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질문 게시판입니다.
| Date | 20/10/16 15:34:18 |
| Name | [익명] |
| Subject | 정신이 아픈 사람이 첫 연애의 이별에 대체하는 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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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적으면서 익명이라도 제가 누구인지 짐작 가실 분들이 있으시겠지만, 신상이 알려지더라도 도저히 도움받을 곳이 없어 용기 내보어 적어봅니다. 짧은 기간의 생애 첫연애를 끝내고 상대편에게 까였습니다. 만나면서 마음이 더 커지지 않는다고 하더라고요. 멍청하게도 저는 신음하다가, 원래 통원하던 정신과 의사한테 처방받았던 자낙스를 스무알을 한번에 먹고선 쓰러져있다가 가족들을 놀래키고선 병원에 위세척을 받고 오늘 퇴원했습니다. 저한테는 원래 고질적인 강박장애와 공황장애가 있는데요. 밖에서는 어린 나이에 능력있는 친구, 공부 잘하는 학생이라는 이미지로 알려져 있지만 내면에는 차마 말 못할 부끄러운 고민과 정체성에 대한 혼란 때문에 신음하고 있습니다. 성 중독이라던지, SM적 성적 취향과 M4M 경험이라던지... 제 첫 연인이었던만큼 그래도 그런 더러운 트라우마를 씻어내고자 최선을 다해줬는데도 사랑하는 마음이 더 커지지 않는다는 이유에서 까였다는 점에서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다시 한번 기회를 달라는 말에도 결국 떠났습니다. 물론 지금은 아직 남아있는 약기운 때문인지 홀가분하면서도 몽롱하네요. 아직 이별 통보 받은지 하루 밖에 지난 지금, 어떻게 해야 완전히 잊고 새시작을 할 수 있을까요? 연애를 하기엔 자격이 없는 사람이었던 걸까요? 제 자신이 멍청하고 너무 나약하게 느껴집니다. 어떠한 조언이든 따끔한 충고이든 감사드리겠습니다. 제가 솔직하게 조언을 얻을 수 있는 곳이 여기 뿐이라 힘들게 적어봅니다. 행여 글 읽으시면서 불편하셨을 분이 계셨다면 죄송합니다.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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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별은 누구에게나 힘든 거예요
아무렇지 않게 완전히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말씀하신 '정신이 아픈' 게 아닐까합니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곱씹고 파고들지마세요
정신없이 바쁘게 다른 일에 몰입하면서 시간 보내는 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그분 사랑한 만큼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주세요
아무렇지 않게 완전히 잊고 새로운 시작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오히려 말씀하신 '정신이 아픈' 게 아닐까합니다
계속 생각하고 생각하고 곱씹고 파고들지마세요
정신없이 바쁘게 다른 일에 몰입하면서 시간 보내는 게 최선인 것 같습니다
그분 사랑한 만큼 스스로를 아끼고 사랑해주세요
시간 지나면 뭐든 다 희석되더라고요. 어이없지만 내가 원래 이런사람이었나 생각될 정도로
진짜 개같다고 생각되던 일들도, 다시는 상종하지 않겠다 생각하는 것들도 시간 지나면 그냥 어이없게 그랬었지 하면서 반추하고 모임 하면 봐도 나쁘지는 않겠네.. 그치만 굳이 볼 필요 없으니 안 봐야지 하면서 무뎌져요. "절대라는 건 없다"같은 말이 생각날 정도로
그래서 시간을 빠르게 보낼 무언가를 찾는게 가장 좋아요
진짜 개같다고 생각되던 일들도, 다시는 상종하지 않겠다 생각하는 것들도 시간 지나면 그냥 어이없게 그랬었지 하면서 반추하고 모임 하면 봐도 나쁘지는 않겠네.. 그치만 굳이 볼 필요 없으니 안 봐야지 하면서 무뎌져요. "절대라는 건 없다"같은 말이 생각날 정도로
그래서 시간을 빠르게 보낼 무언가를 찾는게 가장 좋아요
힘드신순간을 보내시는중이신데 심리치료 상담선생님은 있으신가요. 1주일마다 만나셔서 마음 정리를 해보시는것 추천합니다. 저에게 쪽지주시면 서울에 계시는분인데 소개받은 신뢰가는 선생님 연락처 드릴께요.
