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7/09/04 10:16:24
Name   [익명]
Subject   성인 ADHD 일까요?
고령의 만학도입니다.
회사 다닐 때 한번 과로로 한달 쯤 고생하고 나서 머리에 심한 피로감을 느껴서 오후 7시 이후로는 야근도 못하는 상황이 되었었습니다.
졸림+피곤+정신없어짐에다가 두통도 있고 그랬어서 MRI, MRA, CT, 뇌혈류 검사 등등을 받아 보았지만 모두 정상으로 나왔습니다.
그 이후 회사를 그만두고 늦게 공부를 시작하였는데, 어린 친구들도 어려워하는 공부입니다.
저 졸림+피곤+정신없어짐+두통 콤보는 이제 낮에도 계속되어서 수업시간에도 정신이 오락가락 하고 제대로 수업을 들어본 적이 손에 꼽을 듯 싶습니다.
(하지만 정신이 있을 때에는 매우 재미있게 잘 공부합니다. 엄청나게 드문 경우지만..)
심한 경우에는 정신이 오락가락 한 다음에는 바로 어제 일도 기억을 못할 정도입니다.

그런데 작년 하반기부터는 저 증상이 없을 때에도 전혀 집중을 못하는 증세가 추가되었습니다.
물론 어렸을 때부터 집중을 잘 못하기는 했습니다. 완벽주의+꾸물거림+등등이 있어서 시험 전날, 아니 시험 바로 전까지도 딴짓하기가 일쑤였습니다. 학교에서 잠이 오는 것도 심해서 국민학교 때부터 수업시간에 자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의욕이 안 나는 거야 이해는 가는데..
한 페이지를 놓고도 보고 싶지 않아서 두세시간 딴 짓을 합니다. 휴대폰도 보고 (쓸데없는 것만 반복해서 봄. 전혀 상관 없는 돼지나 소를 검색하고 있다든가..) 그냥 멍하니 딴짓을 합니다. 책을 보면 그냥 상황 설명도 무슨 말인지 이해가 잘 안가고, 어떤 때에는 누가 말을 걸어도 이해하는데 시간이 오래 걸립니다. (이해하기 위해 집중을 잘 하지 않는 것 같기도 합니다.) 짜증도 엄청 많이 냅니다. 행동을 머리 속에서만 할 뿐 움직이려고 하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제대로 진단받으려면 병원에 가야하겠지만, 병원 가서 '운동 열심히 하시고 동기부여 하면서 활동적으로 생활하면 도움이 될 겁니다' 정도의 대답을 듣게 된다면 시간과 노력이 아까울 것 같기도 하고요..
그런데 이런 증세가 성인 ADHD하고 비슷한가요? ADHD는 집중은 못하지만 정신없이 행동하는 것으로 알고 있었는데.. 지금 상태는 반대로 에너지가 바닥이라 완전히 축 쳐져 있는데 말이지요.
두서없이 답답한 마음에 잠시 적어 보았습니다. 지금 집중을 못하는 모드라서 글도 지리멸렬하네요.
아무 말씀이라도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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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obin
의사는 아닙니다만, "완벽하게 해야지"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새로운 것을 하기가 무서워져서 그걸 회피하려고 딴짓만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참고로 저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1.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될데로 되라지
2. 목표를 가장 잘게 쪼개놓는다
3.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다(예: 하루종일). 그리고 확보한 시간에 그 잘게 쪼갠 목표 중 하나를 그냥 해본다. 안되면 될때까지 한다
처음에는 이게 대단히 어렵습니다. 손에 무언가를 잡는데만도 일주일이 걸렸어요. 그런... 더 보기
의사는 아닙니다만, "완벽하게 해야지"라는 강박관념에 사로잡힌 나머지 새로운 것을 하기가 무서워져서 그걸 회피하려고 딴짓만 하는게 아닐까...... 싶습니다. 저도 그랬거든요. 참고로 저같은 경우는 이런 식으로 대응했습니다.
1. 결과에 연연하지 않기로 결심한다. 될데로 되라지
2. 목표를 가장 잘게 쪼개놓는다
3. 충분한 시간을 확보한다(예: 하루종일). 그리고 확보한 시간에 그 잘게 쪼갠 목표 중 하나를 그냥 해본다. 안되면 될때까지 한다
처음에는 이게 대단히 어렵습니다. 손에 무언가를 잡는데만도 일주일이 걸렸어요. 그런데 이걸 한 4~5차례 하니 나중에는 새로운 것을 시작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없어지더군요.

