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방자치하지 않고 소방은 한 것을 보면 그냥 소방의 파워가 밀려서 그렇겠지요.

그러니 경찰은 내가 도지사... 소리를 듣지 않지만, 소방은 듣고 그런 것이지요.

한반도는 500년도 넘게 중앙집권을 했는데, 갑자기 역사에도 없는 지방자치를 하려다 보니...

저 헬기 구입하는 것도 지방자치단체과 중앙정부가 절반씩 비용을 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
소방이 지방자치라서 중앙정부가 왜 지원해 줘야하느냐...라고 따지면 딱히 줘야할 이유가 없기도 하지요.
지방자치이니까요.

개인적인 생각은 한반도는 지방자치하면 안되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본격적인 지방자치한다면 수도권과 영남권 제외하고는 그냥 헬이 되는 것이지요.
이미 헬로 가지고 있지만.

지방자치라는 것은 중앙정부는 군대와 외교정도만 하고 나머지는 우리가 알아서 할께.. 라는 것이 기본인 것입니다.

대신 지역이 망해도 중앙정부의 간섭은 최소화되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서 잘 사는 동네와 못사는 동네의 차이가 엄청나게 납니다.

강남구청장 이름은 알지만 자기 동네 구청장 이름은 모르는 경우가 많은데,
그 이유는 강남구는 자체적인 세수가 많아서 뭘해도 상관없는 동네이지만,
시골의 인구수 적은 군은 세수가 적어서 무슨 짓을 해도 안됩니다.

소방같은 경우는 작은 마을들은 소방서가 없고 의용소방대로 꾸려나갑니다.
물론 불나면 읍에 있는 소방서에서 달려오겠지만,
대도시의 동마다 하나씩 있는 소방서보다 화재를 감당할 수 있는 능력은 떨어지겠지요.

치안도 돈이 있는 동네는 환경이 좋아서 범죄도 적은데, 돈이 많아서 경찰도 많이 채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돈이 없는 동네는 환경이 나빠서 범죄도 많은데, 돈이 없어서 경찰도 수가 모자릅니다.

미국 디트로이트 같은 경우는 자동차 산업이 몰락하면서
도시 자체가 파산하고 거대한 슬럼으로 변했다가 이제 다시 살아나고 있다고 하더군요.

미국에서 운전해서 지나가다가 보면 뜬금없이 슬럼가를 만나게 되는데,
고소득자들이 생활환경이 좋은 곳으로 이사가니 세수가 적어서 슬럼이 된 것 같더군요.

이런 상황을 견딜수 있어야 지방자치를 할 수 있는데, 한국은 그런 준비가 되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중앙정부가 도우면 되기는 하지요.
그래서 중앙정부가 도우고 있는데, 그 도움 때문에 돈이 없는 지방자치단체의 도덕적 해이도 볼만합니다.

자립의 수준에는 여러 레벨이 있을 수 있겠죠. 중앙정부의 역할을 최소화 할 수도 있겠고, 경쟁을 유지하되 중앙정부가 안전장치를 작동할 수 있을 정도의 권한을 가질 수도 있겠죠. 도덕적 헤이는 오히려 자결권이 전혀 없는 상태에서 더 크게 나타난다고 봅니다. 정도가 크지 않아도 자결권을 통한 경쟁의 가능성이 있는 곳과, 전부 중앙정부의 통제로 나라살림이 이루어지는 곳 중 어느 곳이 더 도덕적 헤이가 크겠어요? 자결권 모델은 공유지의 비극문제가 충분히 그 의의와 유용성을 증거한다고 생각합니다.

반면 말씀하신 대로 그러한 자치와 경쟁을 통한 자치단체의 운영은 나라 전체로 봤을 때, 주어진 조건에 의한 불평등을 충분히 제어할 수 없으니 중앙정부가 일정부분 통제를 해야죠. 그러한 통제가 전면적 통제보다 더 도덕적 헤이의 가능성이 적다고 생각합니다. 그건 지난 조선왕조 동안의 지방 수령들의 행태를 보면 잘 알 수 이는 일이죠.

그리고 이 원론적인 의견의 충돌은 더 구체적인 상황이나 지식에 의해서 당연히 입장이 바뀔 수도 있는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그와 상관없이, 이번 화제상황과 그동안의 소방직 홀대에 대해서 지방자치의 정당성 같은 거대담론과 상관 없이(현재 한국 상황에서 지방자치가 옳든 그르든 간에) 충분히 지방자치를 유지하면서도 조정할 수 있는 문제를 방치한 책임이 더 중요하지 않느냐 이겁니다. 지금 그래서 야당이 지방자치 반대해서 소방직 국가직 전환하자고 합의해주고 있는 것도 아니고, 여당과 정부가 지방자치제 때문에 소방직 국가직으로 전환 못하겠다고 하는 것도 아니잖아요.

지방자치의 정당성, 가능성과 상관 없이 지금 이 문제는 발목잡기 이상도 이하도 아니죠.

