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9/10/26 20:00:16수정됨
Name   Taiga
Subject   긴글주의, 뻘글주의) 댓글 스크랩 60개 달성 기념 정리
  홍차넷 첫 글입니다. 가입인사글에서 홍차넷을 알게된 경위를 여쭈시길래 다양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경험해보고 싶었다고 작성했습니다. 오늘도 열심히 눈팅하다 샤워하는데 마침 저번부터 숙제처럼 미뤄뒀던 일이 생각나서 이렇게 글을 남기게 되었습니다. 대단히 길고, 경우없게 지루한 뻘글이 될 예정이라 정말 염치 없지만 패스하시고 시간과 기력을 세이브하시기를 권유드립니다. 제 자신을 위한 기록에 가까운 글입니다. 사실 공개적으로 남기지는 말았어야 한다는 안타까움마저 드네요. 그래도 기왕 시작했으니까 마저 써 봅니다.

  제 취미는 인터넷 커뮤니티 탐방입니다. 구글로 검색되는 어느 정도 규모 있는 커뮤니티라면 한 번씩은 계정을 만들고 눈팅해본 것 같습니다. 사이트 성향과 제가 맞는지는 중요치 않습니다. 이용자들의 정치적 성향이나 도덕성도 고려대상이 아니구요. 그냥 사람 좀 모이는 사이트를 발견했다 싶으면 다소의 기간을 두고 조용히 관찰해보는 편입니다. 아마 X사모에도 아이디가 있을 겁니다. 며칠 안 돼서 눈팅 포기하고 나왔지만요. 유령 회원이지만 그네들이 말하는 ‘애국 보수 세력’의 수치화에 도움을 준 셈이네요. 반성하겠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이트와 게시판을 돌아다니며 가장 즐기는 건 역시나 댓글 탐방입니다. 웹서핑에 중독되다보니 본문들은 어차피 한 번쯤은 어디선가 읽어본 내용인 것들이 많습니다. 본 적 없는 게시물들도 그 맥락이 사이트 이용자 성향이나 해당 시기에 유행하는 밈들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기 때문에 뭔가 말초적인 자극들을 얻기는 쉽지 않아요. 그에 반해 댓글은 나와 같은 하늘 아래 같은 공기를 마시는 어딘가의 누군가가 느낀 바를 실시간으로 전달하는 수단이기에, 이를 통해 하나의 본문에서도 많게는 수십, 수백 명의 생각과 경험들을 쉽고 빠르게 접할 수 있습니다. 아직 나이도 여기 계시는 다른 회원분들에 비하면 많이 어린 편이라 ‘이게 내 가치관이고, 내가 생각하는 세상은 이런 곳이야.’ 하는 게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이쪽 말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은데, 또 저쪽 가서 얘기 나누다 보면 저게 맞는 것 같고 합니다. 그래서 댓글 읽는 걸 더욱 즐기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저랑 다른 의견이랄 게 딱히 없어서 어떤 내용을 봐도 불편하거나 꺼려지지 않습니다. 그래서 어떤 주제에 대한 제 나름의 판단을 할 땐 댓글창을 자주 활용하는 편입니다. 물론 하나의 사이트만이 아니라 성향별로 대표적인 커뮤니티에 접속하여 반응을 살핀 뒤에 그래도 제 생각과 그나마 비슷하다 싶은 의견들을 정리해서 참고합니다.

  평소에 잡생각은 많은데 정리된 하나의 의견이나 단락으로 풀어내지 못하는 저는 댓글을 보다 보면 감탄스러울 때가 종종 있습니다. 어떻게 본인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저렇게 매끄럽고 잘 읽히는 글로 풀어내는지 참 신기합니다. 온라인 상에서의 논쟁을 ‘키배’라고 하던가요. 단어 자체가 긍정적인 느낌을 주지는 않지만 키배를 하려면 어찌 됐든 자기 생각을 명확하게 상대방에게 전달하고 이를 뒷받침하는 근거나 예시를 제시해야 합니다. 그래야 정상적인 논박이 이루어지니까요. 그냥 무턱대고 차별용어를 쓰며 헐뜯는 경우도 부지기수지만 의외로 재미있고 볼 만한, 흔히 말하는 ‘팝콘각’인 논쟁들도 많죠. 논리력은 제가 가진 능력 중 가장 모자란 부분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저렇게 인터넷 상에서 옥신각신하는 걸 보면 우습지만 어떨 때는 참 부럽기도 합니다. 논쟁이나 주장과는 관계가 없지만 그냥 인사이트를 주는 댓글들도 있습니다. 저보다 많은 세월을 살아오시며 많은 상황들을 먼저 경험해보신 인생 선배님의 댓글들 중에는 나중에 꼭 참고해야겠다 싶은 것들도 많구요.

