...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권력을 쥐어주면 상향평준화로 목적을 달성하기 보단 하향평준화로 달성하려고 하죠. 왜냐하면 그 두 정당은 그걸 해낼 능력이 없거든요. 남녀 차별이 존재하면 차별의 원인이 되는 인식을 개선한다던가 인식 개선으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면 정부... 더 보기
진보 담론이 무효화됐다기보단 진보가 담론을 따라갈 역량이 못돼서 후퇴한거라 봅니다. 노동 착취가 없는 세상, 차별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 모두가 평등하고 행복한 세상, 그런걸 누가 반대하겠습니까? 그런데 그걸 해내겠다고 주장하는 정당이 민주당과 정의당인데... 그냥 한숨만 나옵니다. 권력을 쥐어주면 상향평준화로 목적을 달성하기 보단 하향평준화로 달성하려고 하죠. 왜냐하면 그 두 정당은 그걸 해낼 능력이 없거든요. 남녀 차별이 존재하면 차별의 원인이 되는 인식을 개선한다던가 인식 개선으로도 어쩔 수 없는 현실적 한계가 존재한다면 정부가 인센티브를 줘서라도 차별을 조정해야하는데 그냥 한다는게 성별 쿼터제 같은거죠. 노동 착취가 존재하면 노동 착취가 존재하는 원인을 찾아서 해결해야하지만 그럴 능력이 없으니 노동 시간을 강제로 줄이겠다는 소리를 하죠. 물론 당연히 그렇게 법적으로 강제로 줄이는게 현장에서 잘 지켜지지도 않습니다. 결국 지난 5년간 민주당과 정의당이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내놓는 정책들이 하나같이 한없이 얕은 수준의 해결책이었습니다. 정책을 내놔도 풍선 효과로 사회문제가 사라지지 않았음은 물론이고 오히려 다른 문제들만 야기했죠. 그 다른 문제에 국민들이 시달리다보니 결국 5년만에 정권을 내주고 진보가 몰락한겁니다. 그래놓고는 부정부패와 내로남불이 국민의힘이랑 별반 다를게 없는 위선자들이었으니 무엇하나 보수보다 나을게 없네요.
7
카르스
구구절절 동의합니다. 원인분석 3,4에서도 말했듯이 문제 인식 자체가 잘못됐거나, 개선하겠다고 큰소리 떵떵 친 문제를 개선은커녕 악화시켰으니 진보 담론이 몰락하지요.
헬리제의우울
디테일까지 다 맞춰서 쓸라면 돈걷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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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
동의합니다 ㅋㅋㅋㅋ 디테일 다 맞춰서 쓰면 논문으로 내야죠
2
재규어
정치인들이 고령화되면서 새로운 담론을 못따라 가는것도 한 이유가 아닌가 합니다. 586세대가 여당 핵심이 된게 2003년(열린우리당)인데 20년이 지난 지금도 그 세대가 여야 주축 세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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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그것도 있겠지만 흔히 생각하는 것보다는 작은 문제라고 봅니다.

예를 들어 청년 실업은 교육, 산업구조 및 노동시장 문제가 큰데 이게 청년만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아니죠. 청년들이 직접 목소리를 높이는 건 중장년보다 확실히 잘 하겠지만, 그 목소리가 문제 해결로 이어지려면 매우 높은 현실 분석력과 정치력이 필요합니다. 물론 청년층이 많이 참여하는 정치가 더 바람직하겠지만, 긍정적 효과가 과장됐다고 봅니다.
노바로마
과거의 진보담론들이 많이 동력을 상실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측면도 많이 있고 새롭게 생겨나는 진보담론 또한 존재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복지 파트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카르스님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아직 한국이 충분히 사회약자를 포용할 만한 국가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긴 하거든요.

사실 역사의 흐름은 기차의 운행과 같고, 담론들은 그 승객입니다. 열차에 탄 승객이 목적지에서 내리듯이 언젠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담론들은 열차에서 내려야 하지요. 사실 개혁 진영(저는 사실 민주당과 민주... 더 보기
과거의 진보담론들이 많이 동력을 상실했다는 의견에는 동의하지만, 여전히 남아있는 측면도 많이 있고 새롭게 생겨나는 진보담론 또한 존재하다는 점도 지적하고 싶네요. 개인적으로는 복지 파트는 많이 개선되었다는 카르스님의 지적에 공감하지만, 아직 한국이 충분히 사회약자를 포용할 만한 국가인가에 대해서는 조금 회의적이긴 하거든요.