아울러 여러 힘듦을 동시에 겪으실듯해서 쉽게 조언드리기를 주저하게 되네요. 힘내시고 토닥토닥 잘 드시길 바랍니다.
아울러 여러 힘듦을 동시에 겪으실듯해서 쉽게 조언드리기를 주저하게 되네요. 힘내시고 토닥토닥 잘 드시길 바랍니다.
잘 모르겠는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거 아닐까요? 성관련 중독증상같은것도 그렇고 강박, 정복욕도 그렇고 연인관계의 실패에 대한 데미지도 그냥 슬픔이 아니실거같은데.. 자신의 취향은 트라우마로 둔다는점, 자기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상대가 사랑하는 마음이 안커졌다는 점 등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특이한 반응성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왜 저런 것들이 트라우마인지, 성중독, 정복욕, 강박에 대한 컨트롤이 안된다는것에 괴로운건지, 왜 트라우마를 씻어내는것과 상대방을 사랑하는 일이 연관되어있는지 그런게 잘 맥락이 안읽혀요. 뭔가 마음속으로 숨기... 더 보기
잘 모르겠는데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거 아닐까요? 성관련 중독증상같은것도 그렇고 강박, 정복욕도 그렇고 연인관계의 실패에 대한 데미지도 그냥 슬픔이 아니실거같은데.. 자신의 취향은 트라우마로 둔다는점, 자기가 최선을 다했는데도 상대가 사랑하는 마음이 안커졌다는 점 등 솔직히 말하자면 약간 특이한 반응성을 보인다고 생각합니다. 왜 저런 것들이 트라우마인지, 성중독, 정복욕, 강박에 대한 컨트롤이 안된다는것에 괴로운건지, 왜 트라우마를 씻어내는것과 상대방을 사랑하는 일이 연관되어있는지 그런게 잘 맥락이 안읽혀요. 뭔가 마음속으로 숨기시는게 있는 것 같아서 당연하게도 운동하고 잘먹고 잘싸고 잘지내고 열심히하면 괜찮아질거야 라고밖에 쓸 말이 없지만... 그런걸로 해소될 일이 아닌거같거든요. 정신과를 다니고 있으시다니 다행인데 숨기고 있는 자신에 대한 죄악감부터 어떻게든 조금씩 밖으로 끌어내야 할거같아요. 좀 나쁘게 말씀드린거 같지만.. 계속 고통속에서 헤매시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썼습니다. 잘 추스리실 수 있길 바랍니다.
아조씨ㅠㅠㅠ 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1) 정상인의 환상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정상인의 환상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어요. 사회는 특정한 인간의 상을 '정상인'으로 제시하고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준거점으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이 준거에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 멀어져 있으면 얼마나 멀어져 있느냐 등을 두고 씨름하고는 해요. 누군가는 '나 정도면 정상이지'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나는 비정상이야'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살아가요.
그런데 기실 모두가 공유하는... 더 보기
1) 정상인의 환상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정상인의 환상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어요. 사회는 특정한 인간의 상을 '정상인'으로 제시하고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준거점으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이 준거에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 멀어져 있으면 얼마나 멀어져 있느냐 등을 두고 씨름하고는 해요. 누군가는 '나 정도면 정상이지'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나는 비정상이야'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살아가요.
그런데 기실 모두가 공유하는... 더 보기
아조씨ㅠㅠㅠ 글을 읽고 여러가지 생각이 드는데,
1) 정상인의 환상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정상인의 환상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어요. 사회는 특정한 인간의 상을 '정상인'으로 제시하고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준거점으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이 준거에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 멀어져 있으면 얼마나 멀어져 있느냐 등을 두고 씨름하고는 해요. 누군가는 '나 정도면 정상이지'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나는 비정상이야'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살아가요.
