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Date 16/05/18 08:58:27
Name   하늘밑푸른초원
Subject   마르쉘 뒤샹의 '샘'에 대해서
한국법원은 현대미술을 이해할까?
https://kongcha.net/pb/pb.php?id=free&no=2824

마르쉘 뒤샹의 '샘'.. 그냥 소변기에 싸인 한 번 하고 끝,인 작품이라는데요.
물론 미술계의 분들이 다 인정하는 예술품이니, 문외한인 제가 이것의 예술성에 태클을 걸지는 못하겠지만,
적어도 제가 이것의 예술성의 근거를 알고 싶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예술은 그 예술가의 생각이 본질이지, 자잘한 기교 같은 건 부차적인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건 이해하겠는데..
문제는, 저 '샘'이라는 예술품은, 그 작품에 담긴 생각이 뭔지도 모르겠지 않나요?

뒤샹이 소변기에 싸인을 한 거랑
제가 소변기에 싸인을 한 거랑
그 의미와 위상이 다를 것이니, 싸인을 했다는 행위 자체는 중요한 게 아니죠.
결국 그 행위에 담긴 생각이 중요한 건데..

어떤 말로 된 설명을 따로 해준 것도 아닌 것 같고.. 그럼 저 싸인하는 행위 하나만 가지고 그 생각을 유추할 수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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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슴도치
종래에는 미술 작품으로 여겨지지 않던 사물 또는 방식이 작가의 재해석을 매개로 미술 작품이 될때, 해당 작품은 오브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르셀 뒤샹의 샘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예술가(Artist)는 꼭 장인(Artisan)처럼 손수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자기 발상(idea)에 맞는 사물을 선택하기만 해도 되는가?
예술가에겐 손재주가 중요한가? 아니면 창의적인 발상이나 계획(idea)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가?
예술가가 자기 예술작업을 위해 선택한 기성품(ready-made)과 사용하지 않은... 더 보기
종래에는 미술 작품으로 여겨지지 않던 사물 또는 방식이 작가의 재해석을 매개로 미술 작품이 될때, 해당 작품은 오브제가 될 수 있습니다.

마르셀 뒤샹의 샘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예술가(Artist)는 꼭 장인(Artisan)처럼 손수 작품을 만들어야 하는가? 아니면 그냥 자기 발상(idea)에 맞는 사물을 선택하기만 해도 되는가?
예술가에겐 손재주가 중요한가? 아니면 창의적인 발상이나 계획(idea)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한가?
예술가가 자기 예술작업을 위해 선택한 기성품(ready-made)과 사용하지 않은 다른 일상 기성품은 무슨 차이가 있는가?
예술작품을 예술로 인증해주는 것은 무엇인가? 예술가인가? 관객인가? 미술관같은 예술기관인가?

산업사회 이전에는 예술가의 손이 들어간 작품이 의미가 컸으나, 산업사회가 되면서 굳이 작가의 손이 필요한지에 대한 물음이 끊임없이 지속되었고(예컨대 대량생산 이전의 산업디자인들은 기술공/디자이너가 손수 만든 수제의 영역에 있었다면, 기계화가 되면서 더 이상 수제라고 부르기 힘들어졌죠), 이미 사진과 영화등이 개발된 상황에, 굳이 애써서 회화를, 초상화를, 구상화를 그려야 하는 이유가 뭔가? 뒤샹은 당대 예술가라면 한번쯤은 해봤을 질문에 대한 대답을 저런 파격적인 작품으로 답을 한 것이죠.

예술가는 계획이나 발상의 수립이 중요한 것, 예술가는 자기 발상에 맞는 물건(오브제)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한 것.
기교나 기술적 요소는 단지 작가의 착안점을 구현하는 것이지 중요한 것은 오브제 안에 담긴 작가의 생각. 그것들의 전달매체(medium)으로서의 예술에 대한 질문을 던져 준 것이죠.

