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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te 16/01/02 03:23:38
Name   눈부심
Subject   위안부, 성노예, 가엾은 할머니들
*** 이 글은 진위가 의심되는 블로그글 내용을 담고 있으므로 댓글을 꼼꼼하게 읽으셔야 이해에 도움이 됩니다. ***

저는 일본성노예문제에 대해 아는 것이 많이 없어요. 제가 생각하고 있던 위안부할머니란 일본군에 의해 강제로 끌려가 철저하게 군의 소모품으로 성노예생활을 하신 분이라는 거였어요. 그러다가 세종대에서 일어일문학을 가르치는 박유하 교수가 '제국의 위안부'라는 책을 내면서 위안부할머니들에 대한 담론이 뜨거워졌죠. 그 책을 읽어보지는 않았어요. 사람들이 이야기하는 감상문을 한 두가지 봤을 뿐이에요. 이 당시의 화제 덕분에 위안부할머니들이 가시적인 폭력으로 끌려간 경우보다 취업사기로 끌려간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이 책이 뜨거운 감자가 된 이유는 일본군에 의한 강제징집을 취업사기라고 부각해서는 아니에요. 위안부할머니들이 일본군과 동지적 관계였다고 한 부분과 위안부모집은 한국의 위안소에 의해 대부분 이루어졌고 일본정부와는 무관하다고 이야기한 부분이에요. 즉, 일본이 국가적으로 책임질 부분은 없다고 한데서 한국정신대협회가 꾸준히 요구하는, 민간이 아닌 국가적 차원의 사과와 보상의 필요성을 전면 반박하죠. 전자는 할머니들께서 가장 분노하는 부분으로 명예훼손소송을 취하셨고 후자도 물론 문제제기가 되었고요, 법원이 박 교수에게 책의 34군데에 대해 삭제명령을 내렸어요. 삭제만 하면 출판을 계속할 수 있다고 판결이 났고 박 교수는 삭제명령에 불복해 결국 책은 더 이상 출판이 금지된 상태입니다.(수정합니다. 밤식빵님에 의하면 [사실과 다름니다. 박유하 교수와 출판부는 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였고, 현재 삭제 명령이 된 구절을 oooo으로 가린 책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

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2083770
기사 관련 사진

법원의 판결내용을 찾아본 것도 오늘이고 그 전에는 굳이 알려고 노력하지는 않았어요. 그러다가.. 최근에 뉴욕타임즈지에 박유하 교수가 자신의 저서로 인해 법원의 제재를 받을 사실이 기사로 실렸어요.
http://www.nytimes.com/2015/12/19/world/asia/south-korea-comfort-women-park-yu-ha.html?_r=1

이 기사를 읽는데 408개의 댓글 중 김효성이라는 사람이 영어로 댓글을 달아놓았더군요.

"역사전공하는 학생으로서 1920대와 1930년대에 태어나신 수십 명의 할머니, 할아버지분들을 인터뷰했습니다. 그 중에는 우리 친할머니, 친할아버지도 계셨고요. 그 분들이 목격하신 바에 의하면 한국인 아버지들이 딸들을 팔아넘겼으며 한국인이 경영하는 위안소가 한국여성들을 속였다고 합니다. 어느 누구도 일본군인이 한국여성을 강제하지 않았다고 하셨습니다. 위안부할머니들의 아버지들은 빚을 진 이들이었고 그 때문에 딸을 팔아넘겼죠. 한국위안소가 부모의 빚을 미리 갚아주었고 빚이 얼마냐에 따라 여성들의 계약기간이 정해졌습니다. 한국여성들은 빚을 다 갚기 전까지는 위안소를 떠날 수 없었죠. 강압, 폭력, 구금은 한국인들의 만행이었습니다. '성노예'라는 용어는 한국위안소 소유주들의 성노예라고 하는 것이 맞겠죠. 그 분들은 일본군의 성노예가 아니었습니다. 2013년에 발견된 한 위안소직원의 일기가 이를 증명해 줍니다. 저는 일본군의 면책을 주장하는 것이 아닙니다. 그들이 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을 침략함으로써 위안부에 대한 수요를 창출했으니까요. 그러나 "일본군이 대문 앞에 나타나 어린 한국여성들을 납치해 갔다"고 하는 한국의 주장은 완전 틀렸습니다. 한국위안소가 수요에 부응하여 여성을 이용했고, 모집했고, 위안소를 운영하며 많은 돈을 벌어들인 겁니다. 일본은 일본의 역할 때문에 사과를 해왔습니다. 한국은 자신도 공범자였음을 인정하고 일본에 사과를 종용하는 것을 중단해야 합니다."

[As a history student, I interviewed dozens of Koreans who were born in the 1920’s and 1930’s including my grandparents about comfort women. What they witnessed was Korean fathers selling their daughters, Korean comfort station owners deceiving Korean women. They never witnessed Japanese military coercing any Korean women.

