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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9/06/20 15:28:09
Name   호미밭의 파스꾼
Subject   숨 멈춰야 해방되는 곳…기자가 뛰어든 요양원은 ‘감옥’이었다
http://www.hani.co.kr/arti/SERIES/1224

http://www.hani.co.kr/arti/society/rights/893616.html

2월12일 새벽 6시 경기 부천의 ㅇ요양원 204호. 102살 정순실(가명) 할머니는 5년 동안 되풀이했던 똑같은 하루를 더는 시작하지 못했다. 요양원 최고령자는 눈을 뜨지 않았다. 그렇게 ‘퇴소’가 결정됐다. 기자가 요양보호사로 일한 지 15일째 되는 날이었다.

2014년 딸의 손을 잡고 요양원에 온 순실 할머니는 서서히 입을 닫았다고 한다. 말이 주는가 싶더니, 식사 때도 입을 열지 않는 일이 잦아졌다. 침대에 파묻힌 할머니를 힘겹게 앉히고 밥상을 올리면, 할머니는‘픽’하고 옆으로 쓰러졌다. 기자가 힘을 쓰면 양옆에 베개를 끼워 겨우 앉히는 것까지는 가능했다. 그러나 입을 억지로 열 수는 없었다. 얼굴을 잡고 눈을 맞춰도, 귀에 입을 대고 큰 소리를 내도, 껴안고 꼬집어도 할머니는 응답하지 않았다. 끈질기게 식사를 권하면, 할머니는 애처로운 눈빛을 보내곤 했다. ‘제발 날 좀 내버려둬.’ 할머니의 몸은 점점 쪼그라들더니 침대의 절반도 채우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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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달부터 한겨레에 기획 연재되었던 [대한민국 요양보고서]가 마무리되었습니다.
직접 요양보호사 자격증을 따고, 한 달 동안 실제로 요양원에서 일을 하며 취재를 한 기자의 열정이나 문장,
기사의 깊이, 사회에 던지는 의미와 시의성 모두 종이신문의 존재가치를 보여주는 참 좋은 기사였다고 생각합니다.
대한민국 죽음 보고서, 라고 불러도 지나치지 않을 기사가 너무 반향없이 묻히는 것 같아 안타깝네요.
단순한 생존이 아닌 사람으로서의 존엄을 지키며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얻게 되길 바라봅니다.



17


기사 소개 감사합니다.
거동이 불편한 노령인구가 늘면서 점점 요양원에서 삶을 마감하시는게 일반화 되어가는 것 같네요.
CONTAXND
와.. 이 정도면 인터넷으로 보기 미안하네요. 책 나오면 사(봐)야지.
맥주만땅
요양원이 보여주고 있는 현실은 존엄한 죽음이 아니지요.

죽기전 사회와의 격리, 그리고 그 비용의 최소화에 있지요.
9
키티호크
외국영화보면 요양원의 풍경이 훨씬 여유롭던데 왜 이리 다른지...
맥주만땅
돈이 문제이지요
꿀래디에이터
외국도 영화가 아니고 다큐로 보면 다를지 모르겠습니다.. 현실이 씁슬하네요
예상 할 수 있는 내용이지만 막상 읽어보니 참담하네요.
딱히 좋은 방안도 찾기 어려운 문제라 더 안타깝구요.

비리가 방치 되지 않도록 관리가 잘 되는게 그나마 최선일거 같은데...
호미밭의 파스꾼
예전엔 가정이 담당하던 역할을 반억지로 사회나 업자들이 떠맡게 되었다는 점,
공립기관과 사립기관의 서비스의 질이나 종사자의 처우가 극과 극으로 차이난다는 점 등에서
미취학 아동 보육문제와 쌍둥이처럼 닮아있더라고요.

부실급식 먹고 교사한테 학대당하며 자란 아이들이
세 겹 기저귀를 찬 채 누워만 있다 죽어가는게 현실이라고 생각하니 참 암담합니다.
1
맥주만땅
정부가 직접할 것이 아니면 양질의 사업자가 들어 올수 있도록 유인을 해야하는데,

정상적으로 사업을 해서 수익이 나기 힘들도록 하면,

결국 탈법을 목표로 한 사업자만 들어 올 수 밖에 없지요.
8
이웃집개발자
참.. 맘이 아프네요....
세란마구리
드디어 요양원도 언급되네요. 정말 현대판 고려장이지요. 국가도, 개인도 노인에게 돈을 쓰고 싶지 않으니 발생하는 일이지요. 그렇다고 돈을 어느정도 쓸까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있는 것도 아니고요.
2
제가 10여년 전쯤 옆집에서 현대판 고려장 요양원 문제제기 하는 글인가 댓글인가 썼다가 욕을 바가지로 먹었던 것 생각하면. 불쾌하다느니 어쩐다느니. 불쾌하면 내일 해가 안뜨나요. 그때 제대로 준비 했더라면 싶지만, 그게 되면 조선땅이 아니었겠죠...
2
그렇다고 집에 계시면 마냥 행복한 게 아니지요.
저렇게 요양원에 가신다는 뜻은, 낮 시간에 돌봐줄 사람 없이 집에 혼자 있을 수 없는 상태라는 뜻입니다. 결국은 집에 요양사와 단둘이 있느냐 vs 요양원에서 다수의 환자와 있느냐의 문제인데, 여기서는 비용의 문제가 될 수도 있겠지요.
세란마구리
요양원에도 들어가지 못 하는 분들이 가장 큰 문제인 것 같습니다. 시골엔 의외로 많거든요. 재가서비스가 있기는 한데...
하우두유두
참 슬픈일입니다
무적의청솔모
집안 어른을 요양원에 모셔 놓더라도 최대한 자주 방문해야 합니다. 입원해 있는 어른들 사이에서도 누구 자식이 자주 오는지 아닌지로 서로 부러워하는 게 있다고 하더라고요. 당연한 이야기겠지마는.
어찌해야 할지 모르겠는 일이에요...
덕후나이트
제 미래 같아서...걱정 되네요...제 미래만 걱정하는 제가 나쁜 놈 된거 같아서 양심에도 찔리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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