그런데 기실 모두가 공유하는 당연한 '정상인'은 없어요. 우리 각자의 사적인 영역, 내밀한 감정, 삶의 경험에 대한 반응/해석 등은 하나씩 뜯어놓고 보면 타인에게 기이하고 이상하게 비춰질 수 밖에 없어요. 물론 동질화 압력에 젖은 우리 한궈런들은 '특이하다', '기이하다'라는 말을 듣는데 공포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ㅋㅋㅋ 막상 타인의 삶과 행위를 찬찬히 살펴보시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정상인의 환상에 너무 사로잡히지 마세요. 선생님한테 정상인이니 아니니 하는 사람들의 삶도 유튜브에 전시하면 무수한 고나리의 요청을 받을걸요? 그런 면에서 위에 거소님이 적은 '특이한 반응성'에 담긴 함의는 건조하게 받아들이시는 걸 추천해요.
2) 감정은 정서와 해석의 합이다.
정서(feeling)은 모두가 공유하지만 감정(emotion)은 상황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일어나요. 위에서 거소님이 쿡 찔렀듯이, 선생님이 다 드러내지 않은 혹은 선생님 스스로도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인지->정서]의 감정틀과 지금의 슬픔이 연관되어 있을 거예요. 어떤 틀이 더 좋다, 어떤 틀이 더 나쁘지 이런 건 알 수 없어요. 특이하다 특이하지 않다도 알 수 없고요.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아조씨가 감정을 야기하는 [인지->정서]의 틀이 부정적인 자아상에 뿌리박혀 있지 않나 싶은 점이에요. 제목을 다시 볼까요? [정신이 아픈 사람이 첫 연애의 이별에 대처하는 법]이잖아요. 근데 그 두 개가 왜 연결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공황과 강박은 본인이 지각하고 다루고 있으면 괜찮은 거고, BDSM, M4M은 작금의 이별과는 상관없는 성애의 한 취향일 뿐인 듯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을 고민하시는 건 결국 스스로를 인지하는 방식과 연결되겠지요.
슬픔은 당연해요. 사귄지 얼마 안 되었는데 헤어졌으니 얼마나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 전 첫 연애 끝나고 나서 술에 취해 구로부터 영등포까지 구슬프게 노래 부르며 눈물 또르르 흘리며 걸어갔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걱정되는 건 슬픔을 해석하는 방식이여요. 그리고 이게 향후의 애정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되고요.
긍정적인 자아상만이 좋은 게 아니에요. 지나치게 긍정 일변도인 자아상은 끝간데 모르고 비대해지거나,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문제가 있지요. 긍정이든 부정이든 한 쪽으로만 돌아가는 게 문제여요. 충분히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자존감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게 함께 사는데 유용해요.
