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11/15 15:38:11
Name   Ben사랑
Subject   레퍼런스 하나 없는 나의 개똥철학들
1. 인간이 만든 그 어떤 이론과 법칙도 100% 모든 분야, 모든 영역, 모든 상황 및 맥락에서 다 적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그 이론과 법칙의 적용 범위 및 한계를 아는 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자연과학쪽은 그나마 이런 것이 좀 덜한데, 인문쪽으로 갈수록 그 제약이 대체로 심해진다.

2. 세상의 모든 쓸모있는 지식은 경험에서 나와서 경험으로 검증된다. 초월적인 존재를 상정하는 것을 매우 경계해야 하고, 대개 이를 지양하는 편이 건전하다.

3. 독자연구를 하는 것에 매우 주의해야 한다. 똑같은 자료를 봐도 엉뚱하게 해석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나는 비전문가의 직감을 믿지 않는다. 나는 일반 대중과 유리되지 않은 전문가 집단의 지성적 힘을 믿는다.

4. 세상은 나의 바람과 달리 그 고유의 일관된 물리적 법칙에 의해 잘만 운행된다. 세상이 먼저 있고 그 이후에 나의 정신이 그 세상의 일부로부터 나온다. 그 역의 순서는 성립되지 않는다. 정신은 영혼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어떤 물리적인 것들로부터 나온다. 나의 정신이 고를 수 있는 선택지는 이 세상이 허용할 법한 것이어야 한다.

5. 가장 기본적인 도덕은 '다른 사람들도 나와 똑같이 존중받을 만한 가치가 있는 인격체라는 것을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나온다. 여기에 동의하지 않으면 그 어떠한 도덕도 성립하지 않는다. 그 다음으로 근본적인 도덕은 '보편성을 주장할 수 없는 성격의 나만의 도덕을 다른 이에게 합당한 이유없이 강요할 수 없음'이다. 이것을 인정하지 않으면 차라리 그 어떠한 도덕도 없느니만 못하다.

6. 가장 기본적인 도덕은 자연으로부터 연역되지 않는다. 그것은 그냥 공동체를 이룬 사람들 사이에서 합의된 것이다. 하지만 그 권위는 떨어지지 않는다. 다만, 이 세상의 물리적인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도덕은 우리 공동체가 애초에 고를 수 없는 선택지이다.

7. 이 세상에서 '창의적이다'라고 포장되는 상당히 많은 것들은 그저 (그에 관련해서 기존에 이미 밝혀진) 기본 원리들을 잘만 이해해도 그로부터 충분히 도출해낼 수 있는 것들이다. '대단한 추론'이라고 치켜세워지는 상당히 많은 것들은 (그에 관련해서 기존에 이미 획득된) 자료들을 쉽고 명확한 형태로 머릿속에 정리만 해도 그로부터 자연히 이끌어낼 수 있는 것들이다.

8. 공부에 재능이 중요하니 노력이 중요하니 이런 논의를 하기 이전에, 일단 제대로 된 교육적 환경을 조성하고 제대로 된 rule을 가르쳐라. 재능은 당장 얻고 싶고자 해서 얻어지는 것이 아니고, 노력은 어떤 초월적 존재로부터 뚝 떨어지는 성격의 것이 아니다.

9. 가장 높고 general한 추상적 개념을 익힌 채로 가장 낮은 위치의 detailed한 경험자료를 많이 또 다양하게 접하는 것이 나의 생각을 확장하는 데에 도움이 된다.

10. 더러운 판 속에 들어간 자는 대개 그 더러움에 오염되기 쉽다. 더러운 판에 이미 들어가버렸음에도 깨끗함을 유지하고 싶다면, 그 판 속에서 아무 대책없이 가만히 버티려고만 하지 말고, 그 판 속을 아예 탈출하던가 혹은 가급적 빨리 그 판 자체를 깨끗하게 바꾸어야 한다. 그것이 지체되면 결국 그 거대한 판 하에 굴복하여 자기 자신이 더러워진다.

