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다양한 주제에 대해 자유롭게 글을 작성하는 게시판입니다.
Date 16/03/11 14:14:18
Name   눈부심
Subject   후쿠시마 암발병률 증가의 진실
http://www.wired.com/2016/03/cancer-rates-spiked-fukushima-dont-blame-radiation/

댓글에 달았다가 길게 써보기 좋은 글인 것 같아서 가지고 왔어요.
후쿠시마 아이들 사이에서 갑상선암 발병률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고 꽤 알려져 있는데 그 사실을 완전 뒤집는 내용이에요. 이미 엉뚱한 뉴스는 퍼질대로 다 퍼졌는데 이런 기사는 또 조용히 묻히는 것 같기도 하고..

필자가 후쿠시마 사태 때 방사능 피폭에 대비해 부랴부랴 요오드화칼륨이란 걸 구입했었다는 고백으로 기사는 시작합니다. 구매할 필요도 없었지만 필요했다 하더라도 그가 구입한 양으로는 허무맹랑하게 효력이 없는 소량이라 아무 소용이 없기도 해요. 후쿠시마 아이들의 암발생률에 대한 걱정어린 시각이 많았고 사태 이후 수 년이 지나 이 지역 아이들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검사가 행해졌죠. 첫 번째 검사결과는 가히 충격적이었어요. 검사 받은 아이들의 절반의 갑상선에서 혹 같은 것이 발견되었거든요. 이 지역 아이들의 갑상선암비율은 백만명 당 600명으로, 보통 아이들에게서 발견되는 백만명 당 1-3명의 경우보다 말도 못하게 높았어요. 이유를 찾아보니 전자는 최신첨단기기로 검사한 덕분에 수치가 높았고 후자는 기존의 오래된 기기로 검사한 수치기록이었어요. 다른 과학자들이 타지역 아이들을 첨단기기로 검사해봤더니 백만명당 300 - 1300명으로 마찬가지의 높은 수치가 나왔다고 합니다.

암 중에도 관리만 잘 하면 냅둬도 되는 종류가 있는데 갑상선암이 그렇다고 하는군요. 그래서 갑상선암이 측정이 되면 그런갑다 해도 될 정도이고 모르고 살아도 크게 치명적이지 않아요. 기사에 한국이 예로 나와요. 한국에서 90년대 후반에 국민암건강검진항목에 갑상선암을 추가하면서 적극적인 검사가 이루어졌는데 그 후 한국인의 갑상선암 발병률이 15%가 증가했어요. 갑상선암발병이 15% 증가한 건 세계에서 유례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인데 실은 암발병이 증가한 것이 아니고 검사가 철저하게 이뤄져서, 있는지 모르고 살던 갑상선암의 존재를 더 많이 알게 된 거였어요. 모르고 있다가 갑상선에 왠 작은 혹이 있단 걸 알게 되니 생체검사를 하게 되고 그게 암이란 걸 알게 되고 암이 발견되었으니 혹을 떼어내기도 하죠. 이렇게 해서 한국은 또 갑상선암을 치료, 극복한 환자의 수도 가장 많기로 유명하다고 해요.

그치만 무턱대고 가장 많은 암을 발견하는 것보다는 중요하고 치명적인 암을 발견하는 작업이 더 중요하다고 합니다. 어떤 병을 검사해야지 작정하고 첨단기기로 열심히 뒤적이면 결과는 나타나게 되어 있다고요. '앞으로 일본에서는 유례없이 높은 갑상선암발병률이 계속 목격될 거예요. 한국에서 그랬듯이요'라고 기사에서 이야기하고 있네요.  

싸이언스 지에 있는 내용을 옮긴 기사인가 본데 논문은 오픈이 안 되어 있네요. 논문제목이 '공포의 만연(Epidemic of fear)'이에요.

+) 이거 레지엔님께서 비슷한 내용 올리신 적 있는데 그 후 후쿠시마 아이들에게서 갑상선암이 많이 발견됐다는 한글기사가 또 막 퍼지길래 그런가?하다가 오늘 이 기사를 접하고 다시 역시..레지엔님이 옳으셨군에 방점도 찍고자 올려 보아요.



