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 22/07/21 13:30:59 |
Name | [익명] |
Subject | 부모님 대화 문제 고민이 있습니다 (약간 장문) |
(저희 부모님 관련 글이라 익명글로 쓰는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저희 어머니와 아버지 사이의 대화방식에 대한 고민이 있습니다. 한 사례로, 최근에 제가 부모님께 운전연수를 받고 있었습니다. 어머니는 "너는 초보운전이니까 (활주로 같은 직선길에서) 시속 60km 정도로 천천히 운전을 해라"라고 조언 하셨습니다. 그런데 아버지는 "왜 60km를 기준점으로 두느냐"고 목소리가 높아지셨습니다. 어머니 : "그럼 초보한테 천천히 가라고 해야지 무조건 속도를 내라고 하느냐" 아버지 : "아니 천천히 가라고만 말해야지. 60km를 왜 기준점으로 두느냐. 80km로 달려야하는 곳도 있고 30km로 달려야 하는 곳도 있는데 초보한테 60km라는 수치를 주입하려고 하느냐"(여기서 부가적인 문제는 아버지께서 약간 화난듯이 목소리가 커지신다는 점입니다) 어머니 : "내 말은 그냥 안전운전에 초점이 있는거지. 왜 60km라는 숫자에 집착을 하느냐" 아버지 : "내가 숫자에 집착 하는 게 아니라 초보한테는 그렇게 숫자를 말하면 안되는거다. 그냥 안전운전을 하라고만 말하면 되는 것을 왜 쓸데없이 60km라는 숫자를 붙이는거냐" ...저는 개인적으로 어머니가 초보운전자에게 할 수 있는 말을 했다고 생각하고, 아버지가 목소리를 높여가면서까지 화를 내신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 사실 이것뿐만이 아니라 트러블이 생기는 대화의 양상이 대체로 이렇습니다. 예전에 식탁에서 어머니가 "너 이 반찬 싫어하지?"라고 저에게 물으신 적이 있는데, 그 때도 아버지께서 "왜 음식을 가지고 싫어하냐고 물어보냐. 먼저 먹어보라고 말을 해야 하는 게 아니냐. 싫어한다가 얼마나 부정적인 표현인 줄 아느냐"라면서 화를 내신 적이 있습니다.... 아버지는 뭔가 편견을 주입(?)하는 것처럼 보이는 말에 굉장한 거부감을 느끼시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60km 정도로 달려라" "이 반찬 싫어하지"라는 건 정말 일상생활에서 흔히 쓸 수도 있는 말인데 이런 말을 아예 쓰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이시는 게 잘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아버지께 "그건 아닌 것 같습니다"라고 말씀을 드렸는데 제가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이해를 잘 못하시더라구요. 심지어 아버지께서는 자신이 말하면 계속 반박 당하니까 무시당한다고 생각하십니다.(물론 목소리가 높아지는 건 잘못했다고 수긍하셨습니다) 이런 대화가 심각한 부부싸움으로 이어지고 이런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그럼에도 이렇게 대화하고 나면 부모님 두 분 다 스트레가 쌓여가는 상태가 지속되어 고민이 됩니다. 제가 여쭙고자 하는 것은... 1. 아버지께서 화가 나시는 포인트가 다른 사람들도 일반적으로 화가 나는 부분인지 궁금합니다. 2. 자식으로서 제가 어떻게 하는 게 제일 최선인지 궁금합니다.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드립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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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님의 행복에는 글쓴님께서 크게 관여할 수 없지만, 글쓴님은 글쓴님 행복만큼은 얼마든지 좌우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부모님의 사이를 원만하게 만드는 건 자식이 해야 할 일도, 할 수 있는 일도 아닙니다. 자주 싸우시는 게 아니라면 크게 걱정하시지 않아도 될 듯 하고, 자주 싸우신다면 심적 거리를 두고 글쓴님은 글쓴님대로 행복하게 사시는 게 가장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 개인적으로 논리로는 아버님 쪽이 이해가 되긴 합니다만, 그 논리가 절대적으로 맞는 것도 아니고 그걸로 화낼 일도 아닌 게 사실이죠. 디테일은 달라도 저도 편견에 기반한 서술 같은 거 보면 상당히 거슬려서 어떤 심리신지 이해는 됩니다. 60km 관련 문제는 제 사고방식과도 거의 동일하게 말씀하셨네요. 근데 제 생각에는 글쓴분 부모님 뿐이 아니라 큰 틀에서 저런 구도로 싸우는 가정은 상당히 될 것 같읍니다.
글쓴이의 대응에 대해서 조언해 보자면 아버님의 행동에 어머님이 스트레스가 심하시고, 글쓴이가 조언을 하셨을 때 그걸로 아버님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면 관여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둘 중 하나라도 해당이 안 되면 관여하시지 말고 당사자끼리의 문제로 두기를 추천합니다.
글쓴이의 대응에 대해서 조언해 보자면 아버님의 행동에 어머님이 스트레스가 심하시고, 글쓴이가 조언을 하셨을 때 그걸로 아버님의 태도에 변화가 있을 것 같다면 관여하시는 것도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둘 중 하나라도 해당이 안 되면 관여하시지 말고 당사자끼리의 문제로 두기를 추천합니다.
60km에 대한 지적은, 사람마다 생각은 다양하기 때문에 그럴수도 있는 부분이라, 그러한 사고 방식은 별 문제가 아니라고 보입니다. 혹시나, 정말 틀린 얘기를 했어도 서로 대화하면서 알아가는 부분이므로, 말한 내용이 옳냐 그르냐는 부차적인 부분이라고 보입니다. 정말 문제는 목소리가 커지고, 내 생각은 맞고 너가 틀렸다라고 말하는 방식인듯 합니다. 그냥 부드럽게 얘기했으면 생각이 달랐어도 별 문제가 없는 거였지요.. 이런 부분은 사실 정말 오랜 교육이나 수양을 통해야 고쳐지는데... 결과적으론 집에서라도 다른 생각을 존중하는 태도로 얘기하도록 조심스럽게 잘 얘기하면 나아질수도 있습니다. 혹시나 지적질하듯이 얘기하면 오히려 역효과 날수도 있어서 그냥 두는게 나을수도 있고요..
1. 부모님도 부부이시지요. 부부관계는 제3자가 보기에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많습니다. 자식의 관점에서 보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아버님께서 화내시는 포인트가 일반적이지 않다는 결론을 얻어도 달라지는 것은 별로 없을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버님께서 다른 분들과의 대화에서는 60km에 화내시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다고 아버님께서 표리부동하거나 어머님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다거나 하지도 않으실 가능성이 큽니다. 그냥... 부부관계라는 것은 그런 것 같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글쓴 선생님께서 부모님의 감정의 산더미에 섣불리 다가가는 것은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저라면 두분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하실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2. 그렇기 때문에 글쓴 선생님께서 부모님의 감정의 산더미에 섣불리 다가가는 것은 조심스럽게 해야 합니다. 저라면 두분 모두에게 어느 정도의 거리를 두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선생님이 하실 수 있는 것이 별로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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