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자주 나온 얘기인데 과연 현실성이 있는가... 에 좀 물음표가 붙습니다. 일단 서구에서 수업 강제이수/최저학점/체육 관련 대입에 학업이수능력 평가 포함(예컨대 미국의 경우 특기장학생으로 대학을 가도 SAT 최저점이 요구되는) 같은 것이 있긴 한데, 이게 명목상으로는 체육만 하는 바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명분이 붙어있긴 하지만 실제 기능하느냐는 현장에 있는 사람들조차 좀 부정적으로 보거든요. 특히 장학생에서 끝나는게 아니라 이후의 프로 스포츠판에 현실적으로 진입할 수 있는 학생들을 받는 소위 체육 명문대들은 종종 관련된 부정을 저지르기도 합니다. 출석을 가라로 떼워주거나 추가시험으로 최저학점을 맞춰주거나... 물론 그러다 걸렸을 때 징계가 세다는게 우리와 미국의 차이점이기도 한데.
아무튼 대충 스무살 시점에서 자기의 포텐셜이 어떤 스탯을 가지고 있는지 짐작이 가는 사람이, 하나만 열라게 파고들어도 될지 안될지 모르는 운동을 하고 있는데 거기에 곁다리로 공부까지 '잘' 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잘못하면 운동도 못하고 공부도 못한 대학생이 되는 거죠. 거기에 예체능계는 일반적인 사무직이나 화이트칼라 직종과 다른 토너먼트-위너 테잌스 잇 올의 구조를 가지고, 성향 자체가 여기에 부합하는 사람들이 지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니까 좀 뒤를 안 보고 도박같은 흐름에 몸을 맡길 가능성이 높은거죠 애초에. 이런 사람들한테 인생의 보험을 들라고 하면 '이거 안되면 죽는거지 뭐'라고 반응할 가능성도 높습니다.
그래서 오히려 경제-소득의 구조에서 볼 때는, 예비 운동선수에게 운동선수말고 다른 것도 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보다, 그냥 고졸-비숙련직종의 기대수익이 높아지는게 더 현실적이지 않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