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21/01/22 07:42:58수정됨
Name   구밀복검
Subject   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http://www.psychiatricnews.net/news/articleView.html?idxno=11341
기사라기보다는 칼럼입니다만 좋은 글이다 싶어 가져와 봤읍니다.



..우리는 아직 우리 자신을 모릅니다. 수십 년에 걸쳐 누적된 무의식-전의식-의식의 구조 사이사이에 어떤 기억과 감정들이 숨어있는지 여전히 모릅니다. 그러니 자신에 대해 함부로 아무렇게나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건 하나하나마다에 의미를 부여하며, 당신을 마음대로 정체화(identifiability) 하지 말아요. 어떤 외부의 기대에도 부응하려 하지 말아요. 당신은 당신이 바라는 삶을 살기 위해 아침에 일어나 하루 세 끼의 밥을 챙겨 먹고, 하나 정도의 취미를 가지고, 일과 사람을 심플하게 사랑하는 정도의 노력을 하면 그뿐입니다. 완벽할 의무가 없는데 부러지기 직전까지 완고하게 버티지 말고, 휘둘릴 의무가 없는데 그런 역할을 꿋꿋이 해내지 말아요.

우울, 불안, 내향성, 완벽주의, 의존성, 억울감, 성취 수준, 죄책감, 대인관계의 폭 등이 당신을 정체화하는데 전적으로 기여하게 내버려두지 마세요. 심리적 질환 그 자체는 당신이 실패자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고, 당신이 다른 사람들에게 사랑받지 못할 존재라고 말하는 것도 아니며, 당신이 가치가 없다고 말하는 것도 아닙니다. 당신이 폐렴에 혹은 암에 걸렸다고 해서 당신이 실패자인 것도, 사랑받지 못할 존재인 것도, 가치가 없다는 것도 아니듯. 그저 적절한 치료를 받을 때입니다. 잠시 쉬어가야 할 때이죠.

..혐오스러운 목소리는 차츰 더 커지고 다채로워집니다. 여러 변주를 해가며 당신을 무력감과 무망감에 깊숙이 담가버립니다. 우울을 경험해본 사람들은 그 아득한 절망감이 무엇인지 너무 잘 알지요. 그 목소리에 취해 역할극을 해내기 시작하면 안 됩니다..

..지난 기억에 압도되어 본인을 불안정애착, 우울한 사람 등으로 규정하고 그 프레임에서 벗어날 때 경험하는 당혹감이나 부적절감에 움찔해 다시 그 껍데기 안으로 들어가지 말아요. 불안정 애착인 채로 자라난 성인이라도, 안정 애착관계가 지속된다면 5년 이내에, 획득된 안정 애착(earned secure attachment)으로 변화된다는 연구도 기억해주세요. 우리는 재양육을 통해 점차 더 단단해질 수 있고, 불안의 소용돌이에서 고개를 우아하게 들고 걸을 수 있고, 나를 감정의 쓰레기통으로 여겨온 사람의 접근을 단호히 거부할 수 있습니다..

..지극히 단순화하여, 내게 SNS 친구가 365명 있다고 할 때, 그 사람들이 매일을 불면과 슬픔과 걱정으로 분투하다 각자 단 하루씩 좋은 일이 생겨 1년에 각자 단 한 번만 이를 업로드한다 쳐도, 나는 산술적으로 타인에게 생긴 좋은 일을 매일매일 목격하게 됩니다. 나는 왜 파티에 초대받지 못했지, 나는 왜 휴일 저녁 약속이 없지, 따위의 자신의 우울을 자리매김하는, 답 없는 질문을 365번 반복할 수밖에 없습니다.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_id=202012040300005




1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19187 국제[외신] 영국 보건부 장관 코로나 확진 7 구밀복검 20/03/11 2307 2
22003 사회택배기사 또 다시 배송 중 사망…택배기사 과로사 올해 8번째 11 구밀복검 20/10/12 2980 12
18933 사회세종문화회관 전속 예술단 관계자 이달 중순 대구 다녀온 사실 숨기고 유럽 출장 떠났다 3 구밀복검 20/02/27 1850 0
38645 사회광복의 의미 2 구밀복검 24/08/17 710 5
18678 의료/건강30번째 확진…방역망 밖 첫 사례, 지역감염 비상 16 구밀복검 20/02/17 2984 0
22518 의료/건강엄중식 "확진자 6백명대? 실제로는 2000-3000명 될 것" 18 구밀복검 20/12/07 4458 1
31734 정치이재명 "한반도에 욱일기 걸릴 수도"…한미일 훈련 거듭 비판 8 구밀복검 22/10/10 2388 9
34550 사회학교폭력 소송남발 대책 마련해야 2 구밀복검 23/05/09 1830 15
33271 외신34년이 걸린 영국 경찰의 힐즈버러 참사 사과 3 구밀복검 23/02/01 1677 1
33783 기타세렝게티 호령하던 ‘라이언 킹’, 젊은 라이벌에 최후 6 구밀복검 23/03/15 1740 1
36087 사회3년의 전세사기 극복기 ‘루나의 전세역전’ 펴낸 홍인혜 1 구밀복검 23/09/10 1989 0
23032 사회여성만 골라 침 뱉고 다닌 20대 집행유예 5 구밀복검 21/01/22 1815 0
26104 사회"이벤트 해줄게" 여친 으슥한 곳으로 유인해 청부 살해 시도 14 구밀복검 21/10/11 2858 0
22265 방송/연예‘어머니 지적우월감에 손찌검’ 김민식 한겨레 칼럼 사과 25 구밀복검 20/11/11 7033 6
23033 사회핫팩에 의존한 쿠팡 노동자가 남긴 네 가지 물음표 5 구밀복검 21/01/22 2478 1
22522 의료/건강환기는 마스크만큼 중하다 1 구밀복검 20/12/08 3089 4
23034 의료/건강나도 아직 나를 모른다. 10 구밀복검 21/01/22 3468 12
24058 국제독일 녹색당의 집권 가능성 2 구밀복검 21/04/24 3599 2
31994 국제미국인 86% “근년간 반대정당 지지자와 교제하기 어려워진 듯하다" 29 구밀복검 22/10/27 2790 10
35578 사회1인 가구 35% 나 혼자 산다 시대 14 구밀복검 23/07/28 2330 7
35834 경제하반기 부동산 부실 채권 시장 확대 기대감 '점증' 5 구밀복검 23/08/17 1974 0
31483 정치4년 전 김정은 트럼프에게 “문재인은 불필요” 14 구밀복검 22/09/25 2119 0
31995 외신트위터는 핵심 유저들을 잃고 있다 21 구밀복검 22/10/27 2989 1
27644 외신차마스 "아무도 위구르 신경 안 써" 7 구밀복검 22/01/18 2583 0
29692 스포츠“한국에선 왜 안 되는지…추신수 선배 말이 맞다” 김하성이 느낀 KBO-MLB 차이 5 구밀복검 22/06/01 2427 0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