  그래서 어느 때부터인가 인상적인 댓글을 스크랩하기 시작했습니다. 우선 기억에 남았던 글들을 모아 읽다 보면 어느 정도 경향성이라는 게 보일테니 제가 항상 고민하는 ‘나는 어떤 사람이고, 무엇을 좋아하며, 앞으로 어떤 어른이 되고 싶은가?’ 등의 크게 영양가는 없는(…) 질문들에 답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두 번째는 부족한 어휘력과 문장력 향상에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분명히 저 단어를, 저 문구를 내가 아는데 왜 다른 사람과 대화하거나 글을 쓸 때 써먹지 못할까 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닙니다. 지금 쓰는 글도 첨삭받으면 절반 정도의 문장 수로 제가 말하고자 하는 바만 딱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왜 이렇게 주절거리고 있나 싶습니다.

  그렇게 번호 붙여가며 스크랩을 했는데 오늘 딱 60을 찍었더라구요. 워낙 많은 시간을 웹서핑에 할애하다보니 댓글 100개쯤은 금방 모으겠지 했는데 생각보다 마음에 와닿는 문장들은 많지가 않았어요. 이렇게 모은 댓글들을 소개드리고 싶어 앞의 많은 사족들을 달았습니다. 보세요. 저 정말 말주변 없죠… 워드로 한 장을 넘기고 나서야 겨우 처음 쓰고자 했던 본론에 들어왔어요.

  근데 또 막상 읽다 보니 너무 정치적으로 편향적인 댓글이나 같은 주제(ie. 보람좌 짜왕)에 대한 비슷한 맥락의 내용들이 많아서 정작 올릴 만한 건 별로 없네요. 제 생각과 100% 일치한다는 건 절대 아니에요. 어떤 글들은 대단히 모욕적이거나 무례하게 적혀진 것도 있어요. 하지만 래디컬한 목소리는 그 자체로 나름의 가치가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제가 ‘그럼에도 불구하고’ 챙겨둔 이유가 있을 테니까 저라는 사람을 이해해보겠다는 첫번째 목표에 다가가려면 그대로 남겨야 할 것 같았습니다. 전부는 말고 몇 개만 올려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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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런게 괴벨스식 논법이죠. 오징어같은애들이 잘만사귄다 라는 근거나 통계자료도 없이 그냥 툭 내뱉으면 어짜피 반론하는데 시간이 걸릴테니 그 시간동안 이미 사람들은 믿어버린다는거죠. 외모때문에 칼같이 거절당하는사람도 많죠 그사람들은 뭐 없는사람들인가?

3.
내가 포인트를 찝어드림 세상은 혼자사는게 아님 객관적인 눈이라는게 있음 그걸 잘 알아야함 본인의 자존감이 높든 낮든 이건 별로 안중요함 가장 중요한건 객관적으로 본인이 어느위치에 있느냐를 캐치할 수 있는 눈이 중요함 확률이 중요한다는거임 10명중 9명은 자신에게 공통적으로 하는말이 있을거임 그걸 흘려듣지말고 똑똑하게 판단해야함 흔히들 하는말중 뚱뚱한데 자신감을 가지세요 남자는 자신감이에요 이런거 걍 쌍욕임 3자입장에서는 욕만나옴 폭탄이 주제도 모르고 자존감만 높으면 더 답이없음 너 자신을 알라 이말이 답임 착각은 자유지만 착각해서 좋을건 하나도 없음 걍 일시적인 자기위안임 본인에게 냉정해야함

5.
아파트 부녀회에 에어컨 설치 기사를 가정교사로 고용했다고 소문 나서 아줌마가 쪽팔려서 그런 거겠지.
대한민국이 의외로 좁고 체면을 중시하는 사회라 미래에 할 일이 있다면 사전에 이미지 관리를 해야 이런 일이 안 생김.
더럽고 치사하지만 그게 대한민국의 현실이라면 현실.
이런 현실을 잘 아니깐 우리 어머니들 세대가 아들들에게 아무리 귀찮아도 깔끔하게 차려 입고 다니라는 말이 이래서 하는 말임.

