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9/05/29 20:15:31
Name   [익명]
Subject   환자를 보는 데는 어떤 적성이 중요할까요?
여기 상주하는 선생님들이 많으신 것 같아 슬쩍 질문 올립니다. 집안에 의사가 없어서 궁금한 것이 있어도 물어볼 곳이 없네요. 이제 곧 인턴도 하고 과를 정해야 하는데 무엇을 해야 할지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열심히 귀동냥을 해보니 우선 수술을 할지 말지 결정하라는데 수술방은 확실히 저와 맞지 않는 것 같습니다. 원래 체력이 좋지 않은지라 오래 서 있는 것도 힘들고, 육체적인 활동을 즐기는 편도 아니기 때문입니다. 그다음으로는 환자를 볼지 말지 결정하라는데 이게 확신이 없습니다. 워낙 혼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고 친구도 소수를 깊게 사귀는 편인 데다가 사람이 많은 술자리, 파티, 클럽 등은 거의 안 가는 성격인데 이런 경우 환자를 보면 안 되는 것일까요? 아직 학생인지라 예진만 가끔 하고 외래 참관만 하는데 직접 진료를 하는 것도 아니고 이상한 사람을 본 적이 없어서 그런지 그냥 하면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만 듭니다. 그렇게 내성적이지는 않고 말은 곧 잘 하거든요. 아직 진상을 만나보거나 아주 노동집약적으로 외래 진료를 해본 적이 없어서 그런 걸까요? 평소 혼자 있는 걸 좋아하고, 사람을 좋아한다거나 처음 만난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이 아니라서 막연하게 진료를 봐서는 나중에 후회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만 했는데 이게 정말 그런 것인지 확신이 안 서네요. 환자를 보는 과로는 피부, 재활 정도를 고민하고 있고, 아니라면 영상을 생각하고 있습니다. 특별히 흥미를 느끼는 전공이 없기도 하고, 주변에서 그래도 환자 보는 과를 가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이야기를 많이 들어서 더욱 고민되는 것 같습니다. 인생 선배님들 쓴소리라도 조언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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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남편
글쓰신것만 보면 딱 석박하셔야겠는데요??
맥주만땅
그냥 자신이 재미있다고 생각하는 것을 하세요.

재미있다고 생각해도 결국에는 재미가 없어지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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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란마구리
덕업일체가 되면 결국 덕이 노동이 되어버리긴 하는 것 같은데, 그래도 그 편이 오래하긴 나은 것 같습니다. 다른 덕을 찾아 나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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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만땅
주로 음악에 빠지더군요.
세란마구리
저도 아직 전공을 정하진 못한 상태입니다만, 딱히
외향적이지 않다고 하더라도 임상과를 하는데 있어 크게 지장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당장 교내의 내과교수님들을 떠올리시면 '처음만난 사람과 쉽게 친해지는' 성격의 분이 대다수는 아닐 것 같네요.
임상과야 환자와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합니다만, 비임상과는 다른 의사 또는 파라메딕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중요하게 됩니다. 커뮤니케이션이 걱정되어 임상을 제끼게 되면, 의사로서의 선택지가 극도로 제한되게 되지요.
저도 내성적이고 nerdy한 편인데, 많이 싸우긴 했지만 그냥저냥 외래를 봤던 것 같습니다. 너무 극단적이지만 않다면 그럭저럭 할 거에요. 실기 때 cpx도 하니 그거 통과 할 정도면 최소한 C등급은 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눈치 사회성이 있어야좋고, 의료 ‘서비스’제공이 싫거나 모르는 사람들하고 얘기하는게 피곤하면 어렵죠.
보통 써전이냐 아니냐. 그거면 충분합니다.

그리고 어느 과나 마찬가지겠지만, 내과는 성실하냐 아니냐. 공부하는 것을 좋아하냐 아니냐가 중요합니다.

