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22/04/04 21:54:35
Name   [익명]
Subject   성적 상상력이 혐오스러울 정도로 뛰어나서 괴롭습니다
자위행위를 자주 하는 20대 남성입니다. 성적 파트너는 없습니다.

특이하게 포르노가 아닌 컨텐츠로도 자위행위를 합니다.
섹시한 옷을 입은 사진이나 동영상이면 충분하고, 경우에 따라선 순 상상만으로 하는 경우가 많아요.
이유는 모르겠는데 머리속으로 연상하고 전개하고 시뮬레이션을 하는 데 능숙하다보니,
'나머지는 상상'으로 메꾸는 게 가능하거든요.

문제는 그런 능력이 성욕과 겹쳐져서 시도 때도 없이 발현된다는 겁니다.
포르노물을 보는 것도 아닌데, 섹시한 연예인이나 모델, 유튜버는 물론이고,
여사친, 여성 지인, 동료, 어제 만난 사람을 상대로 성적 시뮬레이션을 돌릴 때도 있습니다.  
야외나 대면 상황에서는 그런 욕망을 잘 억눌르고, 자주 만나는 사람은 성적 상상을 최대한 자제하려 해서
일상이나 대인관계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나중에 심적 죄책감이 들 일을 피하기 위해서라도.

문제는 해당인과 만날 일 없거나, 집에서 홀로 있을때입니다.
물론 성욕 자체는 죄가 아니지만, 저의 경우 성욕을 전개하기 위해 상상하는 수준이 위험한 거 아닌가 걱정이 들거든요.
몇 가지 실사례만 들자면,

1) 독특한 목소리를 가진 상대가 있는데, 상대의 성적인 목소리를 (물론 실제와는 독립적이지요) 멋대로 상상해본 적이 있습니다.
2) 제 임의로 자극적인 옷을 입은 상대를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3) (당연히 현실에서 볼 일 없는) 상대의 성적 부위를 구체적으로 상상한 적이 있습니다.  
4) 수위 높은 하드코어한 행위나 자세까지 구체적으로 연상해서 성적 시물레이션을 돌립니다.  자세히는 밝힐 수 없지만, 연인이나 배우자와 할 수 있을지 자신이 없는 것도 종종 있어요.  

이러고도 현실에서는 이성과도 잘 지내긴 합니다.  
위에서 말했듯 지인을 대상으로 한 욕구해소(...)는 최대한 자제하고 있고,
위 반대급부로 현실에서 성희롱이나 성적인 대화에 굉장히 예민하게 반응하거든요.
지인을 상대로 성적 품평/음담패설을 늘어놓는 식의 문제지꺼리에 엄격하지 않으면
제가 성적으로 망가지겠다는 우려가 있거든요.  

진짜 괴로운 건, 직접적 관계가 없는 사람을 상대로 현자타임을 느낀다는 겁니다.
성적인 대상으로서의 이성과, 인격체로서 존엄함을 가진 이성의 괴리를 느낄 때가 종종 있거든요.
예를 들어 예쁜 유튜버의 ASMR을 보면서 격한 상상력을 동원해 자위를 하다가,
나중에 그 유튜버가 일상적인 이야기를 하면서 웃고 떠드는 걸 보게 되면
이런 사랑스러운 존재에게 무슨 상상을 한 건지 괴롭습니다.

남들이 보는 포르노물의 대상은 인격체로서 경험되기 쉽지 않은데,
저는 비포르노를 보면서 자위를 하기 때문에 인격체를 경험하는 일이 많습니다.

그래서 정신적으로 걱정이 될 때가 많습니다.
제가 나중에 연인이나 배우자가 생기더라도, 제대로 된 성생활을 누릴 수 있을까? 하는 생각까지 할 정도에요.

이 문제로 진지하게 전문가 상담까지 생각하고 있습니다.
고쳐야 할 문제일까요? 만약 고쳐야 한다면, 어떻게 고치는 것이 좋을까요?