Many of the Korean comfort women's fathers had debts and sold their daughters. The comfort station owners paid off their debts in advance, and depending on the amount of the debt, the woman's contract length was determined. Korean women were not allowed to leave until their debts were paid off. Any coercion, violence or confinement was exercised by the Korean owners. So if one wants to use the term "sex slaves" to describe former Korean comfort women, they were the sex slaves of Korean comfort station owners. They were not the sex slaves of the Japanese military. A diary written by a Korean comfort station worker discovered in 2013 confirms that fact.

I don't exonerate the Japanese military because its invasion into China and Southeast Asia did create the demand for comfort women. But the Korean narrative "The Japanese military showed up at the doors and abducted young Korean women" just didn't happen. The Korean comfort station owners capitalized on the demand, recruited Korean women, operated comfort stations and made lots of money. Japan has apologized for its part. South Korea should admit its complicity and stop demanding Japan for more apologies.]


어떤 미친놈이 저리 당당하나... 싶어서 검색을 열심히 해봤어요. 저는 (영어공부하느라) 항상 영어로 먼저 검색을 하는 버릇이 있어요. 검색결과 중 박유하 교수의 <제국의 위안부>를 영어로 요약해 놓은 블로그페이지가 있었어요. http://scholarsinenglish.blogspot.jp/2014/10/summary-of-professor-park-yuhas-book.html?m=1

여기에 제가 처음 들어보는 이야기들이 많았어요. 이 글 일부분이 뉴욕타임즈 기사의 김효성씨 댓글에 그대로 카피가 되어 있어요. 김효성씨가 쓴 블로그글인지 이 블로그글 일부를 김효성씨가 무단도용한 건지는 모르겠어요. 블로그글 요약을 해 보면...[추가 : 이 블로그글은 신뢰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합니다. 이 중 정대협이 민간보상을 수용한 61명의 할머니들의 이름과 주소를 신문에 'prostitutes'라는 이름 하에 싣은 것은 사실이 아니라고 합니다. 사실이 아니라면 정대협은 명예훼손소송을 해야하지 않을까요..]

박유하 자신이 위안부문제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은 1991년이고 당시 한국에는 민족주의열풍이 대단했다고 합니다. 정대협(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 한국의 공산주의자들에 의해 설립되었는데 이들의 반일본 프로파간다에 염증을 느껴 이 문제에 한동안 관심을 끊었다고 합니다. 그러다 2000년대 초에 다시 관심을 가지게 되었죠. 그 계기는 정대협이 ‘나눔의 집’을 운영하며 위안부할머니분들을 가두다시피 모시고 있는데(confining) 이 분들이 자유롭게 이야기할 수 있는 경우는 유엔조사위원회에서 방문할 때 뿐이라는 말을 들었기 때문이랍니다. 어찌하여 박 교수가 2003년에 할머니분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 있게 되었어요. 박 교수가 보기에 할머니들이 나눔의 집에 계시는 것이 행복해 보이지가 않았다고 합니다. 어떤 할머니는 위안부시절의 일본군과 나눈 로맨스를 들려주시기도 했죠. 그 일본군이 전장에서 사망하고 매우 슬펐었다고요. 자신을 팔아넘긴 아버지를 증오한다고도 하셨고요. 할머니는 정대협이 거짓증언을 종용하는 것에도 불만을 표시하셨다고 합니다. 1995년에 일본이 아시아여성기금을 통한 (민간)보상을 제의했을 때 61명의 할머니께서 정대협의 반대에 이의를 제기하고 기금을 수용하셨습니다. 정대협은 그 분들을 배신자로 낙인 찍고 그 분들의 성함과 주소를 신문에 ‘매춘부’라는 이름으로 공개했다고 합니다. (Those 61 women were vilified as traitors. Their names and addresses were published in newspapers as prostitutes by Chong Dae Hyup, and they had to live the rest of their lives in disgrace. )나머지 할머니들은 감히 반박하실 생각을 못하시게 되었죠. 정대협은 위안부할머니들을 자신들의 정치적 대의를 위해 이용하고 있으며 이는 한국, 미국, 일본 간 안보관계에 걸림돌이 된다고 박 교수는 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안부라는 것이 꾸준히 어떻게 존재해 왔는지 기원을 설명하고(전쟁이 일어나는 곳에 등장하곤 하는 군을 상대하는 여성들) 수요의 증가로 일본은 자국에서 일본인 위안부를 모집하고 한국은 한국에서 한국인 위안부를 모집하게 되었다고 설명하고 있네요. 우리나라의 경우 한국인에 의해 운영되는 한국위안소가 어떤 식으로 위안부를 모집했는지에 관한 설명이 뉴욕타임즈 기사에서 보인 김효종씨의 워딩과 똑같이 묘사가 되어 있습니다. 위안부를 모집함에 있어 강제성은 없었고 보상이 이루어졌으며 그에 대한 증거로 한국위안소의 위안부모집신문광고를 보여주고 있어요. 심지어는 한국위안소의 취업사기와 폭력, 인신매매 등 불법위안부모집행위를 일본경찰이 단속했다는 이야기와 기사도 나옵니다. 한국인 위안부는 일본인 위안부와 마찬가지로 쇼핑도 하고 자유시간이 주어졌다고도 씌여 있고요. 아사히 신문이 '한국위안부가 일본군에 의해 납치 및 강제연행되었다'고 한 부분은 오보였으며 곧바로 사과하였으나 그 기사를 인용한 뉴욕타임즈지 등 서구에는 침묵했다고도 써 놨어요.