[인지->정서]의 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위에 풀잎님께서 추천해주셨듯이 심리치료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학생이면 학생생활연구소를 먼저 찾아가보시고, 여의치 않으면 저에게 쪽지 주셔도 되요. 주변 사람들 통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상담은 선생님을 '교정'하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 마음의 사태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지나치게 괴롭히거나 혹은 타인을 지나치게 괴롭히는 지점이 있다면 완화하여 더불어 살아가기 좋도록 돕는 데 있다고 봐요. 또한 상담자는 신이 아니고, 작업동맹일 뿐이에요. 거기서 나온 결론을 하나의 기점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언제나 아조씨는 아조씨의 서사 이상의 존재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3) 용인받는 체험
전 이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말로 글로 설명하더라도 '자신을 개방하고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더 마음에 큰 영향을 미쳐요. 비판단적인 수용이 가져다 주는 평안은 값져요.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거절을 경험하게 되요. 한 번에 성공한다면 그건 축복받은 겁니다 ㅋㅋ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수용받는 건 더더욱 힘들고요. 마 여기서 "제가 BDSM, M4M 그게 외 않되?"라고 해봐야 그건 선생님에게 '용인받는 체험'이 아니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조각은 될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이 용인받는 체험을 추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설탕 10g은 될 수 있겠죠. 사실 지금 올리신 익명 글도 용기를 많이 내신거잖아요. 그리고 살면서 그런 '용인받는 체험'을 조금씩 누적해 온 사람 입장에서, 그 체험은 진실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작금의 슬픔도 한 구석에는 이별의 원인을 공황에서 찾고, 이 연결도식이 공황이 야기한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상과 결부된 점이 있겠지요. 그런데 타인의 마음과 사태는 온전히 알 수 없어요. 나에 대한 상대의 반응은 오직 나로부터만 야기되는 것이 아니에요. 사회적 삶의 어떤 지점은 우리가 영원히 끄집어 낼 수 없는 블랙박스 속에 있어요. 그 블랙박스에서 고통만을 끄집어내서 스스로에게 덧씌우지 마세요.
1) 정상인의 환상
사회학자 어빙 고프먼은 정상인의 환상이라는 개념을 제안했어요. 사회는 특정한 인간의 상을 '정상인'으로 제시하고 (미디어, 교육 등을 통해), 사람들은 이를 하나의 준거점으로 받아들여요. 그리고 이 준거에 도달하느냐 도달하지 못하느냐, 멀어져 있으면 얼마나 멀어져 있느냐 등을 두고 씨름하고는 해요. 누군가는 '나 정도면 정상이지'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다른 누군가는 '나는 비정상이야'하는 막연한 믿음을 품고 살아가요.
그런데 기실 모두가 공유하는 당연한 '정상인'은 없어요. 우리 각자의 사적인 영역, 내밀한 감정, 삶의 경험에 대한 반응/해석 등은 하나씩 뜯어놓고 보면 타인에게 기이하고 이상하게 비춰질 수 밖에 없어요. 물론 동질화 압력에 젖은 우리 한궈런들은 '특이하다', '기이하다'라는 말을 듣는데 공포감을 느끼기는 하지만 ㅋㅋㅋ 막상 타인의 삶과 행위를 찬찬히 살펴보시면 알 수 있을 거예요. 그러니 정상인의 환상에 너무 사로잡히지 마세요. 선생님한테 정상인이니 아니니 하는 사람들의 삶도 유튜브에 전시하면 무수한 고나리의 요청을 받을걸요? 그런 면에서 위에 거소님이 적은 '특이한 반응성'에 담긴 함의는 건조하게 받아들이시는 걸 추천해요.
2) 감정은 정서와 해석의 합이다.
정서(feeling)은 모두가 공유하지만 감정(emotion)은 상황에 대한 해석을 통해 일어나요. 위에서 거소님이 쿡 찔렀듯이, 선생님이 다 드러내지 않은 혹은 선생님 스스로도 아직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은 [인지->정서]의 감정틀과 지금의 슬픔이 연관되어 있을 거예요. 어떤 틀이 더 좋다, 어떤 틀이 더 나쁘지 이런 건 알 수 없어요. 특이하다 특이하지 않다도 알 수 없고요.
다만 제가 걱정되는 건 아조씨가 감정을 야기하는 [인지->정서]의 틀이 부정적인 자아상에 뿌리박혀 있지 않나 싶은 점이에요. 제목을 다시 볼까요? [정신이 아픈 사람이 첫 연애의 이별에 대처하는 법]이잖아요. 근데 그 두 개가 왜 연결되는지 잘 모르겠어요. 공황과 강박은 본인이 지각하고 다루고 있으면 괜찮은 거고, BDSM, M4M은 작금의 이별과는 상관없는 성애의 한 취향일 뿐인 듯 하거든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점을 고민하시는 건 결국 스스로를 인지하는 방식과 연결되겠지요.