0


선생님은 익명이지만.... :)


판타지와 현실을 구분할 수 있고, 충동을 조절할 수 있으면 괜찮지 않을까요? 죄책감이 커지면, 오히려 성기능장애의 원인이 되는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압니다.

성적 공상의 양면성에 대한 통합적 이해
https://www.koreascience.or.kr/article/JAKO201607433787997.pdf
5
[글쓴이]
좋은 논문 감사드립니다. 꼭 읽어보겠습니다.
愛擁獸
몸이 좀 많이 굴려서 야한생각을 쫓아봅시당
1
[글쓴이]
홈 운동을 일주일에 두 번 꼴로 하고 있는데 달라진 게 없습니다..
운동을 더 많이 하시면 어떨까요...
2
다크초코
문제 없다고 봅니다.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섹슈얼 판타지를 가지고 있을텐데 말씀하신 내용이 거기서 크게 벗어난다고 보이진 않습니다.
1
[글쓴이]
타인과 이런 주제로 이야기해본 적이 없어서 감이 없습니다..

정상이라고 해도 성적 대상화를 한 대상에게 현타를 느끼는 건 고민되더군요.
다크초코
https://redtea.kr/qna/10273
혹시 이 분과 같은 분인가요? 보통 흔히 있는 일입니다.
햄볶는돼지
저는 전문가는 아닙니다만, 충동적인 행동으로 이어지지 않는다면 상관 없지 않을까 싶네요. 포르노 같이 자극적인 컨텐츠를 보며 자위하는 것보다는 상상력으로 하는 것이 훨씬 좋다고 들었습니다.
1
[글쓴이]
포르노에 절여진 상상력이 아닌가 싶기도 합니다.
햄볶는돼지
포르노에 중독된 사람은 자극적인 것을 시청해야지만 자위가 가능할 겁니다. 상상력으로 가능하다는 건 거기에 절여진(?) 것은 아닐 거에요.
1
일상이나 대인관계엔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이게 객관적으로도 그렇다면 본인을 좀 더 받아들이시는게 좋을 거 같습니다.
2
[글쓴이]
좀 더 자신감을 가져볼까요.
괄하이드
홍차넷 익명질문의 문제는 댓글은 익명이 아니라는거... ㅋㅋ

글만 읽었을때 딱히 문제있어 보이는 부분은 없어보이는데요.. 일상생활에도 전혀 문제없으시고 오히려 더 조심하시는 편인것 같고요. 어디서 보기로는 자극적인 포르노를 반복적으로 보면서 하는것보다 상상을 더해서 하는게 더 좋은 방법이라고도 들었습니다.
3
[글쓴이]
포르노에 절여진 상상력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2)
어떻게보면 재능이 아닐까요
1
[글쓴이]
하필 이런 때 재능이 쓰이다니 ㅎㅎ
상상력은 재능이죠. 많은 작품들이 그런 상상력에서 나온 것이잖아요.
현실이 거기에 휘둘리지만 않는다면 괜찮지 않을까요?
1
[글쓴이]
마음을 그냥 편히 먹어볼까요.
그런 상상을 바탕으로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봅니다.. 소설이든 영화든..
1
절름발이이리수정됨
남에게 피해 안 주는 선에서 그냥 그렇게 사시면 됩니다. 일상생활이 무리 없이 가능하다면, 본인의 상상이 혐오스러운 건 큰 문제가 아닙니다. 본인의 상상을 혐오하는 마음이 문제이지요.
3
[글쓴이]
저 스스로도 당혹스러울 때가 있어서.. 그냥 받아들일 수밖에 없을까요.
Velma Kelly
재능에 한 표 더 드립니다. 오히려 남성들이 상상(...)을 안하고 야한 걸 많이 봐서 발기부전 같은 문제가 생긴다는걸 생각하면 더더욱 말이죠.

