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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8/07/31 07:58:57수정됨
Name   알료사
Subject   욕망론 (망상)
동기부여란건 보통 욕망을 쫓을때보단 욕망과 충돌하면서 욕망을 억누르고 이겨내며 발동하지 않는가 싶은데.. 왜냐하면 그것이 티어가 높은 욕망이기 때문에. 그것들이 충돌도 하지만 타협도 하죠. 예를들어 아침 일찍 헬스장을 다닐 때 초반에 강하게 거부하며 투쟁하던 수면욕이 운동 후 정신이 맑아지고 콧노래가 나온다거나 거울을 보며 기분이 좋아지고 자신감이 올라가는걸 경험한 이후로는 반발의 힘이 급격하게 줄어들고 심지어 적극적 협조까지 하죠. 반면 운동을 하고자 하는 욕구가 초반에 수면욕을 극복하지 못하고 굴복하면 수면욕은 자신의 강한 힘에 대한 확신에다 그것을 정당화시키기 위해 온갖 이론들을 만들어내구요. 그래서 운동욕은 어떻게든 수면욕에게 기선제압을 하든지 아니면 지리한 싸움에 지치지 않고 꾸준히 투쟁해야 하겠죠. 중요한건 이겨야 한다는거. 정당성은 이긴 욕구에게 주어지고 그것이 그 인간을 이끌어 나갑니다. 한 인간의 생각과 행동들은 자기 안 욕망들이 치열하게 싸운 결과들이 만들어 낸다고 생각해요. 게을러진다는건 싸움의 승패가 한쪽으로 기울어 전력차가 벌어지고 항상 일방적으로 흐르다보면 승자인 욕구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이고 누리고 군림하는 것에 대한 고마움을 잃게 됩니다. 운동욕에 몇번 패배해서 원치 않게 헬스장에게 아침잠을 빼앗겨본 수면욕은 아침잠이 얼마나 꿀 같은지 깨닫고 소중함을 알게 되죠. 자기 안 욕망들의 싸움이 치열할수록 그 열매도 탐스럽게 익어가고 신선하고 단 맛을 갖추게 됩니다. 열매는 그 맛으로 주인의 허기를 채워 주는데 그치는게 아니라 점점 뭇 욕망들의 이상이 되고 별이 되어 종종 방향 잃는 그들을 인도하게 되어요. 그리고 그 싸움을 통해 상대 욕망의 절실함을 존중하게 되고, 최선을 다해 싸울때와 대승적 타협을 할 때가 언제인지 감을 잡게 되죠. 열매를 효율적으로 소비하고 우상화시키는 능력도 갖추게 되구요.그러한 욕망들의 성장과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전국시대> 전투들이 만들어내는 에너지가 그 사람의 의욕이란거 아닐까 싶어요. 그래서 어쩌면 중요한건 전투의 승패보다는 전투 그 자체일 수도 있어요. 얼마전 타임라인 펑글로 헬스장에서 100kg을 들고자 하는 행동들과 방안에서 뒹굴며 끊임없이 과자를 집어먹는 행동들은 본질적으로는 성격이 같다, 라는 글을 읽었는데 굉장히 강렬하고 인상적이었어요. 그리고 오늘 아침 또 탐라에서 욕망과 게으름에 관한 이야기를 보고 거기에 댓글을 달다가 말이 길어져 티타임에 옮겨 봅니다.



얘가 뭐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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