부족합니다만 혹시나 도움이 되실까 해서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글쓴이]
말씀 감사합니다. 완벽주의적인 성격이 방해가 되는 것도 있어서, 말씀하신 것과 유사한 방법으로 효과를 본 적도 있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그런 방법이 잘 안통하는 것이 문제인 것 같습니다. PC와 모바일에 연동되는 뽀모도로 비슷한 시간관리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10분이나 15분만 집중해도 보상이 주어지는 시스템을 구축했습니다만, 그것도 정신을 차렸을 때만 사용하며 효과를 볼 뿐, 정신이 없을 때에는 아예 프로그램을 켤 생각도 안하거나 pause만 눌러 놓고 아무것도 하지 않는 문제가 있더군요.
하지만 말씀하신 중 1번은 지금도 좀더 신경쓰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감사합니다!
T.Robin
보상을 주는 시스템을 구축하기보단 어떻게 하면 그렇게 '맨땅에 헤딩하는' 버릇을 들일 수 있을지를 고민하시는게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를테면 맨땅에 헤딩이 타성에 젖은 행위가 될 정도로요. 가만히 앉아있는 것도, 맨날 뭔가 삽질(......)하는 것도, 어떻게 보면 다 버릇인 것 같습니다.

보상을 주는 시스템의 경우, 동일한 보상을 계속 받다 보면 보상이 주는 자극에 대한 역치율이 올라가서 나중에는 보상이 보상이 아니게 되는 경우가 생깁니다.
[글쓴이]
그 보상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작은 태스크를 완료하였다는 정도입니다. (물론 포인트가 적립되긴 하지만 별로 쓸 일은 없으니 상징적인 의미만 있고요)
그런데 제가 '맨땅에 헤딩하는 버릇'이라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모르겠는데요, 정말 어려운 과업이나 남들이 다 포기한 일들도 곧잘 맡아서 하곤 했습니다. 그런 것에 더 도전적이 되기도 하였고요. 문제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쫓아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인데..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투입하면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것... 더 보기
그 보상이라는 것은 대단한 것은 아니고, 그냥 작은 태스크를 완료하였다는 정도입니다. (물론 포인트가 적립되긴 하지만 별로 쓸 일은 없으니 상징적인 의미만 있고요)
그런데 제가 '맨땅에 헤딩하는 버릇'이라는 뜻을 제대로 이해하였는지 모르겠는데요, 정말 어려운 과업이나 남들이 다 포기한 일들도 곧잘 맡아서 하곤 했습니다. 그런 것에 더 도전적이 되기도 하였고요. 문제는 남들이 다 하는 것을 쫓아가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던 것인데.. 그것을 개선하기 위해 만든 프로그램이었습니다. 시간을 조금이라도 투입하면 그만큼 의미가 있다는 것을 상기시키는 것이지요. 예전에는 그게 꽤 통하기도 했었고, 지금도 좀 멀쩡한 상태(기분?)일 때에는 동작을 하긴 합니다. 하지만 상태가 안 좋을 때(대부분)는 단순한 한 문제를 푸는 것도 매우 힘이 들더군요. 문제를 읽다가 자꾸 정신이 다른데로 날아가 버립니다.. 읽은 문제를 다시 읽고 다시 읽고 하다가 안되니까 Pause를 눌러 버리고 있는 것이죠. 멀쩡한 때에는 그 시간에 열문제도 풀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쓰면서도 제가 뭔가 앞뒤가 안 맞는 소리를 계속 하고 있는 듯한 느낌도 있군요.
관심가져 주시고 성의있게 글을 달아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것만으로도 힘이 되는 것 같네요. ^^
T.Robin
기회가 되신다면 학습심리학 관련 책을 참고해보시는 것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그...... 고전적 조건형성이니, 조작적 조건형성(강화, 처벌, ......)이니 하는 것들에 대한 내용들을 다루는 책들이요. 파블로프의 개 실험도 이쪽 계열의 실험입니다.