그 바탕에는 지방자치가 걸려있지요.

소방방제청이 계속 중앙행정기관의 일원으로 전국의 소방서를 관리하고 있었다면 저 헬기 하나 사는 것 막을 이유도 없고, 가지고 있는 예산 자체가 커서 헬기 하나 구입하는 것 표시도 나지 않을 겁니다.

재정자립도가 낮은 강원도가 소방용 헬기를 사려고 하는데,
국비를 얼마 지원해야하느냐의 문제로 접근을 하니 저 사단이 나는 것이지요.
국비지원은 해당 지자체의 파워가 얼마나 큰가하는 것과
해당 지자체에서 우선적으로 필요한 사업이 무엇인가 하는 것도 작용을 하는 것이거든요.
예산 심사에서 해당 지자체의 국비 지원총액을 정해 놓고 사업의 우선순위에서 밀렸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제로스 님// 그게 지방 수령이 부패한 이유의 전부가 아니죠. 아시다시피 당시는 호족의 발호를 막고 왕권을 강화하기 위해서 상피를 시행했습니다. 그러니 연고 없는 곳에서 행정관들이 지방을 위해서 뭔가 할만한 개인적인 동기가 뭐가 있을까요? 당연히 부패하고 향리들과 결탁해 지방민을 수탈하는데 앞장 선거죠. 지방민에게 자치권력이 없고 지방에 대한 권한-책임이 부족한 향리와 명목뿐인 중앙집권 하에서 행정이 지방민의 이익을 위해 제대로 돌아가겠습니까? 또 만약 지방장악을 위한 중앙정부의 행정력이 충분했으면 문제가 없었겠습니까? 조선시대 전반을 통해서 나타난 중앙정부의 무자비한 수탈의 역사가 그 증거입니다. 폭군이나 부패한 중앙정부의 권력을 누가 막습니까?

지금 하시는 유비는 당시와 지금의 정치제도의 큰 차이를 무시한 비교라고 생각합니다. 왕정과 개인에서 국가 까지 각 "단위의 자결을 추구하"는 민주주의 국가에서 자치의 가능성은 당연히 큰 차이가 있죠. 지금 당장 자체를 선진적으로 시행할 능력이 없다고 해서 권력의 집중을 추구한다면, 그건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죠. 부작용이 있더라도 "자치와 동일레벨의 타 집단간의 견제 협력 체계 수립함으로서 안정된 정치, 경제 시스템을 유지"할 역량을 발전시켜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이것이 하이에크(노예의 길이 바로 이러한 자치의 포기와 중앙집권적 정치, 또는 계획경제를 그대로 받아들이는 상황에 대한 표현이죠.)를 위시한 고전적 자유주의 경제체제 옹호자들의 사상적, 정치적 기반이고, 신다윈주의 생물학에서 영향을 받은 사상가들에 의해 분자생물학적 수준에서 부터 더 정교하게 입증되고 있는 주장입니다. 저명한 진화생물학자 마크 리들리의 동생이자 그 본인이 옥스퍼드에서 마크 리들리의 스승이자 동료인 리처드 도킨스와 같이 동물행동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스티븐 핑커와 함께 진화이론을 통해 사회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경주하는 사상가로 널리 알려진 매트 리들리는 미국의 삼권분립과 자치를 다룬 Wart & All과 . 유전자에서 부터 국가까지 생물과 인간의 각 레벨의자치- 협력단위의 문제를 다룬 The Origin of Virtue에서 이 점들을 확실히 했습니다.(비슷한 주장이 핑커의 빈 서판에도 정치경제에 대한 보수적 태도의 기반으로 언급됩니다.) 자신의 이익행위에 대한 자결권과 각 단위간의 자연발생적으로 출현하여 다듬어져 제도화된 경쟁, 협력, 견제의 메커니즘 없이는 개체도 개체군도, 인간사회도 발전할 수 없습니다. 인류 역사에 걸쳐 장구하게 시도되었던 통제와 자치의 역사를 비교하면 더욱 분명해지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조선시대 지방수령(관리)의 부패가 단지 강력한 중앙 권력의 미비 때문이라는 주장은 전혀 옳지 않습니다. 그 당시에도 중앙 정계와 연계된 지방 수령의 부패, 수탈 행위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았고, 이러한 행위들이 중앙정부의 권력과 통제가 더 강력했다면 없었을 것이라는 추측도 마찬가지로 합리적이지 않습니다. 또 현재 지자체의 부패는, 강력한 중앙정부의 통제를 지방자치라는 명목으로 피해나가서 발생하는 것이 아니라, 지방자치제라는 오랫동안 검증된 긴요하고 합리적인 제도를, 구성원들의 역량부족으로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는 탓이며, 이것은 제도를 폐지할 것이 아니라, 제도를 운영할 수 있는 역량을 발전시켜나감으로써 해결해야 하는 문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