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8/04/20 16:28:03
Name   세인트
Subject   대한항공 치킨커리 논쟁을 보고
옆동네에서 핫한 대한항공 치킨커리 논쟁을 보고 갑자기 든 생각.

예전 직장에서 한/중/일 관광객을 몽땅 상대해야 했는데
(사실 제가 상대하는건 아니고, 저희 해운사가 모 럭셔리 크루즈사의 한국 agent였고 그러다보니 저는 그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업체들을 상대했지요) 그때의 경험을 돌이켜 보자면, 한/중/일의 승객들의 불만 처리 방식이 판이하게 달랐습니다.

좀더 엄밀하게 쓰자면, 중국과 일본이 정 반대의 극단에 위치해 있고, 한국 승객분들은 그 중간의 어딘가쯤이랄까요.


1.

암튼 대한항공 사례는 뒤늦게 VOC (고객의 소리) 넣은거 가지고 말이 많던데,
일본 승객중에 저런 타입 정말 많습니다.
앞에서 화도 안내요.
잘못된 부분도 [이러저러한 부분이 맘에안든다] 이렇게 명확하게 언급안하고
[조금 실망스럽다] 이런 표현 자주 쓰더군요.

정중하게 사과하고 암튼 그러면 앞에서는 바로 괜찮다 하는데
클레임 했던 손님들은 거의 열에 아홉은 나중에 메일 보내더군요. 역시나 정중하지만 멕이는(?) 식으로 크크.



2.

반면에 중국 손님은 그냥 그자리에서 깽판치고 고함지르고... (말로 못할 더 심한 경우도 봤구요)

아무튼 그중에 갑 오브 갑은 지금도 잊지 못할 기억인데,  
부부 여행객이었는데 여성분이 기항지에 내려서 투어 중에 고혈압+당뇨로 졸도를 하셨습니다.
선의가 보건데 상태가 좋지 않아서, 응급치료 등을 마치고 나서 바로 본국으로 귀국을 오더합니다.

근데 이 여성분이 하선을 거부했습니다. 죽더라도 놀다가 죽겠다나 뭐라나...
근데 그 와중에 좀 선의와 남편분과 트러블도 좀 있고 이미 감정 골이 좀 생겨버린 상황이었는데,

그런 상황에서 아무튼 전문가인 의사가 내리라고 한거니 어지간하면 내려야 합니다.
결국 내리는 걸로 하고 출항직전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여성분의 남편이 짐작컨데 무슨 삼합회나 흑사회 간부쯤 되는 양반이었나 보더군요.
이걸 왜 짐작하냐면, 알고보니 이 부부 외에 탑승한 승객들 중 상당수의 남성들이 (일부는 웃통을 까고 내려왔는데 문신이...덜덜)
이 여성분을 하선시키려고 하는데 단체로 갑자기 배에서 우르르 나와서
본선의 security들을 그야말로 완력과 쪽수로 제압(?) 해버리고
(이 와중에 출항 준비중이던 저희 직원도 폭행당했습니다)
아주머니를 배 안에 다시 태워넣어버립니다.;;;

그리고서는 자기네 형님(?)의 아내분을 하선시키면 폭동 일으키겠다고 하고
의사한테는 그 아주머니 케어하라고 폭력과 폭언을 섞어서 협박을...

정말 어처구니없는, 거의 선상반란 수준의 행위에 모두들 경악했는데
정말 걔네들이 너무 말도 안되는 막무가내라 그냥 하선 안시키고 태워나가는걸로 급히 무마(?)해서 출항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제주에서는 정말로 출항직전에 승객 탑승통로에서 자기들끼리 새치기+혼잡해짐+싸움발생 등등으로 탑승통로 벽이 박살난적도 있고...

그런 거 겪고나니 사람들이 그렇게 어글리 코리안 어글리 코리안 해도
진짜 저정도는 애교로 보일 수준의 클레임 뒤통수 치는 일본승객분들이나
무엇을 상상하든 그 이상 막장을 보여주는 중국승객분들 보고 나니까
한국 승객분들이 천사로 보이는 귀중한(?) 체험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직한지 오래지만 지금도 그때 생각하면 등줄기가...

