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3/15 13:14:44
Name   애플보요
Subject   알파고의 약점과 마지막 대국
오늘이 마지막 대국이 펼쳐지는 날입니다.

컴알못이기에 바둑적인 관점에서만 곰곰히 생각해보면 지난 78수는 기발한 수였고, 실전에서 당장 생각하거나 결행하긴 어려워서 처음에 생각했을때는 이세돌의 창조적인 수가 알파고에 일종의 혼란을 일으키지 않았나 싶기도 했습니다만 관전자입장에서 냉정하게 다시 검토해보면 프로기사 수준이면 수순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대부분 발견할 수 있는 수라고 봅니다. 그렇다면 1.2.3국에서 알파고가 보여줬던 부분전 능력이나 중후반의 정교함을 볼때 그것을 발견을 못할리가 없다고 보는게 상식적으로는 맞습니다.  

의아했던 것이 3국에서도 승부가 결정이 이미 난 상황에서 이세돌이 알파고의 특성 파악을 위해 백진 한가운데 침투를 해보는데 여기서도 평상시의 알파고라기엔 갸우뚱 할만한 대처를 보여줍니다. 프로기사 급이면 패도 안내고 그냥 잡아둘 수 있는 장면에서 기어이 패를 내줍니다. 뒤로 갈수록 변수를 줄이고 굳히기에 들어가는 알파고의 특성상 패는 바둑에 큰 변수를 일으킬수 있음에도 수가 안나는 장면에서 수를 내줍니다. 물론 이미 경기는 기울어 승패에 아무런 영향을 끼치진 못했습니다만, 고개를 갸우뚱하게 만드는 장면이었죠.

이렇게 볼때 3국과 4국 공통적으로 알파고가 갑작스레 난조를 보이거나 평상시보다 현저히 떨어진 능력치를 보이는 부분이 알파고가 판단하기에 확정된 자기 집이라고 생각했던 부분에 상대방이 침투해왔을 때 프로그램상 승률예상치라던가 뭔가가 급격히 변화하는 게 아닐까요? 그게 아니라면 그렇게 정교하고 전투에 강하고 프로기사도 수십분은 생각해야 하는 어려운 장면에서도 정확한 수를 보여주는 알파고가 갑자기 눈에 띄일만큼 난조가 오는게 이해가 안됩니다.

그부분을 이세돌이 3국에서 파악하고 4국을 의도적으로 그렇게 끌고 간것 같은데 결과적으로는 맞았네요. 초반에 알파고의 도발적인 수나 전투를 유도하는 것에 대응하지 않고 실리를 착실히 챙긴후 적에게 큰모양을 만들수밖에 없도록 강제하고 이후 폭파작전에 들어간 건데요. 78수가 기발한 착상이었다고 하나 그부분에서도 침착하게 대응했다면 여전히 약간 앞서갔거나 5:5정도로 미세하게 끌고 갈 여지가 있었는데 갑작스레 너무나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무너진 것을 보면 자기 진영 안에서의 수비적인 부분에 문제가 좀 있어보입니다.

역시나 오늘의 작전도 어떻게 될지 아무도 모르겠지만 예상하기로는 아무래도 4국과 비슷하게 갈거라고 보는데요 .알파고의 전투력과 수읽기가 워낙 막강하기에 초반전투가 벌어져 조금이라도 불리해진다면 이미 승패를 뒤집긴 어려워지고, 철저하게 실리로 집을 챙겨간다음 알파고의 큰모양을 파괴하는 작전으로 갈거라고 생각됩니다.




0
    이 게시판에 등록된 애플보요님의 최근 게시물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7196 일상/생각좋은 산책로를 찾은 것 같습니다 3 빨간까마귀 18/03/05 3542 3
    8984 음악[클래식] 발퀴레의 기행 : 바그너 Ride of the Valkyries ElectricSheep 19/03/21 3542 0
    7068 음악Dar Williams - February o happy dagger 18/02/08 3542 1
    9786 게임[LOL] 10월 7일 월요일 오늘의 일정 3 발그레 아이네꼬 19/10/06 3542 0
    10330 방송/연예'코로나19 여파'..방탄소년단, 4월 서울 콘서트 취소→전액 환불 [공식] 2 Dr.Pepper 20/02/28 3542 0
    11108 오프모임(마감) 11월 7일(토) 저녁 6시부터 시작하는 맥주벙 한 분 추가 모집합니다 19 내허리통뼈아안돼 20/11/04 3542 0
    12043 경제나의 주식투자 실패기 4 syzygii 21/09/03 3542 1
    12570 기타깃털의 비밀 - 친구 없는 새 구별하는 방법 10 비형 22/03/03 3542 38
    4730 일상/생각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이냐. 16 化神 17/01/31 3543 7
    12195 일상/생각신입사원_v2 18 아이캔플라이 21/10/22 3543 12
    12617 일상/생각내 차례는 언제일까? 9 방사능홍차 22/03/13 3543 1
    2405 기타알파고의 약점과 마지막 대국 11 애플보요 16/03/15 3544 0
    7013 일상/생각한가로운 일요일, 집주인과의 푸닥거리 4 메존일각 18/01/28 3544 1
    9994 스포츠[MLB] 2019 AL,NL MVP 수상자.jpg 김치찌개 19/11/16 3544 0
    10481 음악투표독려송 - 마음으로부터 행동하는 양심이 됩시다. 2 롤백 20/04/10 3544 6
    11706 역사(2) 뮤지컬 해밀턴 속의 역사 1막-2 매뉴물있뉴 21/05/21 3544 3
    12402 정치신지예 "선대위와 새시대위는 별개의 조직이기 때문에 나는 계속 활동함" 10 22/01/03 3544 0
    2956 일상/생각그럼에도 같이 살아보라고 말할 수 있겠냐 18 YORDLE ONE 16/06/06 3545 2
    2541 기타사진 시리즈.jpg 5 김치찌개 16/04/05 3545 2
    6538 일상/생각무기력한 하루하루 13 조선왕조씰룩 17/11/05 3545 0
    13592 일상/생각찌질하다고 욕해도 나는 지금도 군대에서 빼앗긴 그 시간이 너무 억울하고 아깝다 33 뛰런 23/02/23 3545 16
    6728 일상/생각감사합니다. 죄송합니다. 7 쉬군 17/12/07 3546 16
    6262 기타국.외산 무기의 여러문제에 대한 흥미로운 주장이 있어 가져와봅니다. 2 empier 17/09/12 3546 0
    2847 방송/연예프로듀스 101에서 뽑힌 11명이 두달간 한 일들... 2 Leeka 16/05/20 3547 0
    4379 일상/생각그와 잘 지내고 싶었다. 1 진준 16/12/14 3547 1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