사실 역사의 흐름은 기차의 운행과 같고, 담론들은 그 승객입니다. 열차에 탄 승객이 목적지에서 내리듯이 언젠가는 시대의 변화에 따라 담론들은 열차에서 내려야 하지요. 사실 개혁 진영(저는 사실 민주당과 민주당계 정부를 진보라는 말로 표현하는 것 보다 개혁세력, 개혁진영이라는 말로 표현하는 걸 좋아합니다.)의 담론들은 바꿀 담론도 많지만, 그 이상으로 유지하거나 발전시킬 담론이 더 많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리고 새로운 담론들도 빨리 승차시켜야 하고요. 개혁 진영의 과제는 이제 새로운 담론들을 발굴하고, 승차시킬 방안을 고민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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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인정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진보 담론의 의의도 분명 많지만, 한계에 봉착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진보 담론이 과거를 극복하고 도약할 때가 왔다고 생각이 들어서 글을 써봤습니다. 저는 중도-중도보수 스탠스지만 진보 담론의 공백을 원하지 않거든요. 새도 좌우의 날개가 있어야 나는데 정치성향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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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저는 제가 진짜 좌성향이라고 생각하는데, 한국만이 아니라 그냥 현 사회에서의 좌파담론이 개쓰레기 같습니다. 생전 생각도 안했던 한나라당쪽에 표 던지면서 지금도 화가 납니다. 개인적으로 보편적 복지를 지지하는데 보편 단어만 나오면 포퓰리즘 운운하는 양반들하고 같은 진영을 밀게 됐다는 사실 자체도 심히 자괴감이 듭니다.

근 몇년 동안 일종의 대안 좌파가 나와야 된다는 생각이 많았는데, 맥락이 비슷한 것 같아 반가운 글이었읍니다. 좌우 안가리고 이념 운운하는 양반들 극혐하고, 실용적인 좌파 담론이 하루빨리 힘을 얻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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ギラギラ
1. (민주당의 조국수호 검수완박 검찰개혁 따위를 제외하고) 어떤 좌파 담론이 어떻게 같잖게 느껴지시는지

2. 철학 또는 이념의 영역이라고 할 수 있는 거시적인 세계관이 공백인 상태에서 미시적인 문제들에 대하여 정치적으로 올바른 대안을 끌어낼 수 있다고 생각하시는지

3. 2번 질문의 연장선상에서 선생님이 생각하시는 참된 실용 좌파는 무엇인지 여쭈어보아도 괜찮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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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관련 글 한번 써보고 싶어지기도 하는데, 듣보잡 한 명 의견이 그 정도 가치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여쭤보신 것들 간단히만 적어보겠읍니다.

1. 가장 대표적으로 왜곡된 페미/PC 관련 전부, 보편 복지/기초소득제 기반이 아닌 약자 보호 차원의 복지 등등입니다. 대체로 이념이나 당위성에 기반해서 주장하는 것들은 좌우를 떠나 극혐입니다. 실질적인 비용과 효과에 기반한 논쟁을 원합니다. 국내 기준으로는 검수완박도 절대 뺄 수 없지요.

2. 이념은 정책 생산의 동기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는 동기일 뿐 실제 정책 도입에서 이념은 아무 쓰잘때기 없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비용과 예상 효과만... 더 보기
저도 관련 글 한번 써보고 싶어지기도 하는데, 듣보잡 한 명 의견이 그 정도 가치가 되는지 모르겠네요.
여쭤보신 것들 간단히만 적어보겠읍니다.

1. 가장 대표적으로 왜곡된 페미/PC 관련 전부, 보편 복지/기초소득제 기반이 아닌 약자 보호 차원의 복지 등등입니다. 대체로 이념이나 당위성에 기반해서 주장하는 것들은 좌우를 떠나 극혐입니다. 실질적인 비용과 효과에 기반한 논쟁을 원합니다. 국내 기준으로는 검수완박도 절대 뺄 수 없지요.

2. 이념은 정책 생산의 동기로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동기는 동기일 뿐 실제 정책 도입에서 이념은 아무 쓰잘때기 없다는 게 제 의견입니다. 비용과 예상 효과만으로 정책 도입의 적절성 판단은 충분하다고 생각합니다.