생각보다 한국 승객들이 괜찮아요.
중국승객분들보다 훨씬 점잖고, 일본승객분들보다 훨씬 덜 집요(?)합니다.

지금은 시간도 지났고 해서 웃으면서 이야기할 수 있는 여담입지요.



P.S : 여담으로 하나만 더 추가하자면
저때 주로 중국에서 한국으로 오는 인바운드 여행사 직원이던 처자 한 분과 썸(?)을 타던 시절인데
당시 그냥 친구였던 지금의 아내가 '이쁘장하게 생겼네 잘 해봐라' 라고 응원도 해주고 그랬는데
알고보니 저에게 잘해주던 그 아가씨가 제가 좋아서가 아니라 제 직종과 직위 (원활한 수속, 승객관리, 선박섭외 등)를 노리고
접근했다는 걸 알게되어 슬퍼할때 아내가 위로도 해주고 그랬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그때 위로해주던 친구가 지금의 아내가 되어 있더라는
그런 무서운 이야기가 하나 있습니다.



18
  • 역시 마지막은 기ᆞ승ᆞ전ᆞ결혼
  • 춫천
  • 춫천
  • 치킨 마이쪙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6577 생활체육개인적으로 다루어 본 총기들 간단감상 17 개마시는 술장수 17/11/11 5033 1
8797 사회우리 밥상에 차려진 아시아의 비참 10 기아트윈스 19/01/25 5033 23
10947 음악Joan Baez, Diamonds and Rust goldfish 20/09/11 5033 1
7549 게임[스타2] 다이아레기의 짧은 넋두리 5 Xayide 18/05/19 5034 5
8196 경제집이 사는 것이 아닌 사는 곳이더라도 한국인에겐 사서 사는 곳? 17 moqq 18/09/10 5034 1
9930 일상/생각고등학생 아들,딸 그리고 부부 근데 방이 두개뿐이라면? 16 오디너리안 19/11/02 5034 0
6724 여행로포텐 여행기 下 18 나단 17/12/07 5035 8
6514 영화공주와 도둑 26 구밀복검 17/11/03 5035 3
6667 IT/컴퓨터제로보드 게시판에는 몇 자까지 적을 수 있을까? 17 Toby 17/11/28 5035 0
11291 기타윤석열 징계 절차적 하자에 대한 검토 (상법과 다른 이유 추가수정) 14 사악군 20/12/29 5035 8
3897 일상/생각태어나서 해본 최고의 선물. 60 SCV 16/10/13 5036 27
7728 오프모임6월 22일 (오늘) 광화문 벙개 19:00 67 유통기한 18/06/22 5036 21
2450 생활체육3월 농구모임 공지! 마음만은 나도 커리! 출동합시다~ 4 renton 16/03/22 5037 0
5020 일상/생각10 26 진준 17/02/27 5037 36
5842 일상/생각냥님 입양기 – 나는 어떻게 그를 만나게 되었는가 22 *alchemist* 17/06/27 5037 7
11524 오프모임[오프]3/27(내일) 서촌 스태픽스_카페 각자 할 거 하는 벙(?) 28 제루샤 21/03/26 5037 8
864 정치원자폭탄을 두번 경험한 남자 5 마르코폴로 15/08/29 5038 1
7452 철학/종교저항으로서 장자 8 메아리 18/04/28 5038 8
10001 오프모임11월 19일 화요일 19시 보문역 모모곱창 (마감) 51 알료사 19/11/18 5038 1
2033 일상/생각인류 정신의 진보에 대한 회의 33 하늘밑푸른초원 16/01/16 5039 0
5044 음악Moonlight Shadow - Mike Oldfield 11 HD Lee 17/03/02 5039 0
9446 스포츠[사이클] 2019 TDF Stage 10 - 눈 뜨고 코 베인다 AGuyWithGlasses 19/07/17 5039 5
10448 정치[데이빋 런시만] 코로나바이러스는 권력의 본성을 드러냈다. 8 기아트윈스 20/04/02 5039 15
12035 정치이준석의 실수 (ft. MBC) 17 Picard 21/09/02 5039 1
2232 도서/문학내 인생을 바꾼 책 28 리틀미 16/02/16 5040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