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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7/04/21 14:17:58
Name   나단
File #1   C95jdJgW0AImTMF.jpg (233.4 KB), Download : 6
Subject   [MLB]내셔널스의 심장, 라이언 짐머맨


2005 드래프트는 21세기 최고의 황금 드래프트로 유명합니다. 1라운드만 놓고봐도 앤드류 맥커친과 라이언 브론 두 MVP를 필두로 트로이 툴로위츠키, 저스틴 업튼, 자코비 엘스버리, 제이 브루스 등 올스타급 선수를 잔뜩 배출된 굉장한 해였어요. 그리고 몬트리올에서 워싱턴으로 연고지를 옮긴 내셔널스의 첫 드래프트기도 했습니다.

당시 내셔널스의 전력은 그리 좋지않았습니다. 아니 정확히 말하자면 굉장히 나빴죠. 만년 꼴지팀을 벗어나지 못한 엑스포스에게 제대로 물려받은 것도 없어(돌이켜 보면 이때 데려온 선수 중 장기간 활약한건 데스몬드뿐;;) 나아질거란 전망조차 보이지 않았습니다. 전체 4순위 픽을 가졌던 내셔널스에게 가장 필요한건 팀의 주축이 될 수 있는 즉전감이였고 그들의 선택은 버지니아 대학 출신의 3루수 라이언 짐머맨이였습니다.

드래프트 후 팀에 합류하자마자 마이너를 광속으로 통과한 짐머맨은 당해 9월 메이저리그에 첫 발을 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꽤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앞으로의 활약상을 예고했죠. 이듬해인 06시즌 주전 3루수로 시즌을 시작한 짐머맨은 풀타임을 뛰며 20홈런 OPS .822로 성공적인 첫 시즌을 치뤄냈습니다. 신인왕을 타도 전혀 이상하지않을 활약이였지만 괴물 유격수 핸리 라미레즈의 등장으로 아쉽게 2위에 그치고말았어요.

짐머맨은 그 뒤로도 꾸준한 활약을 보여줍니다. 올스타에는 비록 한번밖에 선정되지 못했지만 스트라스버그도 하퍼도 없던 꼴지팀 내셔널스가 내세울만한 자랑거리는 오직 라이언 짐머맨 한명뿐이였어요. 팀에 대한 충성심도 강했던 짐머맨에 대한 보답으로 12년 초 구단은 19시즌까지 바이아웃 포함 총액 104M를 보장하는 대형 연장계약을 안겨줬습니다. 그리고...기나긴 잔부상이 찾아왔죠.

원래도 부상이 조금씩 있는 편이였지만 이 후에는 참 여러 부위를 돌아가며 부상을 당했어요. 3루수를 결국 포기하게 만든 어깨 문제부터 족저근막염, 엄지 골절까지요. 그래도 나오기만하면 곧잘하다 어느 순간부터는 나와도 그저 땅볼만 치며 무너지는 수준으로 내려와버렸죠. 팀이 본격적으로 투자를 하며 우승을 노리기 시작한 하퍼스벅 시대의 시작과 함께 짐머맨을 대체할 새로운 프렌차이즈 3루수 앤서니 렌던의 등장까지...한때 팀의 대표선수였던 라이언 짐머맨이 어느새 팀의 발목을 잡는 족쇄가 되버린겁니다.

특히 115게임을 나와 .218/.272/.370을 쳤던 16시즌은 팀의 재앙과도 같았습니다. 1400만불을 받는 1루수라기엔 믿기 힘든 성적이였거든요. 새로 팀에 합류했던 대니얼 머피가 1루 알바를 보기 시작했고 17시즌 시작 전에는 구단에서 3년이나 보장 계약이 남은 그를 두고 애덤 린드를 단년 계약으로 데려오기까지했습니다. 이런 변한 분위기를 가장 잘느낀건 역시 짐머맨 본인이였을꺼에요.

절치부심한 그는 이번 시즌 전 많은 준비를 했다고합니다. 발사각을 높인다고도하고 타석에서 좀 더 공격적인 어프로치를 가지겠다는 인터뷰도 있었습니다. 정확히 어떤 부분이 어떻게 바뀌었는지는 상세한 분석 칼럼이 나와야하겠지만 지금까지는 대성공입니다. 15경기를 뛰며 .389/.431/.778 OPS 1.209에 5홈런 13타점을 기록하며 내셔널스가 브레이브스를 스윕하고 동부 지구 단독 1위로 올라선 내셔널스의 시즌 초반 성적을 책임지고있습니다.

오늘 시즌 5호 홈런을 기록한 짐머맨은 커리어 220홈런으로 개리 카터와 함께 엑스포스/내셔널스 역대 홈런 랭킹 공동 3위에 올랐습니다. 위로는 225홈런의 안드레 도슨과 234홈런의 블라디미르 게레로 밖에 남아있지않아요. 15개만 더 치면 단독 1위로 올라서는 상황인데 올해 꼭 달성할 수 있길 바래요. 브라이스 하퍼가 팀을 떠나게 될 경우 오랫동안 깨지지않을 기록으로 남게되겠죠.

이런 호성적이 언제까지나 지속될거란 생각은 하지않아요. 시즌 초 잠시 꾸는 달콤한 꿈일수도 있겠죠. 당장 내일 시작되는 메츠와의 시리즈부터 무너질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하지만...그래도 계속 응원할겁니다. 셔저와 하퍼, 스트라스버그, 머피까지. 오롯이 혼자만이 빛나던 팀이 어느새 스타군단이 되었어도 내셔널스의 심장은 팀의 시작부터 지금껏 함께 해 온 당신 밖에 없다 생각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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