그리고 영어검색에 의하면 박유하 교수 외에 현재 샌프란주립대에서 인류학교수로 재직하고 있는 Sarah Soh(소정희)교수의 연구자료도 검색이 됩니다. 박유하 교수의 요약을 옮겨놓은 똑같은 이가 소정희교수의 연구내용 중 자기 입맛에 맞는 부분만 발췌해 놓은 페이지가 있어요. http://scholarsinenglish.blogspot.com/2014/10/the-comfort-women-by-chunghee-sarah-soh.html 이 곳에도 정대협이 어떻게 할머니들로 하여금 유엔 조사위원회에는 부모들에 의해 자행된 인신매매가 아닌 일본군에 의한 납치였다고 거짓증언케 했는지가 나오고[이 내용에 대한 반박은 이 댓글을 참조해 주세요. https://kongcha.net/pb/pb.php?id=free&no=1923#27054 ] 몇몇 할머니들께서 부모들의 빚을 갚기 위해 팔려나간 사실을 성토하는 인터뷰도 나오고 위안부생활을 통해 받은 보상으로 경제적인 혜택을 누렸다는 경험담 등도 옮겨져 있습니다.

박유하 교수는 뜨거운 감자였기라도 하지만 소정희교수는 처음 들어봤어요. 그리고 너무너무 괘씸해서 이 분의 논문을 검색해 봤어요. 총 16페이지에요. 이 연구논문에는 위의 블로그에 인용된 부분이 안 나오더군요. 이 분이 책도 쓰셨는데 그 책에 나오는 내용으로 짐작됩니다. 리뷰 등을 검색해 보니 아마도 이 책에 박유하 교수가 언급한 불편한 진실들이 꽤 자세하게 나와 있는 듯합니다. 이 책은 읽어보지 않아서 제가 단정하기 어렵지만 일단 리뷰는 매우 훌륭하고 쉽게 읽혀지는 책은 아니라고 하는군요. 제가 읽어 본 16페이지짜리 연구논문은 책에 적시된 많은 불편한 디테일을 담고 있지 않기도 하지만 박유하 교수와는 논조가 많이 달라요. 한국위안부의 문제는 심각한 인권유린의 문제이고 무엇보다 이런 인권유린이 일본군에 의해 제도적으로 관장되었으며 당시의 위안부는 원래 매춘을 업으로 삼던 이들도 있었지만 단순한 매춘부들이 아닌 이유는 일본군의 총부리 앞에서 강제성노역을 감당해야 했으며 자유란 없었기 때문이라고 씌여 있어요. 위안부가 되기까지의 여정이 스스로 지원한 것에서 시작했던, 인신매매였던, 부모들에 강압에 못 이겨 팔려갔던, 다양한 경로로 유입된 이분들이 왜 '성노예'인지에 방점이 찍혀져 있어요. 그리고 다들 가난해서 아무 힘도 없는데다 여성이면서, 인권유린 피해자들인 위안부할머니들이 가부장적 한국사회에서 투명인 취급을 받는 와중에 여성과 교회사람들이 주축이 된 정대협이 위안부문제를 수면으로 끌어올리며 세계가 이목을 집중하게 만든 점에서 정대협을 높이 사고 있기도 합니다. 소정희 교수는 민족주의를 배제하고 제국주의, 자본주의, 한국의 가부장제, 시궁창이었던 여성인권을 모두 적용해 바라 본 균형있는 시각을 견지하지 않았나 짐작만 해봅니다. 적어도 논문을 읽어본 저의 소감은 그랬어요. 그런데 검색해 보니 보수쪽에서 자기들 입맛에 맞게 많이들 인용하고 있는 것 같기도 하고... 아직은 지식이 너무 얕아서 저도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이 글을 쓰게 된 건... 할머니들이 너무너무너무 가엾으신 거예요. 우리 할머니들 너무너무 가엾어요.. 저는 제가 알지 못했던 불편한 진실을 주워 듣고 더더욱 이번 위안부협상이 할머님들에게 얼마나 피눈물 날 사건인가 깨닫게 되었어요. 협상의 자리에 그 분들은 어디에도 없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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