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4/12/29 21:12:11
Name   [익명]
Subject   이민 가야할까요?
[한국 상황]

신상: 저는 30대 초반 100% 한국 사람, 아내는 20대 후반이고 영국 사람(미국 시민권 있음)이고, 지금 한국 살고 있습니다.
일상 생활은 영어로 하지만 원어민 급은 아니고, 유럽 언어 기준으로 B2정도 되는거같습니다.
(영국 드라마 기준 자막 없으면 일상 생활은 알아듣는 수준인데, 코메디나 전문 용어 못알아들음)

대인 관계: 개인적인 사유로 대학 졸업하기 전에 가족과 전부 의절해서 가족이 없습니다. 결혼식도 영국 가서 했습니다.
회사 동기나 대학 시절 친구들은 부족하지 않게 있고, 아내는 지방에서 일할 때는 현지 외국인들이랑 안맞아서 어려움이 있었는데, 상경한 후에는 취미가 맞는 친구들을 많이 만나서 잘 지내고 있습니다.

직장: 어쩌다 대기업에 운좋게 붙어서 4년차인데 입사 이후 원징은 8천 정도 되고, 요즘 같은 시황에서는 1.1~1.2억정도는 가능할 거 같습니다.
수도권에서 근무를 하고 있고, 워라밸은 좋은 편입니다.
아내는 언어학 석사라서 현재 대학에서 시간 강사로 하고 있고, 풀타임 전환 노리고 있습니다. 방학에는 영국문화원에서 일합니다. (현재 연수익 대략 1200~1500정도)

자산: 가족에게 받을 건 없습니다. (결혼식은 처가에서 열어줘서 영국가서 함)
집은 월세 살고 있고, 저축은 보증금 3천, 주식 4천 정도 있습니다.

가족 계획: 아내가 만 나이로 30이 되기 전에 첫째를 낳고 싶어합니다. 최소 둘은 계획하고 있습니다. (아내는 반드시 갖고 싶다는 입장)
1~2년 정도 남았고, 아이를 낳을 경우 주변에 돌봐줄 사람은 없습니다.

[처가]

재산: 처가가 잉글랜드 북부에서 부동산 디벨로퍼를 하고 있고, 사업 규모는 500억-700억 정도 되는 거 같습니다.
(아내가 유복하게 자라긴 했는데, 장인 어른도 여러 투자자 분들이랑 파트너들이 계신 것 같아서, 과반 이상은 갖고 있는데 정확한 자산 비중이나 규모는 잘 모르겠습니다.)
은퇴가 10년 정도 남으셨습니다.

소득/직장: 처가의 회사에서 일한다고 가정하면 Staff 3만 파운드, Manager 5만 파운드, Director부터 10만 파운드인데,
은퇴하시면 제가 Director급이 됩니다. (아내의 남동생이 있어서 같이 하게 될 것 같습니다)
물론 제가 다 하는 건 아니고 장인 어른이 뒤에서 조언해주시고 전면에서 실무 처리하는 식으로 할 것 같습니다.
처음에 Staff급으로 시작하는건지 Manager급으로 시작하는 건지는 아직 불확실한데, 아마 Staff급으로 먼저 시작할 것 같습니다. (향후 10년 간 연봉 -30%~-50% 수준)
업무는 잘 안맞을 경우 비즈니스 하나 사줄테니 운영해보라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어느 쪽이든 제가 해온 업무랑 연관된 업무는 없을 것 같고, 지금 영어 실력으로 비즈니스가 가능할지 걱정이 됩니다. (미국 근무해본 경험은 있으나 한국인/히스패닉 위주로 상대함)

대인 관계: 잉글랜드 북부라서 한인이 거의 없습니다. 유학생이 조금 있는 수준입니다.
현지에서 영국인들 만나면서 살아야합니다.
20대에 미국에서 일할 때는 현지인들 만나고 친구 사귀는 게 좋았는데, 이제 가족도 있고 배때지가 부르니 다시 할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육아: 처가에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라 전망: 훨씬 건강한 산업 포트폴리오와 양호한 성장률을 갖고 있지만 절망적인 출산률의 한국과,
잃어버린 20년을 향해 달려가는 영국 경제의 막상막하의 대결인 것 같습니다. (인구는 영국이 이민빨로 유지는 되는 거 같습니다)

대중 교통: 서울/경기 > 넘사벽 > 영국 (북부 기준)
치안: 한국 넘사벽
소득: 제 기준으론 크게 감소, 나라 중위 소득은 별 차이 없을 거 같고, 세금과 물가를 생각하면 한국의 생활 수준의 질이 더 높을 것 같습니다. (3-4만 파운드 벌면 외식은 절대 못할 거 같습니다)
아내도 한국이 영어 교육 직장 구하기는 훨씬 쉬운 것 같습니다.
물가: 한국 저렴
노후: 영국 (상속)
주거: 처가에서 처음 정착할 때까진 지원해주고, 아이를 낳으면 렌트보다는 자가 사는게 좋을 거 같다는데, 금전적으로 크게 지원해주시진 않는 거처럼 말씀하시는데 처가에서는 장인어른 일이 일이니 만큼 좋은 집을 찾을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하십니다. 그렇지만 아무리 디벨로퍼여도 아무도 모르는 좋고 저렴한 집이 어딨겠냐고 보는 지라 좀 미덥지 않습니다.
워라밸: 지금도 좋은데, 영국이 좀 더 나을 거 같습니다.
문화: 둘 다 공연 가는 걸 좋아하는데, 해외 대형 아티스트들 (테일러 스위프트 등)은 영국이 보기 편할 것 같습니다. 다만 런던에 가야하고, 평소의 주말 문화 생활은 서울에 언제든 갈 수 있는 지금이 좋을 것 같습니다.
교육: 영국이 스트레스는 덜 받을 것 같습니다. 올리버쌤처럼 자녀들에게 한국어를 가르치려면 많이 노력해야할 것 같습니다.


--> 요약하면 가족 계획과 노후를 생각하면 영국으로 가는게 좋고,
그 밖에는 한국에 남는 게 좋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만일 이민을 간다면 현재 집 계약이 만료되는 내년 중순이 될 것 같습니다.

아내가 가족을 시작하려면 영국에서 처가와 함께 하는 게 좋겠다고 강력하게 주장하는데, ①제 입장에선 불확실한게 너무 많고, ②처가에서 말하는 것도 와서 알아서 잘해보라는 느낌이고, ③아내가 말하는게 제게는 대책없이 느껴지는 거 같아서 제 상황을 정리해봤는데 다른 분들의 의견을 구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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