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0/04/02 22:18:47
Name   [익명]
Subject   소년법, 그리고 엄벌주의
최근 촉법소년들이 렌터카를 훔쳐서 대학생을 사망뺑소니한 사건이 이슈고.. 관련청원도 50만을 넘겼다는데요..

소년법의 제정 취지가 무엇인가요?

또, 개정할수있는 방법은 없을까요?


그리고, 요새 우리나라에 엄벌주의 여론이 높아져가는데

법률에 규정된 선고 가능 형량은 생각보다 높지만, 법원 내부 양형기준표가 국민 생각보다 낮아서

양형기준표에 따라 판결하다보니 국민의 법 감정과 실제 판결이 괴리가 생긴다고 하더라고요.

양형기준표가 개정되거나, 또는 법을 개정해서 국민여론대로 중범죄에 대한 형량선고가 많아질 가능성은 없는건가요? 왜 안바뀌는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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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쓴녀석
우선 엄벌주의 자체가 실패한 이론입니다. 미국과 프랑스만 봐도 명약관화하죠. 특히 잡범에게도 삼진아웃제 막 도입하다가 완전 막장이 된게 바로 미국입니다. 미국의 사법체계는 철저하게 실패했죠.

그리고 우리나라의 교도소들은 엄청난 포화상태입니다. 교도소 내 과밀화 문제가 (상징적인 의미가 좀 강하긴 하지만) 3년 전 즈음에 헌재에서 위헌판결이 나기도 했었죠. 문제는 교도소는 항상 혐오시설에 속하므로 그렇게 쉽게 늘리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결정적으로 고생고생해서 늘리는 일, 교도관을 충당하는 일 모두가 돈입니다. 그것도 미래의 고정지출이 되는 것이죠.
1
[글쓴이]
엄벌주의가 왜 실패했는지 구체적으로 설명 해주실수있나요? 궁금합니다.
그리고 교도소 비용 늘어나는게 두려워서 범죄자의 형량을 낮춘다는게
뭔가 본말전도된 느낌이네요......ㄷㄷ
안경쓴녀석
예를 들어서 70년대에 마약사범을 단순투여자까지 전부 중형에 처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미국인 중 수감자 비율이 폭증하죠. 엄벌주의를 택하게 되면 중범죄자만 양형이 느는게 아니라 전부 형량이 비례해서 늘게 됩니다. 그 결과 미국은 수감자 천국이 되었고 예산 부족으로 교도소 통제를 못 하게 되면서 우리가 흔히 미국 교도소 하면 떠오르는 그런 개막장들의 결과가 된 겁니다. 당연히 사회적으로 좋을 리가 없겠죠. 우리나라 교도소를 흔히 학교라고 하는데 미국 교도소가 제대로 학교죠.

비용 문제는 심각하게 따져보셔야 할 문제입... 더 보기
예를 들어서 70년대에 마약사범을 단순투여자까지 전부 중형에 처하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그 결과로 미국인 중 수감자 비율이 폭증하죠. 엄벌주의를 택하게 되면 중범죄자만 양형이 느는게 아니라 전부 형량이 비례해서 늘게 됩니다. 그 결과 미국은 수감자 천국이 되었고 예산 부족으로 교도소 통제를 못 하게 되면서 우리가 흔히 미국 교도소 하면 떠오르는 그런 개막장들의 결과가 된 겁니다. 당연히 사회적으로 좋을 리가 없겠죠. 우리나라 교도소를 흔히 학교라고 하는데 미국 교도소가 제대로 학교죠.

비용 문제는 심각하게 따져보셔야 할 문제입니다. 예산은 미리 정해진 액수만 쓸 수 있는 거잖아요. 그리고 항상 한정되어있고. 교정 문제가 국가 문제중에 1순위일 리는 없기 때문에 자주 밀립니다. 그리고 교도소를 지으면 그만큼 교도관을 뽑아야 하는데 이건 공무원을 늘리는 거죠. 늘어난 공무원만큼 계속 J자커브로 30년간 봉급을 줘야하니 이것도 쉬운 일은 아닙니다. 교정도 꽤나 돈 잡아먹는 괴물입니다. 미국 교도소가 개막장인 이유는, 돈은 없는데 수감자가 폭증하니 교도소만 늘리고 전부 그 안에 범죄자들 다 밀어넣고 배틀로얄을 시켜서 그렇습니다. 하도 경비병력이 만성부족이다 보니 자유방임을 시켜버리는 거에요. 그렇게 되면 잡범도 예비 흉악범 되는건 순식간이죠.

