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7/05/17 18:12:28
Name   Pully
Subject   '한-경-오 적폐' 프레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업무상 대형 커뮤니티들을 자주 들여다봅니다.
대선 두달 쯤 전부터 '한-경-오 적폐' 라는 프레임이 힘을 얻더라고요.

노 대통령 검찰 수사 당시 선을 넘었던 칼럼의 채택이나 사실관계를 넘어선 비판 등
맥락상 동의 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사실 이 얘기는 지난 대선때도 거론됐었고, 문대통령께서 당선되면 수그러들거라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게 아니더라고요.
노통 서거 당시 보도 외 제가 기억하는 대략의 문제 소지는 다음과 같습니다.

- 한겨레 : 음주상태의  "덤벼라 문빠" 사태
- 경향 : 대통령이 직접 밥을 "퍼" 먹는다 논란
- 오마이뉴스 :  김정숙 "씨" 논란
** 기타 :   몇몇 신문들이 선거기간 중 안철수만 편 든다는 의혹도 있었지만, 지면 전체가 아닌 온라인에서 개별 기사만 보는 분들이 대부분이라 오해의 여지 있다고 생각

차치하고, 개인 페북일지언정 독자들을 향해 "덤벼라 문빠"라고 외친 것은 아주 잘못됐다고 봅니다.
이후 아마 개인과 회사가 사과문을 내 놓았지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적폐'로 지칭하는게 옳은 것인지, 저는 궁금합니다.
잘못이 있다면 혼이 나야하고, 상처가 있다면 꿰매고 약을 발라야할테죠.
그런데 지금의 흐름은 이들을 '고쳐쓰지도 못할 폐기물' 정도로 몰아가는 것 같아요.
꿰매면 될 상처를 개복수술까지 하려 한다는 비유면 적절할까요?

심지어 "니들이 MB-근혜 정권때 한게 뭐 있냐. 쭈구리처럼 닥치고 있다가 온건한 분이 대통령 되니까 만만하냐?"는 담론에도 큰 호응이 따르더라고요.
사대강, 방산비리, 미르재단 문제 등등... 굵직한 것들은 저들 매체가 여론을 주도했던 것 아닌가요?
저는 시민사회가 저들에게 빚을 졌다고 생각하는 편이거든요.

지난 대선, 이번 대선 모두 문통을 지지했던 사람으로서 이런 여론 흐름이 걱정됩니다.
노통-문통 모두 더 많은 분들로부터 좋은 평 받고 존경받았으면 하고, 무엇보다 엉망진창이 돼 버린 이 나라를 새 정부가 성공적으로 운영했으면 하거든요.
그러려면 확장성을 기반으로 비 지지자들까지 품어야 할텐데, 지금의 여론 흐름은 골수 지지자가 아니라면 눈살을 찌푸릴 정도 아닌가 싶습니다.

그리고 이 논쟁에 가장 즐거워할 쪽은 누구인지 생각합니다.
(한경오 프레임을 창시(?)한 모 교수님, 기성 진보 매체의 독자를 끌어오고 싶은 일부 진보 뉴미디어, 자유당 등이 떠오르네요)

다른 커뮤니티에다가 이 글을 써볼까 하다가, 솔직히 다구리 당할 걱정부터 하게 되더라고요.
여기라면 이성적인 토론을 할 수 있을 것 같아 몇줄 남겨봅니다.

다들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1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9690 도서/문학'하버드 상위 1퍼센트의 비밀' 간단 리뷰 6 개발자 19/09/22 5101 1
    5656 정치'한-경-오 적폐' 프레임,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140 Pully 17/05/17 6650 1
    10124 과학/기술'한국어 자연어처리 데이터 수집'에 관련하여 글 남깁니다. 21 홍차드립되나요 19/12/28 6134 3
    13648 일상/생각'합리적인' 신앙 8 골든햄스 23/03/19 2290 16
    4586 창작'항해' - 병영문학상 입선작 6 SCV 17/01/09 4541 0
    4667 게임'헌티드 맨션' 후기 18 별비 17/01/21 5641 31
    7090 방송/연예'히라테 유리나'에 빠졌던 일주일 12 hojai 18/02/12 11912 1
    945 정치‘메르스갤’로 대표되는 인터넷 여성주의에 대한 몇 가지 고찰 134 삼공파일 15/09/07 6858 7
    12262 사회‘비트코인 시장’ 에릭 아담스 뉴욕시장의 이모저모 2 오쇼 라즈니쉬 21/11/10 4067 3
    12548 정치‘샤이 이재명’은 얼마나 있을까? 22 meson 22/02/25 3765 1
    12482 방송/연예‘설강화’가 보여주려 했던 것, 보여주지 못했던 것 11 meson 22/02/01 4180 5
    11772 사회‘원폭만큼 치명적인’ 미군의 부산항 세균실험 -시사인 5 요일3장18절 21/06/10 4034 4
    5351 도서/문학‘회사에서 왜 나만 상처받는가’에 대한 저의 실천 방안 4 혼돈의카오스 17/04/02 4972 4
    3752 의료/건강"MBC 스페셜 - 지방의 오해" 어떻게들 보셨나요? 20 몽유도원 16/09/22 7182 1
    3072 일상/생각"개 패듯이" 3 우너모 16/06/19 3803 2
    13248 일상/생각"교수님, 제가 생과 사의 경계에 있는 것 같습니다." 23 골든햄스 22/10/20 4106 50
    13941 일상/생각"교황이라! 교황은 탱크 사단을 몇 개나 갖고 있답니까?" - 이오시프 스탈린 12 컴퓨터청년 23/06/03 2479 0
    3532 역사"국왕" 대신 "국가와 조국" 위해 싸운 나폴레옹의 프랑스군 7 모모스 16/08/18 5973 3
    7398 일상/생각"그댄 봄비를 무척 좋아하나요?" 5 그럼에도불구하고 18/04/17 4957 3
    12261 댓글잠금 정치"김건희, 5개 대학 이력서 허위 기재"...윤석열도 몰랐나? 75 구글 고랭이 21/11/10 6463 1
    10959 철학/종교"꽃들도" 가사에 담긴 일본 기독교 사상 분석 3 아침커피 20/09/16 6441 4
    9635 기타"남성의 매력 = 친구의 숫자"이다? 20 이그나티우스 19/09/08 5241 0
    14636 사회"내가 기억하는 중국은 이렇지 않았다" - 중국의 성장과 이민 2 열한시육분 24/04/30 1707 0
    6534 정치"내일은 지옥불? (Morgen Höllenfeuer?)": 독일 언론에서 바라본 현재의 한반도 8 droysen 17/11/05 5372 5
    14230 도서/문학"냉정한 이타주의자" 서평 9 dolmusa 23/10/27 1979 1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