0


    그렇군요. 말씀하신 그런 부분 때문인지 갑상선암이라고 통보를 받으신 분들은 어떻게 해야 하는지 깊은 고민에 빠지시게 되는 것 같더라구요.
    그래도 보면 대개는 수술을 하게 되시는 것 같았습니다.
    눈부심
    저 기사를 읽고 아베의 \'후쿠시마쌀 드세요\' 코스프레를 옹호하는 건 아니지만 ㅎㅎ, 지나친 공포에 휩싸일 필요도 없겠구나 싶더라고요. 큰 변을 겪은 지역이니 어느 정도 피해야 있겠지만 너무 무서워하지는 말아야겠다란 생각이 들었어요.
    레지엔
    0.5~1센티 넘는다면 수술하는게 맞습니다.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지 않는다면 이건 변할 가능성이 거의 없습니다. 뭐 다른 암에 비해서 좀 더 수술 일정을 뒤로 잡을 수는 있겠죠(아이가 있는데 애 낳고 하면 안되겠느냐 같은 경우...).
    April_fool
    http://redtea.kr/pb/pb.php?id=free&no=1893
    이런 글과 댓글도 올라왔었죠.
    눈부심
    댓글의 \'고기가 싸고 저렴한 나라\'가 참 와닿았던 기억이 나네요. 저 옛날에 귀에 염증 나서 여기서 얘기한 적이 있는데 그게 꽤 오래 전이거든요. 실은 바로 재발해서 계속 가렵고 진물 나고 문제가 지속되고 있었는데 병원비 무서워서 이제까지 버티고 있었어요. 진물 때문에 귀가 잘 안 들릴 때가 있는데 갑자기 이러다 청력 잃을까봐 너무 무서워서 내일 병원 가요 -..-
    April_fool
    고기가 싼 나라라면… 아르헨티나?
    때로는 참다가 병을 키우기 전에 먼저 병원에 가는 것이 어찌 보면 돈을 아끼는 것이지요.
    레지엔
    다른 의미로 좋은 데이터긴 하군요. 갑상선을 얼마나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가에 대한 데이터가 될테고... 그래봐야 한국 보험은 갑상선암 관련 검사 및 치료를 보험에서 빼는 근거로나 쓰겠지만.

    여담이지만 본문에 오해가 좀 있는데, 관리만 잘되면 오래 산다기보다는 그냥 보통 오래 삽니다. 폐에 전이가도 10년 이상 사는 경우 허다하고 그래요. 척추 전이가 있거나 뇌 전이가 있으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 아무튼 갑상선암은 이것때문에 수명이 확연히 단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긴 힘듭니다. 근데도 왜 치료하냐면, 안하면 진짜 죽는 사람이... 더 보기
    다른 의미로 좋은 데이터긴 하군요. 갑상선을 얼마나 자세하게 살펴볼 수 있는가에 대한 데이터가 될테고... 그래봐야 한국 보험은 갑상선암 관련 검사 및 치료를 보험에서 빼는 근거로나 쓰겠지만.

    여담이지만 본문에 오해가 좀 있는데, 관리만 잘되면 오래 산다기보다는 그냥 보통 오래 삽니다. 폐에 전이가도 10년 이상 사는 경우 허다하고 그래요. 척추 전이가 있거나 뇌 전이가 있으면 얘기가 좀 달라지지만 아무튼 갑상선암은 이것때문에 수명이 확연히 단축되는 경우가 많다고 하긴 힘듭니다. 근데도 왜 치료하냐면, 안하면 진짜 죽는 사람이 랜덤하게 나오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최초 진단 시점에서 \'당신은 냅둬도 되는 갑상선암입니다\' \'당신은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당신은 치료해봐야 죽을 겁니다\'를 나눠주는게 거의 불가능합니다. 죽을 때까지 추적하고 나서야 아 그랬구나 하는 것이라...
    눈부심
    아 그렇습니까 ㅎ.
    기사에선 갑상선암을 농장에 갇힌 거북이에 비유하더라고요. 지깟게 가봤자 멀리 못 간다고요 ㅎ.
    레지엔
    멀리 간 걸 못 봐서 그래요... (..)
    Beer Inside
    얼마전에 갑상선암 전이되어서 기도를 막고 있는 경우가 생각납니다
    1
    눈부심
    다시 무서워졌습니다 드드드.
    레지엔
    저도 본 적이 있습니다. 결국 total laryngectomy...
    Beer Inside
    너무 무서워 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겁니다.

    갑상선에 혹이 한쪽에만 있어..... 암일 가능성이 높은데 몇달 지켜보자.......문제는 지금은 한쪽에만 있는데 몇달 뒤에는 반대쪽에도 있을 수 있어...
    - 지금 암인것을 확인하고 수술하면 갑상선 한쪽만 잘라도 되는데, 반대쪽에도 있으면 다 잘라야해.....

    갑상산에 혹이 있어.... 암일지도 모르는데 6개월 뒤에 다시 초음파로 확인하자......

    지금 수술해서 확인하면 조금만 째서 수술해도 되는데, 6개월 뒤에 확인해서 전이가 있으면 귀아래쪽 ... 더 보기
    너무 무서워 할 필요는 없지만......

    이런 겁니다.

    갑상선에 혹이 한쪽에만 있어..... 암일 가능성이 높은데 몇달 지켜보자.......문제는 지금은 한쪽에만 있는데 몇달 뒤에는 반대쪽에도 있을 수 있어...
    - 지금 암인것을 확인하고 수술하면 갑상선 한쪽만 잘라도 되는데, 반대쪽에도 있으면 다 잘라야해.....

    갑상산에 혹이 있어.... 암일지도 모르는데 6개월 뒤에 다시 초음파로 확인하자......

    지금 수술해서 확인하면 조금만 째서 수술해도 되는데, 6개월 뒤에 확인해서 전이가 있으면 귀아래쪽 까지 피부를 잘라서 수술해야되....

    아! 물론 갑상선 암 때문에 죽지는 않아....