상상은 상상일 뿐이니까요.
1
[글쓴이]
과찬(?) 감사합니다 ㅋㅋ
활활태워라
선생님 남한테 피해를 주는게 아닌데 굳이 고칠 필요가 있으신걸까 싶고

실제 생활에서 남한테 피해를 줄지 몰라서 걱정되서 염려하시는 거면 사랑하는 사람이고 소중한 사람이면 조심스럽게 대하실텐데 미리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보이네요 ^_^;
1
[글쓴이]
그런가요. 맘 편히 먹겠습니다.
20대 초반까지 남성은 그냥 성욕에 지배당하는 동물입니다. 자연스러우십니다
노바로마
저는 30초인데 아직 해방되지 못했는데요?
1
[글쓴이]
20대 초반보단 나이가 많습니다..쿨럭
집에 가는 제로스
일상에 영향이 있어 문제가 될 정도라면 정신과를 탖아가보세요.

그게 아니라면 남들도 말을 안하는거지..상상은 자유죠.
1
[글쓴이]
다행히 그 정돈 아닙니다.
이런걸로 물어볼 기회가 없어서 주변은 어떤지 감각이 없었네요.
헬리제의우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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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Pepper
그냥 다른 사람들보다 죄책감과 현자타임이 긴 평범한 20대 남성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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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그 정도인가요.
하마소
한 발짝 떨어진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물론 그 욕망의 정도가 어느만큼인지 고민과 가늠을 해보는 건 필요하겠지만 그 욕망의 존재 자체를 죄악시하는 건 유효한 접근법이 아니라 생각해요. 관련한 대부분의 문제는 욕망 자체를 부정하여 번뇌가 어디서 다뤄져야할 지에 대한 자리조차 부여하지 않은 이들이나, 또는 존재를 발현과 등가적으로 받아들여 대상을 향한 구체화된 적나라한 욕구를 전시하는 걸 권장해온 이들에 의해 생겨나는 거라 보는 입장이라.

다만 구체화된 매체가 아니라 상상에 의해 주변인들이 등장하는 게 현실에까지 영향을 줄까 걱정하... 더 보기
한 발짝 떨어진 시점에서 얘기하자면, 물론 그 욕망의 정도가 어느만큼인지 고민과 가늠을 해보는 건 필요하겠지만 그 욕망의 존재 자체를 죄악시하는 건 유효한 접근법이 아니라 생각해요. 관련한 대부분의 문제는 욕망 자체를 부정하여 번뇌가 어디서 다뤄져야할 지에 대한 자리조차 부여하지 않은 이들이나, 또는 존재를 발현과 등가적으로 받아들여 대상을 향한 구체화된 적나라한 욕구를 전시하는 걸 권장해온 이들에 의해 생겨나는 거라 보는 입장이라.

다만 구체화된 매체가 아니라 상상에 의해 주변인들이 등장하는 게 현실에까지 영향을 줄까 걱정하는 거라면, 그 상상에 의해 그 장면이 현재와 몹시 유리된 세계라고 틀을 구축해놓는 건 어떨지... 그 정도 이상으로 위태로워 보이거나 하진 않아요. 다른 것보다도 선생님께서 현실에 영향을 안가게끔 신경쓰는 모습이 많이 엿보이니. 그게 그저 선생님 자신의 안전을 위해서만이 아니라 상대를 인격체로서 인식하는 모습도 포함해서 말이죠.
2
[글쓴이]
긴 조언 감사합니다.
주변인보다는 미지의 이성을 향한 죄책감이 더 큰 문제입니다.
성적 대상화된 개인와 인간적인 면모를 지닌 개인의 괴리에서 죄책감이 듭니다.
nm막장
전문적의견은 다른분들이 많이 주셨으니...
저는 "흔한 20대의 나 잖아?" 의견 드리고 갑니다
3
[글쓴이]
그 정도인가요. (2)
쿠스쿠스
30대 되어보십쇼...
그때 아직도 고민인지 댓글 하나 남겨주십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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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쓴이]
30대가 아주 머지 않았습니다..
집에 가는 제로스
혹시 '오나니마스터 쿠로사와'를 안보셨으면 한번 보시는것도.. 어찌보면 딱 말씀하신 고민에 대한 만화라서요. ;)
1
[글쓴이]
추천 감사합니다!
30대에 해결안되신다는분들.. 40대되면 해결됨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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