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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23/01/07 01:49:44
Name   구밀복검
Subject   패전 아픔도 잠시, ‘맥아더 개혁’ 열광한 日 민중
https://www.donga.com/news/Opinion/article/all/20230105/117314730/1?fbclid=IwAR0VTMwuvWtufU9ysB901cRDU01xycydePq9P0Fv_gmF4JktftoejCcKml0
....맥아더와 미군정은 결코 건방지지 않았고, 오히려 대단히 신중했다...  모두가 천황의 무장 해제 명령에 찍소리 안 하고 순응한 것이다. 이 ‘놀라운 힘’을 목도한 맥아더는 천황의 활용 가능성을 알아채기 시작했다. 당시 미국 갤럽 여론조사에서 미 국민 70% 이상이 어떤 식으로든 천황의 처형·처벌을 원했고, 중국·필리핀 등 아시아 국민들도 마찬가지였지만, 맥아더는 천황을 통해 일본을 다스리는 편한 길을 택했다. 결국 천황-정부-의회는 그대로 유지되었고, 그 안의 사람들만 군부 독재에 반대하던 이들로 채워졌다. 그래서 필자는 미국의 일본 점령이 일본 지배층에서 군부만 도려낸 ‘레짐 체인지(regime change)’적인 성격이 다분히 있다고 생각한다. 일본이, 그리고 기존의 일본 지배층이 전후 그토록 신속하게 회복할 수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일 것이다...미군정의 정책은 그야말로 그동안 일본의 진보세력이 열망하던 것들이었다. 아무리 투쟁하고 외쳐대도 기성세력의 벽 앞에서 어림도 없었던 정책들이 ‘개명적 외세’에 의해 하루아침에 실현되고 있었다. 맥아더는 일본에 들어오자마자 군수생산 전면 중지, 육해군 해체, 전범 체포를 단행했다. 이어서 ‘민주화에 관한 5대 개혁지령’을 발표했다. 이로써 노동 3권이 역사상 최초로 보장되었고, 여성도 참정권을 갖게 되었고, 재벌은 해체되었으며, 천황에 대한 비판도 허용되었다. 이때 재벌이 해체되지 않았다면 소니, 혼다 같은 혁신 기업이 등장할 무대는 없었을지도 모른다. 가장 중요한 것은 농지 개혁이었다. 그 결과, 1941년 무려 46%에 달하던 소작지는 1950년 9.9%로 격감했다. 이로써 살 만하게 된 농민들은 10여 년 후 세탁기·냉장고·텔레비전 등의 강력한 소비자가 되어 고도 경제 성장을 가능하게 했다(나카무라 마사노리 ‘일본전후사 1945∼2005’). 일본의 사례는 토착 지배 세력이 아니라 민중(국민)의 관점에서 보게 되면 ‘자주’와 ‘외세’의 문제가 생각만큼 간단치 않다는 것을 웅변한다. 흥미롭지만, 아슬아슬한 얘기다...


이렇게 어떤 경우에는 제국주의 깡패들에게 주권을 빼앗기는 것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심지어 좌파에게조차..(당시의 일본 좌파는 세계에서 가장 급진적인 축에 들어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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