7.
결국엔 이러나 저러나 몸으로 떼우는 서비스직 종사자들은 본인 이미지 라는 것의 관리와는 뗄레야 뗄 수가 없습니다
괜히 뭐 교사들 불륜나고 하면 그만둡니까? 불륜이랑 직장이랑 하등 관계도 없는데

8.
'팀장님이 내 미래인가 상상하는 순간 숨이 턱 막히는 공포ㅠㅠ'
이 말이 모든것을 대변해 준다고 생각되네요. 10년후에 내가 저 자리에 가서 행복할까?를 고민했을때
답이 없으면 바로 '실행' 들어가셔야 합니다. ^^

9.
친구부모님이 날 안다 5
모른다 3
친구부모님이 내 이름과 얼굴을 안다 10

10.
남자는 여자가 자유로운 것을 허락하지 않으며, 여자는 남자가 행복한 것을 두고볼 수 없다.

12.
일부다처제가 우리나라에 허용안되는건 못생긴사람을 위해서지.. 저런 잘생긴사람이 여러명 데리고살면 유게이들은 평생 혼자거든.

13.
불공정거래인거 몰랐던 흑우없제?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더러워서 나가거나 불공정해도 참가하거나 둘 중 하나다

14.
한 명의 스파이를 놓치는 것보다 수십 명의 무고한 사람이 고초를 겪는 것이 더 낫다. 숲을 베어내다 보면 나무조각이 튀기 마련이다.
-니콜라이 예조프

17.
자본주의사회에선 간단한 이치임
농심이 만든 짜왕보다 보람좌가 짜왕 먹는 영상이 훨씬 가치가 있다는거임.
막말로 인기 스트리머가 고추 긁고 있는 시간이
너님들이 회사에서 조뺑이 까고 있는 시간보다 수만배는 가치 있다는거. 돈이 그것을 증명함
그냥 그런거니까 쓸때없이 현타 느끼지말고 일이나 해

21.
유튜브나 구글플레이로 구글 광고 따오는 실력이 있으면 편히 살 수 있는 세상이 열렸다는 증거인데
노력과 열심을 최고로 치는 구시대적 가치관 기준에선 무가치해보이는 영상이
월36억 수입과 96억짜리 빌딩으로 바뀌는 현 상황을 못받아들임
지금 뇌절하는 사람들의 가치관이 시대를 못따라가고 있음

22.
노동의 가치가 훼손 되어있는 것도 맞고, 노동의 가치가 훼손되어 있기때문에 상대적 박탈감이 느껴지는 것도 많고, 그렇게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이 많으니까 논란이 되는건데
상대적 박탈감에 눈이멀어서 아이가 짜왕을 먹고, 그 모습을 촬영하고, 편집하고 업로드 하는 것도 노동이며, 노동에는 귀천이 없다는걸 잠시 잊어버린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안타까움

23.
여자에게 사랑은 구원이고 그것은 결혼 이고
남자에게 사랑은 친밀함이죠
천사는 연애를 만들었지만
악마는 결혼을 만들었습니다.

29.
환승하는 여자는 그냥 놓아주세요 님만 힘들어요. 그리고 펙트성 답변하나 드리자면
그 여자분이 환승할만큼 남자가 능력이든 외모든 글쓴이님보다 뛰어나다는소리이기도 합니다
잡을수있는 매력이 없으니 놓아주는게 맞습니다. 연애도 스펙이 필요함

31.
누가 그러던데....깨지고 다른 삶을 살게 된 연인을 오랫만에 만났을때

그녀가 못 살고 있으면 마음이 아프고
그녀가 잘 잘고 있으면 배가 아프고
그녀가 나에게 추파를 던지면 머리가 아프다

인생이 아픔 같아요


32.
82글에 이런 명언이 있었어요.
배우자를 보면 그 사람의 안목과 취향이 보인다고요.
배우자는 그 사람의 안목과 취향의 결정체라고요.
앞으로 혹시라도 그런 사람 다시 만나게되면 알아볼수 있게
안목을 키우세요.

33.
현실적으론 모닝가고 액센트만 와도 성공ㅋ

35.
너무 자기 비하들 할 필요 없다고 봐
장애인들은 우리가 밥먹고 똥싸고 담배피우러 나가고 게임하고 이런 아주 평범하고 자연스러운 행동 하나하나를 할때마다 죽을 노력을 다해야돼
근데 좀 못생겨서 연애할때 노력 많이 필요한거 정도로 자학할 필요는 없지

36.
생산성은 바닥을 밑도는데 시급으로 밥 한끼
사먹기 힘들다고 노동의 가치 주장하면서 임금상승.
기형적인 경제생태 만들어놓고 지구 반대편에서
욜로니 워라밸이니하면서 관광지에서 북적이고 있으니
절대 정상적인게 아니지