3. 제가 창당한다면 내세우고 싶은 것들 몇가지 적어보겠읍니다.
- 최저임금, 기타 약자를 위한 복지 정책 등등 일괄 폐지, 만인에 대한 헷징 개념의 기초소득제 도입
- 당연한 얘기지만, 추가 비용에 대한 세금 증액은 필수
- 현재 의료지원 복지에서 비효율적인 부분이 존재한다고 알고 있읍니다. 자세한 것은 몰라서 구체적으로 쓰기 어려운데, 노인네들 꽁돈으로 병원에 죽치기 뭐 이런거 말입니다. 좀 더 실질적으로 일반 시민들이 혜택을 효율적으로 볼 수 있도록 개선되면 좋겠읍니다. 그런 면에서 이재명은 심는다 공약도 반대합니다.
- 페미니즘을 비롯한 PC 관련 담론은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로 정리 가능함. 임신 정책 등등 생리적 성을 고려할 수밖에 없는 경우 제외하고, 모든 케이스에 대해 성별을 포함해 어떠한 차별점도 두어서는 안 됨. 구체적으로는 여자도 당연히 입대해야 하고, 일정 비율을 특정 계층에 보장하는 어떤 정책도 예외없이 폐기되어야 함
- 양당제로는 구조적으로 정치가 진취적으로 나아갈 수 없고 사실상의 양당담합 형태로 수렴됨. 어떤 형태로든 다당제가 활성화되어야 좀 더 나은 소수정당이 성장할 가능성이 생김
- 동성결혼 등등 약자에 해당하는 개인에 대해 어떠한 제약도 가해져서는 안 됨. 애초에 동성결혼이 가능하니 불가능하니 따지는 것이 사실 이해가 안 됨
- 기후 위기는 이미 현실화되었고 현실적으로 막을 수가 없음. 플라스틱 빨대 따위 의미없는 행동보다, 실제로 예상되는 피해를 최소화하는 구체적인 플랜과 액션이 필요. 환경을 둘러싼 찬반간의 프로파간다는 최악.


개인적으로 90% 이상으로 적극 지지하는 정치인은 앤드류 양입니다.
https://namu.wiki/w/%EC%95%A4%EB%93%9C%EB%A3%A8%20%EC%96%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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ギラギラ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들을 종합하면, 자본주의 질서 내부에서 (적극적인) 부의 재분배를 통하여 경제적 평등을 달성하는 것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사회민주주의자들과 입장이 같으나, 간접 복지와 선별 복지를 모두 보편 복지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점에서는 견해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할당제 따위의 간접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선별적인 복지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등해지기까지는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만, 이건 민감한 주제이니 여기까지만 하고.. 기본소득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더 보기
상세한 답변 감사합니다. 말씀하신 것들을 종합하면, 자본주의 질서 내부에서 (적극적인) 부의 재분배를 통하여 경제적 평등을 달성하는 것을 추구하는 점에서는 사회민주주의자들과 입장이 같으나, 간접 복지와 선별 복지를 모두 보편 복지로 대체해야 한다고 말씀하시는 점에서는 견해의 차이가 존재하는 것 같습니다. 저는 할당제 따위의 간접적인 형태로 이루어지는 선별적인 복지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 평등해지기까지는 필요하다고 보는 입장입니다만, 이건 민감한 주제이니 여기까지만 하고.. 기본소득에 대해서 마지막으로 하나만 질문드리고 싶습니다. 저는 양 극단을 임의로 구분하자면, 특별한 증세 없이 기존의 복지 예산을 모두 기본소득으로 환원하여 선택의 자유를 늘리고자 하는 방향의 시장자유파와, 적극적인 증세를 전제한 기본소득을 통하여 국가가 그 국가의 구성원인 모든 시민에게 노동하지 않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생계를 보장해야 한다는 방향의 사민주의파가 있다고 보는데, 헷징이라고 하심은 후자에 좀 더 가깝다고 볼 수 있을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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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네 저는 기본적으로 사민주의자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과도한 경쟁을 꼽습니다. 제가 원하는 세상은 최악의 환경에서 태어나도 최소한의 (상당히 괜찮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고, 가능한 수준 내에서의 공정한 기회 제공 후에는 각자의 달성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상적으로는 어릴 때에는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양질의 교육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성인 이후에는 최소한의 생존이 유지될 수 있는 기초소득을 제공해서 개개인이 리스크 있는 도전할 수 있도록 할 뿐... 더 보기
네 저는 기본적으로 사민주의자입니다. 우리나라의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로 과도한 경쟁을 꼽습니다. 제가 원하는 세상은 최악의 환경에서 태어나도 최소한의 (상당히 괜찮은) 기회를 보장받을 수 있는 세상이고, 가능한 수준 내에서의 공정한 기회 제공 후에는 각자의 달성에 걸맞는 보상을 받는게 맞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이상적으로는 어릴 때에는 상당한 비용을 감수하더라도 국가 차원에서 양질의 교육 기회가 제공되어야 하고, 성인 이후에는 최소한의 생존이 유지될 수 있는 기초소득을 제공해서 개개인이 리스크 있는 도전할 수 있도록 할 뿐 아니라 현대 기준 능력없는 자라도 굶어죽지 않게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 부분은 AI가 발전하면서 잉여인간이 늘어날 게 분명하다고 보기 때문에 굉장히 확고하게 생각하고 있읍니다.

