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머가 아닌 펌글, 영상 등 가볍게 볼 수 있는 글들도 게시가 가능합니다.
- 여러 회원들이 함께 사용하기 위해 각 회원당 하루 5개로 횟수제한이 있습니다.
- 특정인 비방성 자료는 삼가주십시오.
Date 19/06/09 09:08:12수정됨
Name   구밀복검
File #1   1508525253_KakaoTalk_20170202_033259573.png (299.0 KB), Download : 85
Link #1   https://gall.dcinside.com/board/view/?id=heroism&no=301789
Subject   [군림천하 패러디] 엑? 갈노인, 방사매가 태태음신맥이었단 말이오?


"엑? 갈노인, 방 사매가 태태음신맥이었단 말이오?"

멍청한 전흠의 질문에 제갈외가 혀를 찬다. 자신은 첫눈에 알았건만 이 아둔한 놈은 여지껏 까맣게 모르고있었다는 소린가. 무림인이라는 놈들이 원체 배움이 짧은 족속이라고는 하지만 눈앞의 이 전흠은 그중에서도 발군의 돌대가리가 아닐 수 없다.

"예끼 네놈은 직접 보고도 모르느냐! 가죽이 모자라 눈이 찢어졌다더니 네가 딱 그짝이로다. 너같이 멍청한 놈은 살다 살다 처음 보는구나."

호통치는 갈노인. 상당히 기분이 나쁜 말일 터이지만 전흠은 그런 걸 생각할 여유도 없다. 황급히 반문했다.

"그, 그럼 소지산이라는 놈도 그걸 진작 알고?"
"글쎄 년놈 둘이 좋아서 눈이 맞은 걸 내가 자세한 속사정이야 알겠느냐... 마는... 아마 모르진 않았을 터이지. 지산이 그놈은 종남파 치고는 머리에 먹물도 깨나 들어있는 편이니 말이다."

그랬던 것이었구나. 전흠은 그제야 소지산의 무공이 최근 들어 급상승한 이유를 알 수 있었다. 십오권쯤만 해도 자신과는 이렇다 할 차이가 없었던 소지산이 아니었나. 하루하루 벌어져가는 차이에 절망할 따름이었는데 그런 이유가 숨어 있었을 줄을 대체 어떻게 짐작하냔 말이다.
더군다나 천하에 귀하기 그지없는 태음신맥이 종남파에 둘이나, 아니 그조차 하나는 태태음신맥이라니 이놈의 문파는 대체 뭐가 어떻게 되었기에 이따위 일이 밥 먹듯 일어나는 건지.
영약이야 둘다 먹었다지만 금령단을 먹은 자신은 임독양맥조차 타통하지 못하였는데 소지산은 공중을 붕붕 날아다니고 있는 이유가 무엇이었는고 하니 바로 그런 차이였었나보다.

"...음... 소지산 그놈의 무공이 그리 고강해진 것이 방 사매의 덕이었군..."
"흥! 한심한 녀석."

납득하는 전흠을 보며 갈노인이 코웃음친다. 제기랄 모를 수도 있는 것이지. 저가 의원이지 내가 의원인가. 전흠은 분한 마음이 들었다. 노기를 억누르며 퉁명스레 대꾸했다.

"왜 내 말이 틀렸소? 아니면 지산이 그 놈이 무공이 급격히 늘어난 이유가 방 사매 덕을 본게 아니란 말이요? 달리 또 뭐가 더 있단 말이요?"
"...눈이 있어도 보지 못하고 귀가 있어도 듣질 못하니...  쯔쯔쯔쯔."

갈노인의 말은 혼잣말이되 혼잣말이 아니다. 이 망할 영감이 어지간히도 나를 무시하는구나.  기어이 노기가 터진 전흠이 거친 말이라도 하려는 때.
갈노인은 도리어 화가 난 얼굴로 빼엑 역정을 내는 것이었으니...

"에이잉 멍청한 놈아! 종남에 급격히 무공이 늘어난 녀석이 어디 소지산 한놈이더냐!"

데엥!

전흠의 두개골 내부가 거대한 쇠종을 치는 것처럼 진탕해왔다. 하기야 강호의 상례로는 도저히 있을 수 없는 눈부신 발전을 이뤄낸 자가 어디 종남에 소지산 한 놈이었더란 말인가!

"서,설마... 장문인도..?"

전흠이 쥐어짜듯 말을 꺼내기 전부터 갈노인은 이미 고개를 주억거리고 있었다.

"...낙가 그놈... 그놈도?"

조용히 끄덕거리는 갈노인. 이제 전흠은 머리는 혼란을 넘어 소용돌이처럼 엉망으로 뒤죽박죽이 된 체다.
명문정파의 제자라는 것들이 어떻게...  그래 무슨 짐승새끼들처럼... 그렇게 함부로 붙어... 먹었다는 소린가.
그러다 무슨 생각이 든 것일까. 푸르죽죽하니 떨려오던 전흠의 안면이 백지장처럼 창백해진다.

