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6/06/30 15:39:50
Name   수박이두통에게보린
Subject   조선 시대에는 등창이 고치기 힘든 병이었나요?
조선 왕들의 사망 원인을 보니 등창이 상당히 많이 있더라구요.

당시 최고의 수준으로 왕의 건강을 책임졌을텐데 등창으로 죽은 것이 좀 의아합니다.

조선 시대에는 등창이 고치기 힘든 병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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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anhwang
항생제가 없었을테니..감염을 처리를 못했을 거 같다는 생각은 드네요;
레지엔
등창이 종기 등을 일컫는 말인데, 개중에 고름집이 크게 잡히는 놈들이 있습니다. 항생제도 문제지만 배농이라고 수술을 하건 시술을 하건 빼줘야 되는 경우가 꽤 있는데 이걸 할 수가 없었던 점이 큽니다. 중세의학적인 한계기도 하고요.
전기공학도
지금은 이걸로 죽는 사람은 없겠죠;;?
레지엔
확 줄긴 했지만 아예 없지는 않습니다. 결국 피부감염이 전신감염이 돼서 패혈증으로 이어지면 사망 문 턱에 가는건데, 지금 시대에는 잘 씻고 항생제도 있고 여차하면 째버릴 수도 있지만 그럼에도 저게 잘 안돼서 가는 경우가 없진 않습니다. 또 면역결핍성 질환을 앓고 있거나 혈액관련 질환 앓고 있거나 이런 경우도 있고...
전기공학도
흐음.. 감사합니다.
전기공학도
아, 그리고 죄송하지만 한가지 더 질문 하겠습니다.

조선시대 왕들의 수명이 너무 짧은데,
잘은 모르지만 그 당시의 재상들의 수명보다도 훨씬 짧은 것 같습니다.

재상들보다 왕들이 더 높은 수준의 의학적 관리를 받았을 텐데, 왜 이렇게 빨리 죽었을까요?
스트레스+과식+운동 안 함 때문에 그럴까요?
기아트윈스
왕들 평균수명이 46세, 단종 빼면 47세가 넘어요. (조선은 모르겠고) 19세기 서유럽의 평균수명이 30대 초반이었으니 조선 왕들이 딱히 남들보다 빨리 죽은 건 아니라고 할 수 있어요.
전기공학도
다른 나라랑 비교해서는 그런데,

동시대 조선의 다른 재상들보다는 일찍 죽은 편 같아서요.
레지엔
일단 좀 빨리 죽은 건 맞습니다. 위에 평균 수명은 '비교적 건강하게 살았을 때의 기대 수명'이 아니라 유아사망률과 전쟁사망률이 포함된 값이라... 실제로 그 시대에도 어려서 잘 지내고 환란이나 돌림병만 피하면 50대 정도는 노려볼만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추론이 있는데...

1. 일단 조선시대 왕들이 대부분 유전적인 질환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만, 당뇨, 피부 감염에 취약한 특수한 체질이 자주 발견되는데(특히 조선 초기왕들이 그러합니다), 이게 수명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2. 그리고 말씀하신 스트레스 과식... 더 보기
일단 좀 빨리 죽은 건 맞습니다. 위에 평균 수명은 '비교적 건강하게 살았을 때의 기대 수명'이 아니라 유아사망률과 전쟁사망률이 포함된 값이라... 실제로 그 시대에도 어려서 잘 지내고 환란이나 돌림병만 피하면 50대 정도는 노려볼만 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여러 추론이 있는데...

