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로운 뉴스를 올려주세요.
Date 17/01/31 17:10:15
Name   구밀복검
Subject   입장료 2만2천원 아끼려다 호랑이 공격받고 숨져
http://www.hani.co.kr/arti/international/china/780621.html

어제 보도를 접했을 때는 또 어떤 또라이가 동물원에서 객기 부리다가 동물에게 당한 것인 줄 알았는데, 기사를 통해 정황을 살펴 보니까 굉장히 슬픈 이야기네요(물론 동물원 쪽의 입장은 피해자에게 책임을 전가하려는 의도 하에 표명된 것일 테니 보도가 전부는 아니겠습니다만).

[이 관계자는 장씨가 후베이성 출신으로 아내 및 두 아이, 그리고 리아무개씨 부부 등 모두 6명이 함께 동물원에 왔다고 설명했다. 장씨와 리씨는 가족 4명에게는 표를 사서 입장시킨 뒤, 두 사람은 표 없이 3m 높이의 외벽을 넘어 철조망을 자르고, 다시 3m 벽을 넘어 호랑이 우리로 들어가려고 했다는 설명이다. 리씨는 다시 내려가고 장씨만 담장을 넘는 데 ‘성공’했지만, 호랑이 2마리가 장씨를 공격하면서 봉변을 당했다는 것이다.]

정리하면, 후베이 농촌에서 살던 가족들이 명절을 맞이하여 가족 여행으로 머나먼 해안 도시까지 와서 동물원 구경 갔는데, 돈이 부족하다보니 아버지가 가족들 표 사서 들여보내고 자신은 월담하다가 하필 호랑이 우리로 들어가는 바람에 사망했다는 이야기. 현대 중국의 단면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건이 아닌가 싶네요. 가족들은, 특히 자식들은 명절마다 눈물 쏙 뺄 듯..

문득 황정은의 소설 <상류엔 맹금류>가 떠올랐습니다.
http://blog.daum.net/_blog/BlogTypeView.do?blogid=067Yg&articleno=13405487&categoryId=215442®dt=20140322211032
절정부에서 여성 화자가 자신의 남자친구인 제희의 가족들 - 과 수목원으로 소풍을 가는데, 수목원 나들이를 하던 중에 제희의 부모님은 음산해 뵈서 아무도 오지 않는 개울물 근처에 터를 잡고 이런 물가가 운치가 있네 어쩌네 하며 소풍 기분을 냅니다. 물론 말이 소풍 기분이지, 그네들도 스스로 위화감을 느낍니다만 애써 억누르며 억지로 웃고 즐기죠. 비참하지만 모두 함께 소풍을 왔고 이것은 즐거워야만 하니까요. 그래서 계곡 같은 데에 놀러가서 으레 그렇게 하듯 그곳에서 도시락도 먹고 세수도 하고 입도 헹굽니다. 그런데 나중에 알고보니 그곳은 동물원에서 기르는 맹금류들의 분뇨가 배출되는 수로에 불과했던 것이죠. 한마디로 똥물인 줄도 모르고 좋다고 놀았던 거입니다. 하층민들은 흔히 '돈은 없지만 가족 간에 화목하니 행복하다', '세상에 치이며 살지만 그래도 사람과 사람 사이의 정이 있으니 좋지 않느냐' '다른 욕심 없다. 우리끼리 오손도손 살면 그것으로 충분하다'라는 식으로 인간애와 유대감 속에서 안분지족합니다만, 실상 한꺼풀만 벗겨봐도 그것은 정신승리에 불과하며 비루함은 절대적이라는 것을 외면하기 어려운 순간들이 있는데, 그에 대해 서글프게 서술하는 작품이죠. 근데 아무리 이 작품의 스산함과 참담함을 곱씹어봐야 위 사건에 비하면 간지러운 수준이 아닌가 싶네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4664 정치원전 밀집 동남권 반값 전기요금 ‘첫 단추’ 6 야얌 23/05/17 1813 0
13929 사회"부부체험 하자" 제자 4년간 성폭행 교사 2심서도 징역9년 5 swear 18/12/18 1813 0
15977 사회밤 술자리 줄고 출근길도 '대리운전'.. 확 달라진 직장 풍속도 1 알겠슘돠 19/07/12 1813 0
2412 정치[혐주의] 홍준표의 망언 15 베누진A 17/03/18 1813 1
2924 사회"아동학대 의심된다" 울산 어린이집 원장이 보육교사 신고 우웩 17/05/03 1813 0
31340 의료/건강올해 해외 고병원성 AI 급증…10월부터 특별방역대책기간 3 TEN 22/09/16 1813 0
7022 정치박지원 “文대통령, 中 사드 경제보복 풀었다…가장 큰 성과” 14 벤젠 C6H6 17/12/19 1813 0
7279 정치"MB 골프장·항공권 모두 다스 법인카드로 결제" 2 Credit 18/01/02 1813 0
35439 정치트럼프, 통일교 행사 연설하고 25억원…재산 1조8천억원 이상 5 Beer Inside 23/07/14 1813 0
8049 정치수자원공사, 4대강 기록물 등 302건 무단파기하려다 덜미 퓨질리어 18/02/12 1813 0
15985 사회시민이 소매치기 잡았는데..공로 가로채 실적 챙긴 경찰 4 tannenbaum 19/07/13 1813 0
18290 정치호르무즈에 사실상 독자파병…국익에 美·이란과 관계 따져 절충 4 다군 20/01/21 1813 1
34674 정치배달음식에 ‘윤석열 퇴진’ 스티커가… 손님 항의에 “생존 위해 싸워야” 10 매뉴물있뉴 23/05/17 1813 0
33139 사회강남 구룡마을 큰불, 500명 대피…순방 중 尹 "만전 기하라" 1 Beer Inside 23/01/20 1813 0
10868 정치이낙연 "근로시간 단축 6개월 유예, 검토 가치 있어" 알겠슘돠 18/06/20 1813 0
8822 사회인천공항 기내식시설 신축현장 불..2명 고립 끝 구조 1 April_fool 18/03/25 1813 0
12406 사회가족이 무슨 죄..빚더미 40대, 부인·어린 세 딸 살해하고 자해(종합) 6 tannenbaum 18/08/26 1813 0
8055 사회고 신해철 집도의, 이번엔 위절제·지방흡입 의료사고로 금고형 Credit 18/02/12 1813 0
8312 사회서울 택시 기본요금최대 4500원으로 인상, 원아웃 제도 추진 5 이울 18/02/27 1813 0
36473 정치윤 대통령 ‘은행의 종노릇’ 발언에···금융지주 주가 하락 3 알탈 23/10/30 1813 0
3451 정치전직 외교장관들, ‘강경화 지지선언’…“한국외교 이끌 적임자” 8 빠독이 17/06/10 1813 0
10108 사회감사원, 사상 첫 대검찰청 감사 착수..'감시·견제 신호탄' 8 Credit 18/05/14 1813 0
9597 사회가난한 이에 더 가혹한 벌금형..'불평등 노역' 강요 3 알겠슘돠 18/04/20 1813 0
2430 사회'전국민 안식제' 공약까지.. '과로사회' 한국의 실태는? NF140416 17/03/20 1813 0
31102 문화/예술서울재즈쿼텟 “성성한 백발로 꿈 이뤄” Beer Inside 22/08/27 1813 1
목록

+ : 최근 6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12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