물론 소화기하면 술기도 마음껏 할 수 있습니다. 내시경하면 재밌다고 하더군요.
메디앙
재미를 얻고 어깨를 잃었읍니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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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나남편
대신 둘째를가질기회가 있읍니다.
맥주만땅
발판을 쓰셔야....
죄송하지만. 대부분 적성을 맞는 과를 찾는데 실패하는 모양입니다.
그래도 조언하자면 아무래도 일이 재미있는 과가 제일인 듯..
그리고 전공의 시절은 크게 봤을 때 정말 짧은 시기입니다. 전공의 이후 커리어 대부분을 어떻게 살고 싶은지에 대한 고민을 먼저 해보는 게 좋습니다. 이를테면 대형 수련 병원 외과 전공의들은 4년 내내 대부분 암 수술을 하고 보내지만, 수련 이후 대학병원에 남아 비슷한 일은 하는 사람들은 소수이죠. 거의 대부분 개원가로 빠지게 됩니다.
제로스
음..왠지 소아과나 내과, 이비인후과 개원의가 적성에 맞으실 것 같은데 소아과 전망이 어둡다죠..

피부과나 정형외과는 (개업의기준) 아픈 사람을 보는데가 아니라서(?) 친화력이 오히려 더 필요하지 않나 그런 인상이 있습니다.
(글쓴분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저는 적성이라는 단어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약간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받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주변사람들하고
진로에 대한 대화를 하다보면 적성이라는 말로 일에 관련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현재 상태를 개선하기 보다는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으로 행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내 일이 내 적성과 안맞으면 내가 꿈꾸던 것 마저 바꾸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적성 이라는 것을 이미... 더 보기
(글쓴분을 공격하려는 것이 아니라)저는 적성이라는 단어가 현대를 사는 우리들에게 약간 과도하게 의미를 부여받고 있지 않나 싶습니다. 주변사람들하고
진로에 대한 대화를 하다보면 적성이라는 말로 일에 관련된 모든 것을 설명하려고 하는 경우를 종종 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자신의 불만족스러운 현재 상태를 개선하기 보다는 적성에 맞는 길을 찾아가는 것으로 행동이 이어지는 것을 보면, 약간 고개를 갸웃거리게 됩니다. 내 일이 내 적성과 안맞으면 내가 꿈꾸던 것 마저 바꾸어야 하나?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는 적성 이라는 것을 이미 하늘이 준 운명처럼 정적(static)인 개념보다는 스스로 바꿀 수 있는 동적인(dynamic)개념으로 바라보면 어떨까 합니다. 글쓴분께서 걱정하시는 여러 부분들을 제가 다 알지는 못하고 거기다 그걸 평가하는 것은 말도 안되겠죠. 다만 혹시라도 어느 전공을 선택해서 후회하면 어떡하지 라는 생각은 충분히 들 수 있지만, 그 생각은 약간 뒤에 두시고 본인의 희망(욕망?)에 순순히 도전하는건 어떨 까요? 저는 제 졸업 동기들과 비교해서 학업성적, 손재주, 외모(환자 볼때 상당히 중요하죠), 사회성등등에서 어느 하나 내세울것이 없었습니다. 뭐 지금도 동기들보다 잘한다고 할수는 없지만 저는 전공을 선택할 당시인 13년전과 비교하면 분명히 성장했습니다. 지금의 선생님 상태에 과를 맞춘다기 보다는 미래에 선생님이 이루고 싶은 모습을 상상하면서 지금보다 나의 적성이 내 전공과 잘 맞아질 것이라는 확신을 가지고 전공을 결정해보세요. 저는 그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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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선생님들 잘 말씀해주셨지만 한국 의대 교육 커리큘럼상 적성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라서,
고민이 되신다면 (내가 그 과에서 삽질을 거듭하더라도) 재미있어 보이는 것 내지는 재미를 느낄 수 있는 것을 하세요
그래야 나중에 보드 따시고 나서 혹시라도 그 과의 분위기가 잠시 힘들 때 버틸 수 있읍니다.
수입이나 워라벨 같은 것 한 가지*만* 보고 고르시면 나중에 그 과 어려울 때 못 버티거나 이상한/비정상적 진료 행위에 빠지게 됩니다
오쇼 라즈니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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