40.
애초에 꿈을 크게 가지고 희망을 가지라고하는것이 참 무책임한것.
꿈을 크게가지고 하고싶은거를 쫓아가다가 아니다 싶어 뭐라도 해서 먹고살아야 할때 대충 취직해도
집사고 차사던 시절에는 그 충격이 적었는데
지금은 그러던때가 아님.
본인 수준에 맞는선에서 남들보다 경쟁력있게 먹고 살 방법이 무엇인지를 빨리 찾아내는게 현명함.
유튜버같은거는 성패의 판가름이 빨리나고 비용투자도 적으므로 요즘애들이 한번 건들여볼만한 꿈으로
아주 훌륭한 수준

43.
결혼이라는 것도 무슨 하늘이 정해준 운명이나 그 운명 같은 절대적 사랑이 아니라
인간과 인간의 이해관계와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공동 생활일 뿐이라
100% 신뢰는 존재할 수가 없슴.
특히 거금 앞에서는 그 신뢰라는 것은 거의 대부분 무의미함.
뭐? 아니라고 자기는 반려자를 100% 신뢰하고 그럴 만한 사람이라고?
그럼 둘중에 하나지.
그런 소리 하는 놈이 멍청하거나 진짜로 복받았거나.

44.
이게 나라지 ㅋㅋㅋㅋ 유게이 얼굴로 이쁜 여자들이랑 사귀는게 나라 전복된거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45.
분노가 사회를 변화시키는 원동력이라는게
분노가 판단의 원동력이 되어도 된다는 의미는 아닐텐데 말이야

46.
현장 전문가가 느낀 의견과 단순 아마추어의 의견의 무게는 차이가 날 수밖에 없음. 동시에 한 사람의 의견으로서 존중받고 싶으면 저 판사님처럼 어긋나지 않은 표현으로 자기 의견을 제대로 펼치는 자세부터 갖춰야 함. 이 게시판의 많은 사람들은 그걸 못했으니 내가 첫 댓글을 쓴 거임.

47.
무얼 더 하고 싶은 욕심은 없어요. 내가 원하는 대로 세상이 돌아가는 것도 아니고. 예컨대 출근길에 집에서 5분 늦게 출발하고선 지하철도 5분 늦게 와 줬으면 하고 바라겠지만, 진짜 그렇게 되면 대형 사고가 나요. 뜻대로 되지 않으니까 세상이 돌아가는 겁니다. 일이 있으면 돈 벌어서 좋고, 일이 없으면 놀아서 좋고. 수처작주 입처개진(隨處作主 立處皆眞)이란 말이 있어요. 어딜 가든 주인으로 살면 그곳이 진리라는 뜻이에요. 내가 지금 행복하게 살고 있잖아요. 그거면 충분하죠, 뭐.
-배우 김응수-

48.
한번 기회를 날린게 뭐가 중요합니까
기회가 온다는거 자체가 이미 승리자이고 앞으로도 계속 올텐데

49.
페널티 킥 기회가 아예 없던 사람과
페널티 킥을 어이없게 실축해서 골이 없는 사람의 차이죠 뭐 ㅜ.ㅜ
둘 다 노골인건 마찬가진데 후회만 더 크다는...

51.
나이차 많은 커플이 깨지기 제일 쉬운게 처음에는 여자는 남자의 연륜과 경험에 자금력에 반하고
남자는 그저 어릴수록 좋으니 사귀지만 나이에 따른 공감대가 다르고 살아온 문화패턴이 다르니
지속적으로 서로를 이해 못하다가 깨질 확률이 높지

52.
언제 끝날지 알 수 없는 경쟁이면, 경쟁자보다 한 스텝만 더 나아가는게 영리한 운영이긴 하지. 

53.
근데 이게 남자가 20대 초반이라 이해 못하는 부분이 하나 있어요.
20대 초반 여자의 가치는 어마어마하거든요. 주위에 수시로 남자들이 득실거리거든요 또래 말고도 최소 50대까지는.
남자가 돈이 충분치 않은 흙수저인 걸 가정하면 20후-30초가 되면 저 때 여자의 포지션을 약간이라도 이해할 수 있죠
내가 원하는 만큼의 고급 이성이 딱 하나 내 손에 잡히는 건 아닌데 나쁘진 않은 이런 매력 있는 사람도 있고 저런 매력 있는 사람도 있는 상황..
그런데 한 명을 기껏 골랐더니 군대가서 2년간 잘 못 만나게 된다? 생각보다 환승의 욕구를 참기가 쉽지 않다고 생각이 드네요

