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있는 아날로그 텍스트가 디지털 텍스트로 통합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복제와 공유에 상대적 비용이 크게 따르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될 수밖에 없어요. 더 적은 비용을 요구하는 루트가 반복 선별되면서 그쪽으로만 정보 물동량이 이동하기 때문. 종이책은 전자책에, 전자책은 웹의 온갖 문서와 영상들에 비해 복제에 따르는 시간과 수고가 크게 따르고, 그만큼 파급효과가 떨어지고 소문이 덜나죠. 그러면 컨텐츠의 질과 아무 관계 없이 홍보 경쟁에서 도태되어 장외의 장서관이 되어버리는 거고요. 즉 하이퍼링크의 ...더 보기
책에 있는 아날로그 텍스트가 디지털 텍스트로 통합되지 못하고 고립되어 있기에 발생하는 현상이라 생각합니다. 복제와 공유에 상대적 비용이 크게 따르는 지식은 죽은 지식이 될 수밖에 없어요. 더 적은 비용을 요구하는 루트가 반복 선별되면서 그쪽으로만 정보 물동량이 이동하기 때문. 종이책은 전자책에, 전자책은 웹의 온갖 문서와 영상들에 비해 복제에 따르는 시간과 수고가 크게 따르고, 그만큼 파급효과가 떨어지고 소문이 덜나죠. 그러면 컨텐츠의 질과 아무 관계 없이 홍보 경쟁에서 도태되어 장외의 장서관이 되어버리는 거고요. 즉 하이퍼링크의 상호 인용으로 구축되어 있는 온라인 네트워크에 편입되지 못하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 지식인 겁니다. 이젠 인정해야. 창작자의 창작의욕을 어찌 보전할 거냐는 문제가 있지만 아무튼 지금의 수익모델로는 아무리 좋은 도서가 숱하게 찍어나와 생산된다고 해도 보편적인 수요를 자극하지 못해요. '모두가 이 이야기를 나와 같은 시점에 향유하고 있다'라는, TV드라마와 유튜브 핫영상이 쉬이 긁어주는 군중심리와 밴드왜건, 동기화의욕을 건드릴 수단이 없으면 도서의 부활은 불가능합니다.
여성계 에세이가 뭔지 모르겠지만 여성들은 에세이를 블로그,인별,브런치에 굉장히 많이 씁니다. 출판이 딱히 독점적이라 말하는 근거가 궁금하네요. 그리고 말씀하신 논문쓰는 전문가들은 브런치에다가 연재글 올리다가 충분히 글이 쌓이고 그걸 엮어서 책으로 만들 수 있다 싶으면 공들여서 집필해요. 수백페이지의 텍스트가 책이라는 맥락속에서 한 이야기를 만드는 게 힘든 일이고, 또 그걸 읽는 것도 힘든 일이라는 걸 서로가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출판과 독서를 특별히 여기죠. 너무 싫어하지 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