결정적으로 범죄율과 가장 상관관계가 높은 것은 검거율이라고 대체로 알려져 있습니다. 형량은 일정 이상 넘어가면 상관관계가 없다는 듯합니다.
1
[글쓴이]
좋은 답변 감사합니다. 엄벌주의를 시행하자니 잡범의 형량도 늘어 교도소의 수감률이 높아지고, 그럼 교도소를 늘려야하니 비용문제가 생기고, 예산은 한정되어있으니 교도소를 늘리기가 힘들어 한정된 교도소에 수감자를 몰아넣다보면 교정인력이 수감자 대비 부족하여 교화는 커녕 잡범을 흉악범으로 진화시키는 범죄자 양성소가 된다는거군요. 이해가 되었습니다.
다람쥐
현대 형벌은 함무라비 식 응벌에서 멈추지 않고, 결국은 처벌 후에 사회로 복귀하면 사회 법도를 지켜 성실한 사회구성원으로 역할을 할 수 있게 교화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소년이야말로 교화의 여지가 충분한 것이죠 특히 촉법소년은 만 14세 미만자인데, 형사처벌대상으로만 삼을 수는 없겠습니다 또한 법정의 전체적으로 볼땐 일방적으로 형벌만을 지울 수는 없고 의무에는 권리가 따라야 하는데 그렇다면 초등생들에게 어떤 민법상 권리까지 주어야 할지 의문이 있습니다
엄벌주의는 범죄율을 줄이는데 큰 도움을 주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결국 장기간의 형이 확실한 교화 효과를 주느냐인데 그것에 대해서도 의문이 있는 것 같습니다
2
[글쓴이]
여론에서 엄벌주의를 요구하는 이유는 범죄율을 줄인다기보다,
그만큼 나와 내 주변으로부터 좀 더 오랜시간 격리시켜라 라는 의미인 것 같아요
조두순 벌써 출소한다고 말이 많은거 보면..

미성년자들에게 성인들과 동일한 형량을 선고하되, 석방이나 형량감소를 좀 더 쉽게 하는 방안은 안될까요?
1
다람쥐
미성년자 시절을 생각하시면 중2와 고2사이에 사고에 엄청난 갭이 있지 않나요?
초등저학년과 초등6학년도 마찬가지고요
반면 스물세네살에서 스물일곱살까지의 변화는 그때에 비하면 그다지 크지 않은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미성년자라는 개념이 있는 것 자체가 미성년자가 신체적으로는 물론 정신적으로 성숙하지 못한 것을 전제로 합니다
그러므로 책임능력을 성년과 동일하게 주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실제로 미성년자를 성년 수준으로 처벌하는 나라는 정치적으로나 법률적으로도 매우 뒤떨어진(ex중세 근대) 사회입니다. 현재 미성년자를 성년과 동일하게 처벌하는 나라는 현대문명국 중에서는 거의 없습니다 말씀하시는 미국도 소년범에겐 성인보다 훨씬 관대합니다
형량을 떠나서 교도소가 교도소다웠으면.. 뭐 거기 가두는거 자체로도 엄벌이다!하면 할말없지만..
가역적 신체형이나 태형이 적절한 수단이라고 봅니다. 전자라면 상당한 비용이 들 것이고, 후자라면 비용도 줄일 수 있습니다.
징역형은 재소자를 강제노역에 처합니다. 이게 제대로 안되니까 돈이 많이 들죠. 그리고 그 원인은 상당부분 인권문제와 엮여 있습니다.
강제노역이 제대로 된다면, 교도소는 비용을 잡아먹는 곳이 아니라 세금이 거의 안들어가는 곳이 될 수도 있습니다.
DX루카포드
'징역'과 '금고'가 다른건데 그것도 참 이상한 일이죠.
신체형과 자유형을 혼동하신 듯 싶습니다.
윗분들 말씀하신 것이 형법/형사정책 분야의 통설/원론입니다.
문제는 그게 지금 안먹히고 있다는 거죠.