대신 온갖 잡다한 이유로 개별적으로 지원되는 복지는 전부 폐지하는 게 평등이라는 가치에도 저는 더 맞다고 보고 있고, 행정 간소화라는 측면에서도 실질적인 이득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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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보잡
기회가 된 김에 한 마디만 더 붙여 보겠읍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얘기입니다. 제가 화가 나는 부분은 아마 많은 분들이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실패한 거 아냐? 정도로 알고 있을 것 같고, 국내 언론에서 그런 뉘앙스로 기사나 논평이 나왔었다는 겁니다. 아마 아래와 같은 관점이 전형적일 겁니다.
https://www.fnnews.com/news/202006151823311814
특히 국내에서 언급되었던 소득주도성장 비판과 맞물려 ... 더 보기
기회가 된 김에 한 마디만 더 붙여 보겠읍니다.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얘기입니다. 제가 화가 나는 부분은 아마 많은 분들이 핀란드 기본소득 실험 실패한 거 아냐? 정도로 알고 있을 것 같고, 국내 언론에서 그런 뉘앙스로 기사나 논평이 나왔었다는 겁니다. 아마 아래와 같은 관점이 전형적일 겁니다.
https://www.fnnews.com/news/202006151823311814
특히 국내에서 언급되었던 소득주도성장 비판과 맞물려 [기본소득=소주성, 이미 핀란드에서 실패]로 도식화되는 것을 보고 정말 어처구니가 없었고 이런 세상에서 제가 하는 생각들은 망상에 가깝겠구나 생각합니다.

https://alternative.house/alternative-issue-paper-no20/
위는 좀 더 저의 관점에 부합하는 분석 결과입니다. 핀란드 실험은 실패한 게 아니고 오히려 기본소득 정책의 가능성과 한계를 좀 더 정확하게 예측하게 해 준 매우 유익한 실험이었읍니다. [고용 효과는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남] 이 결과 하나로 실험을 실패로 단정짓고 관련 담론의 가능성이 닫혀 버린 국내 인식 수준에 참담함을 느낍니다.
2
카르스
사실 좌파건 우파건 모범으로 삼을 선진국 사례가 있나 싶죠.

지금이야말로 한국 형편에 맞는 담론을 만들어나갈 때입니다.
닭장군
대충...
좌든 우든 진이든 보이든 '한류'에 일단 적응을 해야 하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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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스
나는 인정 안해도 남들은 우리를 지켜보는건 생각해보면 무서운 일입니다.
카사르
개인주의자들이 많은 서구의 모델을 좋아하고 그걸 적용하려고 한 진보정권에서 기존에 그럭저럭 돌아가던 시스템을 작살내는걸 보고 있으면.... 결국 한국인에게 맞는 시스템을 궁리하고 그걸 적용해야한다고봅니다.

문제는 저건 좌우 어느쪽도 좋아하지않을꺼같다는거죠. 지금같이 극단주의자들의 목소리가 큰 시대에는 더욱 더요.
1
人在江湖
https://pgr21.com/election/6066 좀더 다른(많은?) 의견을 보실거면 여기로... ㅎㅎ
3
'진보담론'의 시대가 끝난게 아니라, 기존 기성인들이 생각하는 '담론'의 시대가 끝난 것이지요..
중국의 중진국 함정을 넘어서서 이제 3만달라로 가고 있는 한국의 입장에서는 이제 거대담론에서 디테일로 넘어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그러고 더 이상 진보/보수로 단순히 나누는 식도 과거에 머물러 있는 것이지요.. 물론, 여전히 우리나라는 인식적으로는 중진국의 함정을 못벗어나고 있고, 본문 글처럼 2분법적 사고관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아마 앞으로도 벗어나기 쉽지 않을거라고 보이는 우려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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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글 만나기 쉽지 않은데 반갑네요
새로운 담론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공감하면서도 여러가지 생각을 하게 됩니다
저는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언론들과 통계/여론 왜곡으로 사람들의 다양한 의견과 요구가 묻히는 민주주의의 후퇴를 막고 상호 합의와 견제가 작동하는 본연의 모습을 지켜가야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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