뭐 어떻게보면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같은 해석일 수 있지만, 기존 예술의 패러다임을 깨는 첫 작품이었다는 것에 의미가 있습니다. 하늘밑푸른초원님의 의문처럼 과연 이것도 예술이라고 할 것인가?에 대한 근원적 질문을 던져준거죠.
파란아게하
댓글 잘 읽고 갑니다.
하늘밑푸른초원
뒤샹이 평소에 저런 주장을 했던 사람인가요?
하늘밑푸른초원
그리고 문학의 경우엔 좀 다른 것 같아요.
신경숙 같은 작가가 욕을 먹고 있는 걸 보면, 문학의 경우는 적어도 ready-made 작품에 싸인만 하는 것을 '예술한다'라고 하진 않죠.

결국 각 분야마다 의견이 다른 것 같네요.
사슴도치
저기서의 예술이란 미술분야로 한정해서 보아야 한다고 봅니다. 문학가들을 일반적으로 아티스트라고는 하지 않으니까요(광위의 예술에서 문학이 배제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하늘밑푸른초원
음악의 경우엔 또다른 형태의 예술관이 있는 것 같아요.
돈만 내고 허락만 받으면 샘플음악들 넣어서 작곡해도 용인되는 걸 보면 말이죠.
Beer Inside
음악도 표절의 역사가 의외로 길기도 하고......

샘플음악은 힙합쪽에서 워낙 무허가로 샘플링을 하니 아예 시장을 만들어 버린 것에 가깝다고 보아야 할 겁니다.
이건 문학이 다른게 아니라 어떤 예술에서도 마찬가지 같아요. 레디-메이드더라도 아이디어를 부여해서 작품이 되는건데, 표절은 아이디어 자체를 배끼는거니깐 당연히 어떤 분야에서도 예술이라고 보기는 힘들죠.
리틀미
검색하면 엄청 많이 나와요ㅋㅋ
하늘밑푸른초원
http://terms.naver.com/entry.nhn?docId=1052567&cid=42634&categoryId=42634
[뒤샹은 이렇게 소변기, 자전거, 와인꽂이 등 별 볼일 없는 일상생활용품에도 작가가 의미를 재부여하면 미술작품이 될 수 있다는 '레디메이드(ready-made)' 미술의 창시자다.]
여기에서 '그럼 뒤샹이 이 소변기에 부여한 의미가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사슴도치님 리플을 보니, 그냥 '소변기(ready-made 작품)에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는 예술관 자체'를 보여주려는 의미를 부여한 것 같군요.
ㅠㅠ
리틀미
네이버에도 나올거고 구글에도 나올거고ㅋㅋ 현대미술 아무거나 펴도 나올거에요ㅋㅋ
하늘밑푸른초원
감사합니다. 그래도 홍차넷에서 논의되었던 만큼 여기에서 알고 싶었어요.

각 분야마다 예술관도 다르고 표절에 대한 생각도 다른 것 같아요.
Beer Inside
김춘수의 꽃과 비슷하군요
헬리제의우울
1000만원짜리 가방이 재료비가 500만원일리가 없듯이
그렇게들사세요 라는 생각을 합니다
세계구조
처음이 중요합니다. 컨템포러리 아트에서는 이제 나올건 다 나왔다고들 하죠. 이제와서 누군가 유명한 아티스트가 뒤샹의 개념으로 기성품에 싸인하면 욕 먹을거에요.
DoubleYellowDot
100년전에는 수공 생산과 대량 생산 간의 개념정리가 필요했으니 뒤샹 작업이 의미가 있었지 요새 대량생산 제품에 관념적 빈공간이 없으니까요..근 미래에 3D 프린터 재료가 발달해서 온갖걸 다 찍어내면(요새도 뭐 좀 그런게 있습니다만..) 그런게 뭔가 예술로 만들어질 거 같단 생각은 해봅니다.
세계구조
이미 조소과 쪽에선 3d 프린터 사다가 쓰고 있고 모델링 프로그램도 익히고 있더군요. 근데 개념적인 접근은 아닌 것 같고... 이미 어느 정도는 오브제를 업체 맡기고 있던건데 좀 더 손쉽게 하자는 의미인 것 같습니다.
행복한사람
https://www.youtube.com/watch?v=ftplIgVvbAs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 모더니즘편' 저자와의 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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