"성....사숙...도...?"

아니다. 그것만은 아닐거라 믿는다. 아니어야만 한다. 둘뿐인 사숙이지만 그래도 그가 가장 좋아하는 사숙. 실상은 아버지와 다름없이 존경하던 사숙이 성락중인데.
해남서부터 성품이 고아하고 깨끗하기로는 유명하던 사나이가 무영검군 성락중이 아니었는가. 아닐게다.  아닐것이다.
하지만!

"그렇다...  너는 정말 지금까지도 모르고 있었느냐?"

의문스럽게 묻는 제갈외의 질문은...
충격. 아니 이제는 고작 충격이라고도 할 수 없는 격통이 전신으로 퍼져간다.
믿었던 사숙마저 그리 개같은 짓을, 비유가 아니라 진짜로 개같은 짓을 해왔더란 말인가.
석상처럼 굳어버린 전흠의 얼굴을 보자니 제갈외는 화를 낼 기력도 없었다.  도리어 딱하다는 심정이었다.
차 한잔 마실 시간이 지난 뒤에 느릿느릿 제갈외가 말한다.

"...초가보의 그날 이후...  원래 네 조부의 무공은 거기에서 더 늘 수 없는 것이었다. 그 고령에...  큰 부상까지 겹쳤으니 말이다... 노부가 보기에는 회복조차 쉽지 않은 것이었는데... 그게 진짜로...  회복도 쉽지 않은 거거든..."

중원제일신의 제갈외가 그렇다면 그런 것이다. 기껏 말을 꺼내고서도 차마 더는 입이 떨어지지 않는지 제갈외는 한참동안이나 머뭇거린다.
그러다 질끈 눈을 감더니 한 글자 한 글자 조용히 말한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네 조부의 무공도...  최근 들어...  일취월장하기...  시작하더구나..."





ㅋㅋㅋㅋ 볼 때마다 감탄 ㅋㅋ
'십오권쯤만 해도 자신과는 이렇다 할 차이가 없었던 소지산이 아니었나' 이 대목이 제일 웃깁니다 ㅋㅋ 독자들이 제반 맥락을 다 알고 있다고 전제한 상태에서 치는 드립



2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38829 [군림천하 패러디] 엑? 갈노인, 방사매가 태태음신맥이었단 말이오? 3 구밀복검 19/06/09 6083 2
14739 아기볼살모으기 (1) 2 님니리님님 16/09/18 6083 0
11006 이번 마리텔 최대이슈 8 관대한 개장수 16/04/25 6082 4
2361 코스트코 인기상품 TOP 10 1 김치찌개 15/09/11 6081 0
49227 일반인 vs. 헬창.jpg 18 Darwin4078 20/12/16 6079 2
48011 TV 시청 = 늙은이 ?? 20 Groot 20/10/14 6078 1
39273 나의 조현병 이야기.jpg 7 하트필드 19/07/07 6078 1
35128 19금 유머 6 광기패닉붕괴 18/11/28 6078 0
9458 아빠 팬티 1 위솝 16/03/02 6075 1
48356 제일 무서운 사람 유형 6 swear 20/11/01 6073 1
39496 [클리앙펌] 일본인들이 맹렬히 반발중인 '월간일본'의 컬럼 6 월화수목김사왈아 19/07/22 6073 0
19108 만화 [더파이팅] 강함 순위 TOP7 1 김치찌개 17/01/26 6070 0
20966 영웅은 죽지 않아요. 에밀 17/03/29 6069 0
39060 삼국지 일기토 최강자 TOP 10 3 구밀복검 19/06/23 6066 0
54107 현NBA 슈팅가드 파워랭킹 티어.jpg 김치찌개 21/09/27 6065 0
43211 내과 박원장 만화 4회 배달입니다. 3 步いても步いても 20/02/18 6065 0
51733 자기 다리가 긴지 짧은지 알아보는법.jpg 11 김치찌개 21/05/10 6063 0
14753 미필은 모르는 문제.jpg 1 김치찌개 16/09/19 6063 0
46034 [LOL] 사람의 급소를 짚어 따끔하게 훈계를 준다는 뜻의 사자성어는? 8 swear 20/07/04 6055 0
45035 엄마에게 피규어 들킴 2 swear 20/05/17 6054 1
17240 천년돌, 하시모토 칸나의 컵누들 CF.swf 5 Darwin4078 16/12/12 6054 1
8809 일주일동안 같은 음식을 먹어야한다면?.jpg 7 김치찌개 16/02/12 6053 0
31474 연봉4억...계장공의 위엄.jpg 김치찌개 18/06/08 6052 0
733 일본의 다큐 촬영 중 5 세계구조 15/06/27 6051 0
46199 숨막히는 추격전 4 swear 20/07/12 6048 0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