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또 이게 제가 정치적 정의에 대한 신심이 부족해서 그런지


저는 드루킹이 막 언론의 필패, 야당은 자멸. 이런게 아닐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어요.
그냥 지리멸렬하게 끝나고, 뭔가 뒷맛만 남는 상황. 뭐 문재인이나 박근혜나 그렇지 뭐. 라는거.

항상 이야기하는게, 진보나 보수 중에 나름 열렬한 지지자들이 있거든요. 그 사람들의 글밥 말밥을 만들어준다는 의미에서의 (예전에 유시민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는데) 중요하지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샤이보수가 있다고 쳐보죠. 그냥 선거판에선 쪽팔려서 침묵하는 그런 사람.
그런 사람들 네다섯명이 있는데, 열렬한 보수 지지자가 '이번에 드루킹 보면 진짜 문재인은 내로남불 아니냐?' 라고 누가 치고 나간다고 하면
그거 반박하다보면 힘듭니다... 힘들죠.

'까보니까 다단계에서 번돈이고 실제로는 대가를 주거나 한거 아니잖아' 라고 반박해봤자
'그거 500만원 받은거 나왔잖아' 라고 툭 쳐버리면 또 한세월입니다.

힘들게 또 반박을 하더라도, 그냥 뒷맛이 남아버립니다. 아까 밥먹던 샤이보수 네다섯명은 55대 45로 김경수를 찍으려다가 네다섯명중 두명은 '이에 뭐 이놈이나 저놈이나 똑같은데 그냥 뭐 찍던사람 찍어주지 뭐' 하고 넘어가버리죠. 스윙보터.

뭐 저는 뭐 언제나 세상을 비관적으로만 보는 사람이라그런지, 암튼 일정한 수준의 영향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는 약간 더)은 있을거라고 봅니다. 대세를 결정할지는 모르겠지만. '드루킹의 도움을 받아 당선된 문재인'의 꼬리표는 이상하게 계속 돌겠죠. 쩝.

드루킹 사건은 반박이 너무 쉬운데...넌 돈을 받는게 아니라 돈을 주고 댓글도 달아주냐? 매크로는 구입해서 민주당을 욕했는데? 그놈이 그놈이라고 말하는 건 그냥 핑계아니냐. 이런 걸로 한 방씩 쳐주면 됩니다.
드루킹 사건은 제가 언론이 잘못 물었다고 보는 이유가 사안이 베베 꼬여있고 뭔가 아다리가 잘 안맞는데 무리수를 두고 있다는 거죠. 그냥 수사결과 보고 나쁜짓한 놈 있으면 드루킹이든 민주당이든 벌 받으면 되는 일인데 이걸 게이트로 억지로 키우려다보니...

언론의 영향이 전혀 없진 않지만 장기적으로 또 신뢰를 잃고 있다는 게 사실 문제구요.

그리고 맘 바꿨다는 분들은 원래 김태호찍고 싶은데 면피꺼리 생긴거죠. 노통 탄핵국면에서 정동영 노인폄하 발언은 실제 영향을 미친 것이라기 보다 그냥 명분만들어준 거였죠.

다만! 지선은 워낙 투표율이 낮고 지방조직강한 자한당이 원래 유리해서 지지율조사처럼 투표결과가 똑 떨어지지가 않지요. 아마 자한당은 완전 처참하게 망하지는 않을거에요 그래서

'인사청탁이 있었고, 500만원 + 댓글달아준 노동력은 후일을 위한 청탁이었다. 보통 삼성장학생이라고 검찰 키울때 삼성이 그 당시에 뭘 원하든? 나중에 문재인이 대통령되고, 김경수가 차차기가 되면 그때 뽑아먹으려고 하는거다. 인사청탁이 안받아들여져서 깽판친거라는데 그런 다단계에게 인사청탁이 복심을 통해 청와대까지 가는게 문제 아니냐..'
뭐 이런 프레임이 지금 걸려있죠. 간단한 반박은 무릎대고 차분하게 끝까지 토론하는 상대에게나 필요한거라고 봅니다.

'원래 김태호찍을 사람이다', '원래 누구 찍을 사람이다'라는데 그럼 선거운동할 필요도 없죠. 적게는 10%정도는 마음 바꾸기 십상인 사람들 많습니다. 제 집사람도 그런 류의 사람이고요. 의외로 별다른 신념없는 사람도 많고요.

암튼 자한당은 광역 4개정도만 딸꺼같긴한데, 결국 뒷맛을 남기겠죠. 검경, 댓글부대까지 총동원됐기 때문에 우린 졌다. ..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