저도 한때는 남들이 다 하는건 뭐든지 다 싫어서 어떻게든 저만의 새로운 방법을 만들려고 노력했는데, 시간이 지나고 나니 칼날이 무뎌지더군요. 지금은 나설 때와 물러설 때를 좀 가립니다. 제 전문분야에서는 남들이 뭐라건 제 취향에 가장 걸맞는 것을 취하고 그걸 쓰지만, 아닌 곳에서는 그냥 남들 다 하는 식으로 하게 되더군요. 인지자원이 많이 부족해진 탓이라 그런 것 같습니다.
Paft Dunk
의사는 아니지만 저도 마일드하게 ADHD가 있다고 생각해서 많이 연구해본바
집중이 잘 안되는건 물론 잘까먹고, 피곤하고, 동기부여가 안되고 불면증 혹은 늦게 자는증상, 쉽게 짜증내는거, 자신감 부족, 할일 미루는거,스트레스 쉽게 받는것, 불안증세, 다 전형적인 ADHD 증상입니다.
가만히 있지 못하는 부류는 2종류중 하나일 뿐이구요. 쉽게 말하자면 뇌에 도파민 전달이 잘 안되서 생기는 파생 증상들이죠.
본문만 보면 일상생활에 지장있으실 정도인데 약물도 추천합니다. 약물이 도저히 싫으시면 운동을 빡세게 하세요. 도움 됩니다.
전 그정도는 아니어서 운동을 보통 사람들보다 많이하고 집중이 필요할땐 커피나 차를 적절히 활용하고 낮잠도 졸릴땐 되도록이면 자는걸로 해결합니다.
[글쓴이]
말씀 감사합니다!
운동하면 좋을 것 같긴 한데 위쪽의 머리가 아픈(머리를 삶으면 그런 느낌이 들 것 같은) 느낌 때문에 쉽지가 않고, 낮에 졸릴 때 낮잠을 청해보기는 하는데 한 30-40분 자고 나면 개운해지지도 않고 2시간 정도 잘 움직이질 못하더군요. 커피는 장 때문에 못 마시고.. 다른 사람들이 쓸 수 있는 수단들이 막히는 것이 좀 슬픕니다.
여하튼 여러가지 시도해 보아야겠네요. ^^
Beer Inside
기준에 따르면 ADHD라고 볼 수도 있겠지만, 성인 중에서 공부를 할 때 공부가 너무 재미있어서 집중이 잘되는 사람이 몇명이나 될까요.

그냥 공부가 하기 싫은 겁니다.

그 이유는 미래에 대한 불안, 공부에 대한 확신이 없어서 그런 경우가 많고 나이가 들면 체력이 떨어져서 그런 경우도 많습니다.

일단 규칙적인 생활과 운동을 하면서 공부를 하세요.
[글쓴이]
네.. 그런데 제가 지금 하는 것 전에도 오랫동안 공부를 해 봐서 공부하기 싫은게 어떤건지는 잘 압니다.
지금도 상태가 정상일 때도 꾀가 나고 공부하기 싫을 때가 많지요. ^^ 하지만 그렇게 하기 싫은 건 의지로 극복이 되더군요.
상태가 안 좋아지는 때에는 그와 달리 블랙홀 같은 느낌입니다. 공부만 못하겠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도 잘 못합니다. 그럴 땐 인터넷 뱅킹으로 돈
입금하는 것조차 거대한 과업처럼 느껴져요.
운동도 상태가 정상일 때는 할만한데 안 그럴 때는 머리가 어지럽고 아파와서 운동을 오래 못합니다.
지난 겨울-봄에 계속 헬스장 다녔는데 몸은 조금씩 나아지지만 머리는 그대로더군요.
여튼 조언 감사드립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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