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건 조금 더 복잡한 문제라.. 가장 간단하게 생각하면 스토킹이 뭐가 문제입니까? 고, 조금 복잡하게 생각하면 이건 필터링이 되는거잖아? 가 되는거고, 더 깊게 생각하면 필터링을 한다고 하고서 관리자가 조작할 가능성은? 이 되는거죠.
대나무숲에 대해서는 별 관심 자체를 안 가져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관리자라는 존재가 조금 위험하지 않나 생각하기는 합니다.
기사를 다시 읽어보았는데, 인상착의나 신상을 묻는 글이 피해가 될 수 있다고 이야기하면서 정작 예시로 드는 것은 자기가 스토킹하고 있다고 고해성사(?)하는 글입니다. 그러니까, 대나무숲으로 신상정보가 주어졌을 때 그냥 한번 연락해서 커피 한잔 하실래요 묻는 것과 방구석에서 상대의 신상정보를 관음하는 것 모두 발생할 수 있는데 후자가 생긴다고 해서 전자도 하지 말라면 잘 수긍할 수가 없네요. 저 피해가 대나무숲으로 인해서 생긴 것인지도 알 수 없구요. 공통의 페친 몇몇만 있으면 굳이 제보글 올리지 않고도 신상은 알 수 있는걸요.
기사에 국한할 게 아니라(잘 썼다고 하기 뭣한 기사 같고요) 그냥 현상으로서 생각해 보면, 대숲 통해 신상정보 얻는 건 지인 통해 얻는 것과 달리 버퍼가 없는 게 중요한 차이 아닐까 싶어요. 뭐 대개의 학생들을 그리 사악하고 잠재적 스토킹 범죄자이고 그렇게 보는 건 부당하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대숲으로 신상정보 유통되는 게 풍속처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지고 확산되고 그러면 그 결과로 남의 정보를 획득해 당사자의 의사를 거슬러 활용하길 멈추지 않는 자들이 늘어나는 것도 당연한 일이란 생각이 드네요. 기사의 "○○○○라운지, 알바 여자분 예뻐요. 이름을 알고 싶어요!" 같은 건 그 사람이 의식하지 못한 상태도 불특정다수의 이목을 끌게 만드는 효과가 분명 있을 테고 등등요. (잠깐 나 왜 이리 켕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