    와 같은 이야기입니다.
    갑상선암은 암이 아니다라는 얘기를 종종 듣곤 하는데 댓글 보고 이해했습니다.
    눈부심
    저는 체르노빌 원자력 발전소사고와 우리나라 갑상선암발생률의 증가의 상관관계가 밝혀져서 속이 시원해졌어요 흐..
    그래서 의학적인 \'선동성\' 기사를 보면 불끈해지다도 그냥 그렇게 믿고 사셈..이라고 생각하게 되기도 합니다. 흔히 말하는 병먹금을 실천한다고나 할까요.. 오컴의 면도날만 믿다간 베이죠.
    레지엔
    건보공단하고 심평원이 더 잘 베던데... 심지어 걔네는 면도날도 아니고 무슨 라이트 세이버를 가지고... ㅠㅠ
    무식하니 용감한건 어디나 마찬가지죠..
    레지엔
    근데 왜 사필귀정은 쟤네한테는 안 돌아가나요...
    그래서 공무원/공기업 들어 갈려고 이 난리 아닙니까. 정책 실패에 대해서 책임지는거 봤나요.
    damianhwang
    근데..사보험 하는 미국에서도 HMO에서 일하는 나으리들 연봉이 평균적으로 젤 높더라구요;
    어디나 돈자루 틀어쥔 쪽이 갑인건 변함없나봅니다..;;;
    눈부심
    저같은 팔랑귀를 위해서 선동성 기사 있을 시 말씀해주시면 감사..(_ _)
    원전사고 후 1년쯤 지났을 때 도호쿠 쏘다니면서 살펴본 입장에서는 한국 웹 상에서의 공포가 지나치게 과장되어 있다는 인상이 있습니다. 불과 1년만에 센다이 도심은 서울의 웬만한 도심보다 활발히 돌아가고 있더군요. 못 떠나서 사는 정도가 아니었어요. 물론 저도 먹어서 응원하자 같은 건 역사에 남을만한 바보짓이라고 생각합니다만.
    눈부심
    오.. 그렇군요. 언론이란 것, 인터넷이란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돼요.
    목록
    번호 제목 이름 날짜 조회 추천
    2383 의료/건강후쿠시마 암발병률 증가의 진실 24 눈부심 16/03/11 7298 0
    7964 여행후지산 산행기 4 하얀 18/07/28 5799 24
    3536 역사후장식 드라이제 소총과 아름답고 푸른 도나우강 7 모모스 16/08/19 6261 3
    7598 일상/생각후일담 - 밥 잘 사주는 누나 8 하얀 18/05/29 7022 12
    4500 일상/생각후방주의)일본애니주제가를 실컷 듣다가 : 성적 대상화란 것 47 은머리 17/01/01 10039 0
    11396 일상/생각후레자식. 3 Schweigen 21/02/06 5082 12
    4153 일상/생각후대에게 2 nickyo 16/11/14 4521 2
    5238 일상/생각후기: 2017 부산 춘계 쁘띠모임 53 lagom 17/03/20 5389 11
    4181 창작후각에 대한 단상(斷想) 18 마투잘렘 16/11/18 4828 1
    5302 IT/컴퓨터효율적인 일정관리 GTD(Getting Things Done)와 wunderlist 11 기쁨평안 17/03/27 7796 3
    12745 기타효율적으로 소비하는 팁 9 삼성그룹 22/04/21 4823 5
    13174 일상/생각효도란 무엇일까요…? 15 OneV 22/09/22 4152 1
    10459 정치횡단보도 가로막는 선거 유세차량 6 Folcwine 20/04/04 4228 0
    2992 일상/생각회한 22 nickyo 16/06/10 5221 10
    11877 일상/생각회피를 통한 극복 3 lonely INTJ 21/07/13 3872 8
    10906 일상/생각회전근개파열 수술까지 가게된 이야기.. 11 하드코어 20/08/31 5254 3
    12808 일상/생각회장 vs 회장, 부사장 vs 부사장 3 Picard 22/05/12 4340 2
    14501 일상/생각회식을 하다가 신입 직원 나이에 깜짝 놀랬습니다. 3 큐리스 24/03/04 2539 0
    12851 사회회식때 루나 코인 사건 얘기하다가... 15 Picard 22/05/24 4936 1
    10941 일상/생각회사일기 -2 '도둑놈들이 너무 많다' 1 Picard 20/09/08 4883 7
    11148 일상/생각회사일기 - 5 "학벌" 6 Picard 20/11/19 4433 0
    10988 일상/생각회사일기 - 4 "회식" 11 Picard 20/09/24 5437 0
    10955 일상/생각회사일기 - 3 '순혈과 혼혈' 15 Picard 20/09/14 5700 0
    10939 일상/생각회사일기 - 1 2 Picard 20/09/08 5338 1
    13916 일상/생각회사의 인턴 직원과 커피를 한잔 했어요. 3 큐리스 23/05/26 2968 3
    목록

    + : 최근 2시간내에 달린 댓글
    + : 최근 4시간내에 달린 댓글

    댓글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
    회원정보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