제가 군생활을 경비교도대(전경처럼 차출되서 교정시설 경비하는 겁니다)에서 했는데, 법대 다니다 왔다는 말에 교도관이 그러더군요.
'너 참 잘 왔다. 넌 판검사들이 평생 못보는 걸 보고 갈 것이다'
소시민들이 으레 '법조인들은 현실을 모른다'라고 하는 그런 것인가 생각했습니다만...
아니더군요. 그 사람 말이 맞았습니다.

피해자의 사적 보복이 금지되는 건, 어찌보면 국가에 의한 적절한 처벌을 전제로 하는 걸 겁니다.... 더 보기
윗분들 말씀하신 것이 형법/형사정책 분야의 통설/원론입니다.
문제는 그게 지금 안먹히고 있다는 거죠.

제가 군생활을 경비교도대(전경처럼 차출되서 교정시설 경비하는 겁니다)에서 했는데, 법대 다니다 왔다는 말에 교도관이 그러더군요.
'너 참 잘 왔다. 넌 판검사들이 평생 못보는 걸 보고 갈 것이다'
소시민들이 으레 '법조인들은 현실을 모른다'라고 하는 그런 것인가 생각했습니다만...
아니더군요. 그 사람 말이 맞았습니다.

피해자의 사적 보복이 금지되는 건, 어찌보면 국가에 의한 적절한 처벌을 전제로 하는 걸 겁니다.
그런데 그게 안되면? 당한 네가 참아라 밖에 안되죠.
기존의 형법학이나 형사정책학의 통설은 이 쪽에 대해서 거의 해답을 주지 않고, 아니 솔직히 말해서 애써 외면하고 있습니다. 저도 책 덮은지 10년 넘었으니 그 동안 달라졌나는 모르겠네요.

재사회화든 특별예방이든 한마디로 범죄인을 새사람으로 만들겠다는 건데....
말은 좋죠. 하지만 그게 되냐는 겁니다. 안되요.
3
로냐프
크게 공감합니다. 엄벌주의의 문제가 뭔진 알겠는데 그럼 피해자는 어떻게 할꺼냐? 또다른 선의의 피해자는 어찌할껀가?에 대해서는 다들 외면하는거 같아요.
Marlin Gamjar
저는 범죄자가 새 사람이 되거나 그런 건 별 관심 없구요.
솔직히 그게 갱생 가능한 인간과 불가능한 인간이 있을 거라 생각하고.
최대한 나와 마주치지 않는 것에만 관심이 있습니다.
나쁜 놈들은 격리시켜야 착한 놈들이 피해를 덜 볼 테니까요.

근데 뭐 세상은 예산이 지배하니...
2
DX루카포드수정됨
일단 2010. 형법개정이후 10년동안 형량은 많이 올라갔습니다.
저는 2010. 형법개정즈음에는 국내 형벌이 너무 약하다는 주장을 하는 엄벌론자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형법개정후 10년이 지나면서 법원의 양형이 실질적으로도 늘어났습니다.
현재는 범죄의 종류에 따라 불균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폭력성 범죄, 그 중에서도 특히 성범죄 형량은 미친듯이 올라갔는데
그래도 상한이 있다보니 비교적 경미한 성범죄와 중한 성범죄 사이의 형량차이가 지나치게
작은 불균형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반면 사기, 배임 등 경제사... 더 보기
일단 2010. 형법개정이후 10년동안 형량은 많이 올라갔습니다.
저는 2010. 형법개정즈음에는 국내 형벌이 너무 약하다는 주장을 하는 엄벌론자였지만
지금은 아닙니다. 형법개정후 10년이 지나면서 법원의 양형이 실질적으로도 늘어났습니다.
현재는 범죄의 종류에 따라 불균형이 있다고 주장합니다.

폭력성 범죄, 그 중에서도 특히 성범죄 형량은 미친듯이 올라갔는데
그래도 상한이 있다보니 비교적 경미한 성범죄와 중한 성범죄 사이의 형량차이가 지나치게
작은 불균형 문제가 생기고 있습니다.

반면 사기, 배임 등 경제사범과 무고, 위증등의 범죄의 경우에는 여전히 낮은 양형으로
각 범죄들 간의 형평이 맞지 않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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