54.
기초 상식을 모르면 무식한거고
무식하면서 당당하면 위험한거임

55.
아니야 아주 기초 상식이란게 있고
그걸 모르면 부끄러워야 함

56.
시식단의 의견이 옳다 그르다, 수준이 낮다 높다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목적은 저 집이 잘 되게 하는 것이고, 시식단 반응은 사장님이 컨트롤 할 수 없는 주변의 현상을 파악하는 과정일 뿐입니다.  손님 수준이 이따구였어?라고 하면 본인이 그따구에 맞출 것인지, 그냥 자리를 뜰 것인지 판단하면 되는 겁니다. 그러나 저분에겐 다행히도, 방송을 탄다는 것은 혼자서는 사실상 바꾸는 것이 불가능한 요인(고객의 성향)을 바꾼다는 가장 이상적인 선택지를 고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하죠. 잘 되셨으면 합니다.

57.
페미니즘이든 흑인민권운동이든 장애인인권운동이든 결국 다 휴머니즘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휴머니즘 없는 세상에서 휴먼들이 힘든거죠. 테징징.
여러가지 소수자성이 직조되어 차별로 나타나는데, 그게 명징하지 않으니 선명하게 하려고 이름을 붙이고, 그러면서 배타성이 생겨버리고, 그러다 소수자들끼리 자신의 소수자성을 증명하려는 배틀이 생기고, 결국 서로 미워하게 되는 과정이 너무 슬픕니다.

59.
어찌보면 꼰대는 사회화의 최종단계일 수 있습니다.
사회적 규범을 완전히 내면화해서 규범이 나고 내가 곧 규범인 상태가 되는거죠.
그래서 애초에 사회화가 안 되어 있는 저는 꼰대도 못 됩니다.
후후

60.
니가 타워팰리스 가면 정리정돈 잘하고 살거같냐. 정리정돈만 잘해도 인생이 달라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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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와 엄청 기네요… 너무 긴 글들은 넘어가고 짧은 댓글 위주로만 고른다고 골랐는데 이렇게 길어질 줄은 몰랐습니다. 읽어주셨다면 진심으로, 대단히 감사드립니다. 저는 몇 개월에 걸쳐가며 본문과 함께 읽었고 복붙 몇 번 한 게 다지만, 이걸 읽어주신 분은 앞뒤 맥락없이 나열된 뜬금없는 문장들을 한꺼번에 소화하셨을텐데… 제가 생각해도 참 성의가 없습니다. 죄송합니다.

  연애나 결혼에 크게 관심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모아 놓은 댓글들은 남녀 얘기가 태반이네요. 민망해라. 결혼제도라는 시스템 자체에는 흥미가 있긴 하네요. 요즘 한참 흥미를 가지는 키워드가 결혼 기피, 출산율 저하, 초고령화 사회, 국민연금 붕괴 등등입니다. 낮은 출산율을 강제적 일부일처제의 폐지로 해결할 수 있지 않을까… 뭐 이런 잡생각을 하곤 합니다.

  스스로 외모에 콤플렉스가 있는 편이라 연애나 결혼은 그냥 포기했다는 스탠스로 살고 있었는데 스크랩한 댓글에 해당 내용들이 많은 걸 보니 결핍된 부분에 대한 무의식적인 욕구(?)가 있었나 봅니다. 앞으론 그런 마음들도 좀 더 살펴야겠네요. 어쨌든 그것 또한 포함해서 ‘제 자신’이니까요. 물론 긴 댓글들은 상대적으로 주장과 논거가 포함된 좀 더 심각한 사회/정치/시사 이슈인 것들이 많아서 필터링된 경향이 없잖아 있습니다. 다 실으려면 너무 길어요. 지금도 5천자 넘어가는데 아마 1만자는 그냥 넘길 것 같아요.

  이렇게 모아놓고 보니 재밌네요. 다음에 100개 채우면 한 번 더 해봐야겠어요. 지금 너무 개인적인 뻘글을 공개된 곳에 올린 것 같아 괜히 민폐끼쳐드린 것 같고 죄송합니다. 그 땐 좀 더 다듬어서 올게요. 이 글 반응 나쁘면 그냥 개인적으로만 간직할게요.

  아마 없으시겠지만, 혹시나 해당 댓글 본문이 어떤 주제였는지 궁금하시면 댓글주세요. 저도 다는 기억 안 나지만 열심히 짱구 굴려보겠습니다.




5
  • 춫천
  • 재밌어요! 봤던 댓글도 있는거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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