11. 어떤 것에 대해 나 자신이 틀렸다고 스스로 생각될 때에는 겸허하게 이를 인정하고 재검토해야 한다. 이를 인정못하고 혼자 정신승리하고 있으면 결국 자연도태된다.

12. 모든 질적인 것은 양적인 것이다. 다만 양적인 것으로 표현할 가치가 크게 없는 몇몇 것들도 있다.

13.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 계는 죽은 계다.

14. 각 학문, 과학, 기술적인 분야 및 영역들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기도 하지만 결국 그 개개의 고유의 논리에 의해 잘만 작동된다.






...

15. 난 평생 여자 한번 못 사귀어보고 죽을 것 같다. 이런 씰데없는 글이나 쓰는 것이 바로 그 증거들 중 하나다. 사실 이 항목이 15번이 아니라 1번에 위치해야 한다.








제 평생 개인적으로 가장 절실히 느낀 바들을 쭈욱 나열해봤습니다. 특히 15번은 다른 그 어떤 항목보다 신뢰도와 타당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생각되기 때문에 슬프군요. 제 두 눈에 하염없는 눈물이 흐르네요.



0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8739 방송/연예맹유나 -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 1 리니시아 19/01/08 6149 4
    13110 일상/생각맹신과 후원, 폭주하는 유튜버 6 moqq 22/08/26 5008 4
    1004 기타맨체스터에 흐르는 로마제국의 향기?... 7 Neandertal 15/09/16 6655 1
    8390 영화맨 프럼 어스2 : 최악의 영화. 최악의 후속편. 5 임아란 18/10/18 5940 1
    9961 일상/생각맥주 펍이야기 - 논문 안써져서 끄적이기 19 무더니 19/11/08 5286 2
    12023 요리/음식맥주 조금만 더 천천히 마시기 - 2 30 알탈 21/08/28 5692 7
    12022 요리/음식맥주 조금만 더 천천히 마시기 - 1 21 알탈 21/08/28 6373 11
    12024 요리/음식맥주 조금만 더 비싼 거 마셔보기 12 알탈 21/08/28 5969 3
    9229 게임맥으로 게임라이프를 즐기면서 쓰는 잡담 2 Leeka 19/05/24 7313 1
    906 일상/생각맥심코리아 9월 표지사진에 대하여 64 뤼야 15/09/04 8600 0
    4026 IT/컴퓨터맥북 프로 신형이 공개되었습니다. 9 Leeka 16/10/28 4218 0
    2438 IT/컴퓨터맥 사용한지 약 1년이 지난 후기 26 Leeka 16/03/21 8096 1
    1931 음악매춘과 관련된 노래 몇 개... 12 새의선물 16/01/03 6702 0
    11984 기타매직오일의 효용에 관하여 7 태양연어 21/08/15 6920 2
    14012 일상/생각매직 아이를 기억하시나요? 8 큐리스 23/07/02 5863 5
    1308 기타매주 제목 짓기 힘든 장기 묘수풀이 (댓글에 해답있음) 25 위솝 15/10/21 11055 1
    9343 일상/생각매일매일 타인의 공포 - 안면인식장애 25 리오니크 19/06/25 5746 20
    10298 일상/생각매운맛지옥 8 이그나티우스 20/02/16 6589 4
    619 댓글잠금 정치매우 작은 샘플 경험, 김어준 23 눈부심 15/07/20 8811 0
    15723 정치매우 이상한, 어떤 법관 회의들에 대하여 21 매뉴물있뉴 25/09/16 2267 12
    7091 꿀팁/강좌매우 소소한 OPIc 영어시험 꿀팁/후기? 18 elanor 18/02/12 8836 5
    2990 꿀팁/강좌매드포갈릭은 할인중 6 Toby 16/06/10 5380 0
    2307 철학/종교매너의 진화 9 눈부심 16/02/28 7278 7
    15753 일상/생각매끈한 이상과 거친 현실 사이에서 방황하기 2 하마소 25/10/01 1330 8
    11692 일상/생각매거진 B : 라이카편을 읽고 lonely INTJ 21/05/19 5055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