슬픔은 당연해요. 사귄지 얼마 안 되었는데 헤어졌으니 얼마나 슬퍼요 ㅠㅠㅠㅠㅠㅠㅠ 전 첫 연애 끝나고 나서 술에 취해 구로부터 영등포까지 구슬프게 노래 부르며 눈물 또르르 흘리며 걸어갔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런데 걱정되는 건 슬픔을 해석하는 방식이여요. 그리고 이게 향후의 애정관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까 걱정되고요.
긍정적인 자아상만이 좋은 게 아니에요. 지나치게 긍정 일변도인 자아상은 끝간데 모르고 비대해지거나, 타인의 고통에 무관심한 문제가 있지요. 긍정이든 부정이든 한 쪽으로만 돌아가는 게 문제여요. 충분히 오르락 내리락 하는 자존감을 끌어안고 살아가는 게 함께 사는데 유용해요.
[인지->정서]의 틀을 따라가기 위해서는 위에 풀잎님께서 추천해주셨듯이 심리치료 상담을 받아보시는 걸 추천해요. 학생이면 학생생활연구소를 먼저 찾아가보시고, 여의치 않으면 저에게 쪽지 주셔도 되요. 주변 사람들 통해서 알아보도록 할게요.
상담은 선생님을 '교정'하려는 게 아니에요. 우리 마음의 사태를 들여다보고, 자신을 지나치게 괴롭히거나 혹은 타인을 지나치게 괴롭히는 지점이 있다면 완화하여 더불어 살아가기 좋도록 돕는 데 있다고 봐요. 또한 상담자는 신이 아니고, 작업동맹일 뿐이에요. 거기서 나온 결론을 하나의 기점으로 삼을 수 있겠지만, 언제나 아조씨는 아조씨의 서사 이상의 존재라는 점을 기억하세요.
3) 용인받는 체험
전 이게 가장 어려운 지점이 아닐까 싶어요. 아무리 말로 글로 설명하더라도 '자신을 개방하고 받아들여지는' 체험을 하느냐 안 하느냐가 더 마음에 큰 영향을 미쳐요. 비판단적인 수용이 가져다 주는 평안은 값져요. 하지만 거기까지 도달하는 과정에서 거절을 경험하게 되요. 한 번에 성공한다면 그건 축복받은 겁니다 ㅋㅋ 자신이 원하는 사람에게 수용받는 건 더더욱 힘들고요. 마 여기서 "제가 BDSM, M4M 그게 외 않되?"라고 해봐야 그건 선생님에게 '용인받는 체험'이 아니니까요.
그렇다 하더라도 조각은 될 수 있을 거예요. 선생님이 용인받는 체험을 추구하기 위해 용기를 내는 과정에서 설탕 10g은 될 수 있겠죠. 사실 지금 올리신 익명 글도 용기를 많이 내신거잖아요. 그리고 살면서 그런 '용인받는 체험'을 조금씩 누적해 온 사람 입장에서, 그 체험은 진실로 추구할 만한 가치가 있어요.
작금의 슬픔도 한 구석에는 이별의 원인을 공황에서 찾고, 이 연결도식이 공황이 야기한 스스로에 대한 부정적인 자아상과 결부된 점이 있겠지요. 그런데 타인의 마음과 사태는 온전히 알 수 없어요. 나에 대한 상대의 반응은 오직 나로부터만 야기되는 것이 아니에요. 사회적 삶의 어떤 지점은 우리가 영원히 끄집어 낼 수 없는 블랙박스 속에 있어요. 그 블랙박스에서 고통만을 끄집어내서 스스로에게 덧씌우지 마세요.
짝짝짝!! 정말 다 맞는 말씀이신듯 해요. 조금 이론적이지만 현명하신 원글님은 잘 알아차리실듯... 원글님께 큰 도움이 되실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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