1. 일단 조선시대 왕들이 대부분 유전적인 질환이 의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비만, 당뇨, 피부 감염에 취약한 특수한 체질이 자주 발견되는데(특히 조선 초기왕들이 그러합니다), 이게 수명에 영향을 줬을 겁니다.
2. 그리고 말씀하신 스트레스 과식 운동부족이 위의 질환들을 직접적으로 악화시킵니다.
3. 식단의 불균형이나 영양소 섭취 불균형도 좀 심한 수준이었습니다. 뭐 유교적인 이유로 특정 음식을 못 먹게 되는 건 신하들도 마찬가지지만(상중에 육류 끊기라거나...) 왕이 이러한 행사가 좀 더 빈번했고, 수라의 경우도 그걸 본인이 다 먹는게 아니라 적당히 골라먹고 땡치는 형태인데 이게 식단 불균형을 가져왔을 수 있습니다. 가끔 단식 투쟁도 있고...
4. 의학적 관리의 수준이 높냐 낮냐를 따질만큼이 아니기도 했고(애초에 '건강하다'의 정의 자체가 20세기 이전과 이후는 궤를 달리 하거든요. 판단의 기준 자체가 틀어져있죠 결국), 왕과 비빈에 한정해서 정치적인 이유로 의학적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특히 몇몇 유학자들은 자신의 유학적 세계관을 임상 의학으로 치환해서 비인가 임상실험(..) 을 때리기도 했는데 조선왕 중 몇 명이 이 부분에서 자유롭지 않고(대표적으로 정조), 이외에도 의관이 어떠한 치료를 제시하면 비전문가인 관료들이 딴지를 거는 일도 종종 보이는 것으로 볼 때 일관된 판단에 기반한 진료가 원활히 이뤄지지 못했을 거라고 볼 수 있습니다.
5. 그리고 조선왕들 상당수는 인격장애가 의심됩니다. 정치병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6. 신료들과 비교해서 보면, 바이아스가 있어서 그러합니다. 왕은 걍 한 세대 한 명으로 노출되어있고 전수조사가 되는데, 신료들은 '커리어를 쌓을만큼 오래 살아야' 고위직에 갈 수 있습니다. 즉 애초에 오래 살만한 사람들이 오래 살아서 위로 가서 좀 더 살고 죽으니 길어보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전기공학도
유전적인 요인도 있고, 식생활 문제도 있고, 스트레스-운동부족 문제도 있고, '자신이 선무당이 되는' 문제도 있고, 인격장애도 있고,
통계적으로 조사의 대상이 되는 집단이 선택되는 양상도 다르군요.

답변 감사합니다. 상당히 흥미롭네요.
Beer Inside
왕들이 수명이 짧은 것은 아니죠.

영양학이나 위생에서는 일반 백성들보다는 우위에 있었으니까요.

짧아 보이는 것은 역사에서 언급되는 유명 재상들이 대부분 수명이 길어서 그런 것인데....
(정치인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 중에 하나가 건강이지요.... 오래 살아야 유명해지니.... )

거기에 독살설 같은 것도 있고 그러니.... 좀 짧아 보이는 것이지요.
전기공학도
그렇군요. 재상들의 표본이 우수해서 그런 것.
기록을 보면 원시적인 도구로나마 흡인 자체는 했던 것 같더라구요.
항생제 못 쓰는게 가장 컸을거라고 생각합니다. 의학사 배울 때 그 쪽 선생님들도 그렇게 생각하시는 듯...
레지엔
흡인을 시도한 케이스는 꽤 있는데 조선조, 특히 왕이나 사대부의 경우에는 그러한 외과적 시술을 기피했습니다. 뭐 아비의 종기를 입으로 빨아서 살린 효자 이런 건 있는데 그런 사례들 대부분이 양인이나 천인이었으니... 왕에서도 시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기록이 있긴 한데 그 시절의 기구나 지식으로는 사실 적절한 배농 타이밍을 잡기가 좀... 그리고 컨타(..)
관대한 개장수
왕의 몸에 칼을 대는게 금기시 되는 경향이 짙어서 그랬다고 알고있습니다.
전기공학도
그럼 그때의 의학 기술로도 왕의 몸에 칼을 댈 수 있었다면 치료가 가능한 경우가 있었을까요?
레지엔
많았을 겁니다. 대신 2차 감염 예방, 상처 부위의 최소화같은 점에서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겠죠. 그러나 이걸 감안해도 더 나았을 겁니다.
전기공학도
아... 왠지 시대보정하더라도 안타깝네요. 감사합니다.
Beer Inside
뭐 등창에 고약 붙이던 것이 불과 30년 전인데 조선시대는 말할 것도 없지요
수박이두통에게보린
답변 주신 모든 분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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